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d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신호에 ‘뚝’ 떨어진 국채 금리 [머니 인사이트]
[머니 인사이트] 금리 인상 종료를 넘어 시장의 금리 인하 시그널을 반영하면서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시장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기자 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하락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금리 인상의 중단 조건을 논의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파월 의장은 “Fed 위원들은 2월 FOMC에서 향후 금리의 경로에 대해 상당한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2월 23일 발표될 FOMC 의사록을 확인해야겠지만 실상 Fed 내부에서도 금리 인상 중단에 논의한 것을 시사한 것이다. 이날 파월 의장은 “지속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은 금리 인상 이후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고 인정한 파월 의장의 발언과 금리 인상 중단을 논의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Fed 완화적 스탠스, 견조한 고용 지표2월 FOMC에서 ‘매파적(통화 정책 긴축 강조)’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시장의 예측과 달리 파월 의장이 완화적인 스탠스를 보이자 Fed의 긴축 우려를 상당 부분 덜어냈다. 지난해 12월 FOMC에서 Fed 위원들은 미국의 기준금리를 5.00~5.25%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올해 총 75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암시했다.하지만 Fed의 완화적인 스탠스로 2월 FOMC 이후 시장은 3월 FOMC에서 25bp 인상을 마지막으로 최종 기준금리 4.75~5.00%에서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더 나아가 시장에서는 3월 FOMC 전까지 고용이 둔화되고 물가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는 점이 확인된다면 3월 FOMC에서 금리를
2023.02.24 06:00:03
-
[최수진의 패션채널] '아디다스' 품 떠난 리복, 샤킬 오닐 시절 영광 재현할까
LF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의 국내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지 이제 10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꽤 열심히 합니다. 최근 캐나다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다임, 스트릿 브랜드 니들스 등과 협업해 한정판 스니커즈도 출시했고요. 오늘(23일)은 브랜드 공식 엠버서더인 배우 옹성우, 조이현을 활용한 화보도 공개했죠.올해부터는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패션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습니다. 이미 예전 명성을 잃은 리복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리복은 1895년 시작해 올해로 128년이 된 영국 스포츠 브랜드입니다. 한때는 미국의 나이키, 독일의 아디다스 등과 직접적인 경쟁을 할 만큼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었고요. 1990년대 전성기에는 미국 NBA 스타인 샤킬 오닐, 앨런 아이버슨과 함께 마이클 조던의 나이키와 맞짱을 뜰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이런 역사가 있었기에 사세가 기울어지고 있던 2005년 아디다스가 31억유로(약 4조원)를 주고 리복을 인수한 것 아닐까요. 리복이 가진 부채(5억5000만달러)까지 떠안았죠. 당시 아디다스는 시장 1위 나이키를 뛰어넘기 위해 애를 썼는데, 시장점유율 8%를 확보한 리복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죠. 인수는 2006년 마무리됩니다.그때만 해도 리복은 40억달러(약 5조원, 2004년 기준)의 매출과 2억900만달러(약 39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브랜드였죠. 이미 매출 하락이 시작되고 있었지만 아디다스는 브랜드를 다시 회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디다스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리복의 영향력은 크게 줄었
2023.02.23 14:45:27
-
[최수진의 패션채널] 초통령 앞세운 럭키슈에뜨…MZ세대 지갑 열까
아이돌그룹 아이브가 '초통령'이라고 합니다. 초등학생들 사이에 제일 인기가 많다는 건데, 중고생들도 마찬가지랍니다. 이에 코오롱FnC도 아이브를 잡고 마케팅에 나서네요. 역시 패션회사라 트렌드에 민감한 것 같습니다.코오롱FnC의 영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 '럭키슈에뜨'가 오늘(22일) 새로운 뮤즈로 아이브의 멤버 안유진을 발탁했습니다. MZ세대 워너비 아이콘이자 긍정 에너지로 방송가를 종횡무진 활약한다는 게 이유입니다.럭키슈에뜨가 세상에 나온 것은 2009년인데요. 여성복 브랜드 '쟈뎅 드 슈에뜨'의 세컨 라인으로, 재킷 기준 100만~200만원대인 쟈뎅 드 슈에뜨보다 가격대를 낮춘 겁니다. 2012년부터는 브랜드를 독립시켜 본격적으로 브랜드를 확장하기 시작했죠. 타깃은 1020세대입니다. 럭키슈에뜨는 과거에도 뮤즈를 '잘' 발탁한다는 평을 받은 브랜드죠. 2014년 모델 장윤주, 2015년 배우 채정안, 2018년 아이돌그룹 에프엑스의 멤버 설리, 2021년 배우 한소희 등을 마케팅 모델로 선정했습니다. 여기에 브랜드의 심볼인 '올빼미'를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업계 내 입지를 확보해왔죠.올해도 럭키슈에뜨는 안유진을 앞세워 트렌디한 컬러와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마니아층을 비롯해 젊은 고객들에게 어필한다고 합니다. 저도 10년 전쯤, 럭키슈에뜨를 제 돈 주고 사본 적이 있습니다. 1020세대를 원하는 럭키슈에뜨의 타깃 고객이었죠. 발랄하고 톡톡 튀는 디자인에 홀려 매장에 들어갔는데, 가격표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비싸네'였습니다. 당시 원피스 한 벌이 50만원 정도 됐을 겁니다. 방금 오랜만에 럭키슈에뜨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가격
2023.02.22 15:13:47
-
새로운 NFT 트렌드, ‘오픈 에디션’이 뭐길래?[비트코인 A to Z]
최근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시장이 많이 위축되긴 했지만 흥미롭게도 NFT 거래량의 상위권에 BAYC나 펩지 펭귄과 같은 블루칩 NFT가 아닌 새로운 컬렉션이 올라왔다. 바로 최근의 오픈 에디션을 주도한 ‘첵스-W(Checks-VV)’에디션이다. 첵스-VV는 아티스트 잭 부처(Jack Butcher)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비주얼라이즈 밸류에서 2021년 3월 발행한 ‘NFTs, explained.’라는 NFT에 기반한다. 해당 NFT는 트위터의 ‘인증됨’을 의미하는 체크 80개를 나열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이후 8달러에 인증 마크를 판매하는 것을 풍자한 작품이다. 잭 부처의 철학이 담긴 이 컬렉션은 24시간 동안 총 1만6031개가 발행됐고 출시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오픈시 기준으로만 1만8600ETH(이더리움 단위) 이상의 거래량과 최고 2.6ETH의 FP(Floor Price : 바닥 가격)를 기록했다.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첵스-VV는 수많은 파생 프로젝트를 만들며 오픈 에디션 열풍에 앞장섰다. 오픈 에디션, 어떻게 다를까 오픈 에디션은 고액에 거래되는 1개의 NFT가 고유한 특성을 지닌 것과 달리 누구나 보유할 수 있는 NFT다. 주로 총발행량에 제한을 두지 않고 시간과 개인당 발행량에만 제한을 둔다. 이것은 지난해까지의 NFT 붐을 이끌었던 10k 컬렉션과 대조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희소성’을 강조해 자기만의 한정판을 추구하던 것이 NFT의 기본적인 원리였기 때문이다.오픈 에디션은 접근성·유용성·재미를 기반으로 창작자와 수집가 모두에게 한정판과 다른 방식의 가치를 제공한다.지난해 NFT 트렌드와 함께 무수히 많은 NFT들이 등장했고 NFT 아티스트도 넘쳐났
2023.02.22 06:07:01
-
메디톡스, 대웅제약과의 보톡스 전쟁에서 승리 [김진성의 판례 읽기]
[법알못 판례 읽기]메디톡스가 이른바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출처를 두고 대웅제약과 장기간 벌인 소송전 1라운드에서 이겼다.“대웅제약이 보툴리눔 균주를 훔쳤다”는 메디톡스 측 주장의 상당 부분이 법원에서 인정됐다. 이 회사는 2년 전엔 로열티와 합의금을 받는 조건으로 미국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판매를 허용해 주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었다. 한국에서도 승소하면서 보톡스 전쟁에서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는 평가다. “대웅제약, 메디톡스에 400억원 배상”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1부(부장판사 권오석)는 2023년 2월 10일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낸 영업 비밀 침해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재판부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제조·판매를 금지하고 이 회사가 보유 중인 균주를 메디톡스에 넘기라고 명령했다. 이미 만든 균주 완제품과 반제품도 모두 폐기하라고 했다. 이와 함께 메디톡스에 손해 배상금 400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재판부는 “계통 분석 결과와 간접 증거 등에 비춰볼 때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메디톡스의 균주가 서로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 비밀 정보를 취득·사용해 제품 개발 기간을 3개월 단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신체 부분 마취와 주름 개선 등에 사용되는 보툴리눔 톡신은 독성 물질이기 때문에 균주를 다른 국가로 이동시키는 것이 금지돼 있다. 정부가 직접 균주의 출처와 제조 신고를 관리하고 있다.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톡스 전쟁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2023.02.21 17:00:01
-
주택 전세 제도 있는 한 사라지지 않을 전세 사기의 딜레마[최광석의 법으로 읽는 부동산]
[법으로 읽는 부동산]대규모 갭 투자 전세 사기 사건을 계기로 주택 전세 시스템의 민낯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시세가 명확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빌라·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시세를 속여 보증금을 가로채는 범죄가 오래전부터 만연해 왔는데 그 피해 금액이 한 해 1조원을 넘을 정도라는 믿기지 않는 일이 현실화된 것이다.임차인 개인의 피해는 물론이고 피해 금액의 상당 부분은 피해 방어 능력이 충분한 보증금 반환 보증 기관이어서 천문학적인 금액의 국민 세금이 낭비될 처지여서 더 충격을 주고 있다.대한민국 주택 전세 시스템은 이 사고를 계기로 전면 개편돼야 한다. 집값에 육박하는 거액의 보증금을 지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정상적일 수 없다. 시세 파악이 정확하지 않은 것은 물론 향후 집값 하락 가능성도 있어 그 위험을 고스란히 임차인이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보증금 반환의 위험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집값보다 더 낮은 보증금만 받고 집을 빌려 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상식에 맞지 않고 비정상적이다. 예를 들어 1억원에 산 집을 8000만원에 임대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임대인의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경제 원리에 맞지 않다. 전세 제도가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대한민국에서만 존재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비정상적인 전세 제도가 수십년간 대한민국에 지속돼 온 것은 매우 적은 자기 자본만으로 전세룰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 투자를 통한 재산 증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집값보다 적은 보증금을 받고 임대하는 손해는 ‘집값 상승’이라는 이익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었다. 그런 구조가 수십 년간 지속되다 보
2023.02.21 06:01:01
-
신제품이 기존 시장을 파먹는 ‘혁신의 모순’, 해결책은?[박찬희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아무리 훌륭한 회사도 늘 하던 방식으로 기존의 사업에만 매달리면 망한다. 세상은 늘 변하고 회사 내부의 사정도 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혁신을 내걸며 요란하게 바꾸려고 든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애써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알리고 부품 조달과 유통 등의 체제를 갖춰 놓았더니 후발 주자들의 판만 깔아 주는 ‘선구자의 불행(pioneering cost)’이 발생하고 혁신의 성과가 기존 사업을 잠식하는 ‘제 살 깎아 먹기(cannibalization)’가 되는 경우도 있다.새로운 사업에 힘을 쏟다 보면 기존의 사업 기반과 역량이 허물어지는 현상(capability self-destruction)도 벌어진다. 남 잘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자칫 잘못되면 책임만 뒤집어쓸까 걱정되니 조용히 누리며 살자는 사람들에게 ‘남다른 시도’는 꼴 보기 싫은 일이다.그럼에도 수많은 혁신적 사업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성공하면 팔자가 바뀌는 시장의 기회와 함께 가진 것을 움켜쥐고 버티다가는 하루아침에 쪽박 차는 경쟁 압력이 경영자와 투자자의 영혼을 두들겨 깨웠기 때문이다(대충 누리며 버티려는 경영자는 제품 시장에서 박살이 나거나 그전에 늘 새로운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쫓겨난다).경영학 책에는 이런 성공한 혁신이 영웅담으로 포장돼 나오는데 솔직히 홍보물에 불과하다. 세상에는 실패한 후발 주자에게 판만 깔아 주고 자기 사업만 망가뜨린 실패한 혁신도 많은데 망한 회사는 물어볼 곳이 없고 심란한 사연도 숨기기 바빠 제대로 알 수 없다. “훌륭한 경영자가 핵심 역량에 기반해 혁신했다”는 뻔한 소리 말고 실전에 쓸모 있는 전략을 생각해 보자.버텨봐야 어차피 빼앗긴다새로운
2023.02.21 06:00:13
-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콘텐츠로 소환한 ‘영광의 시대’[김희경의 컬처 인사이트]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너에게 가고 있어.”요즘들어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듣거나 흥얼거린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가수 박상민이 부른 ‘너에게로 가는 길’이란 노래다. 1998~1999년 SBS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주제곡이었다. 지난달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되며 이 노래와 애니메이션은 대중에게 다시 소환됐다.‘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27년 전 완결된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한국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고 누적 관객 수 300만 명을 돌파했다. 관객들은 영화를 본 후 더욱 분주해졌다. 집에 돌아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과거 애니메이션을 찾아 보는가 하면 ‘너에게로 가는 길’을 들었다. 인기에 힘입어 영화 상영 직후 다함께 이 노래를 부르는 ‘싱어롱(sing-along)’ 행사가 열렸고 전석 매진됐다. 1990~1996년 연재됐던 원작 만화는 한국에서 100만 부가 팔렸다. 팝업스토어엔 굿즈를 사려는 사람들이 새벽부터 긴 줄을 섰다.수십 년 전 작품이 다시 살아나 이토록 폭발적인 인기를 얻다니 놀랍다. 그리고 궁금해진다. 과연 콘텐츠의 수명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시시각각 콘텐츠가 쏟아지고 요즘, 그 수명은 이전에 비해 훨씬 짧아졌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상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타이타닉’, ‘탑건 : 매버릭’ 등 오랫동안 가슴 한쪽에 묻어 놓았던 작품들이 속속 부활해 새로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젠 많은 팬들이 벅찬 마음으로 기다린다. 이 작품들이 또 언제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지, 다시 소환될 다른 작품들은 무엇일지 기대하며….투박하지만 심장
2023.02.20 10:18:58
-
국가와 비만의 상관관계[몸의 정치경제학]
건강 염려증 4과학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무지개는 신의 계시도, 천상으로 가는 다리도 아니다. 대기 중 수증기에 빛이 굴절돼 나타나는 프리즘 효과일 뿐. 과학이라는 실증주의 해설에 충실한 사람들은 이 건조한 정의를 신봉할 것이고 형이상학적 세계관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초자연의 상서로운 메시지로 수용할 터다.이렇게 해석틀 혹은 세계관은 사물과 현상을 가공해 주관적 현실로 산출한다. 그래서 인간사에는 절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대신 차이와 대립이 그 자리를 채운다. 여성가족부 폐지, 무슬림 사원 건립, 트랜스젠더 그리고 비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해석틀을 지니느냐에 따라 그 해법 또한 확연히 달라진다.◆비만에 대한 4가지 해석틀A 군은 비만이 ‘라이프스타일과 개인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B 양은 ‘생물학적 혹은 유전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A 군은 당사자의 의식과 생활 습관 개선에 집중할 것이고 반면 B 양은 의학적 처방과 치료를 권할 것이다.A 군의 두 친구 A-1과 A-2가 있다. 이들은 ‘라이프스타일과 개인 의지의 문제’라는 공통된 인식에도 그것을 대하는 태도에서 충돌한다. A-1은 그것이 당사자들의 책임이니 ‘비만 낙인’이나 직간접의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반면 A-2는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신체는 존중받아야 하며 과체중을 사회적 문제로 설정하는 것 자체가 더 위협적이라고 본다. 나아가 개인들에게 억지로 변화를 강제하거나 의료적 치료를 권하는 것은 다원주의 사회의 원리를 거스르는 인권 침해라고도 주장한다.비만을 의학적으로 접근하는 B 양의 두 친구들도 시각이 갈린다. B-1과 B-2 모두 비
2023.02.20 10:16:58
-
실리콘밸리에서 ‘챗GPT’ 혁신이 나오는 비결
[서평]실리콘밸리의 실험실 스테판 H. 톰키 지음 | 안진환 역 | 한국경제신문 | 2만1000원실리콘밸리 세계에서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혁신이 쏟아진다. 최근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챗GPT도 실리콘밸리에서 나왔다. 챗GPT와 같은 파괴적인 커다란 아이디어가 나오기 위한 대부분의 발전은 아주 작은 수백, 수천 개의 아이디어와 개선이 만든다. 실리콘밸리에서 기업들이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개선하고 거대한 혁신을 만드는 과정에는 ‘실험’이라는 검증 단계가 꼭 필요하다. 스테판 H. 톰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기업이 급속한 발전 속도를 따라잡는 유일한 방법은 실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기업의 모든 리더는 혁신을 원한다. 문제는 그들이 혁신하고 싶어도 정보가 넘치는 상황에서 결정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도 잠재력이 얼마나 큰 지 알기 어렵다. 데이터와 정보 대신 경험과 직관, 신념에 의존한다. 리더들이 잘못된 결정을 하지 않도록 데이터와 정보를 결정에 도움이 되는 무기로 만들려는 모든 순간 기업은 실험을 해야 한다.이 책은 세계 최첨단에 있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비롯해 연간 1만 건 이상의 실험을 실시하는 기업들을 살펴본다. 실험을 통해 기업들은 실패 확률을 낮추고 경쟁자를 앞지르고 거대한 성장과 매출을 이뤘다. 무엇보다 실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실험 조직’이 됨으로써 혁신을 이뤘고 실험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미리 봤다. 그 기업들은 바로 아마존·이베이·페이스북·구글·마이크로소프트·넷플릭스 등이다. 이제 기업은 데이터 채굴 작업에만
2023.02.20 06:00:13
-
쉽지 않은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구축[강문성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반도체에 이어 전기차(EV) 배터리와 관련 원자재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EV는 친환경 교통망 구축, 산업 경쟁력 확보 등의 측면에서 미국에 중요한 산업이다. 특히 EV 배터리와 관련 원자재의 안전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EV 배터리와 관련 원자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이러한 미국 정부의 정책적 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첨단 에너지 프로젝트 공제(AEPC)’와 ‘첨단 제조 생산 공제(AMPC)’를 통해 핵심 광물의 제조·제련·재활용 시설(세금 코드 48C)과 배터리 관련 전극 재료, 배터리 셀, 모듈, 핵심 광물 등의 생산(세금 코드 45X)에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소비자 세금 공제 역시 제공되는데 배터리 구성 요소의 50%(향후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가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됐으면 7500달러 공제의 절반(3750달러)을 사용할 수 있고 나머지 절반은 배터리 광물이 미국 또는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회원국에서 추출 재활용 또는 가공된 때에만 사용할 수 있다. 결국 이 법은 구성 요소 또는 중요 재료가 중국에서 공급되면 EV 세금 공제 적용을 금지한다. 또한 온쇼어링(미국 현지 생산)과 니어쇼어링(미국 인접 국가에서 생산) 조항은 미국과 북미 국가에 대한 투자 관심을 높이고 있다. IRA법이 제정된 지 3개월 만에 미국 EV 배터리 공급망에 대한 일련의 투자 약속은 총 135억 달러로 이전 3개월의 75억 달러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더해 IRA는 향후 10년 동안 미국 배터리 산업에 9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 1월 31일 제너럴모터스(
2023.02.20 06:00:09
-
월트디즈니, 돌아온 밥 아이거가 일으킨 파도[돈 되는 해외 주식]
[돈 되는 해외 주식] 월트디즈니가 4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주당순이익은 0.99달러로 예상치를 29% 웃돌았고 매출은 235억 달러로 예상치를 0.3% 넘었다. 영업이익은 30억 달러로 예상을 13.3% 넘어섰다.2022년 11월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 경영 복귀 이후 구조 및 비용 개편으로 영업 마진이 이전 분기 대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배율(12MF PBR),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감안한 멀티플은 넷플릭스보다 저평가돼 있지만 시장보다 낮은 ROE 수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비용 절감과 주주 환원 재개가 절실해 보인다.4분기 서프라이즈는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하는 놀이 공원에서 나타났다. 관련 매출은 103억 달러로 영업이익은 25% 증가했다. 높은 국내 수요와 랜드 파리, 도쿄 리조트가 상하이 테마파크의 감소분을 상쇄했다. 가장 높은 매출을 차지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는 148억 달러로 1.3% 증가에 그쳤다. ‘아바타’와 디즈니+ 베이직 론칭에도 영업이익은 8억 달러 감소했지만 스트리밍 매출은 13.2% 증가했으며 마케팅 비용은 감소하고 있다.디즈니가 이번 실적에서 강조한 점은 비용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복귀한 아이거 CEO는 구조 개편과 비용 효율화를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디즈니의 영업 비용은 2019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영업 마진은 2022년 3분기 마이너스 2.7%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4분기는 7.9% 수준으로 다시 회복되고 있다. 디즈니가 발표한 비용 절감안은 영업 마진 증가에 긍정적이다. 디즈니는 연간 비콘텐츠 비용 25억 달러(마케팅 50%, 고용 30%, 기술 20%)와 콘텐츠 비용 30억 달러(스포츠 외 비용)를 절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3.02.20 06:00:04
-
늘어나는 상속 재산 분할 소송을 위한 대응법[박효정의 똑똑한 감정평가]
[똑똑한 감정 평가]피상속인(망자)이 소유하던 유산에 대해 상속인들 간에 상속 재산 분할의 협의가 되지 않았다면 소송을 통해 상속 재산을 분할하게 된다. 이때 협의는 공동 상속인 전원이 참여해 합의해야 하고 한 명이라도 불참하면 합의가 무효가 되기 때문에 소송을 통해 재산을 분할하는 경우도 많다. 이른바 상속 재산 분할 소송이다.특히 부동산은 상속 분쟁의 대상인 재판부에서 해당 법원에 등록된 감정인에게 감정 평가를 의뢰한다. 현실 법원 감정인의 체감상 과거에 비해 최근에 상속 재산에 대한 분쟁이 더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상속 분쟁 대상인 부동산 가액을 특정하기 위해 통상 원고(청구인) 측에서 감정 신청을 한다. 이때 감정 사항으로 부동산의 ‘감정일 현재’의 시가와 ‘피상속인 사망일 당시’의 시가를 각각 산정할 것을 요청하기도 하고 또는 하나의 시점만 특정해 신청하기도 한다.원칙적으로 감정 평가는 부동산 평가액을 결정하는 가격 조사 완료 일자를 기준으로 해 평가한다. 하지만 상속 재산 분할 소송과 같이 피상속인의 사망일 당시의 상속 재산의 시가를 추정할 필요가 있을 때는 가격 조사와 자료 수집이 가능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과거의 시점으로 평가액을 산정하는 것이다.피상속인 사망일 당시의 부동산 시가 산정을 감정 신청하는 경우 감정인은 필연적으로 ‘과거의 값’을 산정하는 이른바 소급 평가를 하게 된다. 아무래도 평가 시점 현재 대상 물건의 현황에 따른 자료를 수집하는 것보다 과거 특정 시점의 시가를 추정하는 것이 더 어렵다.과거다 보니 자료 수집의 한계가 있고 피상속인 사망일 당시 평가 대상 물건에 대한 현
2023.02.19 20:26:58
-
[EDITOR's LETTER] 천 개의 얼굴을 가진 인도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
[EDITOR's LETTER]그 나라에 가면 웬만해선 거스름 돈을 제대로 받을 수 없습니다. 한 푼도 안 주거나 달라고 해도 덜 주기 일쑤입니다. 길거리는 노상방뇨로 더럽기 그지 없습니다. 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없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공기업 여러 곳이 할 사업을 한 개 기업이 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정경유착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입니다. 빈부 격차는 엄청납니다. 일부 계급은 공공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가 있는 이상한 나라.인도에 대해 들었던 얘기들입니다. 인도가 아니었다면 “딱 망할 각이네”란 말이 그냥 나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도입니다. 이런 인도가 작년부터 국제 무대에서 요상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합니다. 인도계 이민자 2세가 식민지배를 했던 영국의 총리가 된 것이 가장 큰 사건이었지요. 그러자 미국 기업에 있는 인도계 최고경영자(CEO)들도 조명을 받습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트위터·어도비 등에 인도계 천재들이 CEO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대목은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인도는 아라비아 숫자의 체계를 만들고 0을 숫자로 처음 사용한 나라입니다. 정보기술(IT) 인재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이런 DNA가 몸에 흐르기 때문 아닐까 합니다.작년에는 영국을 한 방 먹인 기록까지 더해집니다. 경제 규모(GDP)가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로 올라선 겁니다. 지금도 인도는 영국을 원망합니다. 왜 그렇게 가난하느냐는 질문에 “식민 통치를 하며 영국이 약탈해 간 자원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게 인도 외교부 장관의 답변일 정도입니다. 그런 나라가 경제 규모에서 영국을 제친 이벤트가 벌어진 것입니다.2023년 인도에 대한 관심은 더
2023.02.18 07:01:09
-
신냉전 시대의 수혜자, 인도를 주목하라
[스페셜 리포트 : 인도의 시간이 온다]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2023년은 2022년보다 ‘더 힘든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파편화된 세계에서의 협력’이었다.세계 경제가 최근 들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글로벌 위기에 세계 주요국들이 협력하는 시대는 이제 추억이 됐다. 이럴 때 상대적으로 불리한 나라는 대외 의존도가 높으면서 파편과 파편 사이에 낀, 한국 같은 나라다. 하지만 반대의 조건을 갖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인도가 그렇다. 젊은 인구 구조가 성장 동력오는 3월 말로 끝나는 2022~2023 회계연도 인도 경제성장률 추정치는 7%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인도 중앙은행(RBI) 추정치는 6.8%였지만 1월 통계청이 신년 예산 발표를 앞두고 이를 높였다. 중국 성장률의 두 배 이상이다.2월 1일 예산안 발표와 함께 인도 정부는 2023년 성장률을 6~6.5%로, 산업계와 중앙은행은 6.5%를 예측했다. IMF의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높다. 이는 인도 경제가 구조적으로 외풍에 강하기 때문이다.국내총생산(GDP) 지출 항목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거의 60%이고 투자와 정부 지출이 각각 32%와 12% 미만이다. 순수출(수입 25%, 수출 21%)은 마이너스 4% 정도여서 소비와 투자만 견조하면 성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이런 경제 구조와 중위 연령(인구를 나이 순서로 나열할 때 딱 한가운데 위치하는 사람의 나이)이 28세에 불과한 인구 구조는 인도를 외풍 속에서도 순항할 수 있게 만드는 일종의 ‘평형수’와 같다.그렇다고 모든 외풍에 인도가 강한 것은 아니다. 국제 유가와 몬순
2023.02.18 0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