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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스타 게시물 삭제한 구찌…새 디자이너, 미켈레 뛰어넘을까[최수진의 패션채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의 구찌를 만든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지난해 말 사임한 데 이어 전 세계 패션 트렌드까지 변화하면서 실적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난 7월에는 구찌의 전성기를 이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마르코 비차리의 불명예 퇴진까지 발표됐죠. 공식 퇴임일은 오는 23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찌가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서 모든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수천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모두 없앤 것입니다. 지난 5월 경복궁 근정전에서 개최한 구찌의 '2024 크루즈 컬렉션 패션쇼' 사진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게시물 '제로(0)' 상태로 회귀한 거죠. 이를 두고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피드를 밀어버렸다'고 표현합니다. 브랜드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탓에 일상을 공유하는 목적이 아닙니다.  지난 자료를 한데 모아서 관리하고,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아카이브' 개념입니다. 그러나 변화, 혁신, 리브랜딩 등을 암시하기 위해 지난 자료를 모두 파기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하기도 합니다. 지난 8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 역시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전부 삭제하며 변화를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구찌 계정에 새 글이 올라온 것은 지난 17일. 첫 게시물은 올해 1월 선임된 새 디자이너 '사바토 데 사르노'의 얼굴이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구찌 계정에서 올린 것은 아닙니다. 디자이너가 자신의 계정에 올린 게시물이지만 다른 계정에도 공유되는 '콘텐츠 연동' 기능을 사용해

    2023.09.19 15:27:50

    인스타 게시물 삭제한 구찌…새 디자이너, 미켈레 뛰어넘을까[최수진의 패션채널]
  • ‘고객=찐팬’ 만든 나이키·이케아·넷플릭스의 CX 전략

    [브랜드 인사이트]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광고에 노출될까.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매일 약 6000개의 광고 메시지에 노출된다고 한다. TV 광고부터 옥외 광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다양한 곳에서 수천 개의 브랜드가 말을 걸어오는 동안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기억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CX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출발점이 돼 줄 것이다.  CX 전략, 왜 중요할까CX(Customer Experience)는 ‘고객 경험’을 의미하며 고객이 브랜드를 인지하는 순간부터 구매 여정의 모든 접점에서 브랜드와 상호 작용하는 경험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지각하는 광고의 수에서 짐작하다시피 이제 고객은 더이상 일방적인 메시지에 반응하지 않는다.단순히 더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고 더 가까운 곳에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긍정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구매한다. 실제로 많은 구매자가 더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에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다.고객 경험은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넘쳐 나는 사회에서 우리 브랜드를 차별화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그래서 기업 브랜딩에서 고객의 경험을 더욱 세심하게 설계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경쟁사에서 쉽게 모방할 수 있는 가격적 우위, 매장의 수, 제품의 종류 등과 달리 제대로 된 고객 경험을 통해 구축한 관계는 쉽게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이 경험하는 모든 순간을 포괄하는 CX 전략에 하나의 정석이란 없다.실제 브랜드들이 온라인·오프라인 그리고 온·오프라인 연결(O2O) 영역에서 어떻게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

    2023.09.19 06:05:01

    ‘고객=찐팬’ 만든 나이키·이케아·넷플릭스의 CX 전략
  • 제국의 도시들과 대한민국 경제 [EDITOR's LETTER]

    [EDITOR's LETTER]“빼앗긴 것은 되찾을 수 있어도 내어준 것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주인공 유진 초이가 고종에게 한 고언입니다. 유진(이병헌 분)은 극중 이민자로 나옵니다. 미국으로 귀화해 미군 신분으로 한국으로 건너와 독립운동을 돕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작가의 상상으로 만든 허구의 인물이었지만 드라마 방영 후 유진의 모델이라고 할수 있을 만한 실존 인물이 등장해 화제가 됐습니다. 독립운동가 황기환 지사입니다. 그는 1904년 하와이로 들어간 기록이 있습니다. 한국인 이민의 시초가 된 7000여 명의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 가운데 한 명으로 추정하는 근거입니다. 미국은 당시 하와이에서 중국과 일본 노동자의 세가 커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조선인을 불러들였습니다. 기근·역병·일본의 수탈 등으로 지옥 같았던 조국을 떠나 찾아간 하와이. 하지만 그곳에서도 조선인들은 노예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그렇게 하와이는 한국과 경제적 인연을 맺은 첫 미국 땅이 됐습니다. 계약 기간이 끝난 노동자들은 일본의 식민지가 된 조국이 아니라 미국 본토행을 택했습니다. 미국 서부 특히 로스앤젤레스(LA)에 많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들은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썼습니다. 임시 정부의 가장 큰 후원자가 된 것이지요.LA가 한국 사회에 큰 의미를 갖는 둘째 도시가 된 계기는 1965년 미국의 이민법 개정이었습니다. 이민 제한을 풀어 미국에 부족한 전문직과 숙련 기술직을 받겠다는 취지였습니다. 미국의 황금 자본주의 시절이었습니다. 문이 열리자 한국인들은 1년에 약 3만 명씩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아메리

    2023.09.18 07:30:01

    제국의 도시들과 대한민국 경제 [EDITOR's LETTER]
  • 달라진 기류?…도로공사, 불법 파견 소송에서 승소 [김진성의 판례 읽기]

    [법알못 판례 읽기]한국도로공사가 교통 관리 시스템 등 고속도로 정보통신 시설을 관리하는 용역 업체 소속 노동자들과의 불법 파견 소송에서 승소했다.법원은 도로공사가 과업지시서를 두고 용역 업체들에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정보를 제공했다고 해서 이 업체들의 직원들을 상대로 지휘·명령을 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최근 노동자들이 연이은 승소에 힘입어 불법 파견 분쟁 전선을 넓혀 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다소 안도할 만한 판례가 나왔다는 평가다.  “과업지시서만으론 지휘·명령 인정 안 돼”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1부(정회일 부장판사)는 2023년 8월 10일 대보정보통신·스마트비전·아이트로닉스·진우산전 등 도로공사의 용역 업체 네 곳에 소속된 노동자들이 낸 근로에 관한 소송(사건번호 : 2021가합52802)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이들은 용역 업체에 소속돼 교통 관리 시스템, 터널 교통 관리 시스템, 요금 징수 설비, 제한 차량 단속 설비 등 정보통신 시설을 유지·관리하는 업무를 해 왔다. 도로공사는 자회사인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을 민영화한 2002년부터 정보통신 시설 관리를 외부 업체에 위탁해 왔다. 2010년부터는 2~3년마다 공개 입찰을 통해 지역별·사업별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원고들은 이 같은 정보통신 시설 관리 방식이 사실상 파견 근로를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도로공사의 지휘·명령을 받아 업무를 해 왔다”면서 “파견법에 따라 도로공사에 직접 고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견법은 2년 이상 파견 노동자로 근무한 직원은 사업주가 직접 고용해

    2023.09.17 06:05:01

    달라진 기류?…도로공사, 불법 파견 소송에서 승소 [김진성의 판례 읽기]
  • 옷이 총보다 강하다…미국 퍼스트레이디의 패션 정치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한 국가 대통령의 배우자 ‘퍼스트레이디’는 해당 국가의 여성을 대표하는 유일한 지위와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당대 여성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대표적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퍼스트레이디는 사회 지도층의 여성으로서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대내적·대외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패션 스타일로도 대중에게 그 이미지를 전달한다.그만큼 퍼스트레이디의 패션 스타일과 이미지의 영향력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대중의 관심과 함께 점점 커지고 있고 퍼스트레이디를 주제로 한 드라마나 다큐멘터리도 대거 등장하면서 화제를 몰고 있다. 최근에 필자가 흥미 있게 봤던 CNN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는 미국 역사상 크게 주목받았던 영부인의 삶을 다룬 내용이었다.미국 최초의 유색 인종 출신 영부인 미셸 오바마부터 재클린 케네디 등 각자 이미지가 확연히 다른 여섯 명의 퍼스트레이디가 어떻게 그 무거운 자리를 지켜내는지에 관한 스토리다.필자는 개인 이미지 관리(PI : Presidential Identity) 전문가로서 퍼스트레이디의 이미지 가치를 각자 어떻게 브랜딩하는지에 집중했고 인격과 가치관을 짐작하게 하는 퍼스트레이디의 패션도 큰 볼거리였다.  재클린 케네디, 피 묻은 샤넬 핑크 투피스로 정치적 메시지미국의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암살되던 1963년 11월 22일, 남편이 직접 골라준 핑크색 샤넬 투피스를 입었던 재클린은 세 개의 탄환이 발사된 그 8초 만에 모든 것을 잃었다.재클린은 에어포스원에 탑승할 때 남편의 피로 얼룩진 옷을 계속 입고 대통령직을 승계한 린든 존슨 대통령 취임 시 그 차림 그대로 서면서 정치적 암살에 희생된 안타

    2023.09.17 06:04:01

    옷이 총보다 강하다…미국 퍼스트레이디의 패션 정치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 유치권자가 유치물을 타인에게 사용하게 한 경우 대처법[조주영의 법으로 읽는 부동산]

    [법으로 읽는 부동산]공사 업체가 부동산 관련 토목 내지 신축 공사를 수행했지만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해 ‘이곳은 유치권 행사 중입니다’, ‘타인의 출입을 금합니다’ 등의 현수막을 내건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유치권은 타인의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가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해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 그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다. 이와 관련해 유치권자의 선관주의의무위반에 의한 유치권 소멸이 인정되는지가 주요 쟁점이었던 대법원 판결을 소개한다.소외인(위탁자)은 8만4966㎡에 이르는 방대한 토지를 모 신탁회사(수탁자·원고)에 신탁했는데 모 건설회사(피고)는 공사 계약에 따라 공사를 수행했음에도 약 144억원의 공사 대금을 받지 못했다. 그러자 2008년 10월부터 위 토지에 유치권을 행사했다. 그런데 원고는 2019년 6월 ‘피고의 유치권이 부존재한다’고 주장하며 토지 인도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1심은 전체 토지 면적의 절반을 초과하는 6필지(5만9532㎡)에 관해 ‘피고가 제삼자로 하여금 경작지로 이용하도록 허락했거나 적어도 이를 사용하는 것을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피고의 유치권은 소멸했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2심은 피고가 2020년 11월 이후 모든 토지에 대한 점유를 상실했으므로 위 6필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에 대한 피고의 유치권도 소멸했다고 함으로써 결국 피고의 유치권은 전부 소멸한 것으로 판단했다.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의 위법을 지적하며 피고의 유치권이 전부 존재한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먼저 6필지

    2023.09.16 09:28:29

    유치권자가 유치물을 타인에게 사용하게 한 경우 대처법[조주영의 법으로 읽는 부동산]
  • 도박과 저축 사이, 부동산 투자의 목적[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투자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시세 차익을 머리에 떠올리게 된다. 시세가 쌀 때 사서 시세가 오르면 비싼 값에 팔아 시세 차익을 남기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투자의 형태다. 그러다 보니 집과 같은 자산을 샀다 팔았다 하면서 자산을 늘려 가는 것이 재테크의 왕도처럼 여겨지기까지 한다. 실제로 한국 사람은 미국 사람에 비해 거래를 자주 하는 편이다. 국토교통부 통계가 시작된 2006년부터 작년 2022년까지 17년간 한국의 주택 거래량은 연평균 140만 채 정도(140만1949채)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미국 주택의 평균 거래량은 514만 채 정도(514만1176채)다.  한국 주택의 거래량은 미국의 27.3% 정도에 달한다. 그런데 한국 인구가 미국 인구의 15.3%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인구 대비로 한국 주택은 자주 거래되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미국에 비해 78% 정도 거래가 많은 편이고 미국 사람에 비해 주택 보유 기간이 56%밖에 안 된다는 뜻도 된다. 한국 주택 회전율, 미국보다 78% 높아한국 주택의 매매 회전율이 미국보다 높은 이유 중 한 가지는 부동산 세제에 기인한다. 미국은 보유세제가 최초 취득가에 연동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주택을 보유한 사람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다시 말해 비슷한 가격의 주택이라도 과거에 시세가 쌀 때 집을 산 사람은 보유세를 적게 내고 나중에 시세가 오른 가격에 산 사람은 보유세를 많이 내게 된다. 이러니 직장 문제로 거주 도시를 옮기는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는 이상 집을 팔지 않는다. 다시 말해 기존 집을 팔고 근처에 다른 집을 사는 일은 가능한 한 피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오래 집을 보유하는 사람

    2023.09.14 07:30:03

    도박과 저축 사이, 부동산 투자의 목적[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코인 투자 데이터가 보인다[비트코인 A to Z]

    투자의 세계에서 장기적으로 검증된 실적을 가진 투자자들은 모두 자체적으로 엄격한 분석을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식이나 채권 등 기존 자산은 거래 활동과 가격 책정을 위한 방대한 시장 데이터, 비즈니스와 산업 분석 자료, 자산 비교를 위한 참조 데이터 등 기회와 위험을 평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하고 신뢰할 만한 지표들이 존재한다.하지만 가상자산에서는 일별 변동 폭이나 시황이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에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풍부한 시장 정보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 가상자산은 투자자들이 익숙한 데이터 세트뿐만 아니라 다른 자산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또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바로 온체인 데이터다.거의 모든 가상자산은 블록체인이라는 투명하고 탈중앙화된 환경에서 운영되고 해당 가상자산에 연결된 모든 거래를 꼼꼼하게 문서화해 모든 이용자의 잔액과 집계된 행동에 대한 종합적인 데이터를 보여준다. 하지만 원시 온체인 데이터는 즉각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마치 열쇠 없이 복잡한 코드를 해독하는 것과 같아 블록체인 분석 기업의 도움을 받는다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로 가공할 수 있다.이번에 발표된 체이널리시스의 가상자산 건전성 평가 보고서를 바탕으로 기존 자산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관점을 얻을 수 있는 세 가지 측면과 온체인 데이터가 어떻게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본다.비트코인 이더리움 변동성 알 수 있어분포(distribution) : 해당 가상자산이 얼마나 널리 분포됐는지, 소수에게만 집중돼 있는지 등을 이해하면 그 자산의 인기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모든

    2023.09.13 07:30:03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코인 투자 데이터가 보인다[비트코인 A to Z]
  • 독일의 경쟁자가 된 K-방산, 그리고 한화그룹의 미션 [EDITOR's LETTER]

    “천재성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고, 용기에는 한계가 없다.”어디서 들어본 문구지요? ‘히든 피겨스’란 영화 포스터에 붙어 있던 문장입니다. 1960년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있던 흑인 여성들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입니다. 주류인 백인 남성들이 틀에 박힌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흑인 여성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창의적 방식으로 궤도를 계산해 냅니다.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옷 색깔이었습니다. 백인 남성들은 모두 짙은 색 바지에 와이셔츠, 마치 유니폼 같은 옷을 입었습니다. 흑백이었습니다. 반면 흑인 여성들은 노란색·보라색·연두색·파란색·녹색 등 다양한 옷을 입고 등장합니다. 감독이 이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다양성은 빛을 발하게 하고 획일성은 어둠을 드리운다.”기업 문화를 얘기할 때 가끔 인용하는 사례입니다. 다양성과 창의성의 관계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10여 년 전 기업을 취재할 때가 생각납니다. 먼저 서초동 삼성전자 홍보실. 갈 때마다 뭔가 소란스럽고 북적거렸습니다. 수많은 대화가 오갔고 복장 자율화로 옷차림은 더 다양해졌습니다. 다음은 네이버. 여기는 대학 캠퍼스인 줄 알았습니다. 곳곳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웃음소리도 들리고 밝은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두 회사는 이후 급성장했습니다.강북으로 건너오면 달랐습니다. 어느 날 시내 한복판에 있는 한화빌딩에 들렀습니다. 분위기는 축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조명은 침침했고 침묵이 흘렀습니다. 임원 뒤쪽에 ‘의리(義理)’라고 쓰인 큰 액자가 걸려 있었습니다.

    2023.09.12 13:39:09

    독일의 경쟁자가 된 K-방산, 그리고 한화그룹의 미션 [EDITOR's LETTER]
  • “이별 후 공허함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안주연의 다시, 연결]

    [안주연의 다시, 연결] 이게 고민거리가 되는지 한참 고민하다가 그래도 이런 분들이 의외로 많지 않을까 싶어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연락드립니다. 저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이제 2년 차가 된 20대 아현(가명)입니다.저는 최근 이별했습니다. 대학생이 된 이후 직장인이 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친구여서 받아들이기가 많이 어려웠습니다. 최근까지도 눈물로 지새우다가 이제는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아 용기 내 사연을 쓰게 됐습니다. 이별 후 내게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알아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도 자진해 맡았고 매일 오후 11시까지 야근도 종종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생각이 납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요.언제쯤 괜찮아질지 마음이 많이 힘듭니다. 남들이 들으면 당황할 수도 있는데 더 큰 자극을 받으려고 이사도 할 정도로 제게는 심각한 일입니다. 앞으로도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면 계속 이런 일이 있을 텐데 그게 너무 두렵기도 해요. 슬퍼할 시간도 없이 일상에 뛰어드는 것도 사실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현(가명) 님, 반갑습니다.“이게 고민거리가 될지 고민하다가 이런 분들이 의외로 많지 않을까 싶어” 사연을 보낸다고 하셨는데, 이 대목에서 아현 님의 솔직한 성격과 문제 해결의 자세가 느껴졌습니다. 맞아요. 우리는 직장 생활 외의 삶에서도 많은 사건과 도전을 만나게 됩니다. 가족과의 갈등, 배우자나 연인 관계에서의 결별이나 어려움, 건강의 위기, 재정적 어려움과 같은 스트레스들이 우리의 일상을 흔들고 업무에 전념하기 어렵게 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개인적 삶의 고난과 업무 수행의 균형을 잡아 갈

    2023.09.11 06:30:01

    “이별 후 공허함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안주연의 다시, 연결]
  • 고금리·고물가·고성장…뉴 노멀 시대의 경제 원리 [머니인사이트]

    [머니 인사이트]7월 말 미국 중앙은행(Fed)은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5.25~5.50% 인상했다. 2022년 3월부터 약 1년 4개월 동안 5.25%포인트를 올리는 강력한 통화 긴축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와 노동 시장은 견조하다. 미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2023년 봄을 저점으로 오히려 반등하고 있고 제롬 파월 Fed 의장은 7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우리는 더 이상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며 그동안의 경기 침체 전망을 철회했다.예상했던 Fed의 기준금리 인하 전환 시점이 늦춰지고 그 폭도 점점 좁아지면서 미국과 한국의 국채 10년 금리도 8월 22일 현재 각각 4.32%, 3.98%까지 반등하며 5월 저점 대비 각각 1.00%포인트, 0.71%포인트나 급등했다.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2023년 들어 금리 하락을 예상해 장기 국채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이 어느 정도 손실을 상쇄했겠지만 한국 국채 투자자들은 상당 부분 평가 손실에 진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Higher for longerFed의 통화 긴축이 꽤 높은 강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전 세계 많은 연구 기관들이 전망했던 글로벌 경기 침체의 조짐은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 경제에서 통화 긴축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첫째, 고용 시장이 탄탄하다. 부채가 많지 않은 고령자들이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기간 동안 자산 가격 상승을 경험하면서 은퇴를 결심했고 이민자의 유입이 많지 않아 저임금·저숙련 일손이 계속 부족하다. 또한 팬데믹이 시대의 전환을 가속하면서 기술 기업들의 고숙련 노동

    2023.09.10 09:38:24

    고금리·고물가·고성장…뉴 노멀 시대의 경제 원리 [머니인사이트]
  • 창과 방패, 모두가 필요한 시기엔 ‘바벨 전략’ [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시장의 활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는 단연 거래 대금일 것이다. 월초부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 대금 추이가 차별화되고 있는데 코스닥의 거래 대금이 유가증권시장의 거래 대금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현재 9월 3거래일 평균 거래 대금은 유가증권시장이 8조7000억원으로 8월 11조원 대비 20% 감소했다. 하지만 9월 코스닥시장의 거래 대금은 13조3000억원으로 전월 12조1000억원 대비 9.5% 증가했다. 아직 월초이지만 유가증권시장의 거래 대금은 줄어들고 코스닥시장의 거래 대금은 늘어나는 상황이 월말 혹은 연말까지 지속된다고 가정할 때 어떤 시장 성향이 펼쳐질까.이를 알기 위해 2010년부터 현재까지 코스닥시장의 거래 대금과 상관성이 정의 관계인 스타일(팩터)과 업종을 살펴보고 유가증권시장의 거래 대금과 상관성이 역의 관계인 스타일과 업종을 살펴봤다.결론적으로 코스닥시장 거래 대금과 정의 관계가 높은 스타일은 고베타, 공매도 상위, 거래 대금 상위, 개인 순매수(1년) 상위 등이었다. 업종으로는 코스닥시장과 건강 관리 장비, 제약·바이오, 국방, 방송·엔터테인먼트, 게임, 상호 미디어, 증권, 전기 제품(2차전지) 등이었다.또한 유가증권시장의 거래 대금과 역의 관계가 높은 스타일은 고배당, 기관 1년 순매수 상위, 목표 주가 괴리 상위, 저PER, 주가 낙폭 과대(3M), 실적 상향 등이었고 업종으로는 유틸리티, 은행, 손해보험, 호텔·레저, 섬유·의복 등 디펜시브 콘셉트였다. 현재 한국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는 하향 조정 중이고 중국발 리스크 확대와 달러 인덱스, 명목 금리 상승 등 외부 센티먼트 역시 안전 선호가

    2023.09.10 09:33:52

    창과 방패, 모두가 필요한 시기엔 ‘바벨 전략’ [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 트립닷컴, 역대 가장 많은 호텔 항공 예약 건수 [돈 되는 해외 주식]

    [돈 되는 해외 주식]중국 여행사인 트립닷컴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12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80% 증가했고 비일반 회계 기준(Non-GAAP) 순이익은 34억 위안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각각 컨센서스를 4%, 37% 웃돌았다. 견조한 톱라인 성장으로 2분기 매출총이익률·영업이익률·조정순이익률은 분기 대비 평이하거나 2.1%포인트, 8.1%포인트 개선됐고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 또한 33%로 분기 대비 2%포인트 개선됐다.사업 부문별로는 올해 2분기 항공·기차·숙박·패키지 여행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173%, 216%, 492% 증가하며 2019년의 141%, 126%, 69%까지 회복됐다. 기저 효과와 국내외 호텔·항공권 매출 호조로 매출 증가율과 회복률 모두 올해 1분기 수준을 웃돌았다.트립닷컴의 국내외 호텔과 항공권 예약 건수는 2분기 전년 대비 약 160%, 100% 증가하며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7월에도 업계 평균을 웃도는 견조한 회복률을 지속 중이다. 2분기 국내 호텔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170% 증가하며 2019년 대비 60% 증가했고 7월에는 2019년 대비 70% 증가했다.아웃바운드 호텔과 항공 예약 건수는 올해 2분기와 7월 각각 2019년 동기의 60%, 80%까지 회복됐는데 이는 중국 국제선 항공편 수 회복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2분기 글로벌 플랫폼의 호텔·항공 예약 건수도 모두 2019년의 약 2배를 기록했다. 특히 항공권 예약 건수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전년 대비 120% 증가했고 7월에도 세 자릿수의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8월 10일 중국문화여행부가 지난 1월, 3월에 이어 3차 해외 단체 관광 허용 국가 리스트를 발표하며 중국 아웃바운드 여행 수요는 한 단계 높아진 상황이다. 중국

    2023.09.10 09:32:52

    트립닷컴, 역대 가장 많은 호텔 항공 예약 건수 [돈 되는 해외 주식]
  • ‘분노의 트럼프 머그샷’ 폭정에 맞서는 투사로 둔갑시켜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역대 미국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머그샷(mugshot :범죄인 식별 사진)’까지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역발상 이미지 브랜딩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지난 4월 성 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됐을 당시 ‘가짜 머그샷’으로 티셔츠 등을 만들어 판매한 바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기에 실제 머그샷을 어떤 이미지로 찍을지 대중의 관심이 쏠렸었다.트럼프 전 대통령과 캠프도 머그샷과 관련해 사전 논의하고 치밀한 이미지 브랜딩 전략을 세울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는데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Never Surrender!)’라는 문구와 함께 머그샷을 활용한 기념품으로 이틀 만에 100억원 정도를 모았다고 한다. 역시 사업가 출신답게 이미지 브랜딩 전략 또한 기발하게 활용했다.  머그샷마저 ‘미국 저항의 상징’으로 둔갑시켜과거 미국 정치인들은 자신의 무죄나 기소의 부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웃는 얼굴로 사진을 찍었던 예가 있다. 톰 드레이 전 하원 원내총무는 2005년 돈세탁 혐의로 기소됐을 때 활짝 웃는 얼굴로 머그샷을 찍었고 2004년 대선 때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도 2011년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을 때 웃는 얼굴로 머그샷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으로 부릅뜬 눈빛으로 폭정에 맞선 미국 저항의 상징 이미지를 선택했고 역시 이번에도 ‘굴욕 사진’인 머그샷조차 ‘인생 사진’처럼 탈바꿈시켜 지지층을 오히려 결집하는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2023.09.10 07:00:09

    ‘분노의 트럼프 머그샷’ 폭정에 맞서는 투사로 둔갑시켜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 ‘업무상 비밀’로 광명·시흥 땅 투기한 전 LH 직원 [민경진의 판례 읽기]

    [법알못 판례 읽기]미공개 개발 정보를 이용해 지인들과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 직원이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피고인들이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개발 정보를 이용해 총 25억원을 들여 사들인 토지의 시가는 개발 계획이 발표된 이후 약 5배 급등했다. 그런데도 1심 법원은 피고인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법원은 미공개 개발 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취득했다는 행위에 대한 검찰의 위법성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공소장을 다시 쓴 끝에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최종 유죄 판결을 이끌어 냈다.  1심 “공소 사실, 유죄 입증하기에 부족”대법원 1부는 2023년 9월 5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LH 전 직원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함께 재판에 넘겨진 A 씨의 지인 법무사 B 씨와 매제 C 씨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6월,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도 그대로 유지했다. 이들이 개발 정보를 이용해 취득한 땅도 모두 몰수됐다.A 씨는 2017년 1월부터 LH 광명·시흥 사업본부 단지사업 1부에 근무하며 특별관리지역 내 취락정비사업 및 연계 개발 후보지 발굴·선정 등의 업무를 맡았다. 그는 같은 해 2월 LH 본사에서 열린 ‘광명·시흥 해제지역의 계획적 관리를 위한 TF 킥오프 회의’에 직접 참석해 기존 사업 방식과 달리 LH가 직접 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으로 취락정비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A 씨는 LH 광명시흥사업본부에서 관리하고 있던 특별관리지역 내 취락정비사업 우선 추진 후보지 구역 위

    2023.09.10 06:05:01

    ‘업무상 비밀’로 광명·시흥 땅 투기한 전 LH 직원 [민경진의 판례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