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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향 저격 북 큐레이션을 원한다면, 스틸북스 회현 [MZ 공간 트렌드]

    왁자지껄한 남대문시장 건너편의 커다란 건물, 귀여운 일러스트가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한 이곳은 스틸북스 회현이다. 스틸북스는 이곳을 ‘관점이 있는 중형 서점’이라고 소개한다. 오래됐지만 새로운, 오래돼서 새로운스틸북스는 오래전 이발소와 패턴실이 있던 곳을 리모델링한 서점이다. 건물 입구에 ‘이발’, ‘패턴실–재단 개인 지도 3층’이라고 적힌 정겨운 간판을 남겨 둬 이곳의 본래 용도를 기억하게 했다. 이 간판처럼 건물 곳곳에는 세월을 가늠케 하는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페인트칠이 벗겨진 벽과 바닥 곳곳의 패인 자국, 계단의 오래된 나무 손잡이 등이다. 건물의 구조에는 크게 손대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보완해 빈티지한 매력이 살아 있다. 그와 상반되는 새로움도 공존한다. 벽 끄트머리에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모던한 디자인의 문이 나 있고 자로 잰 듯 네모반듯한 책꽂이와 조명·스피커 등 감각적인 인테리어 소품이 어우러져 있다. 시멘트를 그대로 노출시킨 벽면이나 밖으로 드러나 있는 전선이 어찌 보면 방치된 건물처럼 삭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요즘 감성이 적절히 섞여 있어 오히려 감각적으로 느껴진다. 스틸북스가 자리 잡은 곳은 로컬스티치 회현의 C동이다. A부터 F동까지 총 6개의 건물로 구성된 로컬스티치 회현은 카페·음식점·숙박 업소 등 다양한 스몰 브랜드들이 모여 있다. 총 6층으로 이뤄진 C동의 1층부터 3층까지가 스틸북스의 전용 공간이다. 1층 웰컴센터에서는 영화 잡지 ‘프리즘 오브’와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브리크’ 등 다양한 잡지와 스몰 브랜드의 마스킹테이프·키링·스티커 등 아기자기한 문구류를

    2023.09.07 13:43:26

    취향 저격 북 큐레이션을 원한다면, 스틸북스 회현 [MZ 공간 트렌드]
  • ‘봄날의 책방’을 좋아하세요? [MZ 공간 트렌드]

    “이것은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의 시작입니다. 당신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귀여운 곰같이 사랑스럽답니다. 다음엔 이 책을 빌려 보세요.” 우연히 빌린 책에서 사랑의 메모를 발견했다. 그의 권유대로 책을 빌리자 또 다른 메모가 이어진다. 미지의 남자가 남긴 메모는 운명처럼 다가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안착한다.운명적 상대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속 한 장면이다. 주인공 현채(배두나 분)에게 책은 러브레터이자 꿈꾸던 로맨스를 이뤄줄 매개체다. 봄이 내린 듯 샛노란 개나리색 벽의 책방을 마주한 순간 현채를 떠올렸다. 이곳이구나. 책을 향한 사랑이 시작되는 곳이, ‘다음엔 이 책을 펼쳐보라’며 사랑을 속삭이는 곳이….네가 너무 좋아, 봄날의 곰, 아니 책방만큼서울에서 콘텐츠 회사를 운영하던 정은영 봄날의 책방 대표에게 밤낮없이 몰아치는 도시의 일상은 당연한 일이었다. 과로로 건강을 잃을 위기에 처하기 전까지는….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에는 틈이 필요했다. 정은영·강용상 부부는 전국을 돌며 한 달살이를 시작했고 남쪽 끝 통영에 정착했다.통영에서 받은 위로를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작지만 소중한 가치를 콘텐츠로 만들어 보자고 결심한 두 사람은 2011년 출판사 ‘남해의 봄날’을 냈다. 남해의 봄날은 인문·사회·예술·에세이 분야의 책을 중심으로 흘러 흘러 구전돼 오는 이야기부터 사라지면 안 될 지역의 빛나는 이야기들을 종이에 엮어 낸다.출판하는 책은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삶의 대안을 제시하는 ‘비전북스’,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로컬북

    2023.04.12 17:19:05

    ‘봄날의 책방’을 좋아하세요? [MZ 공간 트렌드]
  • ‘각자의 취향을 팝니다’ 동네 서점의 가치

    [스페셜 리포트]누구나 일본의 쓰타야, 영국의 셰익스피어앤컴퍼니를 꿈꿀 것이다. 원대한 목표로 시작했지만 ‘동네 서점’들엔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조차 쉬운 게 아니다. 독서 인구는 날이 갈수록 줄고 있고 온라인 서점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계산기만 두드리자면 동네 서점을 운영하는 것은 용기를 넘어선 무언가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단순한 경제 논리로 설명되지 않는 일이 있다. 동네 서점이 갖는 가치가 바로 그렇다.  북카페에서 독립 서점까지, ‘동네 서점’의 변천사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발간한 ‘2022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 한국의 서점은 총 2528개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2320개보다 208개(0.9%) 늘어난 것이다. 편람 발행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0.9%라는 숫자는 언뜻 보기엔 작아 보이지만 서점업계에서는 나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왜 증가했을까.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2020년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서점들이 개점했고 지역 서점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보편화됐고 공공 기관 도서 구매 시 지역 서점을 우선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지역 서점의 생존 기반이 마련된 결과”라고 분석했다.다시 ‘동네 서점’의 전성기가 오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문화 중심지’인 서울에서 출발했다. 서울은 골목마다 다양한 동네 책방이 자리 잡은 도시다. 그중에서도 과거 출판사들이 즐비했던 홍대·연남동·합정동 인근 골목골목을 걷다 보면 작은 서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2010년대 들어 한국의 카

    2022.09.03 06:00:04

    ‘각자의 취향을 팝니다’ 동네 서점의 가치
  • 책방 주인들이 직접 말하는 동네 서점의 마력

    [스페셜 리포트]대형 서점들도 존폐를 걱정하는 시점에서 과감하게 동네 서점의 문을 연 이들이 있다. 책을 향한 ‘덕심’으로 과감히 창업을 결정했다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과연 지금의 동네 서점들은 잘되고 있을까. 이제 막 문을 연 책방부터 4년 차를 넘긴 책방까지 서울 도심 곳곳에 자리 잡은 책방 대표들을 만나 봤다. 마포구 독서관“독립 출판물의 ‘도서관’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 ‘독서관’이 자리 잡은 홍대의 골목길은 번화가를 찾은 젊은이들부터 오랫동안 이곳에 거주한 마포 주민들이 혼재하는 곳이다. 오래된 빌라와 인스타그램에서 본 듯한 가게들이 공존하는 골목길 속에서 ‘독서관’이 5개월 전 문을 열었다. 전세환 독서관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이 일어나기 전에 소셜 살롱 모임에 나갔다가 독립 출판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기록을 남긴다는 느낌이 좋아 독립 출판 작가로 활동해 볼까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이 생각이 서점을 차리자는 결심으로 이어졌다.독립 출판에서 출발한 창업이기 때문에 주로 취급하는 책도 독립 출판물이다. 독립 출판물이라면 별도의 기준 없이 입고하고 있다. “‘독서관’의 문을 열면서 지향했던 부분은 독립 출판물로 이뤄진 도서관 같은 공간을 만드는 거예요. 독립 서점과 도서관의 중간 지점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이름도 ‘독서관’이라고 지었죠.”전 대표는 책을 대여해 줌으로써 타 서점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기존 독립 서점들은 확보한 책의 수가 워낙 적다 보니 훼손을 우려해 대여는 잘 시도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대여’ 시스템은 고객

    2022.09.03 06:00:01

    책방 주인들이 직접 말하는 동네 서점의 마력
  • 감성과 개성이 가득한 동네책방 나들이 가보실래요?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 김민영 대학생 기자] 잠잠하던 도서계에 산뜻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루한 ‘집콕’을 이겨내기 위해 독서를 취미로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규모 있기로 손꼽히는 교보문고와 온라인서점 예스24는 각각 2020년 판매량이 전년도에 비해 7.3%, 23%가 증가했다. 온·오프라인의 판매량이 다소 차이는 있지만, 코로나19시대 여러 하락세들 사이에서 상승세는 ...

    2021.04.09 15:55:23

    감성과 개성이 가득한 동네책방 나들이 가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