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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리한 요구를 하는 협상 상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전략]원목을 수입해 가구회사에 공급하는 K사 윤 사장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가장 큰 거래처인 A 가구 구매팀 최 이사로부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받았기 때문이다.연간 계약을 위해 만난 자리에서 최 이사는 대뜸 “사장님도 아시다시피 요즘 경기가 어렵습니다. 올해는 구매 물량을 15% 줄이고 단가도 10% 낮춰야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어처구니없는 요구에 당황한 윤 사장은 “원자재 가격도 많이 올랐습니다. 단가 인하는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최 이사는 발끈하면서 “저희가 워낙 오래 거래해 온 사이라서 이런 말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사실 K사 원목 품질이 예전만 못합니다. 게다가 툭하면 납기도 어기시고요. 저희는 이런 점들을 오랫동안 참아왔습니다. 만약 거부하신다면 저희는 다른 업체를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장님 제발 합리적으로 생각해보세요”라고 말했다.윤 사장은 어이가 없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라는 최 이사의 말은 자신이 비합리적이라는 것 아닌가.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원목 품질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하는 윤 사장이다. 작년에 납기를 맞추지 못한 것은 홍수 등 자연재해가 있었을 때 이틀 정도 늦은 것뿐이다. 가격 낮추려고 별 걸 다 트집을 잡고 인신공격까지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거래처를 놓칠까 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윤 사장.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맞대응하면 협상을 망칠 수 있다이런 상황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업 간 거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례다. 상대방은 무리한 조건을 요구하거나 사람을 비하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이런 상대는 대체로

    2024.03.17 22:31:41

    무리한 요구를 하는 협상 상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이태석의 경영 전략]
  • 브레인스토밍의 새로운 화두[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전략]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너무도 흔한 단어다. 여러 사람의 생각을 모으면 마치 두뇌 폭풍(Brain+Storm)처럼 집단지성을 얻는다는 뜻이다. 조직에서 문제해결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할 때 자주 등장한다. 이것은 직급 상관없이 자유로운 발언권이 보장된 환경이라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현실은 어떨까.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다. 워크숍에 한 번이라도 참여해 본 사람이라면 그 느낌이 올 것이다. 도대체 왜 그럴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미국의 유명 작가 수잔 케인은 자신의 저서 ‘콰이어트’에서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첫째는 사회적 태만이다. ‘링겔만(Ringelmann) 효과’라고도 부르는 이 현상은 집단으로 공동 작업을 할 때 자주 나타난다. 작업 인원이 증가함에 따라 인당 과제 수행능력은 도리어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여러 사람 속에 있다 보면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에 기인한다.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토론이 굴러간다고 생각하면 뒤로 몸을 기댄 채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그저 구경만 하는 것이다. 인간이 가진 태생적 심리 중 하나다.둘째는 생산적 봉쇄다. 브레인스토밍의 효과는 참가자들의 생산적 참여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토론은 한 번에 한 사람만 말을 할 수 있다. 나머지는 수동적으로 묵묵히 앉아 있게 된다. 자신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다른 사람들의 발언에 의해 막히거나 차단당하는 것이다.셋째는 평가불안이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려는 순간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간다. 혹시 동료들 앞에서 멍청해 보이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두려움으로 인해 말하기를 주저하거나 꺼리게 된다. 결국 말

    2023.12.14 08:16:15

    브레인스토밍의 새로운 화두[이태석의 경영 전략]
  • 협상 가치 창출의 ‘기생충’[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수익성 높은 고혈압 치료제를 제조 판매해 큰 돈을 벌고 있는 A 제약회사가 있다. 회사는 개당 4.05달러짜리 알약을 매년 1억 개씩 판매한다. 제조 비용은 한 알에 0.05달러. 대략 매년 벌어들이는 수익은 4억 달러다. 그런데 얼마 후 B 제약회사에서 동일한 효능의 약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사는 비상이 걸렸다. 독점해 왔던 시장에 경쟁자가 등장해서다. 경영진은 판매 가격을 일단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결정을 내린다. B사의 출시 예정 제품 가격이 2.55달러였기 때문이다. 여러 측면에서 고려해 보니 3.05달러가 적절하다는 추정이 나왔다. 이제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두 개 회사가 양분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A사의 시장점유율은 60%, B사는 40%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우 A사는 매년 6000만 개를 판매해 연간 1억8000만 달러의 수익을, B사는 4000만 개를 판매해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계산을 간단하게 하기 위해 제조 비용은 0.05달러로 가정했다. 결국 시장의 파이는 B사의 진입으로 전체 수익은 2억8000만 달러(A사 1억8000만 달러+B사 1억 달러)로 바뀌게 된다. A사가 독점을 누리던 당시 수익금 4억 달러보다 무려 1억2000만 달러나 적다. A사의 경영진이 생각해 보니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나눌 수 있는 파이가 줄어도 너무 줄었다. 고민 끝에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A사의 협상 대표는 B사 대표를 찾아가 솔깃한 제안을 했다. 즉 B사가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대가로 매년 1억2500만 달러를 지불하면 어떻겠느냐고 말이다. B사로선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1억 달러 벌자고 괜히 힘만 쓰는 것보다 더 큰돈 아닌가. A사도 마찬가지다. 기존 수익 4억 달러에서 1억2500만 달러를 B사

    2023.11.22 08:19:40

    협상 가치 창출의 ‘기생충’[이태석의 경영 전략]
  • 독점 공급자와의 협상, 어떻게 해야 할까[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비즈니스 협상에서 구매자들은 대체로 큰 어려움이 없다. 돈을 주고 물건을 사기 때문에 파는 쪽보다 쉽다. 하지만 어려워하는 상대가 있다. 바로 독점 공급자다. 이유는 당연하지만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특정 물건을 사야 하는데 파는 곳이 한 군데밖에 없다. 유사한 물건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핵심 자원이나 기술·품질 등이 압도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판매자가 도리어 ‘왕’이다. 구매자는 곧 열위가 된다. 협상이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독점 공급자와의 협상에서 밀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답이 전혀 없을까. 아니다. 몇 가지 노력과 전략을 잘 활용한다면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먼저 우호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독점 공급자의 고객 중에서 최고의 손님(best customer)이 되는 전략이다. 지금까지의 거래 관계와 동반 성장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조건을 수용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세상에 일방적인 장사는 없다예를 들어 공급자도 구매자를 통해 매출을 계속해야 할 것이니까 양 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해 보자. 거래 물량 증대와 장기 공급 계약으로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다든지,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발생하는 이익을 분배해 양 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이것은 구매자의 요구 사항과 공급 업체의 강점이 어떻게 일치하는지 인식시켜 준다. 그런데 간혹 공급자의 모든 제품이 독점이거나 경쟁력이 강한 것은 아니다. 약한 고리가 있을 수 있다.이를 구매자의 내부 또는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보완해 주면 효과적이다. 구매자의 바잉 파워를 통해 제삼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공급자의 판매 활로를 열어 주는 것이다

    2023.07.20 08:33:16

    독점 공급자와의 협상, 어떻게 해야 할까[이태석의 경영 전략]
  • ‘착한 사람 증후군’에 빠진 협상가의 딜레마 [이태석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협상하는 스타일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공격적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드럽고 쉽게 물러서는 이들도 있다. 사람의 성격만큼이나 협상 유형도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결과도 그래서 천차만별이다. 어떤 유형의 상대를 만났느냐, 어떻게 협상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협상이 ‘상호작용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문제는 부드럽고 착한 스타일이다. 이들은 상대와 부딪치는 것이 싫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또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자신의 욕구나 소망을 억누른다.상대에게 한두 번 요구해 보다가 강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 쉽게 양보해 버린다. 차라리 자신이 손해를 감수하고 마는 것이다.그리고 협상이 끝난 후 스스로를 달랜다. 상대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할 만한 이유도 없었고 더 이상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욕심이라고 말이다. 한마디로 자기 합리화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식의 협상이 계속해 반복된다는 점이다.강점을 부각시켜야 협상에서 이긴다수도권에 거주 중인 40대 중반의 회사원 A 씨는 평소 남들과 갈등이 생겨 시끄러워지는 것을 싫어하는 조용한 성격이다. 웬만하면 자신이 한 발 물러선다.얼마 전 그는 지방 도시로 발령이 났다. 이사를 앞두고 살고 있는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았다. 아파트는 파란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는 훌륭한 조망권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입주한 지 오래돼 내부 시설이 꽤 낡았다.만약 공사를 한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고 한 달 정도의 시간도 걸린다. 그가 아파트를 팔려고 마음먹은 가격은 5억원이었다. 주변 시세를 살펴보니 그 정도는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공인중개

    2021.05.21 06:55:01

    ‘착한 사람 증후군’에 빠진 협상가의 딜레마 [이태석의 경영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