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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디스플레이 공장 찾은 시진핑 주석의 ‘큰 그림’은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을 찾아가 외자 유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이 한국 기업의 중국 사업장을 찾아간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시 주석은 광둥성 시찰 3일 차인 4월 12일 LG디스플레이와 광저우자동차 등의 산업 현장을 찾았다. 광저우차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합작사인 광저우도요타도 후보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들르지는 않았다.시 주석은 현지에서 대외 개방 추진 현황과 제조업의 질적 발전 상황, 과학기술 혁신 수준 등을 파악했다. 그는 LG디스플레이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사 관계자들과 대화하며 한·중 간의 우의를 강조하는 덕담을 했다 한국에 러브콜 보내는 중국시 주석은 4월 10일부터 광둥성 시찰을 시작했다. 둘째 날인 11일에는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남부전구의 한 해군 기지를 찾아 “실전 훈련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광둥성 서부 농촌 지역인 마오밍시로 가 중국 특산 농산물 개발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안보와 식량 문제를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준 시 주석은 3일 차에 산업 현장을 찾았다. 특히 외국 기업을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집권 이후 중국 내 한국 기업의 사업장을 방문한 적이 없고 다른 외국 기업 방문 사례도 찾아보기 어렵다.시 주석의 파격 행보는 중국 지도부가 ‘제로 코로나’ 철폐 이후 강조해 온 개혁·개방과 외자 유치 방침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광둥성은 중국 개혁·개방의 중심지이자 시 주석의 아버지인 시중쉰이 서열 1위인 당서기(1978~1980년)를 지낸

    2023.04.28 06:00:03

    LG디스플레이 공장 찾은 시진핑 주석의 ‘큰 그림’은 [글로벌 현장]
  • 미국의 모든 경기 지표가 '침체'를 알린다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미국을 장기 불황으로 이끌고 있다. 성장이 하락하는데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2007~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예측해 월가에서 ‘닥터 둠’이란 별칭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최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경고한 말이다.루비니 교수의 예측과는 별개로 월스트리트에선 경기 침체의 현실화 가능성을 반반 정도로 보고 있다. 미국 내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최근 나오는 경기 지표는 침체 쪽에 좀 더 기울어 있다. 드디어 고용·임금도 둔화할 조짐침체 우려를 키운 것은 고용 지표였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2월 기준 채용 공고는 약 2년 만에 1000만 명을 밑돌았다. 시장 예상치 평균(1050만 개)을 한참 밑돈 993만1000개에 불과했다. 채용 공고는 1~2월에 총 130만 개 줄었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직후를 빼면 역대 최대 규모로 쪼그라든 것이다.실업자당 구인 건수는 1월 1.86개에서 2월 1.67개로 감소했다. 신규 채용은 더 줄었다. 총 616만3000명으로 한 달 만에 16만4000명 위축됐다.인력 관리 업체인 ADP가 공개한 지난 3월 민간 일자리 역시 14만5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21만 명 증가)에 크게 못 미쳤다. 임금 인상률은 6.9%였다. 전달(7.2%)보다 둔화한 것은 물론 1년여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같은 달 비농업 일자리 수는 23만6000개 증가했다. 시장 예상(23만8000개)에 조금 못 미쳤다. 그동안 견조했던 일자리 시장도 조금씩 균열되기 시작한다는 해석이 나왔다.다만 실업률은 여전히 낮았다. 3월 기준 3.5%로, 전달 수

    2023.04.21 06:00:11

    미국의 모든 경기 지표가 '침체'를 알린다 [글로벌 현장]
  • 엔저는 일본에 축복인가 저주인가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도쿄에 있는 제약 회사 사쿠마제과는 1월 20일 문을 닫았다. 일본인들이 아쉬움의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는 114년의 역사가 끊기게 됐다는 사실뿐만이 아니다. ‘사쿠마식 드롭스’라는 이 회사의 대표 상품 때문이다.지브리스튜디오가 1988년 발표한 애니메이션 ‘반딧불이의 묘’에 등장한 바로 그 상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의 공습으로 엄마를 잃고 배고픔에 허덕이던 열네 살 오빠 세이타와 네 살 여동생 세츠코가 차례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는 내용의 작품이다.‘반딧불이의 묘’에서 사쿠마식 드롭스는 중요한 소품으로 사용된다. ‘1945년 9월 21일 나는 죽었다’로 시작되는 첫 장면에서는 숨이 끊어진 세이타가 먼저 죽은 여동생의 화장한 뼈를 간직한 도구였다. 부스러기만 남은 사탕 통에 물을 섞어 마시고 “정말 맛있다”며 기뻐하는 장면은 세계인을 울렸다.사쿠마제과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엔저로 인한 경영 악화’를 폐업의 이유로 들었다. 원자재 값 상승의 부담을 엔저가 증폭시키면서 지난 2월까지 일본의 무역 적자는 19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 갔다. 지난 1월 무역 적자는 3조4996억 엔으로 사상 최대였다. 엔저로 문 닫은 114년 역사의 사쿠마제과 일본의 서민들도 고통스럽다. 지난해 실질 임금 상승률은 마이너스 0.9%였다. 월급이 찔끔 올랐어도 물가가 더 뛰어 실제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는 뜻이다. 일본의 실질 임금은 작년 12월까지 7개월 연속 마이너스였다.그런데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엔저는 일본 경제 전체로 봐서는 플러스”라고 주장하고 있다. ‘엔저는 일본에 축복인가, 저주인가&

    2023.04.14 06:00:03

    엔저는 일본에 축복인가 저주인가 [글로벌 현장]
  • 반도체부터 자원까지…산업 정비 나선 중국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중국이 ‘반도체 굴기’의 상징인 국가반도체펀드의 수장을 교체했다. 집권 3기를 시작한 시진핑 지도부가 기술 자립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전열 재정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여기에 중국은 ‘산업의 비타민’ 희토류의 올 상반기 생산량을 역대 최대로 설정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에선 2025년 전 세계 공급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첨단 산업 원재료의 지배권을 확보하는 ‘자원 굴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반도체 진용 대대적 재정비중국 국가반도체산업투자기금(대기금)은 최근 신임 총재에 장신 전 공업정보화부 인터넷안전관리국 부국장을 선임했다. 공업정보화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다.대기금은 2014년 유망한 반도체 기업들에 투자해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대기금 등에서 153억 위안(약 2조7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뒤 공장도 다 짓지 못하고 도산한 우한훙신을 비롯한 투자 실패가 잇따르자 당국은 지난해 대기금 관련 고위 임원들에 대한 부패 조사에 착수했다.대기금 설립 당시부터 7년 동안 총재 자리를 유지했던 딩원우가 지난해 8월 물러났고 이번에 장신이 그 자리에 올랐다. 샤오야칭 공업정보화부 장관까지 낙마했다. 항공 전문가인 진좡룽은 장관에 선임됐다.중국은 2015년 제조업 강국 건설 계획인 ‘중국 제조 2025’를 내놓으면서 반도체 등 핵심 소재의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자급률은 기업의 국적을 가리지 않고 중국 땅에서 생산된 반도체가 중국 반도체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시장 조사

    2023.04.07 06:00:07

    반도체부터 자원까지…산업 정비 나선 중국 [글로벌 현장]
  • 악몽이 된 안전 자산, 채권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일요일이던 3월 19일 저녁. 스위스 1위 은행인 UBS가 예정에 없던 기자 회견을 열었다. 깜짝 발표 내용은 2위 은행인 크레딧스위스(CS)를 인수하겠다는 것. 크레딧스위스가 위기를 맞았다지만 두 은행 간 인수·합병(M&A)은 충격적이었다. 결합 가능성이 제기된 직후 두 은행 모두 강하게 손사레를 쳤다는 점에서다.UBS와 CS는 오랜 라이벌 이상이었다. 2019년 CS 임원이 UBS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스파이 스캔들’이 불거졌고 감정싸움으로 비화했다. CS 내에서 줄사퇴가 이어지는 등 내홍이 컸다.조직 문화가 상이한 스위스의 대표적인 금융그룹들은 어쩌다 한솥밥을 먹게 됐을까. 발단은 실리콘밸리은행의 ‘미스 매치’CS는 미국 은행 위기 여파에 휩쓸린 사례다. CS 위기가 본격화하기 직전 지역 은행 파산 도미노가 있었다.먼저 쓰러진 곳은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과 바이오 기업들의 금융 업무를 도맡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었다. 재무 구조를 개선하겠다며 총 22억 달러를 조달하는 계획을 내놓은 지 불과 이틀 만이었다.미국 자산 순위 16위이던 SVB는 역대 둘째로 큰 파산 은행이란 꼬리표를 붙였다. 역대 최대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무너진 워싱턴뮤추얼은행이었다.SVB에 이어 뉴욕 지역 은행인 시그니처은행이 부도를 냈다. 역대 셋째로 큰 은행 파산으로 기록됐다. 시그니처은행은 뉴욕 커뮤니티은행의 자회사인 플래그스타에 헐값에 팔렸다.글로벌 금융 위기가 15년 만에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달아 제기됐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일단 이번 지역 은행의 위기는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SVB 등은 고객이 맡긴 단기 예금을 주로 장기 채권에 투자했다. 국

    2023.03.31 06:00:01

    악몽이 된 안전 자산, 채권 [글로벌 현장]
  • 일본 대규모 금융 완화의 세 가지 부작용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일본인들이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즐겨 먹는 된장 고등어 통조림. 전날 공장에서 출고된 통조림 값은 300엔인데 3개월 전에 만들어진 통조림 값은 100엔, 6개월 전의 통조림 가격은 200엔이라고 가정하자.통조림 회사는 어떤 가격을 기준으로 제품을 생산해야 할까. 소비자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제조일이 불과 3개월 다를 뿐인데 가격 차가 3배나 되는 통조림과 이 통조림을 만든 회사를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다.가격이 뒤죽박죽인 통조림 가격은 대규모 금융 완화 10년째를 맞아 부작용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 일본 금융 시장을 상징한다.2013년 3월 취임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한 달 뒤인 4월 대규모 금융 완화를 시작한 지 10년을 맞았다. 이례적인 금융 정책을 장기간 펼치면서 일본에서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2월 회사채 발행액이 ‘제로’인 이유일본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대규모 금융 완화의 부작용을 크게 3가지로 분석한다.작년 12월 20일 일본은행은 국채 수익률 곡선 왜곡을 해소하기 위해 장기 금리의 변동 폭을 0.25%에서 0.5%로 확대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정이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깜짝 결정’을 내린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만기가 더 짧은 국채 금리가 만기가 긴 국채 금리보다 높은 국채 수익률의 왜곡 현상은 여전하다. 8~9년(잔존 만기) 만기 국채의 금리(0.6%)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0.5%)를 웃돌고 있다. 2월 21~22일에는 이틀 연속 10년 만기 금리가 상한 폭인 0.5%를 넘어섰다. 수익률 곡선 왜곡은 국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높은 가운데 일본은행이 통제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만 0.5%에 묶여 움푹 꺼져 있는 모습을 말한다. 일본

    2023.03.24 06:00:19

    일본 대규모 금융 완화의 세 가지 부작용 [글로벌 현장]
  • 경제성장률 5% 목표한 중국, 무리한 성장보다 체질 개선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시진핑 집권 3기를 공식 개막하는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제로 코로나’ 방역 철폐와 작년의 낮은 성장률을 감안하면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낮은 타깃이다. 부채 부담과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 지도부가 무리한 성장보다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채 리스크 관리에 주력중국 행정부인 국무원은 3월 5일 개막된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 보고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를 5%로 제시했다. 이는 1991년(4.5%) 이후 가장 낮은 목표다. 중국은 작년에도 1991년 이후 최저인 5.5%를 목표로 제시했다가 3.0% 성장에 그쳤다.올해는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힘입어 중국이 5% 이상 성장을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이란 예측이 많은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5.2% 성장을 예상했다. 국무윈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도 5.1%를 예측했다.야오양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장은 “정부의 성장 목표에 대해 많은 학자가 경기를 부양하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중국의 잠재 성장률을 5.5%로 보고 있고 실제 6% 달성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중국은 또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재정적자율)을 3%로 제시했다. 재정적자율은 중국 지도부의 부채 리스크 관리 의도를 반영하는 수치다. 중국은 2019년 2.8%였던 적자율 목표를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0년 3.6%로 올렸다. 이후 2021년 3.2%, 지난해 2.8%로 내렸다.올해 중국이 재정적자율 목표를 다시 올리기는 했지만 다른 지표들과 함께 보면 재정 건전화를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라는 것을 감지할 수 있

    2023.03.17 06:00:21

    경제성장률 5% 목표한 중국, 무리한 성장보다 체질 개선 [글로벌 현장]
  • 테슬라가 시작한 전기차 가격 전쟁…격변하는 생태계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미국의 고급 전기차 제조사인 루시드그룹은 올해 뉴욕 증시에서 화제를 모은 종목 중 하나다.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할 만큼 주가 변동 폭이 컸기 때문이다.2021년 초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을 통해 상장한 루시드의 주가(상장 때 주당 10달러)는 한때 50달러를 웃돌았지만 올 초 6달러까지 급전직하했다. 1월 말엔 갑자기 두 배 넘게 뛰더니 2월 말이 되자 하루 10%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도 마찬가지다. 단기간 주가 변동성이 100%가 넘는다. 연초 주당 101달러까지 떨어졌던 테슬라의 주가는 두 달도 안 돼 200달러대를 회복했다. 이처럼 급변하는 기업 가치의 배경엔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업체 간 실력 차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가격 전쟁 촉발한 테슬라의 승부수전기차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테슬라가 포문을 연 가격 전쟁이 첫째 배경으로 꼽힌다. 테슬라는 연초부터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 주력인 모델3와 모델Y의 가격을 최대 20%씩 낮췄다. 수요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자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공세로 전환한 것이다.미국 내 모델3 가격은 내연 엔진 차량을 포함한 전체 신차 평균가보다 5000달러나 싸졌다. 여전히 반도체·원자재 공급난을 겪고 있는 내연 엔진차에 원투 펀치를 먹인 모양새다.여기에다 올해 1월부터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7500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 세제 혜택의 문턱이 당초 최고 8만 달러짜리 전기차에서 5만5000달러짜리로 낮아진 덕분이다. 결과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은 모델3를 최저 3만5500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3년

    2023.03.10 06:00:08

    테슬라가 시작한 전기차 가격 전쟁…격변하는 생태계 [글로벌 현장]
  • ‘깜짝’ 금융 완화 축소에 나선 일본은행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일본의 기준금리는 두 가지다. 기준금리를 두 가지로 운영하는 중앙은행은 흔하지 않다. 중앙은행의 역할은 물가가 안정적으로 오르도록 통화량을 조절해 경제가 건실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시장에 돈을 얼마나 공급할지를 결정하는 수단이 기준금리다.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으로 기준금리를 운영한다. 단기 금리를 중앙은행이 결정하면 만기가 긴 국채의 금리는 시장에서 점점 올라가는 형태로 결정된다.만성 디플레이션(물가 침체)에 신음하는 일본은 이 원리가 통하지 않는다. 물가를 올리려면 시장에 돈을 많이 풀어야 한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돈을 많이 푸는 정도가 아니라 쏟아붓기 위해 단기 금리를 아예 마이너스로 끌어내렸다. 그랬더니 장기 금리도 꺾여 버리고 말았다. 일본 금융 시장의 혼란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됐나이를 바로잡기 위해 일본은행이 내놓은 대책은 장·단기 금리 조작(수익률 곡선 통제·YCC)이다. 국채 수익률 곡선을 바로 세우기 위해 중앙은행이 단기 금리뿐만 아니라 장기 금리도 중앙은행이 잡아 주는 방식이다.일본의 기준금리가 단기(현재 연 -0.1%)와 장기(현재 연 0±0.5% 정도) 등 두 가지로 구성되는 이유다. 최근 일본 금융 시장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혼란의 원인은 이 장·단기 금리 조작에서 비롯된다. 장·단기 금리 조작의 부작용이 터져 나온다는 것은 2013년 4월 이후 10년 동안 이어져 온 일본의 통화 정책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는 뜻이기도 하다.지난해 12월 20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블룸버그가 실시한 조사에서 47명의 이코노미스

    2023.03.03 06:00:20

    ‘깜짝’ 금융 완화 축소에 나선 일본은행 [글로벌 현장]
  • 기대만큼 크지 않았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이 세계 경제에 주는 활력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소비가 내수 서비스업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부채,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인해 중국 자체 경제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에 보여 줬던 성장세를 재현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중국 에너지 수입, 글로벌 인플레 자극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2%로 제시했다. 미국(1.4%)이나 유로화 사용 20개국(유로존·0.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중국의 수출과 수입은 지난해 12월까지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중국 지도부도 올해 경제 성장의 최대 동력으로 내수 소비를 제시했다.프레드릭 노이만 HSBC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올해 강하게 회복되겠지만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과 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경기 반등이 자국 내 여행이나 오락 등 서비스 소비에 집중돼 해외에 미치는 효과가 작을 것이란 설명이다.과거 중국은 경기가 하강하면 인프라·주택·공장 등에 돈을 쏟아부었다. 독일 기계 업체, 남미의 구리 광산, 일본의 굴착기 업체, 호주의 석탄 광산 등이 그 수혜를 봤다.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9년에도 중국은 9.4% 성장률을 기록했다. 4조 위안(약 74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부양책이 성장을 이끌었다.하지만 현재 중국은 예전과 달리 부채 부담 때문에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273.2%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이 비율은 2008년 말 141.2%에서 2010년 말 180.

    2023.02.24 06:00:06

    기대만큼 크지 않았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 [글로벌 현장]
  • 월가의 악동 라이언 코헨, 백화점에 왜 투자했나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미국에서 둘째로 큰 백화점 체인인 노드스트롬의 주가는 2월 초 하루 동안 30% 가까이 뛰었다. 하지만 다음날 10% 하락하며 상승분 중 일부를 반납했다. 워싱턴 주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고급 백화점의 주가가 왜 급변동하게 됐을까.그 배경엔 라이언 코헨 게임스톱 회장이 있다. 행동주의 펀드 투자자인 코헨 회장이 노드스트롬 지분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코헨 회장은 기업 지분을 알음알음 매수한 뒤 주주 가치 극대화를 표방하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업의 장기 가치 창출엔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전형적인 ‘먹튀 투자자’란 혹평도 있다. 밈 주식 게임스톱 매수로 유명세캐나다 출신인 코헨 회장이 행동주의 펀드 투자자로 이름을 알린 것은 2020년 말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유행에 따라 매집하는 밈 종목 투자를 주도하면서다. 코헨 회장은 게임스톱 지분 12.9%를 확보한 최대 개인 투자자였다.코헨 회장은 공매도가 집중됐던 게임 유통회사 게임스톱 주식을 수차례에 걸쳐 매집하고 나섰다. 자신이 만든 벤처캐피털 RC벤처스를 통해서다. 개인들이 기관들의 공매도(주가 하락에 베팅)에 반발해 게임스톱 주식 사 모으기 운동에 나서는 등 강력하게 결집했을 때다.코헨 회장이 게임스톱의 주요 주주가 된 뒤 6개월 만에 게임스톱 회장(이사회 의장)에 취임하자 주가는 더 올랐다. 2개월 상승률은 1500%를 넘었다. 코헨 회장은 게임스톱 매수 직후부터 주가 상승을 유도했다. 약 5000개에 달하는 전국 매장을 온라인 유통점으로 바꾸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개했다.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게

    2023.02.17 06:00:06

    월가의 악동 라이언 코헨, 백화점에 왜 투자했나 [글로벌 현장]
  • [글로벌 현장]일본 경제가 시들고 있다

    [글로벌 현장]1988년을 전후로 한국과 일본에서 방영된 코카콜라 광고는 두 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에서 먼저 제작된 광고와 광고 음악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서도 같은 콘셉트의 광고가 만들어졌다. 1988년은 일본 버블(거품) 경제가 절정해 달했을 때다. 일본이 전성기를 누리던 때인 반면 한국은 일본에 비해 20년 정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던 시기다. 미국을 따라잡을 듯한 기세의 일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광고였던 만큼 한국에서의 반응도 뜨거웠다. 코카콜라 광고는 초기에는 직장 생활과 여가 시간의 활력과 여유를 그리다가 점점 생활 속에 스며든 자사 상품을 묘사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 덕분에 당시 두 나라의 직장 생활과 일상의 풍경을 엿볼 수 있다. 35년 전 직장과 일상의 풍경을 오늘날과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한국 코카콜라 광고에 나타난 1988년의 일상 풍경은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마치 기록 영화를 보는 것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여전히 ‘쇼와 모델’ 벗어나지 못한 일본반면 일본 광고에 담긴 1988년의 일상과 오늘날은 콜라를 마시는 사람이 줄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변화가 없다. 어린이집 원생들과 중고교생들의 교복, 여름철이면 일상적으로 입는 유카타, 하얀색 자전거로 순찰하는 순경, 다양한 방과후 부활동, 노천 온천, 여름 축제(마쓰리), 자녀의 건강과 행복을 비는 시치고산 등. 한국인이 어느 틈엔가 흘려보내 버린 전통 풍습과 옛 모습들을 일본은 도쿄 도심에서조차 신기할 정도로 지켜 가고 있다. 서울과 도쿄 생활의 가장 큰 차이를 “계절의 변화와 1년의 흐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점”이라고 답하

    2023.02.10 13:53:03

    [글로벌 현장]일본 경제가 시들고 있다
  • 문화 대혁명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 기록한 중국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공식 목표치(5.5%)에 한참 못 미친 3%로 집계됐다. 인구 감소, 부채 누적 등 구조적 요인이 겹치면서 저성장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중국 국가통계국은 2022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3% 늘어난 121조207억 위안(약 2경2198조원)으로 집계됐다고 1월 17일 발표했다. GDP 증가율 3%는 문화 대혁명(1966~1976년) 마지막 해인 1976년(-1.6%) 이후 둘째로 낮은 수치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의 2.2%가 문화 대혁명 이후 가장 낮았다.이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제시한 성장률 목표인 5.5%에 크게 미달한 성적이기도 하다. 중국이 연간 목표치를 제시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실제 성장률이 목표치를 밑돈 것은 아시아 외환 위기 때인 1998년과 중국 부채 리스크가 불거진 2014년에 이어 이번이 셋째다. 방역 통제와 부동산 시장 냉각이 큰 영향 중국은 1998년 성장률 목표 8.0%를 제시하고 7.8%를, 2014년에는 7.5%를 내걸고 7.4%를 기록했다. 당시 목표와 실제 간 차이는 0.1~0.2%포인트에 불과했다. 지난해 목표치와 실제 성장률이 두 배 가까이 벌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중국 국가통계국은 “전염병 예방과 경제 사회 발전을 효과적으로 조정해 긍정적 결과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중국의 성장률은 2021년 8.4%로 반등했다가 지난해 ‘제로 코로나’ 방역과 부동산 침체, 수출 부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크게 둔화했다. 중국이 작년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효과는 올 2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선진국 경기 침체와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내수 위축으로 강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

    2023.02.03 06:00:04

    문화 대혁명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 기록한 중국 [글로벌 현장]
  • 월가 구루의 2023 예언…“하반기 증시 활황·암호화폐 반등”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미국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문가들이 연초마다 꼭 찾아 읽는다는 필독서가 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바이런 위언(89) 부회장이 내놓는 ‘연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리스트’다. 제목은 ‘놀랄거리’이지만 실제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전망하는 이벤트로 채워져 있다.위언 부회장이 이 보고서를 쓰기 시작한 것은 모간스탠리에서 투자 전략가로 일했던 1986년부터다. 상당히 높은 확률로 미래의 일을 맞히면서 유명 인사가 됐다. 요즘엔 블랙스톤의 조 지들 수석투자전략가와 같이 작성하고 있다.위언 부회장은 최근 내놓은 ‘올해의 예언’에서 “미 중앙은행(Fed)의 강력한 긴축 정책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하반기에 급반등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직 바닥 오지 않았지만 하반기엔 급반등”위언 부회장은 “올해 증시는 하반기부터 2009년에 필적할 만한 반등 장세를 연출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작년 약 20%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쳤던 2008년 이후 가장 많이 떨어진 수치다. S&P지수는 2008년 37% 급락했지만 이듬해 26.5%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증시 상승 폭 역시 30%에 가까울 것이란 게 위언 부회장의 예상이다.다만 하반기 반등이 오기 전 ‘바닥’이 먼저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가 상반기 어느 시점까지 꾸준히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작년 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4.25%포인트나 올린 Fed가 상반기에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점에서다.위언 부회장은 “Fed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내고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오랫동안 제한적 영역

    2023.01.20 06:00:05

    월가 구루의 2023 예언…“하반기 증시 활황·암호화폐 반등” [글로벌 현장]
  • 일본 경제의 최대 숙제, 부의 유출·고령화를 막아라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2021년 현재 일본의 개인 투자자는 약 1400만 명이다, 한국은 1374만 명이다. 일본의 인구는 한국의 2.5배지만 개인 투자자 수는 비슷하다. 한국의 개인 투자자는 지난 3년 새 2.5배 늘었다. 반대로 일본은 개미 투자자가 기록적으로 급감한 세계적으로 드문 나라다. 2021년 도쿄증권거래소 조사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보유 비율은 16.6%(금액 기준)로 50년 전에 비해 반 토막 났다.  1990년대 버블 경제의 붕괴로 주가가 폭락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을 등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1989년 12월 29일 역대 최고치인 3만8915를 기록한 닛케이225지수는 1990년 한 해 동안 39% 떨어지며 2만3848까지 추락했다. 2008년에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 폭인 42.1% 급락해 8859까지 떨어졌다.  한때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주식 시장(상장사 시가 총액 기준)이었던 일본 증시는 오늘날 중국과 유럽에 밀려 5위까지 처졌다.   활력 잃고 늙어 가는 일본 주식 시장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커지면서 일본 정부는 부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캐피털 플라이트(부의 유출)’로 곤혹스럽다. 부의 유출과 함께 일본을 고민에 빠뜨리는 또 하나의 현상은 ‘부의 고령화’다. 2000조 엔이 넘는 일본 가계 금융 자산의 60%는 60세 이상 고령자가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의 금융 자산은 대부분 예금과 현금 형태로 은행 통장과 장롱 속에서 늙어 가고 있다.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다. 일본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의 67%를 60세 이상 고령자가 갖고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주식 시장의 고령화에 대한 분석 기사를 내놓았다. 1989년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전체 주식(금액 기준)

    2023.01.13 06:00:20

    일본 경제의 최대 숙제, 부의 유출·고령화를 막아라 [글로벌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