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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낯익은 김치의 낯선 변신

    이색적인 김치 메뉴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셋. 온6.5서울 안국동에 위치한 온6.5는 김치에 ‘진심’이다. 이름도 김치가 가장 맛있게 익는 온도인 6.5℃에서 착안해 지었다. <미쉐린 가이드> 1스타 레스토랑인 비채나 출신 이정수 헤드 셰프는 ‘색다른 김치의 모색’이라는 슬로건 아래 튀김부터 국수까지 다양한 메뉴에 김치를 활용하는가 하면, 바질과 고수, 아스파라거스 등을 더한 이색 김치도 선보인다. 메뉴판에는 김치 떡볶이와 전복장김치 김밥, 오리안심 곁 매실김치 등 김치를 응용한 다양한 요리가 올라 있다. 그중 인기 메뉴는 김치튀김과 배추쌈이다. 김치튀김은 김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영감받은 음식으로 절인 배추에 붉은 양념을 바르는 것에서 착안해 새우젓 대신 다진 새우살을 붉은 김치 양념과 버무린 뒤 백김치와 김으로 말아 튀겼다. 여기에 국수 모양으로 짠 동치미 사워크림을 얹어 눈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한다. 셰프의 말에 따르면 짜고 매콤한 김치튀김에 산뜻한 신맛을 더해 맛의 균형을 잡았다고. 반면 배추쌈은 개성식 보쌈김치를 모티프로 떡갈비와 배추, 묵은지 등을 볶아 배춧잎으로 감싸 내놓는데, 매운 음식이 낯선 외국 손님에게 특히 인기 있다. 온6.5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120여 년 된 고옥을 개조한 단아하고 모던한 한옥에서 이색 요리와 함께 와인, 전통주를 곁들일 수 있다는 것. 140여 종의 와인과 10여 종의 전통주를 선보이며, 주문한 음식과 어울리는 술을 물으면 직원들이 친절하게 추천해준다.      지엠유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지엠유(G.M.U)는 ‘서울 속 작은 이탈리아’를 콘셉트로 이탈리아 수입 의류와 올리

    2024.03.29 14:16:25

    낯익은 김치의 낯선 변신
  • 김환기 돌아보기

    김환기 선생이 뉴욕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지 올해로 50주년이 됐다. 그의 안타까운 죽음과 작품 세계를 살펴본다. “구구삼정(鳩鳩森亭)에 나오면 하늘도 보고 물소리도 듣고 불란서 붉은 술에 대서양 농어(弄魚)에 인생을 쉬어가는데 어쩌다 사랑이 병이 되어 노래는 못 부르고 목쉰 소리 끝일 줄 모르는가.”김환기가 미국 뉴욕의 병원에서 남긴 마지막 말이다. 말을 할 수 없어 수화로 이야기했고, 이를 기록했다. 이 수화를 나누고 3일 뒤 그는 뉴욕 유나이티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1963년 록펠러 재단의 기금으로 뉴욕에 자리를 마련한 지 10년 만이었다. 목과 허리 통증이 심했던 그는 큰 수술을 받은 뒤 뇌사 상태에 빠져 사망했다. 비록 조국을 떠나 파리와 뉴욕에서 주로 생활했지만, 정작 그의 그림은 가장 한국적이기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너무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파리에서의 삶 “나는 그림을 팔지 않기로 했다. 팔리지가 않으니까 안 팔기로 했을지도 모르나 어쨌든 안 팔기로 작정했다. 두어 폭 팔아서 구라파 여행을 3년 할 수 있다든지 한 폭 팔아서 그 흔해 빠진 고급 차와 바꿀 수 있다든지 한다면야 나도 먹고사는 사람인지라 팔지 않을 수 없을 거다. 그러나 어디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인사가 있기를 바라겠는가.” _1955년 일기  1950년대 중반, 한국은 이제 막 전쟁 피해를 복구하고 경제 재건에 주력하던 시기였다. 당시 한국은 1인당 GDP 100달러도 언감생심이던 최빈국이었다. 김환기는 1956년 이미 파리로 건너가 3년을 그곳에서 활동했다. 당시 파리는 세계 미술의 중심지였기에 그는 파리에서 자신의 작품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했다. 3

    2024.03.29 14: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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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은 간다

    새 스니커즈 신고서. 니트 소재에 송아지 가죽 디테일로 포인트를 준 ‘쉐도우 카프스킨 스니커즈’. 초경량 무게와 슬립온 디자인으로 편안함을 강조했다. 벨루티 깔끔한 화이트 컬러에 스터드 장식 고무 밑창이 돋보이는 ‘트루 액트 스니커즈’. 메시와 패브릭 소재가 어우러져 착용감이 가볍고 편안하다. 발렌티노 가라바니 청키한 디자인에 오버사이즈 러버 솔에는 아이코닉한 링크 무늬로 포인트를 줬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오렌지 컬러 밑창이 눈에 띈다. 에르메스1990년대 루나 로사 세일링팀을 위해 처음 제작한 ‘아메리칸 컵 스니커즈’는 세일링을 위해 탄생한 만큼 내구성이 뛰어난 가죽과 통기성이 좋은 바이크 패브릭을 조합했다. 프라다숙련된 장인이 한 겹 한 겹 수공으로 염료를 덧입혀 완성한 ‘파티나 스니커즈’. 우아한 광택감이 매력으로, 포멀한 룩과 청바지에 모두 잘 어울린다. 에스.티. 듀퐁 편안함과 포멀함의 중간을 적당히 유지하는 점잖은 디자인의 가죽 스니커즈. 보스 레드와 화이트의 조화가 경쾌한 느낌을 주는 카프스킨 소재의 ‘포르토피노 빈티지 스니커즈’. 브랜드 로고를 크게 새긴 고무 소재 백 카운터가 시선을 끈다. 돌체앤가바나 부드러운 그레이 톤 스웨이드를 사용해 고급스러우며, 브랜드를 상징하는 ‘B’ 자수 로고와 베네치아 카프스킨 디테일, 토 캡을 장식한 펀칭 포인트가 인상적이다. 벨루티뒤꿈치의 패들 장식과 측면의 스탬핑 엠보싱 로고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탭스 스니커즈’. 토즈 가볍고 통풍이 잘 되는 메시 소재에 스웨이드로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라이트 블루

    2024.03.29 13:55:03

    봄날은 간다
  • 봄맞이

    퀴퀴한 옷장 구석구석 넣어둘, 청량한 봄의 기운. (왼쪽부터) 1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마린 노트와 은은한 머스크 향이 조화로운 ‘마린 오키드 사쉐’. 꿉꿉해진 옷장 속에 넣어두면 향이 배가된다. 그랑핸드 2 의류, 침구, 커튼 등에 직접 뿌리는 ‘아쿠아 유니버셜 린넨 센트드 미스트’. 세탁 후 마무리 단계에 사용하면 옷에 우아하고 상쾌한 향이 은은하게 밴다. 메종 프란시스 커정 3 30년 수령의 제주 편백나무를 2시간 동안 증류해 얻은 순수 원액을 담은 ‘더 스프레이’. 퀴퀴한 냄새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숲에 들어온 듯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희녹 4 편백나무로 둘러싸인 숲에 있는 듯 깊은 우디 향이 인상적인 ‘린넨 워터 히노키’. 다림질할 때는 물론, 세탁하기 어려운 패브릭에 뿌리기 좋다. 라부르켓 5 가죽 의상이나 구두, 가방, 액세서리 등에 바르면 가죽을 보호하는 ‘레더 & 우드 케어 로션(비즈 왁스)’. 은은한 향은 물론 코팅까지 더한다. 딥티크 6 공기 중에 분사하는 퍼퓸 스프레이 ‘쥬라식 플라워’는 목련을 연상시키는 꽃 향과 시트러스 향이 어우러진다.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 7 ‘프레그런스 태그 바스투’는 소나무 송진과 삼나무, 자작나무 향이 조화를 이룬다. 콤팩트한 사이즈로 행어나 문고리, 타월 랙 등 향기를 채우고 싶은 공간 어디에나 걸어두고 사용하기 좋다. 라부르켓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사진 박원태  

    2024.03.29 12:13:19

    봄맞이
  • 新車大戰(신차 대전)

    대한민국 도로를 뜨겁게 누빌 신차들. 치열한 경쟁 속 최후에 웃게 될 승자는. BMW 5 Series신형 5시리즈의 ‘약진’이 매섭다. 국내 출시 석 달 만에 5000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BMW가 8년 만에 수입차 판매 1위를 탈환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세련된 디자인과 BMW 특유의 운동신경, 뛰어난 효율의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진 결과다. 특히 이전 7시리즈에 버금갈 정도로 넓은 실내 공간에 대한 반응이 좋다. 실제 이전 세대보다 각각 길이 95mm, 너비 30mm, 높이 35mm 늘어났고, 실내 공간을 가늠케 하는 앞뒤 축간거리(휠베이스)도 20mm 길어졌다. 실내 공간도 대폭 변화했는데, 7시리즈 못지않게 고급스럽게 꾸몄다. 대시보드 위에는 12.3인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장착하고, 최신 트렌드에 따라 물리적 버튼을 최소화했다. 특히 신형 7시리즈에서 선보인 크리스털 디자인의 ‘BMW 인터랙션 바’는 마치 BMW 최상급 세단에 탑승한 듯 럭셔리한 감성을 전한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과 디젤, 전기자동차로 구성했는데, 모든 내연기관 모델에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해 전기차처럼 조용히 출발할 뿐 아니라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속도를 높인다. 올해 1분기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BMW 530e’와 ‘530e M 스포츠’를 국내에 도입할 예정. 이로써 연내 고성능 모델까지 총 13개 트림 라인업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TOYOTA Prius 하이브리드 하면 토요타가 떠오른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1세대 프리우스가 1997년에 출시됐으니 거의 30년간 꾸준히 진화해온 결과다. 이번엔 5세대다. 토요타에서는

    2024.03.20 15:25:34

    新車大戰(신차 대전)
  • MADE BY THE SEA

    해초를 태운 듯한 향기와 혀끝을 스치는 짭조름함, 아일라 위스키를 마시면 입안에서 바다가 출렁인다. 1 아드벡, 트라이 반 19년 아드벡은 아일라 위스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 중 하나다. ‘아드벡 10년’과 ‘아드벡 우거다일’ 등 노멜 제품도 훌륭하지만, 다양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위스키 애호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매년 소량의 배치만을 생산하는 ‘트라이 반 19년’도 그중 하나. 마침 얼마 전 다섯 번째 병입 제품을 선보였는데, 신선한 녹후추와 그을린 망고, 구운 통카 빈 등 독특한 풍미가 인상적이다. 2 엘리먼츠 오브 아일라, 캐스크 에디트 스모키한 첫인상 뒤에 단맛이 입안을 감싼다. 바닐라와 화이트 초콜릿, 과일 등 피트 향 뒤로 펼쳐지는 반전이 매력. 46%의 높은 도수로 피니시가 긴데, 입안에 남는 여운도 짠맛보다는 짭조름한 맛이다. 덕분에 아일라 위스키가 어려운 입문자도 금세 친해질 수 있다. 니트뿐 아니라 온더록스나 칵테일과도 잘 어울린다. 3 막탈라, 테라 아일라섬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인 보모어를 소유했던 스탠리 모리슨(Stanley P. Morrison)이 ‘각’ 잡고 만든 위스키. 이름이 선사하는 자연적 뉘앙스처럼 아일라 땅의 스모키함과 신선한 특성을 잘 보여준다. 자극적인 맛과 감칠맛, 상쾌함, 매끄러움 같은 다양한 매력이 혼재하는데, 특히 짭짤하면서 산뜻한 피니시가 일품이다. 4 브룩라디, 클래식 라디 브룩라디는 가장 실험적인 증류소로 평가받는다. 와인처럼 테루아를 강조해 위스키를 빚기 때문이다. 그중 ‘클래식 라디’는 아일라섬에서 난 보리로 만들지만 피트 향과 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눈을 감고 음미하면 달달한 몰트 본연의 향

    2023.11.27 16:32:26

    MADE BY THE SEA
  • COLORLESS

    색을 빼니 오롯이 생김새가 드러난다. 올해 출시한 자동차 중 가장 아름답거나 의미 있는 디자인을 추렸다. PEUGEOT 408 전통적으로 푸조는 자동차 이름 가운데에 ‘0’을 하나 넣으면 세단, ‘0’을 2개 넣으면 SUV라는 작명법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올해 출시한 408은 조금 색다르다. 세단이라기엔 지상고가 높고, SUV에서나 봤음 직한 플라스틱 클래딩이 차체 하단을 감싸고 있다. 게다가 지붕은 쿠페처럼 극적으로 떨어진다. 한마디로 세단과 SUV, 쿠페와 해치백을 한데 섞은 디자인이다. 매력이 집중되는 건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새로운 엠블럼을 중심으로 폭이 좁아지며 빗살처럼 내려오는 무늬가 공격적이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자아낸다. 예리한 조각도로 깊게 파낸 듯 힘이 느껴진달까. 한껏 치켜뜬 헤드램프 아래로 송곳니처럼 길게 빠져나온 주간 주행등은 브랜드의 상징인 사자와 절묘하게 부합한다. 뒷모습에도 사자 발톱을 연상시키는 헤드램프를 심는 등 여지없이 사자의 흔적을 남겨놓았다. 재미있는 부분도 있다. 사자가 고양잇과여서인지 고양이 귀 모양의 루프 스포일러를 달았다. 디자인적 요소로만 생각했는데, 0.28Cd의 낮은 공기저항 계수를 달성하는 데 일조하는 ‘장치’라는 것이 푸조의 설명이다. 이런 대범함을 스스럼 없이 디자인하는 브랜드는 푸조말고 또 있을까. 자동차 역사상 유사한 디자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낯설지만, 이 낯섦이 멋짐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TOYOTA Crown 크라운은 토요타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이다. 1955년 토요타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출시된 이후 16세대, 약 70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일본 직장인에게 ‘성공의 상징’으로 인식되어왔다. 우리나라로 치

    2023.11.27 16:23:45

    COLORLESS
  • 박서보 돌아보기

    얼마 전 작고한 박서보 선생은 단색화 열풍을 이끌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지만, 반대로 이런저런 구설과 비난도 많았던 인물이다. ‘단색화 거장’이라는 타이틀의 이면, 박서보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박서보 선생에 대한 책을 내기로 결심하자, 내 주위의 미술계 지인들이 나한테 훈수를 두기 시작했다. 그 훈수는 대체로 경고적 뉘앙스였다. ‘박서보 화백이 얼마나 악명 높았는 줄 알아요?’, ‘박서보 사단의 얘기를 모르시는군요. 책 내면 이래저래 말들이 많을 겁니다’라고 하며 나의 순진한 열정에 찬물을 끼얹었다.” 을 쓴 아트플랫폼아시아 대표 케이트 림은 책의 서문을 이렇게 시작한다. 재미있지 않은가. 책을 쓰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주위의 걱정이 시작됐다니. 그의 말년만 본 일반인에게는 컬러풀한 옷을 즐겨 입는 선한 인상의 노인이었을지 모르나, 정작 미술계에서 박서보는 오래전부터 꽤 악명 높은 인물이었다. 성격과 언행이 거칠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호하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박서보라는 인물을 다루는 것부터가 걱정을 살 정도로 말이다. 널리 알려져 있듯, 박서보는 한국의 단색화 열풍을 이끌며 197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을 주도했던 작가다. 그를 싫어할 수는 있어도 그의 업적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를 추앙하는 이들만큼 그를 비판하고 싫어하는 이도 많았다. 돌려 말하는 법을 모르는 직선적 언행, 홍익대학교 미대 위주로 패거리를 만들어 미술계를 좌지우지한 정략적 인물이었다거나, 독재 정권이 주도했던 민족기록화(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절 정부 주도하에 당대 화가들이 한국의 발전상을 주제로 그린 대형 회화 작품)에 참여한 기록, 그가 강조했던

    2023.11.20 15:36:07

    박서보 돌아보기
  • 영화, 극장 아닌 집에서 본다

    화면 사이즈와 화질이 영상 콘텐츠를 얼마나 몰입도 있게 구현하는지 결정한다면, 사운드는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부여한다. 높아진 극장 문턱에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일이 잦아졌다. 다행인 건 OTT만 봐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시리즈가 넘쳐난다는 것이다.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쉬운 건 경험의 질이다. 화려한 색감과 고해상도 카메라로 묘사한 섬세한 표현력, 명암비에서 우러나오는 깊이감을 온전히 감상하려면 더 큰 화면과 웅장한 사운드가 필요하다. 최신형 TV는 압도적 해상도로 시청자를 끌어들인다. 생생한 색 재현력과 눈부신 선예도는 고해상도 영상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데 제격이다. 더 낭만적이고 거대한 스크린 경험을 원한다면 가정용 빔 프로젝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빔 프로젝터나 고해상도 TV만으로는 극장에서의 경험을 재현하기가 부족하다. 사운드 때문이다. 배우의 작은 숨소리에서 느껴지는 긴장감, 화면에 보이지 않는 발소리가 주는 서스펜스는 사운드에서 비롯된다. 극장의 사운드 시스템은 관객을 향해 사방에서 소리를 쏟아내며 화면 한가운데에 있는 느낌을 연출한다. 이처럼 극장의 오디오 시스템은 관객을 영화에 몰입시키는 ‘열쇠’와도 같다. 지금까지 가정에서 극장의 사운드 시스템을 구현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과거 홈시어터가 유행할 때는 화면과 소파를 중심으로 사운드가 정확히 전달되는 지점을 계산해 스피커를 설치했다. 이사를 하거나 오디오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초기 설치만큼 비용과 수고가 들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한 것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입체 사운드 구현이었다. 사운

    2023.11.20 15:20:25

    영화, 극장 아닌 집에서 본다
  • 호텔 뷔페 사용 설명서

    호텔 뷔페 레스토랑의 인기가 뜨겁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만석이 될 정도. 그런데 뷔페에 가면 어떤 음식을 중점적으로 먹어야 할지 늘 고민하게 된다. 서울 유명 호텔 뷔페 셰프와 지배인에게 놓치지 말아야 할 메뉴를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플레이버즈 |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플레이버즈 서울 반포동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플레이버즈’는 뷔페 레스토랑계의 신흥 강자다. 세계 최대 여행 플랫폼 ‘트립 어드바이저’의 레스토랑 리뷰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맛’으로 정평이 나 있다. 뷔페에는 시푸드와 그릴 등 총 7개의 라이브 스테이션을 마련했는데 3일간 숙성한 LA갈비와 양갈비, 싱싱한 제철 해산물과 숙성 도우로 구운 화덕 피자 등이 특히 강세다. 여느 호텔과 차별화된 서비스도 인기 요인. 예를 들면 전문 바리스타가 만든 음료를 테이블에 직접 서빙하는가 하면 점심 고객에게는 갓 조리한 소고기 라자냐를 테이블로 가져다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서비스는 일명 ‘뷔설남(뷔페를 설명해주는 남자)’으로 불리는 임형철 지배인의 응대. 23년 경력의 호텔리어인 그는 모든 테이블을 찾아다니며 고객의 접시 위 음식을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함께 곁들이기 좋은 음식을 추천해준다. 가격은 성인 기준 주중 점심 15만9000원, 저녁·주말 17만9000원. “다른 호텔에서는 주로 저녁에만 제공하는 로브스터 테일과 킹크랩을 점심에도 무제한 선보인다. 그중 로브스터 테일은 부드럽고 살이 꽉 차 있어 고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 수제 갈릭 마요 소스와 곁들이면 부드러운 식감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손질 후 다리만 제공하는 킹크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2023.09.20 13:02:26

    호텔 뷔페 사용 설명서
  • FOR MY PET

    나는 못 써도 우리 아이에게는 좀 더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 소중한 반려동물을 위한 펫 뷰티 아이템을 모았다. (위부터 시계 방향) 1 사람이 사용하는 제품과 똑같이 연구하고 개발해 강아지와 고양이는 물론 털이 많은 사람도 사용 가능한 ‘이솝 애니멀’ 클렌저. 레몬 껍질과 찻잎, 스피어민트잎 등 보태니컬 추출물이 털에 깊이 스민 악취를 없애고 은은한 잔향을 남긴다. 이솝 2 물로 세정할 필요 없이 뿌려서 사용하는 스프레이 타입 세정제 ‘커들리-코트 클렌징 스프리츠’. 저자극 캐머마일 꽃 추출물을 함유해 반려견의 털과 피부를 순하고 부드럽게 가꿔준다. 키엘 3 탈모 샴푸로 유명한 TS에서 선보인 ‘TS 써니 애견 샴푸’. 코코넛에서 유래한 세정 성분을 함유해 자극을 줄이고, 콜라겐과 아르기닌 성분이 모질을 더욱 윤기 있게 가꿔준다. 샴푸 후 린스를 사용할 필요 없는 올인원 제품인 점도 특징이다. TS트릴리온 4 ‘데오도란트 알 프로푸마 디 무스치오’는 모근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악취를 은은한 머스키 향으로 바꿔준다. 털이 자라는 반대 방향으로 두 번 뿌린 후 빗으로 빗으면 끝. 무알코올 제품이라 더욱 믿음직하다. 산타마리아노벨라 5 올리브 오일과 로즈메리잎 추출물등 천연 재료를 주성분으로 만든 반려견 전용 보습 로션 ‘포 앤 노즈 로션’. 코와 발바닥 등 마르고 갈라진 피부를 촉촉하게 해준다. 버츠비 by 인터펫코리아 6 진드기 퇴치제로 알려진 ‘로지오네 스팟 님’은 산책할 때 모기와 벼룩, 진드기로부터 반려동물을 지켜준다. 산타마리아노벨라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사진 박원태

    2023.09.20 12:45:18

    FOR MY PET
  • 한가위만 같아라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 바텐더와 소믈리에 등 주류 전문가에게 가족과 함께 즐기기 좋은 술을 물었다.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발베니 12년 더블우드는 꿀처럼 달콤한 향과 말린 과일의 풍미, 부드러운 목넘김 등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 보리 재배부터 병입까지 수작업을 고집하는 제조 과정이 새벽부터 정성스레 차례상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닮았다.” - 강동희(웨스틴 조선 서울 라운지앤바 헤드 바텐더) 숙성 마지막 6개월 동안 셰리 오크통에 담아 셰리 향을 입히는 피니시 기법을 적용했다. 부드럽고 달콤한 맛 뒤에 은은하게 퍼지는 스파이시한 풍미가 압권이다. 샤토 도시에르 “세계적 금융 재벌이자 샤토 무통 등을 소유한 와인 명가 로칠드(Rothschild) 가문의 문장에는 다섯 아들의 화합과 협동을 뜻하는 5개 화살이 그려져 있다. 샤토 도시에르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 이 가문에서 만든 와인이다. 온 가족이 모이는 이번 추석에는 샤토 도시에르와 함께 화합과 협동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뇌어보는 건 어떨지.” - 김성국(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총괄 소믈리에) 프랑스 랑그도크 지방에서 시라(76%)와 무르베드르(24%)를 블렌딩해 만든다. 풍부한 과일 향의 풀보디 와인으로 잘 익은 과일 향과 후추, 초콜릿 향이 조화를 이룬다. 글렌모렌지 18년 “글렌모렌지 18년의 황금빛 수색은 풍요로운 가을을 떠올리게 한다. 크렘브륄레가 연상되는 바닐라와 부드럽고 달콤한 무화과, 오렌지 마멀레이드까지. 누구나 좋아할 만한 과일 향 식후주로 디저트와 잘 어울리며, 오롯이 위스키만을 즐기기도 좋다.” - 정보연 ( 저자·위스키 칼럼니스트) 15년간 버번위스

    2023.09.18 16:12:15

    한가위만 같아라
  •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차, 10년의 파트너십

    지난 2014년부터 매년 국내 중견 작가의 전시를 후원해온 국립현대미술관 ‘MMCA 현대차 시리즈’가 10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흔들리지 않던 신뢰의 시간을 돌아봤다. 지금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전이 열리고 있다. 내년 2월 25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현대차 시리즈 열 번째 전시이자 마지막 전시다. 2014년 처음 시작된 ‘MMCA 현대차 시리즈’는 지난 10년간 매년 작가 한 명을 선정해 개인전을 지원해왔다.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에게 대규모 신작 구현 기회를 제공해 한국 현대미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기획됐다. 스타트를 끊은 이불을 비롯해 안규철, 김수자, 전준호·문경원, 최우람, 최정화 등 1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든 유명 작가의 전시가 매년 열릴 수 있었던 건 후원 규모가 컸기 때문이다. ‘메세나(Mécénat)’라는 용어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한마디로 기업의 문화 예술 후원 활동을 말한다. 삼성은 일찍부터 리움미술관을 중심으로 메세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LG아트센터·아모레퍼시픽미술관·상상마당·롯데콘서트홀 등 익숙한 상호 역시 각 기업의 메세나 활동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기업이 후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이유는 사회에 대한 공헌, 그리고 기업의 이미지 향상을 위해서다. 예술을 후원하는 것만큼 가성비 높은 홍보 수단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도 움직였다. 현대차는 2013년 11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에 맞춰 후원 계약을 발표했다. 10년간 120억 원. 국립현대미술관 역대 최고 후원 금액이었다. 미술관 후원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후원을 택했고, 당시 현금 가치를

    2023.09.18 15:41:13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차, 10년의 파트너십
  • 맥주 탐구생활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맥주, 맥주에 관한 오해와 진실 10가지.NO | 맥주는 차갑게 마셔야 맛있다꼭 그렇지는 않다. 너무 차가운 맥주는 오히려 혀를 마비시킨다. 맛을 음미할 수 없으니 전체적인 맛과 향이 떨어질 뿐 아니라 거품도 풍성해지지 않는다. 또 맥주 맛이 싱거워져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다. 라거 맥주는 섭씨 4~6도, 에일 맥주는 8~10도 정도로 마실 때 가장 맛있다. NO | 거품이 많을수록 좋은 맥주다맥주 거품은 맥주를 즐기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맥주가 더욱 맛있어 보이게 할 뿐 아니라 맥주 표면이 직접 공기에 닿아 산화되지 않도록 보호막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맛을 보다 신선하게 유지한다. 하지만 거품이 많다고 해서 꼭 좋은 맥주는 아니다. 오히려 지나친 거품은 맥주의 청량감을 떨어뜨린다. 이보다는 거품이 오래 지속되는 맥주가 잘 만든 맥주라고 할 수 있다. 향과 탄산이 지속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YES | 첨잔은 맥주 맛을 떨어뜨린다컵에 남아 있는 맥주에는 탄산가스가 빠져 있다. 여기에 맥주를 덧따르면 신선한 맛이 약해지고 맥주 고유의 ‘톡’ 쏘는 탄산과 홉의 쌉쌀한 맛을 잃게 된다. 따라서 컵에 든 맥주는 다 마신 후 다시 따라야 한다. 기왕이면 잔도 수시로 바꾸는 것이 좋은데, 맥주는 기름과 상극으로 맥주 안주로 흔히 먹는 튀긴 음식이 잔 입구에 묻으면 맥주 거품이 빨리 사라지기 때문이다.NO | 맥주 색이 짙을수록 부드럽다 맥주의 주재료는 맥아다. 맥주 색은 맥아의 색에 따라 결정된다. 맥아를 고온에서 장시간 건조할수록 색상이 진해진다(커피 로스팅 과정을 연상하면 된다). 장시간 건조한 맥아를 사용할수록 맥주 색이 진해지고 구수한 맛이 난다. 그러나

    2023.07.31 15:46:26

    맥주 탐구생활
  • 여름 향기

    퀴퀴한 땀 냄새를 가려줄, 싱그러운 시트러스 향수진귀한 시칠리아산 오렌지의 싱그러움과 파도처럼 밀려드는 베르가모트·만다린으로 쨍한 여름을 그려낸 ‘애프터눈 스윔’. 상큼한 오렌지 향 뒤로 바다의 짭조름한 향이 더해진다. 루이 비통 덥다. 하지만 뜨거운 날씨보다 사람을 더 불쾌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바로 냄새다. 특히 코를 찌르는 듯한 퀴퀴한 땀 냄새는 여름을 더 힘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 반대로 좋은 향기는 잠시나마 더위를 잊고 기분까지 상쾌하게 해준다. 이렇듯 향수는 불쾌한 기분을 전환하고 체취까지 향긋하게 만드는 여름철 필수 아이템이다. 하지만 겨울 내내 사용하던 묵직한 우디 향의 향수를 뿌렸다가는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도 있다. 향수에도 당연히 TPO가 존재하는 것. 여름에는 시원하고 프레시한 향수가 어울리는데, 에디터는 그중에서도 레몬·오렌지 등 싱그러운 시트러스 계열 향수를 추천한다. 시트러스 향수는 타인은 물론 뿌리는 사람도 리프레시되는 효과가 있다. 특유의 상큼하고 짜릿한 향취가 기분을 좋게 하고, 은은한 향이 지속되면서 자연스럽게 체취와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런 계열의 향은 습도 높은 상황의 꿉꿉하거나 쿰쿰한 향을 가리는 데도 효과적이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산뜻한 향일수록 가볍게 뿌려야 더 효과적이라는 것. 옷을 입기 전 맥박이 뛰는 손목이나 귀 뒤, 목 등에 딱 한 번만 뿌린다.지중해의 싱그러운 여름에서 영감받은 ‘아쥬르 라임’. 오렌지와 레몬·라임 워터 향으로 시작해 바다 이끼와 오크우드 향으로 마무리된다. 톰 포드 뷰티 자몽 껍질의 상큼한 향과 달콤하면서 쌉싸래한 그레이프프룻,

    2023.07.31 15:29:33

    여름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