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얼룩말, 그림에서 꿈을 만들다

    꿈은 구름을 닮아 언제나 같은 모습이 아니다. 구름은 볼 수 있어도 잡을 수는 없듯, 꿈도 느낄 수 있어도 현실은 아니다. 신기루와 같다. 어쩌면 현실의 무게는 꿈의 무게와 반비례인지도 모른다. 꿈은 삶의 상처를 보듬는 치유의 명약이기도 하다. 권주안은 꿈속에 현실을 넣는다. 위로와 치유가 목적이다.권주안 작가의 그림에서 꿈을 만드는 주인공은 얼룩말이다. 얼룩말의 기본 습성을 이해하면 권 작가의 그림도 더 쉽고 편하게 다가온다. 우선 좋아하는 풀이 따로 있어서 다른 초식동물들과도 잘 어울린다. 위장의 명수로 알려졌다. 얼룩말의 흑백 줄무늬가 사람의 눈에는 잘 보이지만, 색깔을 구별하지 못하는 육식동물에겐 풀숲의 얼룩말을 알아채긴 힘들기 때문이다.귀여운 줄무늬를 보며 얼룩말이 무척 여리고 온순하다는 오해가 많다. 반대로 아주 예민하다. 눈이 머리 옆에 있고, 청력과 후각이 발달해 경계심마저 강하다. 한 성질 한다. 성장하면서 워낙 난폭해지기 때문에 가축으로도 못 키운다. 가정에서 키우거나 승마용 얼룩말이 없는 이유다. 동물원에서 얼룩말을 돌보는 사육사가 가장 많이 다친다고 할 정도다.그러고 보니 얼룩무늬가 참으로 유용하다. 자연의 수풀에서나 일상에서나 어쩌면 생존을 위한 위장술이 최적화된 동물인지도 모른다. 권 작가의 그림 속 얼룩말을 보면 왠지 모르게 자꾸 눈과 마음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얼룩무늬가 부러워서 그렇다. 무던하게 어우러지면서도 적절한 거리는 유지하고, 내면의 성격도 적당히 숨겨가며 처세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얼룩말의 무늬만 빌릴 수만 있다면 말이다.“작품 속에 설정해 놓은 가상의 풍경 속에서 얼룩말로 대치

    2021.03.03 12:51:08

    얼룩말, 그림에서 꿈을 만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