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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바다로 출근합니다, 웨이브웍스 양양 [MZ 공간 트렌드]

    원하는 곳에서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worcation)이 화제다. 업무(work)와 휴식(vacation)의 공존이라니 이 무슨 ‘따뜻한 프라푸치노’ 같은 표현인가 싶을지 모른다. 쉬는 날이면 가장 먼저 스마트폰 ‘방해 금지 모드’를 켜는 K-직장인에게 워케이션은 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의구심과 달리 워케이션은 이미 트렌드로 자리했다. 최근 미국의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원격 근무가 가능한 미국인의 53%, 절반 이상이 향후 12개월 내에 워케이션을 갈 것이라고 응답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연간 4주 동안 아무 데서나 일하기’ 정책을 시행 중이고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연간 최장 4주는 본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일할 수 있는 원격 근무를 도입했다. 한국에서도 노동자가 근무지를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토스·SK텔레콤 등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에서도 워케이션을 복지 제도의 일종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회사가 아니더라도 노트북과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든 일할 수 있고 절차보다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인식의 변화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냈다. ‘어디서’ 일하느냐보다 ‘어떻게’ 일하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일터=휴가지가 되다지방 취재를 핑계로 일일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체험에 나섰다. ‘디지털 유목민’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노트북·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일하는 신(新)부족이다. 목적지는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하다는 강원도 양양. 죽도 해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워케이션센터 ‘웨이브웍스 양양’이 오늘의 일터다. 편한 티셔츠와 슬리퍼 차림에 노트북·텀블러

    2023.09.01 14:12:30

    오늘은 바다로 출근합니다, 웨이브웍스 양양 [MZ 공간 트렌드]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예술과 기록을 거닐다 [MZ 공간 트렌드]

    아카이브(archive) : 소장품이나 자료 등을 관리·보존하고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모아 둔 곳. 역사적 기록물의 컬렉션 혹은 그것들이 보관되는 장소를 일컬어 ‘아카이브’라고 한다.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주제·기법·오브제 등에서 범위가 크게 확장된 현대 미술을 우리는 어떻게 ‘아카이빙(archiving)’해야 할까. 그 답을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가 제시한다. 기록과 예술이 함께하는 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이 신규 분관인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이하 아카이브)가 지난 4월 4일 종로구 평창동에 개관됐다. 현대 미술 자료를 수집·보존·연구·전시하는 국공립 최초의 아카이브 전문 미술관이다. 미공개 작가노트·드로잉·일기·메모·사진·필름·소장 도서 등을 포함해 총 22개 컬렉션, 5만7000여 건의 아카이브를 수집했다. 대지 면적 7300㎡, 총면적 5590㎡에 달하는 미술아카이브는 기능에 따라 모음동·배움동·나눔동으로 구성됐다. 보존·연구·전시를 위한 모음동의 1층과 2층에는 전시실과 레퍼런스 라이브러리가 자리했다. 레퍼런스 라이브러리는 국내외에서 출판된 미술 도서 4500여 권을 소장하고 있다. 도록·아트북·어린이 도서 같이 일반 도서관에서 접하기 어려운 서적을 누구나 자유롭게 들여다보며 쉬어 갈 수 있다. 대출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분류 체계 역시 미술아카이브만의 독자적인 분류법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다소 헤맬 수 있지만 색깔·알파벳 등에 따라 직관적으로 구분돼 금세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3층의 리서치랩은 미술아카이브의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5만 7000여 건의 소장 자료 원본 열람 서비스를 제공한다. 운영일 기준 5일 전 홈페이지를 통해 열람을 신청하면 하루

    2023.08.23 12:14:47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예술과 기록을 거닐다 [MZ 공간 트렌드]
  • 시간마저 멈춘 고택 스테이, 완주의 품에 [MZ 공간 트렌드]

    호젓한 아지트에서 찍은 사진 한 장,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박하지만 특별한 메뉴, 도심 속 일탈을 꿈꾸게 하는 비밀스러운 스테이. 가치와 신념이 곧 소비로 이어지는 ‘미닝아웃(meaning out)’ 열풍은 여행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여행을 통해 취향을 뽐내는 시대다. 유명 관광지 대신 차별화된 여행지를 찾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늘어나며 소도시 여행이 트렌드로 떠올랐다.전북 완주로 떠나본다. ‘언택트(비대면) 여행’이 주목받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기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나만의 여행지’로 미닝아웃되며 인기 명소로 급부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완주를 방문한 관광객은 총 432만503명으로, 2021년(153만8660명)에 비해 약 280% 증가했다. 도시 곳곳에 보고 즐길거리가 넘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핫한 소양면을 빼놓을 수 없다.오성한옥마을 완주(完走)하기방탄소년단(BTS) 앨범 재킷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완주의 핵심 명소로 자리 잡은 소양면…. BTS의 발길이 머무른 장소를 한데 엮은 ‘완주 BTS 힐링 성지’ 중 세 곳이 여기에 있다. 소양면의 중심, 정갈한 돌담길을 따라 오성한옥마을로 향한다. 종남산과 위봉산을 병풍처럼 두른 마을에 20여 채의 한옥이 옹기종기 모여 운치를 더한다.10년 전만 해도 가파른 산비탈과 투박한 논밭이 전부였던 곳이다. 2012년 주민들이 합심해 한옥을 짓고 이듬해 완주군이 한옥 지원 사업까지 추진하며 고풍스러운 멋이 가득한 마을로 탈바꿈했다. 6채로 시작된 한옥은 어느새 20여 채를 넘겼다. 마을이 흥하자 인구 소멸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됐다. 젊은 사람들이 귀촌하며 동네가 북

    2023.05.08 09:35:33

    시간마저 멈춘 고택 스테이, 완주의 품에 [MZ 공간 트렌드]
  • 복작복작 시장통 사이…스타벅스 경동 1960점 [MZ 공간 트렌드]

    스웨덴에서는 줄을 설 때 양팔을 뻗을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을 둔다. 그만큼이 스웨덴인의 퍼스널 스페이스다. 침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나라나 문화마다 다르다. 미국은 89cm, 일본은 약 1m다. 한국의 전통 시장에서 지켜지는 퍼스널 스페이스는 30cm쯤 될까.1호선 제기역 2번 출입구로 나와 걸으면 경동시장 정문이 보인다. 정문을 지나쳐 골목으로 들어간다. 수레를 끄는 할머니, 건어물이 담긴 바구니를 유심히 보는 아주머니, 사람들을 밀쳐대는 아저씨, 지팡이 짚은 할아버지가 각자의 속도로 걷는다. 좁은 골목이니 자꾸 부딪치고 빨리 가고 싶어도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오는 사람들에게 가로막혀 속이 터진다. 드디어 사람들 틈바구니를 비집고 나온다.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건어물 파는 아주머니가 한마디 한다. “스타벅스 갈라믄 저짝으로 올라가요. 3층.” 드디어 찾았다. 경동시장 한복판에 있는 스타벅스. 1994년 폐관한 극장을 개조한 스타벅스2022년 12월 경동시장에 스타벅스 경동 1960점이 문을 열었다. 스타벅스 경동 1960점은 원래 경동극장이 있던 자리다. 1970~1980년대는 건물 전체가 영화관이거나 상영관이 1개뿐이었다. 영화관 외벽에는 화가가 그린 포스터를 걸고 사람이 직접 필름 영사기에 필름을 감아 영화를 틀었다. 영화표가 모두 팔리면 입석표를 사 바닥에 앉아 영화를 보기도 했다. 경동극장은 1962년 개관돼 1994년 폐관됐다.경동시장 본관 3층으로 올라가면 스타벅스의 로고 세이렌이 그려진 둥근 간판 아래 영화관처럼 큰 문이 있다. 문을 열면 금빛 할로겐 조명이 환하다. 경사진 짧은 복도를 올라가 뒤를 돌면 극장에 와 있는 듯한 풍

    2023.04.03 08:44:43

    복작복작 시장통 사이…스타벅스 경동 1960점 [MZ 공간 트렌드]
  • 도심 속 산책이 필요한 당신에게 [MZ 공간 트렌드]

    문래역 7번 출입구에서 도보로 3분, ‘요즘 것’임이 확실한 대형마트와 아파트 단지 뒤로 정반대의 세상이 펼쳐진다. 예술가들의 마을 문래창작촌이다. 세월이 켜켜이 쌓인 오래된 상가와 철공소. 곳곳에 혼재하는 예술가의 공방들과 뉴트로(new+retro) 콘셉트의 카페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듯한 착각이 밀려온다. 창작촌 초입에 익숙한 듯 새로운 공간이 들어섰다. 깊은 먹물색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높은 층고의 채광창을 통해 떨어지는 은은한 빛이 가장 먼저 반겨주고 이내 한 가지 궁금증이 피어오른다. ‘도대체 뭐 하는 곳이야.’  ‘철컹철컹’ 문래동 이야기과거 문래동을 먹여 살린 것은 섬유 산업이다. 1930년대부터 동양방적·종연방적 등 굵직한 방적 공장이 밀집해 성황을 이뤘다. 이 때문에 실을 뽑는 ‘물레’에서 문래동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과 문익점의 목화 전래지라는 뜻에서 문래동으로 명명했다는 이야기가 가장 유력하다.1960년대에는 철공 단지가 대규모로 들어섰다. 금속 가공법인 시어링(shearing)에서 이름을 따 ‘샤링 골목’이라고 불릴 정도로 철강 산업의 호황기를 누렸지만 1990년대 이후 금속 제조업이 침체하며 소규모 철공소만이 겨우 이곳의 명맥을 이어 갔다. 그로부터 약 10년 뒤, 텅 빈 문래동에 또 한 번의 변화가 찾아왔다. 작업 공간이 필요한 젊은 예술가들이 임대료가 저렴한 문래에 몰렸고 철공소 골목 사이사이 공방·갤러리·공연장 등 작은 예술 공간이 들어섰다. 허름한 철공소에서 쏟아지는 쇳소리와 낡은 건물 한쪽에서 꽃피는 예술의 이질적 조화. 문래창작촌의 시작점이다.경리단길·홍대앞&mid

    2023.03.10 14:49:26

    도심 속 산책이 필요한 당신에게 [MZ 공간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