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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인데 긴바지 입냐" 반바지 출근, 일상이 될까요[최수진의 패션채널]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 텐데, 여름 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 텐데."90년대 그룹 DJ DOC가 부른 'DOC와 춤을'이라는 노래의 한 구절입니다. 1997년 4월에 발매돼, 그해 9월 가요 프로그램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어떤 장소든 정해진 복식이 있다는 건데, 조금 자유로워도 괜찮지 않겠냐는 내용입니다. 25년이 흐른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대기업이 앞장서 '쿨비즈(자율복장)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눈치를 보며 잘 입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옆 사람이 안 입고, 상사도 안 입으니까요. 그런 부담을 이겨내고 자유롭게 입고 출근할 수 있는 회사원이 몇이나 될까요. 물론 IT스타트업들이 모여있는 판교는 예외고요. 그런데 요즘 출근용 반바지를 찾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6~7월 자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남성 반바지' 키워드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가량 증가했습니다. 반바지는 쪼리(플립플랍)와 반소매 티셔츠의 뒤를 이어 남성 고객이 세 번째로 많이 찾은 검색어로 나타났고요.'데님 버뮤다 팬츠'의 검색량은 120% 이상 증가하며 가장 높은 관심을 얻었다고 합니다. 버뮤다 팬츠는 영국 해군 군복에서 유래한 디자인으로, 열대나 사막 등 더운 지역에서 입기 위해 바지통이 크고 아래로 넓게 퍼진 것이 특징입니다. 무신사 관계자는 "버뮤타 팬츠는 기장도 무릎을 가릴 정도로 비교적 긴 편이라 데일리룩으로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무신사에서 떠오르는 브랜드들도 올
2023.08.02 09: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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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 부추긴 샤넬, 이제 '사전 접수' 안 한다는데[최수진의 패션채널]
2020년 초반까지만 해도 '오픈런'이라는 말은 럭셔리 시계를 좋아하거나, 명품 브랜드 정보를 공유하는 일부 커뮤니티에서만 사용됐습니다. 오픈런은 물량이 부족한 특정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 영업시간 전부터 대기하고, 매장 문이 열리면 달려가 구매한다는 의미입니다. 코로나19 전까지는 이런 오픈런 행위가 일반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시계, 특히나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인 '롤렉스'를 좋아하는 일부 소비자들만 직접 실행에 옮겼으니까요. 루이비통, 샤넬 등 일반 명품 브랜드에선 찾기 힘든 문화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명품업계보다 공연이나 연극에서 '상시 상영'이라는 뜻으로 많이 사용했죠.일반 소비자들까지 평범하지 않던 '오픈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20년 늦봄부터 입니다. 우선, 하늘길이 막힌 게 첫 번째 이유입니다. 이전까지는 해외여행을 할 때 명품을 구매했는데,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기존의 명품 소비자들이 국내로 눈을 돌린 거죠. 이 같은 상황에 물량도 부족했죠.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수요가 공급을 크게 넘어서자 구매 경쟁이 더 심화된 것인데요. 명품은 원래도 국내로 들어오는 물량이 적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이유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가격'이죠. 이런 상황에서 명품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제일 싸다', '일단 사놓으면 반드시 오른다' 등의 말이 나오기 시작한거죠. 오픈런 문화의 대중화가 시작된 겁니다.소비자들을 '오픈런'하게 부추긴 브랜드를 하나만
2023.07.31 10: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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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바캉스룩이 뭔데?"…휴가 패션 트렌드 살펴보니[최수진의 패션채널]
길었던 장마가 끝났습니다. 기상청은 26일 기준으로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의 장마가 종료됐다고 판단했는데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가 북쪽으로 확장하면서 정체전선도 북상한 영향이라고 합니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됩니다. 한낮 기온이 35도, 그 이상으로도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때 보통 피서를 떠나죠. 본격적인 휴가철의 시작입니다.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바캉스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올여름에는 해외여행, 시티 바캉스, 촌캉스, 숲캉스 등 다양해진 휴가 트렌드에 따라 일상, 여행지에서 모두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패션, 이른바 '시티바캉스룩'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합니다.원피스와 셔츠처럼 실용성과 스타일을 동시 충족할 수 있는 제품이 '시티바캉스룩'에 해당합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휴가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도심과 휴양지에서 모두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며 "편안하면서도 동시에 나만의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라고 말했습니다.하나하나 살펴볼까요. 우선 원피스는 쉽게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인 만큼 리조트룩부터 데일리룩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몸매를 감춰주면서도 한 벌로 차려입은 듯한 기분을 낼 수 있어 여행지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활용하기도 좋고요. 허리에 스트링이나 밴딩 디테일 또는 플레어, 플리츠(주름) 디자인을 고른다면 편안하면서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리넨이나 코튼 등 시원한 소재와 여유있는 실루엣의 원피스를 선택한
2023.07.28 10: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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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장사도 성공" 명품 제국 LVMH의 고공행진[최수진의 패션채널]
역시, 세계 1위의 '명품 제국'입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말이죠. 루이비통부터 겐조까지, 수십 개의 유명 명품을 거느린 LVMH가 올 상반기 장사도 잘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고공행진 중이거든요.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다던데, LVMH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인가 봅니다. 그럼 얼마나 실적이 좋은지 한번 살펴볼까요. 상반기(1~6월) LVMH의 매출은 422억4000만유로(약 60조원)입니다. 전년 동기(367억2900만유로) 대비 15.0% 늘어났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 늘어난 115억7400만유로(약 16조원)를 기록했고요. LVMH는 "혼란스러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전반전을 치렀다"라며 "주류 사업을 제외한 모든 비즈니스가 고루 성장했다"고 강조했습니다.LVMH의 사업부문은 크게 △주류 △패션·가죽 △향수·화장품 △시계·주얼리 △전문점 등 5개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우리가 익히 아는 루이비통, 디올, 펜디 등은 모두 패션·가죽 부문에 속하는 것이고요. 우선, 패션·가죽 사업부문의 매출은 211억6200만유로(약 30조원)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1%입니다. 영업이익은 85억6200만유로(약 12조원)로, 14% 늘었습니다. 전체 영업이익의 7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큽니다. LVMH는 "루이비통, 디올, 셀린느, 로에베, 로로피아나, 리모와, 마크제이콥스, 벨루티 등이 훌륭한 상반기를 보냈다"라며 "모든 브랜드가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음으로 매출이 많이 발생한 곳은 전문점 사업부문입니다. 화장품
2023.07.27 14: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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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제국 LVMH가 만드는 올림픽 메달, 뭐가 다를까[최수진의 패션채널]
세계 최대 명품 제국이 있습니다. 루이비통, 로로피아나, 펜디, 셀린느, 디올, 로에베, 벨루티, 지방시, 겐조, 마크제이콥스…. 명품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본 브랜드. 이 모든 게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손에 있습니다. 1987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된 패션 회사로,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업계 1위가 됐죠.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인 LVMH의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전 세계 백화점들은 LVMH 없이 장사를 못하고요, LVMH를 이끄는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놓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아르노 회장의 재산은 주가 흐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약 2000억달러(약 256조원) 수준입니다. 이제 LVMH는 명품 업체들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규모가 너무 커진 탓이죠. 구찌를 보유한 케링그룹, 피아제·델보를 가진 리치몬트그룹, 에르메스 등이 주요 명품 기업으로 꼽히지만 LVMH와 매출 격차는 큽니다. LVMH의 지난해 매출은 792억유로(약 112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케링그룹은 204억유로(약 29조원), 리치몬트그룹이 200억유로(약 28조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LVMH의 입지를 실감할 수 있죠. 116억유로(약 16조원)를 기록한 에르메스와는 비교도 어렵고요. 그래서 이제 '기업'으로 영향력을 더 키울 계획입니다. 24일(현지시간) LVMH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4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공식 후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전까지 테니스, 럭비, 농구,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 후원을 해왔으나 올림픽 후원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LVMH는 "파리올림픽의 프리미엄 파트너가 됐다"라며 "
2023.07.26 15: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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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가 삼킨 패션업계…'팩맨·바비'의 부활[최수진의 패션채널]
요즘 패션업계는 '어떻게 레트로를 잘 활용할까'하는 고민이 가장 큽니다. 짧게 끝날 줄 알았던 Y2K(Year 2000,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시기를 의미) 유행이 코로나19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올해 들어 레트로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의류뿐만 아니라 두건, 리본 장식, 실핀, 벙거지 모자, 통굽 운동화 등 20년 전에 유행한 액세서리도 다시 길거리로 나오고 있습니다. 레트로 유행이 이어지자, 패션업계가 택한 또 하나의 방법은 '콜라보레이션'입니다. 20년 전 인기 품목들과 협업을 해 새로운 패션 제품을 만들어 내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고전 게임 캐릭터 '팩맨'이 돌아왔습니다. 팩맨은 1980년 일본 게임회사 반다이남코가 출시한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팩맨'이라는 캐릭터를 조종해 유령을 피하는 게 게임의 전부입니다. 유령에 닿으면 게임이 끝납니다. 팩맨을 잘 이동시켜 화면에 보이는 아이템을 먹어야 하고, 이후 골인 지점에 들어가야 하는 게임이죠.이 게임이 얼마나 인기가 있었냐고요? 201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역대 최고 비디오 게임 50개를 선정했는데, 팩맨이 5위를 차지했습니다. 게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게임 화면, 캐릭터만 보여줘도 바로 '팩맨'이라는 답이 나올 만큼 인지도가 높았고요. 출시와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며 게임계의 역사를 바꿔 놓았으며, 현재까지도 수많은 후속작과 리메이크가 제작될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이런 팩맨이 패션 제품으로 나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럭셔리 캐주얼 브랜드 디스퀘어드2(DSqaured2)가 1980년
2023.07.26 09: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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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 브랜드까지 섭렵한 한섬…'키스'가 온다[최수진의 패션채널]
해외 패션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과거에 비해 소비하는 브랜드도 많아지고 있죠.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처럼 남들이 다 아는 브랜드는 기본이고요. 신생 브랜드지만 유명인이 착용했다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힙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 또 관심을 가집니다. 일부는 '대중적으로 유명하지 않지만, 옷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인기 있는' 브랜드를 유독 선호하기도 합니다. 패션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해외 패션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의 패션 계열사 한섬이 특히 그렇습니다. 타임, 마인, 시스템, 시스템옴므, SJSJ 등 가격대가 좀 있는 토종 브랜드로 알려진 회사이기도 하죠. 그런데, 지난해부터 전략을 바꿔 해외 패션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토템, 아워레가시, 가브리엘라 허스트 등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거든요.이번에는 해외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편집샵까지 확보했습니다. 바로, '키스(Kith)'입니다. 한섬은 오늘(24일) 미국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자, 스트리트 컬처 기반 패션 브랜드인 ‘키스(Kith)’와 독점 유통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키스는 옷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브랜드입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한국에서 만날 수 없었고요. 키스는 1982년생 로니 피그라는 미국의 신발 디자이너가 2011년 설립한 브랜드입니다. 뉴욕 퀸즈에서 태어나고 자란 피그는 12살에 뉴욕 기반의 신발 프랜차이즈 업체 '데이비드 지(David Z)'에서 일하게 됩니다. 데이비드 지는 피그의 삼촌이 운영했거든요. 점원으로 시작했지만 실력을 인정받아 매니저,
2023.07.24 10: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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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 떨어진' 구찌, 대표 교체…재무통 앉힌 사연[최수진의 패션채널]
요즘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받는 명품이 있습니다. 좋은 쪽은 아니지만요. 올해로 설립 102년을 맞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입니다. 모회사 케링그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지만 지난해 4분기 매출 감소를 시작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 말이 나오더니 결국, 최고경영자(CEO)까지 교체하네요. 케링그룹은 19일(현지시간) "브랜드 관리를 강화하고 그룹 수준에서 운영 전문성을 더욱 높이겠다"라며 "조직을 강화하기 위한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바로 구찌의 변화입니다. 2015년부터 구찌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였던 마르코 비차리가 사임한다고 밝혔기 때문인데요. 비차리 회장은 구찌 CEO 이전인 2012년 케링그룹의 이사회에 합류한 핵심 멤버이자, 지금의 구찌 이미지를 구축한 알렉산드르 미켈레 디자이너를 선임한 인물이기도 하죠. 케링그룹은 "비차리는 2015년 구찌를 맡은 이후 뛰어난 성장 전략을 펼쳐왔다"라며 "구찌와 케링의 성공에 눈부신 기여를 한 비차리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 앞으로도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말하며 그의 업적을 부각했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불명예 퇴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저조한 실적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거죠. 구찌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6억1600만유로(약 3조7500억원)로, 전년 동기(25억9100만유로, 약 3조7000억원) 대비 단 '1% 증가'에 그쳤는데요. 이마저도 감사한 일입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27억3300만유로를 기록했으니까요. 구찌는 지난해부터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지
2023.07.20 11: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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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는 어떻게 프리챌 놀이터에서 3조짜리 기업이 됐나[최수진의 패션채널]
"운동화 정보를 교환하고, 우리들끼리 소통할 곳이 없어서." 2001년 무신사가 온라인 동영상 포털 프리챌에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을 만든 이유입니다. 프리챌은 사용자들이 올린 동영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로 2000년대 큰 인기를 누린 곳입니다. 한때 회원수 1000만명을 돌파할 정도였죠. 무신사는 운동화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이들을 한데 모으고 싶어서 당시 가장 '핫한' 프리챌을 택했고요. 요즘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만들어 쉽게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활발하게 정보 공유를 할 수 있는 창구가 없었거든요.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은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한정판 운동화 사진을 올려 출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신발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됐습니다. 그들에게는 심심할 때 찾는 놀이터였던 거죠. 트렌드에 민감한 1020세대를 대거 확보하면서 신선하다는 이미지를 확보한 게 인기의 주된 요인이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누군가 "신발 정보 어디서 찾지?"라고 물으면 "프리챌에 하나 있어"라고 답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요. 무신사는 "필요한 데 없네. 왜 없지? 그럼 내가 한번 해볼까"로 시작한 수많은 성공적 창업의 표본을 따랐습니다. 대표적 사례는 '안경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와비파커. 창업자 가운데 한명이 배낭여행중 안경을 잃어버렸지만 비싼 안경값 때문에 긴 시간 그냥 지내다 유통구조가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겠다며 사업을 시작했지요. 언더아머도 미식축구선수 출신이 땀이 덜차는
2023.07.19 13: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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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의 성공을 이끈 패션 아이콘, 제인 버킨[최수진의 패션채널]
영국 출신의 가수 겸 배우 제인 버킨이 향년 76세로 16일(현지시간) 별세했습니다. 버킨은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매출에 영향을 미친 두 사람 중 한 명입니다. 미국 배우 출신의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가 '켈리백'에 영감을 줬다면, 버킨은 에르메스의 버킨백 신화를 탄생시킨 장본인입니다.1946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버킨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1960년대입니다. 1964년 '카빙 어 스테츄(Carving a Statue)'라는 연극으로 데뷔했고, 여러 영화에도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그래서 그를 두고 '스윙잉 런던'을 대표하는 배우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스윙잉 런던이란 1960년대 런던을 표현한 것으로, 문화·사회 등 다방면에서 역동적이며 활기찬 사회 분위기를 빗댄 용어입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처음 사용한 이후 60년대 영국 분위기를 표현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됐죠. 이렇게 유명세를 얻은 버킨이 에르메스와 만난 것은 1980년대 일입니다. 당시 에르메스의 최고경영자(CEO)는 창업자 '티에리 에르메스'의 5대손 '장 루이 뒤마'였는데, 그가 버킨과 만나면서 새로운 가방이 탄생하게 된 거죠. 1984년 뒤마는 런던에서 출발하는 파리행 에어프랑스 비행기를 탔는데, 옆자리에 제인 버킨이 있었습니다. 그때 버킨은 주로 타원형의 라탄백을 주로 들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젊은 시절 버킨의 사진을 보면 항상 라탄백이 함께 있습니다. 자녀를 돌볼 때도, 친구를 만날 때도 항상 라탄백을 들고 있죠. 그를 패션 아이콘으로 만든 몇가지 패션 아이템을 선정할 때 이 바구니 가방이 항상 포함될 정도니까요.문제는 이 라탄백
2023.07.17 09: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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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컬렉션' 선보인 타미 힐피거, 10만원짜리 반려견 티셔츠[최수진의 패션채널]
동물 보호와 관리 의무를 강화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지난 4월 시행됐습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변화된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봐야겠죠. 이미 반려견이나 반려묘는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죠. KB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6월 발표한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 반려가구는 55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5.7%에 달한다고 합니다. 반려인은 1262만명이고요.사회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시는 앞으로 6개월간 '사회적 약자의 반려견 장례 대행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는데요. 반려동물의 장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기초연금수급자 독거노인 등이 대상입니다. 이들의 부담을 더는 동시에 올바른 동물장례 문화를 확대한다는 취지입니다.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도 나오고 있죠. 어제(11일) DB손해보험은 반려견 치료비를 실손 보장하는 보험을 출시했고요, 현대해상도 이달 3일에 보호자와 반려견을 모두 보장하는 펫보험을 선보였습니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반려가구의 81.6%가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라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패션업체도 나섰습니다. 타미 힐피거입니다. 타미 힐피거는 1985년 미국 출신의 디자이너 토미 힐피거가 설립한 패션 브랜드죠.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습니다. 타미 힐피거는 1980~1990년대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출시 초반에는 소수의 상류층 남성을 타깃으로 제품을 선보였는데, 이 전략이 대중적으로 통하며 크게 인기를 얻은 것입니다. 당시 상류층 문화를 동경해온 1020세대 흑인들이 타미 힐피거를 착용하면서 인기 브랜드로 올라
2023.07.12 10: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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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컨셉, '올리브영·무신사' 역할 대체할 수 있을까[최수진의 패션채널]
최근 들어 패션뷰티 시장을 선도하는 곳들은 대부분 중소 브랜드입니다. 작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국내 패션 트렌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어느 유튜버가 선보인 뷰티 아이템이 글로벌 브랜드를 제치고 단숨에 매출 상위권에 오르기도 하죠.패션 플랫폼 '무신사' 또는 화장품 편집샵 '올리브영'만 봐도 그 분위기를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무신사와 올리브영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중소 브랜드들이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1년 내내 이어진다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소 브랜드들의 비중은 클 수밖에 없고요.플랫폼과 중소 브랜드는 '공생관계'라고 합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영향력 확대의 기회를 잡을 수 있고, 플랫폼은 고객을 유치하기 수월해집니다. 다양한 브랜드들을 한데 모아놓으면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신규 고객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패션 플랫폼 W컨셉도 나섰습니다. 서울경제진흥원과 손잡고 중소 뷰티 브랜드를 키우겠다고 밝혔는데요.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서울시 산하의 중소기업 지원기관인데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산업진흥원'으로 불렸죠. 서울시 소재의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W컨셉은 SBA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내 중소 뷰티 브랜드 100여 개를 발굴합니다. 중소 뷰티 브랜드에 자체 브랜딩, 마케팅 노하우를 전달하고, 다양한 온·오프라인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브랜드를 육성한다고 하고요. W컨셉은 이전에도 자연주의 키워드를 가진 중소 뷰티 브랜드나 특색 있는 인디 브랜드를 발굴해 온라인 판매를 진
2023.07.10 10: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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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간다는 한섬, 타임의 성공 가능성은[최수진의 패션채널]
지난 몇 년간 'K-패션'이 온라인을 발판 삼아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K-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우리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그 중심에는 토종 디자이너 브랜드가 있습니다. 우영미와 송지오를 시작으로, 앤더슨벨, 유니폼브릿지, 프리즘웍스, 마르디 메크르디, 아더에러, 널디 등 다양한 국내 브랜드들이 인지도를 높이고 있죠. 토종 브랜드의 해외 진출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반응이 오니,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는 건데요. 렉토, 로우클래식 등은 해외 홀세일(도매) 시장에서 매년 매출액을 늘리며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그래서 현대백화점의 패션 계열사 한섬도 나섰습니다. 한섬은 타임, 마인, 시스템, 시스템옴므, SJSJ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대표 브랜드는 '타임'이고요. 회사 측의 설명에 따르면 타임은 '시크한 감성을 바탕으로 시대를 앞서가는 여성의 라이프 스타일 표현한 브랜드'라고 합니다.현대백화점은 이런 타임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굳히겠다고 하는데요. 글로벌 맞춤형 전략까지 세웠습니다. 지난 5일 타임의 신규 라인 '더 타임'을 론칭하고, 6일에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웨이브 아트센터에서 국내외 유통·해외 패션 관계자, 우수 고객 등을 초청해 패션쇼도 열었습니다. 한섬이 1987년 창사 이래 자체 패션쇼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해외 진출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더 타임은 기존 타임과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고 합니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맞춰 디자인부터 소재, 패턴까지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했다는데요. 가격은 기존 타임 제품보다 평균 10%가량 높다
2023.07.07 10: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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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잖아요" 한물간 '열쇠고리', 다시 패션 아이템으로[최수진의 패션채널]
키링(열쇠고리)은 아주 오래된 패션 아이템입니다. 2000년대 초반 인형 뽑기가 유행할 때 인기 캐릭터 '마시마로'를 뽑아 가방에 달고 다닌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플라스틱 끈 또는 운동화 끈 두 개로 십자 매듭을 지어 만든 열쇠고리도 인기가 많았고요. 이외에도 휴대용 게임기 '다마고치', 1세대 인기 아이돌 관련 물품을 가방에 달아놓고 다녔죠. 그 시절, 키링은 개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로 활용됐습니다. 그래서 키링을 통해 공통점을 찾은 사람들끼리는 친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키링을 보고 "어? 너도 그 가수 좋아해? 나도 좋아하는데"라고 대화를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키링은 2010년대 들어와서 인기가 없어졌습니다. 키링을 포함한 과거 유행 아이템들이 촌스럽다는 이미지를 얻으면서 선택받지 못한 탓입니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길에서 가방을 통해 개성을 표현하는 사람을 마주치는 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죠.그런데, 키링이 다시 뜬다고 합니다. Y2K(세기말, Year 2000) 패션 유행과 키덜트 문화가 맞물리며 동물 모양이나 캐릭터 키링을 가방에 다는 '키링 패션'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건데요.실제로, 패션플랫폼 W컨셉이 6월 한 달간 자체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백팩, 키링 등 '키링 패션'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배로 크게 늘었습니다. W컨셉 측은 "세기말 패션의 대표 상품인 백팩과 키링을 젊은 세대가 다시 활용하면서 패션 트렌드의 핵심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W컨셉이 지난 6월 26일부터 일주일간 파우치, 키링 등 '가방 액세서리' 행사 진행했을 때도 관련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습니다. W컨셉 관계자는 "최
2023.07.05 11: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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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회사 협업하고 면세 입점까지…'더뮤지엄비지터'가 뭐길래[최수진의 패션채널]
K-패션의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설립한 지 10년도 채 안 된 신생 브랜드들이 패션업계를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얼마 전, 백화점과 협업해 잠실 복합쇼핑몰에 매장을 낸 '마르디 메크르디'도 2018년 나온 토종 브랜드죠. 외국인들 사이에서 '오픈런' 브랜드로 알려질 정도로 인기입니다. 이런 브랜드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얻으며 젊은 고객들을 끌어모았습니다. 마르디 메크르디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죠? 바로 '꽃'입니다. 그런데, 꽃으로 인기를 얻는 브랜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더뮤지엄비지터'라고. 아마 처음 듣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더뮤지엄비지터는 현대미술을 기반한 국내 패션 브랜드로, 박문수 디자이너가 2016년 9월에 런칭했습니다. 박 디자이너는 더뮤지엄비지터만큼 MZ브랜드로 유명한 '마뗑킴'을 만든 김다인 대표의 남편이기도 합니다. 젊은층 사이에서 두 사람은 감각적인 부부 디자이너로도 유명합니다.박 디자이너는 샌프란시스코와 베를린을 넘나들며 패션과 예술을 공부한 끝에 더뮤지엄비지터를 만들게 됐다고 합니다. 더뮤지엄비지터는 독특한 색감과 디지털 프린팅 등을 수작업하며 패션의류에 예술성을 더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예술을 입는 것 같다'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반응이 좋고요. 최근엔 힙합레이블 아티스트, 배우 등 유명인들이 더뮤지엄비지터 상품을 애용하면서 인지도를 높여나가고 있죠.더뮤지엄비지터는 꽃을 활용한 디자인이 알려지며 입소문을 탔는데요. 박 디자이너가 꽃을 '아름다움의 정수'라고 강조하며, 다
2023.07.04 11:5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