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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마다 꼭 있는 저성과자, 어떻게 관리할까[김민경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질소·인산·칼륨·석회 등 식물 성장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 중 어느 하나가 부족하면 아무리 다른 요소가 넘치게 많아도 식물이 자랄 수 없다고 한다. 1840년 독일의 화학자 유스투스 리비히는 이를 두고 ‘최소량의 법칙(law of minimum)’이라고 정의했다.최대가 아닌 최소가 성장을 결정한다는 이론이다. 이는 비단 식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미 잘하고 있는 구성원을 더 잘하도록 하는 것보다 가장 약한 구성원을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팀 전체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비유하자면 어느 반의 평균이 70점이라고 할 때 90점을 받는 학생이 성적을 더 올리도록 하는 것보다 30점을 받는 학생의 점수를 끌어올리는 것이 반 평균을 높이는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얘기다.따라서 조직의 성과를 책임지는 리더에게 저성과자 관리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리더는 저성과자의 성과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유형1.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우선 성과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산업조직심리학 등 현대 심리학 분야의 선구자, 쿠르트 레빈은 ‘성과(performance)’란 업무 능력(ability)과 동기(motivation)의 곱’이라는 성과 방정식을 제시한 바 있다. 대입해 보면 저성과자는 업무 능력과 동기 중 어느 한 쪽이 현저히 낮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먼저 저성과자 중에서도 업무 능력이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경우부터 살펴보자. 이들의 특징을 보면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마음처럼 일이 잘되지 않아 스스로도 답답할 때가 많다.일찍 출근해 야근까지 하는 등 쏟는 에너지는 많은데 목표 달성은 좀처럼 되지
2023.09.10 09: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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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포용’으로 성과를 만들어 내려면?[김한솔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A 구성원은 업무 처리가 정말 빠르다. 금요일까지 마쳐야 할 일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목요일에 일단락해야만 마음이 놓인다. 이 때문에 사소한 실수가 있기는 하지만 이게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본인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업무 일정에 지장을 주면 안 되니까.B 구성원은 꼼꼼한 스타일이다. 보고서 하나 쓸 때도 문장 하나, 도형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그래서 시간이 좀 오래 걸리지만 그래야 ‘함께’ 일하는 사람이 두 번 일하게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실수를 바로잡느라 타인이 시간을 쓰면 안 되니까.만약 당신이 A와 B 중 한 명을 뽑아 함께 일해야 한다면 누구를 골라야 할까. 정답은 없다. 하지만 조직 차원에서 업무 성과를 좀 더 ‘잘’ 내려면 자신과 ‘반대’인 사람을 고르는 게 낫다.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으니까. 그런데 많은 조직에서 채용이 이뤄지는 것을 보면 ‘비슷’한 사람을 많이 뽑는다. 익숙해서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자기와 비슷하게 일하는 것을 ‘일 잘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몇 년 전부터 기업에서 ‘다양성 포용’이 화두다. 최근 미국에서 있었던 인재개발협회(ATD)의 세계 최대 인재 개발 콘퍼런스에서도, 미국인적자원관리협회에서 주최한 ‘SHRM23’에서도, 다양성 포용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 ‘글로벌 기업에서나 하는 얘기지’라고 치부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우리 회사는 장애인이나 외국인이 없어 별문제 없어’라고 생각한다. 시너지 만드는 게 조직의 존재 이유하지만 다양성 포용은
2023.08.07 07: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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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급자와의 협상, 어떻게 해야 할까[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비즈니스 협상에서 구매자들은 대체로 큰 어려움이 없다. 돈을 주고 물건을 사기 때문에 파는 쪽보다 쉽다. 하지만 어려워하는 상대가 있다. 바로 독점 공급자다. 이유는 당연하지만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특정 물건을 사야 하는데 파는 곳이 한 군데밖에 없다. 유사한 물건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핵심 자원이나 기술·품질 등이 압도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판매자가 도리어 ‘왕’이다. 구매자는 곧 열위가 된다. 협상이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독점 공급자와의 협상에서 밀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답이 전혀 없을까. 아니다. 몇 가지 노력과 전략을 잘 활용한다면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먼저 우호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독점 공급자의 고객 중에서 최고의 손님(best customer)이 되는 전략이다. 지금까지의 거래 관계와 동반 성장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조건을 수용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세상에 일방적인 장사는 없다예를 들어 공급자도 구매자를 통해 매출을 계속해야 할 것이니까 양 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해 보자. 거래 물량 증대와 장기 공급 계약으로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다든지,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발생하는 이익을 분배해 양 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이것은 구매자의 요구 사항과 공급 업체의 강점이 어떻게 일치하는지 인식시켜 준다. 그런데 간혹 공급자의 모든 제품이 독점이거나 경쟁력이 강한 것은 아니다. 약한 고리가 있을 수 있다.이를 구매자의 내부 또는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보완해 주면 효과적이다. 구매자의 바잉 파워를 통해 제삼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공급자의 판매 활로를 열
2023.07.20 08: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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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관리자, 고난의 시대를 헤쳐 나가려면[이용수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구글·세일즈포스·메타·트위터 등에서 감원 바람이 불었다. 경기 침체에 대비하고 자금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상은 중간 관리자에게 맞춰졌다. 인원이 지나치게 많다는 이유다. 한국 은행들의 희망퇴직 대상자 연령도 40대 초까지 내려갔다. 한국의 대기업·중견기업에서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구조 조정도 저성과자와 고연봉 중간 관리자를 타깃으로 한다.역피라미드 현상은 오래된 숙제지만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임원 자리는 줄고 신입 사원은 뽑지 않는다. 중간 관리자급을 과장·차장 구분 없이 ‘매니저’, ‘책임’ 등의 이름으로 넓게 정의하는 기업들도 많다. 권한이 늘지는 않았지만 책임질 범위는 커졌다. 가성비가 낮다며 월급 루팡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한다.중간 관리자는 억울하다. 모호한 지시를 구체적 결과로 만들어 내고 경험이 적은 부하 직원들을 대신해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문제가 터지면 경험을 십분 발휘해 해결사로 뛰어야 한다.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나이는 들고 40대가 되면 불안해진다. 앞으로의 상황도 우호적이지 않다.비대면 노동 환경에서 윗 상사와 아래 부하 직원이 바로 연결되니 중간 관리자는 오히려 소통에 걸림돌이 된다는 말이 나온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상사가 스스로 정보를 쉽게 수집하고 가공하게 해 줘 중간 관리자의 필요성을 줄일 것이다. 중간 관리자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본다. 자신만의 뾰족함이 방패를 뚫는다‘타이탄의 도구들’의 저자 팀 페리스는 스페셜리스트가 돼야 하는지, 제너럴리스트가 돼야 하는지에 대한 답으로, 한쪽에 편향되
2023.07.13 07: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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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창업자 앤디 그로브, 전략 경영의 틀을 바꾸다[박찬희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전략은 전쟁을 위한 계책이다. 공동체와 구성원의 존망이 걸린 일이니 허황된 꾸밈이나 한가한 이론이 낄 자리가 없다. 하지만 한자리 얻어 권세를 휘둘러 보려는 얼치기는 동서고금 어디에나 있어 그럴듯한 말과 글로(혹은 신기한 연출을 더해) 멍청한 군주의 눈길을 끌고 군대와 나라를 망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황당한 명분론까지 끼어들면 전쟁을 이긴 장군이 ‘사술(詐術)로 나라의 존엄을 더럽혔다’며 책상물림들에게 탄핵당하는 일도 벌어진다.경영 전략을 접하는 사람들은 ‘신출귀몰한 병법의 지혜’를 기대했더니 뻔한 상식을 외우기 좋게 조립해 놓았다며 투덜대기도 한다. 사실 경영학의 개념과 기법이 상식을 체계적으로 다듬은 면이 있고 교과서는 원래 외워서 시험보기 좋게 짜맞춘 것이니 당연한 얘기다.다만 주먹보다 칼이 낫듯이 현실의 문제를 조금 더 쉽고 빠르게 정의해 푸는 데 도움이 된다면 쓸모가 있다. 그런데 아무 쓸모도 없고 오히려 현실을 보는 눈을 흐리게 만드는 얼치기 이론들이 난무하니 진짜 문제다.경영학도 학문 세계의 틀에 맞추다 보니 이론을 위한 이론을 논문으로 만들고 이런 이론만 머리에 가득한 학자들끼리 평가받는 일이 벌어진다.이런 일이 대세가 되면 쓸모있는 전략은 뒷전이 되고 뻔한 말과 글을 외운 얼치기들이 경영의 현실을 엉망으로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의 말에 주목한다. 전쟁 영웅에게 전쟁의 지혜를 구하듯이….걱정과 고민에서 기회를 찾다경영 전략 분야의 발전은 ‘생각하는 경영자’들이 주도해 왔다. 당시 체스터 버나드 벨 사장은 1930년대 통신사 현역 사장으로 하버드
2023.07.05 08: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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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포용, 착한 기업·착한 사람만이 하는 것일까?[김한솔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대한민국 축구계가 시끄럽다. 최근 끝난 U-20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기쁜 소식 덕분이면 좋겠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프로축구 선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오간 대화 때문이다.함께 뛰었던 태국 출신 선수의 외모를 빗대 비하성 발언을 한 게 알려졌다. K리그는 물론 구단 차원의 추가 징계도 거론된다. 선수의 개인 계정에서 오간 짧은 대화가 축구계 전반에 왜 이렇게 큰 이슈가 되는 것일까.‘다양성 포용.’ 최근 비즈니스에서 자주 언급되는 표현이다. ‘유리 천장’으로 은유되는 여성 차별을 줄이려는 시도부터 장애인이나 성 소수자, 다양한 인종을 배려하는 노력 등이다. 기업에서는 관련 위원회를 만들어 조직 차원의 관심도를 높이기도 한다.앞서 말한 프로축구 선수의 행동도 이 관점에서 ‘큰 사건’일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에 대해 ‘지나가는 트렌드’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하고 ‘그래 봤자 달라지긴 힘들다’고 체념하는 사람도 있다.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왜 많은 기업들이 이에 관심을 갖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다양성에 관심을 갖는 이유구글에는 낯선 이름의 조직이 있다. 바로 ‘포용성 챔피언(Inclusion Champions)팀’이다. 2000여 명의 정예 직원으로 구성된 이 팀은 구글에서 발표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인종·지역·성별 등에 상관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끔 관리한다.구글이 추구하는 게 ‘모두와 함께 모두를 위한 제품 개발’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들의 활동은 당연해 보인다. 여기에 당연한 질문을 다시 던져보자. 이들이 ‘모두’를 주창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글로
2023.06.22 08: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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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리더들의 소통법, ‘원온원 미팅’의 성공 기준[백재영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매일 만보기를 차고 회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하루에 1만 보를 걷는 리더가 있다. 망해 가던 캠벨 수프를 회생시킨 전설적인 인물, 더글러스 코넌트 전 캠벨 수프 최고경영자(CEO)다. 보통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1만 보를 걷지만 코넌트 CEO는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걷는다고 한다.복도나 식당, 회의실 등에서 구성원들과 마주칠 때마다 “내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을까요”, “더 나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직원들의 상황을 살폈다고 한다. 일명 ‘걷기 경영(managing by wandering around)’을 실천한 코넌트 CEO는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먼저 그들의 삶을 돌보고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코넌트 CEO처럼 오다가다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것도 좋지만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는 일대일 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구글·메타와 같은 실리콘밸리 기업의 리더들은 ‘원온원 미팅(one-on-one meeting)’을 실천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원온원 미팅 방식을 벤치마킹해 도입하고 있다. 원온원 미팅은 리더가 구성원의 상황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들의 성장과 성공을 지원하기 위한 소중한 시간이다.별도의 원온원 미팅을 챙기는 것이 바쁜 리더의 시간을 뺏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 원온원 미팅은 투자 대비 효과가 크다. “모든 리더가 투자해야 하는 필수 활동”갤럽의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리더와 미팅한 구성원들은 약 3배 더 높은 몰입도를 보인다고 한다. 높은 몰입도는 생산성과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성과 관리 프레임워크인 ‘OKR’의 창시자로 알려진 앤드루 그로브
2023.06.15 08: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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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경영 전략이 가진 가장 강력한 ‘필살기’[박찬희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경영학 공부를 잘못하면 그럴듯한 말만 둥둥 떠다닌다. 핵심 역량, 플랫폼, 시너지 같은 알고 보면 뻔한 말들에 요란한 그림 자료까지 더해지면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얘기인지도 흐릿하고 회의실은 학술 세미나장이 되고 만다. 일을 잘하려고 만든 경영학이 오히려 일을 망치는 셈이다.생각의 기반 없이 그럴듯한 말을 외워 떠들면 경영의 현실이 덮여 버린다. 구체적 기법(skill)보다 생각의 틀을 잡고 문제를 풀어 가며 남다른 발상을 제시하는 것을 중시하는 경영 전략 분야는 이런 ‘덧없는 말의 해악’이 가장 도드라진다.학교마다 경영학과가 있고 경영 전문 석사(MBA)나 박사도 흔해 경영학 용어나 기법은 어지간하면 다 아는 ‘상식’이 됐다. 용어와 기법을 몰라 답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생각해 쓸 줄 모르기 때문에 차이가 난다. 그런데 진정한 고수의 생각은 분명 남다르지만 그것을 제대로 알아보는 실력이 없으면 불행히도 그 차이를 알 수 없다.결국 사업의 실질적 내용이 아니라 포장술로 경쟁하고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 공허한 단어를 늘어놓고 떠들면서 돈과 시간을 허비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다.실제로 인터넷에 흔한 블로그 글이나 인공지능(AI)이 보여주는 답이 컨설턴트나 경영학 교수의 말과 큰 차이가 없다. 남다른 발상과 분석은 남들 다 아는 경영학이 아니라 사업에 대한 구체적 이해와 인간과 세상에 대한 통찰력에서 나온다. 인문학은 이를 위한 강력한 무기를 제공한다. 무협지에 나오는 남몰래 숨겨둔, 한 방에 승부를 결정짓는 ‘필살기’인 셈이다. 상상과 스토리텔링혁신은 게으른 사람의 상상에서 나온다. 부지런한 사람은
2023.05.28 10: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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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셔 오기’보다 중요한 ‘관리’…경력 이직자 안착을 위한 조직 역할[김한솔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대퇴사 시대’라는 말이 유행처럼 쓰였던 때가 있었다. ‘누구나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는 말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를 행동에 옮기는 게 많아진 상황에서 나온 표현이다.기업에 이는 위기다. 하지만 떠나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로 새롭게 오는 사람도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기업, 특히 한국에서는 정보기술(IT)업계를 중심으로 경력 이직자들의 원활한 조직 내 안착, 이른바 ‘소프트 랜딩’을 고민한다.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여러 가지 선물로 웰컴 키트를 준비하는 등 따뜻하게 맞이하려고 애를 쓴다.그런데 경력 이직자들의 성과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만족하지 못한다. 조직에 들어온 새로운 멤버가 적응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입 직원과 경력 직원이 있다면 누가 더 적응하기 쉬울까.아무래도 직장 경험이 있는 경력직이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신입은 경험치가 없기에 빈 컵을 채워 나가듯이 회사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간다. 하지만 경력직은 이미 자신의 컵에 무엇인가 어느 정도 채워 놓은 상태다.그것이 옮겨 간 조직과 잘 맞는다면 나머지 부분도 빨리 채워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존 경험에서 얻어진 것을 버리는 것이 먼저다. 운동도 그렇지 않은가. 시작할 때 잘못된 자세로 배우면 그 자세를 지우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자신만의 색깔과 스타일 덕분에 기존 직장에서 우수한 인재였는데 새로운 조직에선 헤매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일하는 사람을 탓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잘 통했던 업무
2023.05.19 09: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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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어려울수록 직원에게 투자해야 하는 이유[김광진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단어의 의미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표현한 ‘영구적 위기(permacrisis)’라는 단어가 있다. 2022년 영국의 콜린스 사전에 등재된 단어다. 코로나19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 등 예측하지 못하는 위기들이 계속되면서 그 심각성을 표현한 것인데 그 무게감이 상당하다.이런 불안과 불안정의 상황이 지속되는 환경에 둘러싸인 어떤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에서의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고 또 어떤 기업은 현실적인 위기감을 기회로 바꿔 또 다른 성장을 꿈꾸며 비전을 제시하며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다양한 산업에 있는 기업들과 교육·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필자가 느끼는 기업의 움직임과 대응은 두 갈래로 확연하게 구분된다. 마치 양극화의 현상과 비슷한 것 같다. 줄이지 말 것을 줄이는 게 문제한쪽은 모든 것을 줄여 나간다. 이른바 원가 절감 방식의 솔루션이다. 과거 20~30년 전의 생산성 자체가 중요했던 시기에는 그게 생존의 동력이었던 것은 맞지만 지금 기업의 성장과 비즈니스 성장 방식에서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진짜 문제는 줄이지 말아야 할 것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바로 임직원들의 사고와 역량을 넓히고 잠재력과 가능성을 개발하는 교육과 훈련이다. 어떤 경영자에게는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다. 단기적으로는 지출되는 비용이 줄어드는 것을 데이터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은 그때부터 멈추기 시작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다른 한쪽은 그 반대다. “어려울수록 직원들의 교육과 역량 향상에 투자해
2023.05.11 09: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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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내 멘탈 잡아줄 좋은 동료의 세 가지 조건[김한솔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힘든 일이 참 많다. 자기가 하기 힘든 일이 주어질 때, 여러 가지 일이 한 번에 떨어질 때, 업무 성과에 대한 압박이 심할 때 등 업무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일로도 힘든데 ‘사람’ 때문에 지칠 때도 있다.주변 사람에게 배신 아닌 배신을 당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의도를 오해해 나쁜 소문이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흔들릴 수밖에 없는 멘탈을 잡는 노력이다.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게 스스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렇게 개인이 모든 짐을 지는 것은 좀 가혹하다. 이때 필요한 게 ‘동료’다. 주변에 자신의 멘탈을 함께 챙겨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멘탈 관리를 도와줄 동료가 갖춰야 할 세 가지 조건을 소개한다.기업들이 동기 문화를 갖고 있는 이유가장 먼저 찾아볼 사람은 ‘쌍둥이’다. 말 그대로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그래서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주변 사람을 만들자.문제 상황이 비슷하다는 것은 정서적 교감을 나누기 가장 적합한 상대라는 뜻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동기 문화를 갖고 있는지 모른다. 힘들 때 서로 의지하며 술 한잔 나누기 가장 만만한 대상이니까.혹시 입사 동기가 없어 막막한가. 중요한 것은 입사 시기가 아니다. 자신이 리더 때문에 자꾸 멘탈이 흔들린다면 다른 팀 다른 리더 밑에서 고생하는 사람이 자신의 ‘쌍둥이’가 돼 줄 수 있다. 이렇게 비슷한 고민을 서로 공유하며 한바탕 쏟아내는 것만으로도 정서 관리에 도움이 된다.하지만 이게 해결은 아니다. 그래서 다른 차원의 동료도 필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찾아봐야 할 둘째 사람은 ‘롤모델’이다
2023.04.20 08: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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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MZ세대[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요즘 세대는 상하 관계가 엄격한 조직을 싫어한다. 상사가 권력을 틀어쥐고 상명하복을 요구하는 조직이라면 더욱 그렇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좀 더 자유롭고 수평적인 관계를 원한다.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구성원과의 합의를 중시하고 파트너로서 동등한 관계를 가진 조직 문화 말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그들이 권위적인 리더십을 원하지 않는 것은 맞다. 그렇다고 수동적이고 우유부단한 리더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해가 되는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호한 느낌도 든다. 조금 깊이 들어가 보자. 경영자 코치이자 하버드 메디컬스쿨 심리학과의 제프리 헐 박사의 조사 결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 70%는 파트너적인 동등한 관계를 원하고 있지만 동시에 보스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련한 멘토, 전문가적인 지식을 가지고 이끌어 가는 보스 말이다.그렇다면 이 시대에 걸맞은 리더십은 무엇일까. 조금 과장되게 얘기해 보겠다. 구성원들을 밀어붙이는 리더가 있다. 반면 구성원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리더가 있다. 어느 쪽이 최고의 리더십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가.눈치챘는가. 결론부터 말해 보자. 이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유능한 리더는 필요에 따라 한쪽 모드에서 다른 모드로 전환하기도 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기도 한다. 제프리 헐 박사는 수년간 상반된 리더상을 두고 고민한 결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가 아스트라제네카·마이크로소프트·픽사 등 글로벌 기업의 리더를 살펴보니 유능한 리더는 상황에 맞춰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롭게
2023.03.28 07: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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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전략]‘목표 수립’만 잘해도 조직의 성과가 높아진다
[경영 전략]해마다 하는 일인데 할 때마다 어려운 게 있다. 바로 목표 수립, 성과 평가 등 성과 관리다. 특히 올해는 다양한 위기의 경영 환경으로 더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함께 성과를 만들어야 할 요즘 세대들의 다름도 어려움을 더한다. 이처럼 위기 상황에서 달라진 구성원들과 함께 조직의 성과를 만들어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최근 세계적인 경영 석학으로 불리는 게리 하멜 런던 비즈니스스쿨 교수가 한국경제TV 특집 인터뷰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에서 경기 침체기 대응과 미래 성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앞으로는 조직과 리더십 체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재설계할지 집중해야 한다. 역할·지위와 관계없이 모두가 기업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업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을 도구나 생산 요소 등 인적 자본으로 보는 시선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구성원들을 인간으로서 대하고 그들이 성장하고 배우고 이바지할 기회를 책임지고 제공해야 한다. 회사가 구성원의 도구다.”여기에서 ‘인간으로 대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백종현 서울대 명예교수는 ‘인간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책에서 인간은 자신이 세운 원칙에 따르는 자율과 자기 지배의 삶을 산다고 했다. 한마디로 어떤 일의 시작과 끝을 스스로 정한다는 것이다. 목표는 제공하는 가치에서 출발따라서 인간으로 대한다는 것은 구성원 스스로 알아서 일하게 맡겨 둔다는 의미다. 그러면 구성원은 자율감으로 내적 동기가 높아지고 즐겁게 일에 몰입하며 그 결과 조직의 성과도 높아진다. 많은 심리학자들의 얘기다. 하지만 구성원 각자가 제멋대로 일하고 서로가 다
2023.03.24 09: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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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일에 푹 빠지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방법, ‘인정’[김민경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여기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두 회사가 있다. 먼저 A사는 구성원들 간 경쟁심이 강하다. 저마다 개인의 성과를 최고로 올리는 것이 우선이다. 이렇다 보니 분위기는 경직돼 있고 소통과 협업을 유도하려면 시간과 노력을 일부러 투자해야 한다. 새로운 시도도 일어나기 어렵다.B사는 사소한 일도 서로 축하하고 실패에 대한 공유도 활발하다. 리더는 직원들에게 결과에 대한 평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일하는 중에 피드백을 준다.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서로 생각이 맞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의견이 오가고 노고에 대해서는 고마워한다. 이 두 회사 중 어느 곳에서 더 좋은 성과가 날까. 압박감이 있어야 성과가 난다고?창의성의 대가로 꼽히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테레사 애머빌과 동기 부여와 생산성 분야의 연구자인 스티븐 크레이머의 연구 결과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그들은 구성원의 심리 상태와 성과 간 상관관계를 찾으려고 했다. 7개 기업 임직원 238명에게 매일 그날의 감정과 일에 대해 점수를 평가하고 다양한 심리 상태에 대해 기록해 제출하도록 했다. 그 결과 구성원이 긍정적인 마음 상태로 몰입할 때 더 좋은 성과가 나온다는 것을 발견했다.이는 압박감이 있어야 성과가 나온다는 기존의 통념에 반대된다. 연구에 따르면 구성원이 행복하면 창의성이 발현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그 결과 일터에서 몰입하게 돼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그렇다면 구성원들이 긍정적 마음 상태를 가질 수 있는 일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일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고 몰입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
2023.03.15 06: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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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이 기존 시장을 파먹는 ‘혁신의 모순’, 해결책은?[박찬희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아무리 훌륭한 회사도 늘 하던 방식으로 기존의 사업에만 매달리면 망한다. 세상은 늘 변하고 회사 내부의 사정도 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혁신을 내걸며 요란하게 바꾸려고 든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애써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알리고 부품 조달과 유통 등의 체제를 갖춰 놓았더니 후발 주자들의 판만 깔아 주는 ‘선구자의 불행(pioneering cost)’이 발생하고 혁신의 성과가 기존 사업을 잠식하는 ‘제 살 깎아 먹기(cannibalization)’가 되는 경우도 있다.새로운 사업에 힘을 쏟다 보면 기존의 사업 기반과 역량이 허물어지는 현상(capability self-destruction)도 벌어진다. 남 잘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자칫 잘못되면 책임만 뒤집어쓸까 걱정되니 조용히 누리며 살자는 사람들에게 ‘남다른 시도’는 꼴 보기 싫은 일이다.그럼에도 수많은 혁신적 사업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성공하면 팔자가 바뀌는 시장의 기회와 함께 가진 것을 움켜쥐고 버티다가는 하루아침에 쪽박 차는 경쟁 압력이 경영자와 투자자의 영혼을 두들겨 깨웠기 때문이다(대충 누리며 버티려는 경영자는 제품 시장에서 박살이 나거나 그전에 늘 새로운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쫓겨난다).경영학 책에는 이런 성공한 혁신이 영웅담으로 포장돼 나오는데 솔직히 홍보물에 불과하다. 세상에는 실패한 후발 주자에게 판만 깔아 주고 자기 사업만 망가뜨린 실패한 혁신도 많은데 망한 회사는 물어볼 곳이 없고 심란한 사연도 숨기기 바빠 제대로 알 수 없다. “훌륭한 경영자가 핵심 역량에 기반해 혁신했다”는 뻔한 소리 말고 실전에 쓸모 있는 전략을 생각해 보자.버텨봐야 어차피 빼앗긴다새로운
2023.02.21 06: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