-
"어느 세월에 다 봐?" 20시간짜리 드라마 1시간 요약본으로 보는 MZ세대 [김민주의 MZ 트렌드]
"길복순? 짤로 다 봤지"하이라이트 및 요약본 영상을 소비하는 젊은 층이 늘어났다. 하이라이트 영상은 말 그대로 드라마나 영화처럼 긴 호흡의 콘텐츠를 가장 흥미 있는 부분만 잘라 짧게 재가공한 영상을 뜻한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주로 ‘짤’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지난 3월 말일에 개봉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의 하이라이트 영상은 최다 조회수 586만 회를 기록했다.한 회에 1시간짜리 드라마에서 중요한 장면들만 이어 붙여 약 10분 내외로 만든 요약본 영상도 큰 인기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애니메이션으로 재가공해 3분으로 요약한 영상은 조회수 1억1000만회를 기록했으며, SBS 드라마 '모범택시' 요약본 인기 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1416만 회에 달한다.콘텐츠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시대.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수많은 영상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생겨났다. 주로 영상을 소비만 하던 과거와 달리 현재 MZ세대는 영상을 소비할 뿐만 아니라 직접 만들어내고 배포하는 생산자 역할도 한다. 거기에 OTT, SNS 등 영상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콘텐츠 양은 방대해졌다. 마음만 먹으면 드라마나 영화, 예능까지 바로 꺼내 볼 수 있는 환경은 사람들이 긴 영상에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들이 점점 짧고 재밌는 콘텐츠를 선호하게 된 배경이다. 젊은 층의 콘텐츠를 짧은 시간 내 쉽게 소비하고 싶어 하는 성향, 그리고 인기 콘텐츠를 소재로 한 또래 친구와의 대화에 소외되고 싶지 않은 욕구가 만나 요약본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 MZ세대의 짠테크(짜다+재테크) 트렌드도 영향을 미쳤다. 고물가, 고금리
2023.04.12 17:28:18
-
복작복작 시장통 사이…스타벅스 경동 1960점 [MZ 공간 트렌드]
스웨덴에서는 줄을 설 때 양팔을 뻗을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을 둔다. 그만큼이 스웨덴인의 퍼스널 스페이스다. 침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나라나 문화마다 다르다. 미국은 89cm, 일본은 약 1m다. 한국의 전통 시장에서 지켜지는 퍼스널 스페이스는 30cm쯤 될까.1호선 제기역 2번 출입구로 나와 걸으면 경동시장 정문이 보인다. 정문을 지나쳐 골목으로 들어간다. 수레를 끄는 할머니, 건어물이 담긴 바구니를 유심히 보는 아주머니, 사람들을 밀쳐대는 아저씨, 지팡이 짚은 할아버지가 각자의 속도로 걷는다. 좁은 골목이니 자꾸 부딪치고 빨리 가고 싶어도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오는 사람들에게 가로막혀 속이 터진다. 드디어 사람들 틈바구니를 비집고 나온다.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건어물 파는 아주머니가 한마디 한다. “스타벅스 갈라믄 저짝으로 올라가요. 3층.” 드디어 찾았다. 경동시장 한복판에 있는 스타벅스. 1994년 폐관한 극장을 개조한 스타벅스2022년 12월 경동시장에 스타벅스 경동 1960점이 문을 열었다. 스타벅스 경동 1960점은 원래 경동극장이 있던 자리다. 1970~1980년대는 건물 전체가 영화관이거나 상영관이 1개뿐이었다. 영화관 외벽에는 화가가 그린 포스터를 걸고 사람이 직접 필름 영사기에 필름을 감아 영화를 틀었다. 영화표가 모두 팔리면 입석표를 사 바닥에 앉아 영화를 보기도 했다. 경동극장은 1962년 개관돼 1994년 폐관됐다.경동시장 본관 3층으로 올라가면 스타벅스의 로고 세이렌이 그려진 둥근 간판 아래 영화관처럼 큰 문이 있다. 문을 열면 금빛 할로겐 조명이 환하다. 경사진 짧은 복도를 올라가 뒤를 돌면 극장에 와 있는 듯한 풍
2023.04.03 08:44:43
-
[special] MZ 이어 알파 온다
MZ(밀레니얼+Z) 세대가 각종 트렌드와 문화를 이끄는 주력 세대로 부상한 이후 적잖은 시간이 흘렀다. 그렇다면 Z세대의 뒤를 이을 다음 세대는 누구일까. 바로 밀레니얼 세대의 자녀 세대 격인 알파세대다. 디지털 설계자의 면모를 지닌 알파세대는 밀레니얼의 경제 교육 아래 ‘돈’과 ‘소비’의 가치를 그 어떤 세대보다 친숙하게 배웠다. 알파세대가 만들어 갈 소비 트렌드의 새로운 흐름을 미리 엿본다.글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
2023.03.29 07:00:08
-
MZ 전유물 '코노'에 4060세대 봇물 가족형 노래방, 확 달라졌다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되며 일상이 회복됨에 따라, MZ세대들이 전유물로 여겨졌던 ‘코인노래방’(이하 코노)에 4060세대 고객들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국내 노래방 업계 매출 1위 TJ미디어(티제이미디어)에 따르면, 이 같은 배경으로는 제대로 된 음향 시설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어 하는 중장년층이 처음에는 자녀들의 권유로, 또는 자녀와 함께 방문했다가 이용 경험이 점차 축적되자, 모임이나 회식 뒤풀이가 코노에서 이뤄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콤팩트한 공간 구성이 특징인 코노는 대부분 2인실로 큰 방이 많지 않았는데, 단체방을 설치하는 업소들이 많아지면서 중장년층의 방문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점차 입소문이 나면서 다양한 고객을 수용하고자 업계에서는 단체방을 추가로 설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4060 세대가 코노 방문빈도 증가로 인해 기존에 시간제로 운영되던 일반 노래방도 코노로 점차 전환되고 있다.코노는 고객이 자신이 곡당 이용료를 지불하는 과금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데다가 시간제로 이용할 경우에도 일반 노래방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체감되기 때문이다. 특히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고성능 음향시설로 인한 편리하고 쾌적한 공간이라는 인식이 더해져 건전한 노래방 문화를 즐기려는 4060 세대들에게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최근에는 ‘미스터트롯’ 등 인기 방송 프로그램으로 인해 중장년층 사이에서 팬덤 문화가 형성되면서 소모임별로 코노를 찾고 몇 년 전부터 영화관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싱어롱 상영회’ 처럼 여럿이 한자리에 모여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를 수 있는 여가
2023.03.23 14:02:16
-
밥 먹고 네컷사진 찍으러 가는 건 ‘국룰’이죠 [김민주의 MZ 트렌드]
십여 년 전 교복을 입었던 학생들이라면 모두 알 만한 아이템이 있다. 휴대전화 뒷면에 붙이고 다니던 스티커 사진이다.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가 사진을 찍고 펜툴로 사진을 꾸민 후 다이어리나 휴대전화 뒷면, 필통 등에 붙여 간직하곤 했다.유행은 돌고 돌아 2023년에 정착했다. 젊은 층, 특히 Z세대가 스티커 사진의 새로운 버전인 네컷사진에 푹 빠졌다. 하굣길이나 친구들과의 주말 모임, 남자친구와의 데이트까지 이들의 일상에 네컷사진은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주말에 홍대나 청담, 성수, 문래 등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상권에선 포토 부스 앞에 길게 늘어선 줄도 흔한 풍경이 됐다. 인스타그램에 유명 네컷사진 브랜드 세 곳의 이름만 검색해도 무려 158만여 개 게시글이 쏟아져나온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친구와 도전해보기 좋은 네컷사진 포즈를 공유하는 글이 조회수 3만 회를 기록하며 인기 글로 등극하기도 했다.KB국민카드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무인 사진관 사용 금액은 전년 대비 271% 급증했으며, 신규가맹점 비중도 전년 말 대비 54%나 증가했다. 인기가 점점 커지자 각종 업계는 네컷사진을 연계한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대기 시간이 발생하는 외식업계나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은 패션업계는 오프라인 매장 내 포토 부스를 들여왔다. 사진에는 자동으로 자사 로고가 출력되어 자연스럽게 SNS 바이럴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반대로 네컷사진 업체와 협업을 통해 전국 포토부스에 자사 로고 프레임을 출시하는 경우도 흔하다. 샤넬과 프라다, 티파니와 같은 명품 브랜드까지 네컷사진 마케팅에 뛰어들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요즘 휴대폰은 디지털카메라에 버금갈 정도로 기능
2023.03.21 14:47:23
-
MZ가 약켓팅을 하는 이유 [김민주의 MZ 트렌드]
등산복을 입고 친구와 만나 1946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노포집에서 평양냉면을 먹었다. 그리고 근처 재래시장에 방문해 후식으로 약과와 꽈배기를 사 먹고, 친구가 가져온 필름 카메라로 함께 추억을 남긴다.5060세대의 하루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요즘 MZ세대의 흔한 일상이다.이들은 등산·낚시·캠핑용 아웃도어를 일상복과 결합한 ‘고프코어룩’을 즐겨 입고, 전국 방방곡곡 오래된 노포집, 일명 ‘아재 맛집’을 찾아다닌다. 또 약과나 인절미, 미숫가루 등 전통 간식을 즐겨 먹고 필름 카메라처럼 오래되고 낡은 느낌을 선호한다. 입는 것부터 먹는 것, 즐기는 것까지 모두 부모, 조부모 세대의 것을 빼다 닮았다. 할매니얼(밀레니얼 세대+할머니)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배경이다. 이들의 아재 맛집 탐방, 할매니얼 현상은 잊혀 가던 것들을 다시 살려냈다. 또 거기에 그치지 않고 트렌드의 중심에 세우고 품절 및 리셀 현상까지 빚었다. 약과가 대표적인 예다. 약과가 트렌디한 디저트로 자리매김한 뒤, MZ세대 소비자들은 맛있다고 입소문이 난 약과 맛집을 찾아 춘천과 의정부, 포천 등 전국 각지로 몰려갔다. SNS에는 맛집 약과 구매를 자랑하는 인증샷이 쏟아졌고 인기는 나날이 높아져 오픈런(영업 시간 전부터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면 달려가 구매하는 행위)없이는 구매하기도 힘들어졌다. 콘서트 티켓팅하는 것만큼 약과 구하기가 어려워지다 보니 ‘약켓팅’(약과+티켓팅)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중고마켓에서는 웃돈을 주고 사고파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트렌드에 따라 식품업계 대기업들도 줄줄이 약과를 활용한 디저트 신메뉴를 내놨다. 아재 술이라고
2023.03.14 18:23:14
-
아무튼 섞어볼까, 슈퍼와 편집숍의 만남 신당동 핍스마트 [MZ 공간 트렌드]
‘요소는 식상하지만 조합은 새롭다.’ 어울리지 않는 두 아이템을 섞는 마케팅은 오래된 경영 전략이다. 관련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와 지식이 결합돼 혁신이 일어나는 현상을 ‘메디치 효과’라고 부른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분야를 뛰어넘는 융합을 통해 르네상스 시대를 열 수 있도록 해준 메디치가에서 따온 말이다. 2022년 ‘섞어라’를 메인 카피로 한 경영 전략서 ‘믹스(Mix)’가 출간돼 인기를 끌었다. 인간들이 배우지 않더라도 본능적으로 이질적인 두 가지를 담은 무언가에 끌린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 아닐까. 소개팅을 예로 들어보자. 170cm의 하얗고 마른 남자의 취미가 무에타이일 때.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의 특징을 가진 이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지레짐작되는 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것을 마주쳤을 때 우리는 흥미를 느끼고 한 번 더 눈길을 준다. 의외의 것일수록 호기심이 타오른다. ◆오래된 동네 신당동에서 트렌드를 팔다핍스마트는 2022년 생긴 패션 편집숍이다. 신당역 1번 출입구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다. 최근 2년 사이 신당역 근처는 ‘힙당동’이라는 이름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핫 플레이스가 됐다. 2022년 서울시에서 고령 인구가 가장 높은 지역은 중구다. 서울시 중구 신당동 일대에는 오래된 가구점과 쌀상회가 있고 그 사이에 새로 들어선 세련된 분위기의 가게들이 있다. 화이트 톤의 모던한 카페와 오래된 건물 느낌을 살린 레트로 분위기의 술집도 자리 잡았다. 세월이 느껴지는 오래된 골목에서 트렌디한 숍을 만나는 것은 트렌드가 됐다. 서촌을 시작으로 을지로·익선동·용산 등 곳곳에서 그런 길들
2023.03.03 17:02:40
-
[카드뉴스] 이제 MZ 아닌 ‘잘파세대’가 대세? “잘파(Zalpha)가 뭐예요?”
최근 유통, 패션, 금융업계가 새롭게 트렌드 주도층으로 부상한 ‘잘파(Zalpha)세대’ 맞춤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또 친환경, 젠더리스, 커스터마이징 등 그들의 성향을 공략한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죠. MZ가 아닌 잘파?잘파세대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 그리고 2010년 이후 출생자인 알파세대의 합성어입니다. Z세대와 알파세대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라온 만큼 최신기술을 어떤 세대보다 거부감없이 빠르게 받아들입니다. 특히 알파세대는 스마트폰을 넘어 메타버스와 AI를 어려서부터 경험한 세대이기도 하죠. 디지털을 다루는 정도의 차이에 따라 성향과 가치관이 나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는 아날로그 환경에서 태어나 점차적으로 디지털 환경을 접한 밀레니얼 세대와 구분 짓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잘파세대는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가 명확하고 그 가치에 따라 결정 및 소비를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유튜브 등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경제활동에도 익숙해 경제관념도 빨리 구축된 세대입니다. 업계는 SNS를 통해 트렌드를 선도하고, 미래의 소비 주축이 될 잘파세대를 유치하기 위해 맞춤 콘텐츠와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2023.02.28 17:31:57
-
해방촌(HBC) 신흥시장에는 ‘K-힙’이 흐른다[MZ 공간 트렌드]
“서울의 숨겨진 핫플에서 새어 나오는 빛.”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서울 해방촌·을지로 일대를 조명한 1월 18일 기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좁은 골목 사이 몸을 웅크리고 있는 작은 문 몇 개를 기꺼이 열고 들어간다면 미처 상상하지 못한 포근하고 멋진 장소가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 너무 아늑해 자기만 알고 싶은 비밀 같은 곳이다.해방촌의 해방 일지녹사평역 2번 출입구에서 경리단길을 등지고 미군 부대 담장을 따라 남산 방향으로 걷는다. 50년째 해방촌을 지키고 있는 도자기 판매점을 따라 정겨운 옹기가 옹기종기 늘어서고 다소 낯선 영어 간판과 벽화가 공존하는 해방촌이다.해방촌의 역사를 되짚기 위해서는 1945년 해방 직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광복과 함께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 6·25전쟁 피란민 등이 ‘하꼬방’이라고 불리는 판잣집 촌락을 이뤘고 곧 해방촌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이 산동네는 서울의 대표적인 서민촌이 됐다. 소설가 이범선의 소설 ‘오발탄’에서 해방촌을 가리켜 ‘산비탈을 도려내고 무질서하게 주워 붙인 판잣집들’이라고 묘사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1970년대에 들어서자 서울시는 도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위태롭게 자리한 해방촌을 철거 대상 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결국 1973년 자력 재개발 사업 구역으로 선정되며 현재까지 유지·보수를 거듭해 그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다.해방촌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주목을 받게 된 데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이러한 역사가 주효했다. 고루하게 느껴졌던 전통적인 것을 새롭고 멋스러운 문화로 받아들이는 ‘뉴트로(New+Retro)’ 열풍이
2023.02.13 14:10:10
-
왜 MZ들에게 ‘조용한 사직’ 바람이 불까?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요즘 알바들은 ‘조용한 사직’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알바천국이 MZ세대 1,448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79.7%)이 정해진 시간과 업무 범위 내에서 할 일만 최소한으로 하는 일명 ‘조용한 사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정당한 보상이 따르지 않는 추가 노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62.7%(복수응답)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정해진 시간과 업무 범위 이상으로 근무하더라도 제대로 된 보상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일과 일상의 분리가 필요해서(37.4%)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서(23.2%) ▲회사와 개인의 성장을 구분하기 위해서(20.3%) ▲일·성과 중심의 사회가 변화하길 바라기 때문에(13.6%) 등의 답변이 잇따랐다. 응답자 중 아르바이트 근무를 하고 있는 알바생 45.2% 및 직장인 47.5%는 현재 조용한 사직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업무를 찾아서 하거나 추가로 맡지 않는다(알바생 45.8%, 직장인 54.2%, 복수응답)’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이어 ▲초과 근무하지 않기(알바생 39.0%, 직장인 38.2%) ▲본업 외 부업·취미활동으로 자아실현(알바생 29.5%, 직장인 36.6%) ▲정해진 업무 시간 이후 일 관련 연락 받지 않기(알바생 24.3%, 직장인 38.2%) 등이 집계됐다. 반면 ‘조용한 사직’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고 답한 20.3%의 가장 큰 이유로 ‘일의 능률 저하(52.0%, 복수응답)’를 짚었다. 이어 ▲일을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기 어려워서(34.4%) ▲업무가 자기 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21.4%) ▲
2023.02.06 09:46:14
-
영감의 재료를 구하러 가요, 종이잡지클럽으로 [MZ 공간 트렌드]
영감은 마술사의 모자 속에서 튀어나오는 토끼가 아니다. 오감을 이용해 느낄 ‘무엇’ 이 필요하다. 대화를 나눌 사람이든, 푸릇한 봄내음이든.... 영어로는 투 인스파이어 (to inspire), ‘불어넣는다’는 의미로 자주 사용한다. 영감은 주는 존재와 받는 존재, 관계를전제로한다.새로운 패션 트렌드가 궁금한 패션 피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기획하고 꾸려야 하는 프리랜서나 구직자, 수많은 가능성을 고민하는 대학생, 끊임없이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획자들은 영감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할까. 뭐라 설명 할 수 없는 느낌이나 감을 안고 레퍼런스를 찾는다. 더 나은 창작물을, 존재를 찾아.... 어떤 기획자들은 레퍼런스를 찾기 위해 핀터레스트라는 이미지 모음 웹 사이트를 찾는다. 아이디어·일러스트·사진 자료 등 전 세계의 이미지를 본다. 검색창에 크리에이티브(creative), 디자인(design), 템플릿(templete) 등의 키워드를 검색한 뒤 모호하게 가진 느낌을 기막히게 실현한 레퍼런스를 찾는다.합정동에 있는 종이잡지클럽은 레퍼런스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을 위한 오프라인 공간이다. 종이 잡지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잡지라는 매체는 비주얼과 텍스트를 아우른다. 잡지에는 새로운 정보와 정보를 새롭게 보는 관점이있다. 여전히 잡지는 영감의 원천으로 유효하다.서로의 취향을 공유하고 활용하며 사람을 모으는 공간의 매력합정역 5번 출입구 앞 골목은 스윙스가 자주 찾는다는 돈가스 가게, 영업시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일본식 덮밥집, 밝다 못해 눈부신 형광등 불빛이 새어나오는 횟집 등 즐비한 식당과 카페로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룬다. 종이잡지클럽은 메인
2023.02.06 08:56:42
-
‘부산다움’의 답을 찾는다면? 영도 ‘무명일기’[MZ 공간 트렌드]
부산 영도에는 ‘영도 사람이 영도를 떠나면 영도할매의 미움을 산다’는 말이 전해진다. 평소 주민들을 지키는 데 지극정성인 영도할매가 영도를 떠나는 이에겐 심술을 부린다는 설화다. 행정구역상 부산이지만 섬이라는 폐쇄성을 가진 영도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대목이다. ‘보물섬’ 영도를 아시나요내륙에서 4개의 다리를 각각 건너야만 통할 수 있는 영도에는 한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첫 개항지인 부산항은 항공 운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까지 모든 자원이 드나드는 통로이자 사람이 유일하게 바다를 건널 수 있는 길목이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군화에 짓밟힌 아픔을 간직한 땅이고 6·25전쟁 당시 피란민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돼 준 곳이다.하지만 1990년대 이후 수산업이 쇠락하며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그 자리에는 빈집과 낡은 컨테이너만이 남았다. 이런 영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위한 ‘보물섬’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것은 5년여 전쯤의 일이다. 부산항에 늘어선 빛바랜 폐공장은 독특한 콘셉트와 커피 맛을 갖춘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해안가 절벽을 따라 공·폐가가 가득하던 흰 여울길에는 저마다의 오션 뷰를 자랑하는 카페가 들어섰다. 이들의 공통점은 부산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맛과 풍경,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데 있다.영도가 보물섬이 되기까지는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의 역할이 컸다. 도시 재생 사업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관광객 수가 예상을 밑돌거나 주민이 반발하는
2023.01.09 12:16:07
-
후암동을 품은 온고지신의 가치, 눅(nook)서울[MZ 공간 트렌드]
주택이 오밀조밀 늘어선 후암동 어느 골목 사이, 은은하게 빛나는 대문자 N이 이곳이 목적지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눅서울은 그렇게 작은 골목에 스며들어 있다. 1930년대 지어진 ‘적산가옥(일식 주택)’을 복원한 공간으로 명성을 떨친 것과 달리 외관은 여타 주택과 다를 바 없다. 빼꼼히 나타난 붉은 벽돌 기둥만이 이곳의 80여 년의 역사를 증명해 주는 듯하다. 하지만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잠시 시간이 멈춘 듯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서울, 서울, 서울건축주 이호영 대표는 24년의 교수 생활과 지방살이를 뒤로하고 2014년 고향인 서울 땅을 밟았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서울은 변화하고 있었다. 그때그때 유행하는 장소들이 우후죽순 거리를 채웠다가 사라졌고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신식으로 개조된 건물이 어설프게 솟아 있었다. 젊은 시절을 뉴욕에서 보냈지만 화려하고 북적이는 대로보다 좁고 삐뚤삐뚤한 골목에 본능적으로 끌려온 그다. 사람 사는 냄새가 그리웠다. 허름한 골목 안에 서울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고 확신했다. 창신동부터 시작해 이화동·부암동·서촌·연남동·해방촌·성수동까지 발품을 팔며 골목이 저마다 내뿜는 향기와 그에 깃든 문화를 탐미했다.정처 없이 떠돌던 건축주의 발길은 후암동에서 멈췄다. “골목에서 한 발 툭 튀어나와 망루처럼 선 낡은 주택 한 채를 본 순간 ‘나만의 트리 하우스를 갖고 싶다’는 어린 시절의 꿈이 이뤄질 것만 같았다”고 건축주는 회상했다.서울 용산구 후암동은 시간의 가치를 간직한 동네다. 남산 밑에 둥글고 두터운 바위가 있다고 해서 ‘두텁바위마을’이라고 불린 이곳은 바위가 사라진
2022.11.15 15:58:55
-
과거와 현재의 융합이 만든 ‘힙플레이스’ 어니언 광장시장점 [MZ 공간 트렌드]
세대를 아우르는 ‘힙플레이스’ 어니언 광장시장점‘힙’은 어디에나 있다. 강남에 오픈한 신상 카페에도, 전통 시장 골목의 허름한 순댓국밥집에도, 으리으리한 근교의 대형 카페에도…. 오래된 골목에 있는 꾸미지 않은 날것의 공간, 그 공간이 오랜 시간 동안 쌓아 온 서사가 있다면 더더욱 힙하게 느껴진다. 다른 한편으로는 허름한 곳의 세련된 오브제, 진주 목걸이를 하고 노포를 찾아다니는 인플루언서에게서 약간의 위화감을 동반한 ‘힙스러움’을 느낀다.‘힙스터’, ‘힙플레이스’, ‘힙하다’ 등 ‘힙’이 붙는 신조어는 이제 식상해진 수준이다. 유행을 선도하는 셀러브리티라는 의미로도 쓰지만 이 단어는 1940년대 미국 재즈 문화에서 왔다. 당시 재즈는 흑인의 전유물이었다. 흑인의 전유물이었던 서브 컬처인 재즈에 심취한 백인을 부르던 말이라고 한다.힙스터들은 개인의 취향과 차별성으로 주류와 자신을 구분 짓는다. 2000년대 들어서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2030세대가 자본주의적 소비주의에 반해 가치 지향의 소비를 추구하는 것도 일종의 ‘힙스터’ 문화라고 볼 수 있다. 반주류 문화라는 기원에서 역설적으로 그들의 비주류 문화가 유행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힙스터 패러독스라고 한다.정식 오픈 전부터 화제를 모은 ‘어니언 광장시장점’은 이런 트렌드의 대표로 떠오르는 카페 브랜드다. 광장시장 입구 모퉁이에 문을 열었다. 성수점·미아점·안국점에 이어 넷째 매장으로 아티스트 그룹 패브리커가 디렉팅했다. 이들은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공간을 재해석하기로 유명하다. 폐공장을, 강북 우
2022.11.10 15:05:43
-
[영상뉴스] “길면 지루해서 못 봐요” 점점 짧아지는 MZ의 소비 콘텐츠
MZ세대가 소비하는 콘텐츠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숏폼 소비량이 급속도로 증가했고, 숏폼을 포함한 스낵 콘텐츠가 콘텐츠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낵 콘텐츠는 말 그대로 과자를 먹는 것처럼 간편하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뜻합니다.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MZ세대는 콘텐츠의 주 소비자이자 생산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만큼 콘텐츠 양은 방대해졌고, 사람들은 긴 영상에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됐죠. 더 가볍고 더 재밌는 콘텐츠만 골라 소비하려는 젊은 층의 성향이 트렌드에 반영된 겁니다.대표 숏폼 플랫폼인 틱톡은 중국 사용자를 제외하고도 월간활성사용자수가 14억 6,600만여 명에 달하며, 2021년 기준 전 세계 앱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후발주자인 릴스, 쇼츠 등도 MZ세대를 등에 업고 규모가 거대해졌습니다.이에 따라 국내 포털 업체들도 잇달아 숏폼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다음은 뉴스 탭에 숏폼 콘텐츠 전용 공간을 추가했으며, 네이버도 15초~1분 이내 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화하는 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유통과 패션, 외식 등에서도 숏폼 영상을 직접 제작하거나 숏폼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진행하는 등 숏폼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또, 영상뿐만 아니라 소설계에도 스낵컬쳐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엽편 소설, 손바닥 소설로 불리는 초단편 소설이 80~90년대에서와 같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죠.지난 4월 출간된 최은영 작가의 엽편소설집 <애쓰지 않아도>는 5만 부가 판매되었으며, 정세랑 작가의 <아라의 소설>은 출간하자마자 인터넷 서점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콘텐츠를 짧
2022.09.08 13:3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