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슈퍼 위크가 남긴 것, ‘디커플링 통화정책’[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무려 21개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회의를 한 슈퍼위크가 3월 넷째주 마무리됐다.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총괄적으로는 물가가 속속 통제권에 들어옴에 따라 통화정책의 우선순위를 경기회복, 금융시스템 안정 쪽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시장도 ‘라스트 마일 부주의’ 우려가 완화되는 대신 ‘피벗’ 기대가 살아나면서 손바뀜 현상이 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슈퍼위크 마무리, 남은 것은최대 관심이 됐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좀 더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올해 안에 금리인하를 추진하겠다”는 피벗 의사를 시장에 확실하게 전달했다. 3월 회의 직전까지 라스트 마일 부주의를 경계하면서 금리인하 시기가 늦어지고 인하폭도 작아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완화시켰다.갑작스러운 미국 중앙은행(Fed)의 태도 변화에 양당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전현직 대통령이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해 갖고 있는 불만을 의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Fed는 피벗의 근거로 이번에 내놓은 수정 전망에서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상승률이 목표치(2%)에 근접하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Fed는 금리 변경과 같은 중요한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PCE 물가를 중시한다. PCE는 특정품목 가격변동에 따른 소비자의 반응, 즉 대체효과를 감안하지 못하는 CPI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CPI 상승률은 3.1%이지만 1월 PCE 가격상승률은 2.4%로 PCE로 본다면 Fed의 피벗 결정을 뒷받쳐준다.시장에서는 6월 FOMC 회의부터 금리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점도표에서 나타난 중립금리

    2024.03.31 06:00:01

    슈퍼 위크가 남긴 것, ‘디커플링 통화정책’[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사과로 시작된 인플레이션…'애플레이션' 의미와 해결책은[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인플레이션(이하 인플레)이 불거진 지 2년이 넘었지만 전 세계인들은 올해도 최대 경제현안으로 꼽을 만큼 여전히 시달리고 있다. 오히려 국민이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체감물가는 올라가는 추세다. 올해 11월에 치러질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인플레 문제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농산물 가격 급등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월까지 안정세를 찾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월 들어서는 3%대로 재상승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체감물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농산물 가격이 2월 전체 물가 상승분의 80% 이상을 기여할 만큼 급등하고 있는 점이다. 특히 신선과일 가격은 2월에 42% 이상 급등해 32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신선과일 중에서는 단연 사과값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작년 생산량이 30% 이상 급감한 사과값은 지난 1월에는 57%나 오른 데 이어 2월에는 70% 이상으로 급등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대체재인 귤, 배 등으로 옮겨가는 사과값 상승 도미노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과값 급등발 인플레라는 의미의 ‘애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애플레이션의 실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이론적 배경이 필요하다. 인플레는 원인별로 비용 상승과 수요 견인으로 나뉘고, 상승속도에 따라 마일드·캘로핑·하이퍼로, 경기와 관련해 디플레이션·스태그플레이션·슬로플레이션·골디락스, 정책 의지와 결부돼 리플레이션·디스인플레, 그리고 공유경제와 관련해 데모크라플레이션 등이 있다. 애플레이션은 데모크라플레이션의 일종으로 공공성을 띠고 있어

    2024.03.17 06:00:05

    사과로 시작된 인플레이션…'애플레이션' 의미와 해결책은[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1년…은행위기 지속되는 이유[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3월이면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비롯된 미국 지방은행 위기가 발생한 지 꼭 1년이 된다. 작년 4월 이후 극복될 기미를 보이던 은행위기가 최근 들어 다시 심상치 않는 조짐이다. SVB 등을 흡수한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가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주가가 폭락함에 따라 다시 토해내야 할 ‘바이 백(buy back)’ 상황에 몰리고 있다.문제의 발단 상업용 부동산더 우려되는 것은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미국을 상징하는 6대 대형은행들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각종 대출의 연체가 급증하면서 대손충당금이 부족해 일종의 마진콜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2022년까지 30일 연체 대출 1달러당 1.6달러를 쌓아놓던 것이 최근에는 1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문제의 발단은 상업용 부동산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재택근무 등이 활성화되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신 그레셤의 법칙’이라는 용어가 나올 만큼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셤의 법칙에 빗댄 이 용어는 홈리스와 마약환자가 정상적인 임차인을 내모는 현상을 말한다. 시카고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50년 전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디트로이트가 강한 노조에 의해 파산되면서 베드타운인 시카고의 아파트가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던 현상이 최근 들어서는 상업용 부동산에서 재연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에서 발생한 범죄율이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현재 상업용 부동산 상황을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와 함께 미국의 양대 부동산 경제학자로 꼽히고 있는 스테인 반 니우에뷔

    2024.03.03 06:00:01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1년…은행위기 지속되는 이유[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美 경제 왜 강한가…재조명되는 재닛 옐런 ‘예일 거시경제 패러다임’[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미국 경제와 증시가 강해도 워낙 강하다. 경기는 ‘노 랜딩’이란 신조어가 나올 만큼 2%대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2023년 하반기 성장률은 4%를 넘어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다. 증시는 시가총액이 전 세계의 50%에 근접할 만큼 빅테크 종목의 주도로 1990년대 후반의 ‘골디락스’ 장세가 재현되고 있다.예일 거시경제 패러다임이란3년 전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할 때만 하더라도 직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남겨놓은 난제로 경기와 증시가 모두 녹록지 않았다. 대외적으로는 중국과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2027년에는 추월당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왔다. 대내적으로는 미국 의회가 트럼프 키즈에게 점령당할 정도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한 나라의 비상상황과 같은 복잡한 현실을 푸는 일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특정 경제이론에 의존하기보다 당면한 현안을 극복하는데 기여했던 종전의 정책처방을 참고로 하는 실증적 방법이 활용된다. 바이든 정부의 실질적인 경제 컨트롤타워인 재닛 옐런 장관이 들고 나온 것이 ‘예일 거시경제 패러다임’이다. 1999년 4월 예일대 동문회에서 처음으로 언급해서 알려지기 시작한 이 패러다임은 1960년대 존 F 케네디와 린든 B 존슨 정부 때 실행됐던 경제정책을 설계하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제임스 토빈, 로버트 솔로, 아서 오쿤, 케네스 애로 등에서 출발했다. 1970년대 이후에는 월리엄 노드하우스, 로버트 실러 그리고 재닛 옐런이 뒤를 잇고 있다.전체적인 기조는 경기부양 등과 같은 단기과제는 케인지언 이론을 선호하지만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등과 같은 장기과제는 신고전학파 이론을 받아들여 해결한 독특한

    2024.02.21 06:00:04

    美 경제 왜 강한가…재조명되는 재닛 옐런 ‘예일 거시경제 패러다임’[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中과 동병상련,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일본에서 배운다[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중국이 경기와 증시를 살리기 위해 연일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지금까지 풀겠다고 한 돈만 하더라도 600조원이 넘어 2009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헬리콥터 벤식 위기 극복책’에 비유될 정도다. 과연 중국과 홍콩 증시가 살아나 ELS 등으로 상처 난 우리 투자자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까.‘무늬만 부양책’이냐 ‘국채를 발행하는 방안’이냐모든 대규모 부양책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부터 출발한다. 국영기업 역외계좌와 금융공기업 등을 통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모든 것은 중국 정부에 집결되는 문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중국의 국가채무비율은 310%를 넘어 어떤 목적이든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 오죽했으면 빚을 내서 주식, 부동산에 투자하라고 권유할 정도다.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면 쓸 수 있는 수단은 두 가지로 제한된다. 발표만 하고 실제로 이행하지 않는 ‘무늬만 부양책’과 다른 하나는 ‘국채를 발행하는 방안’이다. 작년 하반기 이후 실업률 등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시진핑 정부에 불리하면 통계 자체를 발표하지 않거나 축소하는 관행을 고려하면 첫 번째 방안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세계 어느 국가보다 ‘초과공급’이 심한 발행시장 여건상 국채를 통한 재원조달 방안도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우려된다. 해외와 민간의 국채 수요가 없는 데다 프라이머리 딜러도 누적된 국채투자 손실로 신규 투자가 어렵기 때문이다. 강제 인수만이 민간에서 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인민은행(PBOC)도 최악의 상황에 몰린 국채수급 여건을 모를 리 없다. 판군성 PBOC 총재가 리

    2024.02.07 06:00:01

    中과 동병상련,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일본에서 배운다[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AI 시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방향은[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매년 1월에는 그해 세계경제와 경제정책이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를 알 수 있는 3대 국제행사가 열린다. 경제정책에 초점을 맞춘 전미경제학회, 세계 산업 추세를 읽을 수 있는 국제전자제품 전시회(CES), 그리고 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변화를 조망할 수 있는 다보스포럼이다.    올해는 3대 행사 모두 인공지능(AI)을 다루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논의되기 시작했던 AI가 1년 전 챗GPT로 우리에게 다가오기까지 의외로 잠잠했다. 산업발전 단계상 엄동설한에 푸른 싹이 돋기 시작한 단계(green shoot)인 챗GPT가 윤리적 문제에 봉착해 시든 잡초(yellow weed)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1년 만에 모든 산업 중 가장 빨리 화려하게 꽃(golden goal)을 피우고 있다.저소득층의 역습?세계경제가 어려울 때는 신기술이 출회하면서 위기 극복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1990년대 들어 일본발 위기론이 확산됐을 당시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기술(IT)이 꽃을 피우면서 세계경제를 구해냈다.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IT가 주도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종전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고성장·저물가의 신경제 신화를 낳았다.    AI발 변화를 가장 빨리 체감할 수 있는 곳이 고용시장이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중국을 비롯한 저임의 저개발국 노동력 공급이 더이상 안 되는 루이스 전환점이 앞당겨져 주요국 자체 노동시장에서 저소득층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코로나 지원금에 따른 자발적 실업인 코브라 효과까지 겹쳐 저소득층의 임금은 빠르게 상승했다.    올해는 디지털 고도화까지 이루어지면서 구조조정 대상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 사태 직전까지 디지털화

    2024.01.21 06:00:01

    AI 시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방향은[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미리 가보는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2024년 갑진년(甲辰年)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의 단연 화두는 ‘선거’다. 세계 74개국에서 크고 작은 선거가 치러지고 세계 인구의 약 40억 명이 투표를 해야 한다. 선거 결과에 따라 당사국의 명암뿐만 아니라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 글로벌 시가 총액의 60%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바이드노믹스로 연임 노리는 바이든피날레는 올해 11월 5일에 치러질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다. 이달 15월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선거)를 시작으로 무려 11개월에 걸친 대장정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여론조사 결과로만 놓고 본다면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재대결로 치러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민주당 유력 후보인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공약은 바이드노믹스가 핵심이 되겠지만 집권 1기 때의 반성을 계기로 몇 가지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바로 기후변화 시대다. 올해는 기후목표 1.5도를 벗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기후변화야말로 생태적 대참사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다. 그런 만큼 기후환경협약을 윤리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공약을 재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선거 캠페인이나 연임에 성공하면 ‘그린 성장’과 ‘그린 글로벌 스탠더드’를 제정하는 일을 그 어느 과제보다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구조를 ‘에너지 청정형’으로 바꾸는 동시에 셰일가스, 원자력 등으로 에너지원을 다변화시켜 지구가 생존 가능한 환경을 복원하는 데 주력할 것을 유권자와 약속할 가능성이 높다.중국과의 경제 패권 다툼은 지속해 나

    2024.01.10 06:00:01

    미리 가보는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2024년 금융시장,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계묘년(癸卯年)이 저물고 조만간 청룡의 해인 갑진년(甲辰年)을 맞는다. 엔데믹 시대의 실질적인 첫해를 맞아 예측기관들이 내놓은 2024년 세계경제 전망을 보면 한마디로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기보다는 또 다른 디스토피아 문제로 커다란 어려움이 닥칠 것으로 내다봤다.지경학적 위험은 여전2023년만큼 이상기후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체감한 적도 없다. 홍수, 가뭄, 산불 등이 ‘대(大·great)’가 붙어야 할 정도였다. 슈퍼 엘니뇨의 위력이 2년 차에 더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2024년에는 접두어를 격상시켜 ‘초(超·hyper)’ 자를 붙여도 부족할지 모른다는 경고가 먼저 들어온다. 기후목표 1.5도가 뚫리는 첫해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은 가히 충격적이다.지경학적 위험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최근처럼 안보와 경제 간 분리가 어려울 때는 지정학적 위험보다 지경학적 위험이 더 중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이어 2024년에는 한국이 속한 동북아 지역에서 지경학적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각종 선거가 많이 잡혀 있는 2024년에는 정치적 거버넌스 문제가 세계와 각국 경제에 의외로 큰 복병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더 우려되는 것은 체제와 관계없이 최고통수권자의 장기집권 야망까지 겹치면서 갈수록 이 문제가 국수주의로 흐르고 있어 이미 여야 간 극한대립이 경제에 부담되고 있는 우리에게는 체감적으로 와닿는 지적이다.미국과 중국 간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023년 5월 비슷한 시기에 열렸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중국·중앙아시아 간 정상회의를 계기로 세계경제 질서가 두

    2023.12.24 06:00:04

    2024년 금융시장,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다사다난' 2023년 세계 경제 되돌아보니[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계묘년(癸卯年) 2023년 세계경제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매분기 긍(肯·긍정)과 부(否·부정), 부(浮·부상)와 침(沈·침체)이 반복되면서 미국 캘리포니아대 배리 아이켄그린 교수가 예언했던 ‘초불확실성 시대가 어떤 것인가’의 진면목을 보여줬기 때문이다.비관적 출발로 시작한 2023년연초 출발은 부(否)와 침(沈)이었다. 미‧중 경제패권 마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끝나지 않은 코로나 사태, 중남미 핑크 타이드 물결 등 2022년에서 넘어온 과제가 워낙 무거웠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 경기를 보는 눈도 ‘대침체론(great recession)’, ‘더 큰 위기론(greater crisis)’ 등이 거론될 만큼 비관적이었다. 지난 3월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뱅크런에서 비롯된 미국의 은행위기까지 겹치면서 세계경제를 더 어둡게 했다. 모든 위기가 유동성 위기, 시스템 위기, 실물경기 위기 순으로 전개되는 과정에서 조 바이든 정부는 시스템 위기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런 노력이 무산될 경우 제2 금융위기가 재현될 수 있는 극한 상황까지 몰렸었다. 바이든 정부의 초기 대응은 리먼 사태 때 버락 오바마 정부와는 달랐다. 최대 과제인 시스템 위기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동성부터 풀었다. 구제금융으로 도덕적 해이를 낳았던 리먼 사태의 교훈을 살려 자기 책임의 원칙도 철저히 지켰다. 예금자는 확실히 보호해 추가 인출을 방지하는 대신 책임져야 할 금융사는 조기에 파산시켰다. 문제는 바이든 정부는 신용경색을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때 중국은 국채를 내다 팔아 미국의 돈줄을 더 조였다. 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속도는 의외

    2023.12.10 06:00:04

    '다사다난' 2023년 세계 경제 되돌아보니[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공매도 금지와 외국인 자금 이탈, 도식적 이분법 개선해야[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매도 금지조치를 추진한 지 3주가 지났다. 대부분 국내 증권가는 공매도 금지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환율이 급등할 것으로 평가했다.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에서 퇴출당하고 국가신용등급 조정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증권사 예상 빗나간 공매도 금지증권사 평가는 빗나갔다. 가장 우려했던 외국인 자금은 오히려 3조원 이상 들어왔다. 유입 속도로 본다면 올 들어 가장 빨랐던 지난 5월 중순 이후 2주간에 견줄 만한 정도다. 원천별로도 달러계 자금뿐만 아니라 유럽계 자금, 그리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주춤했던 아랍계 자금까지 들어왔다. 외국인 자금 대거 유입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되고 있다. 공매도 금지조치 추진 직전 추락하던 코스피지수는 2500선이 넘었다. 급등할 것으로 봤던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이 붕괴되면서 1280원대까지 하락했다. 원‧엔 환율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850원대로 급락하기도 했다. 종전의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외국인 자금이 반드시 이탈된 것은 아니다. 금융위기 때(2008년 8월∼2009년 5월)는 4조1000억원이 유입된 반면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때(2001년 8∼9월)는 1조5000원이 이탈됐다. 코로나19 사태 때(2020년 3월∼2021년 5월)는 22조1000억원이 이탈됐지만 폴트폴리오 지위가 같은 국가에 비해 특별히 많지 않았다. 크게 당황한 일부 국내 증권사가 앞으로 서든 스톱이 발생할 것이라고 한술 더 뜬다. 잘 들어오던 외국인 자금이 어느 순간에 이탈되는 서든 스톱은 공매도 금지와 같은 제도적 요인보다 펀더멘털 여건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우리 성

    2023.11.26 06:00:06

    공매도 금지와 외국인 자금 이탈, 도식적 이분법 개선해야[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인구절벽 원년이 될 2024년…복합 불황 빠질까[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세계 인구는 20세기 이후 120년 동안 지속돼 온 팽창 시대가 마무리되고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돌이킬 수 없는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앞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커다란 변화(big change)를 몰고 올 것”이라는 보고서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인구절벽, 인플레이션 발생으로최근 세계 인구절벽 논쟁에 중심에 서 있는 국가가 중국과 한국이다. 매 10년마다 조사하는 중국의 인구센서스 통계 발표를 앞두고 영국의 경제 전문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가 2년 전부터 “감소됐다”는 보도에 중국 정부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해 오고 있지만 2024년을 목전에 두고 사실로 드러났다. 중국의 인구 증감은 세계 노동시장에 중요한 변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글로벌화와 디지털화가 진전되면서 저개발국 등 제도권 밖에 머물던 노동력 공급이 정체되는 또 다른 ‘루이스 전환점’을 맞아 중국의 인구 증감은 세계 노동력과 임금 수준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78년 덩샤오핑이 개방화를 표방한 이후 세계경제는 중국 인구와의 최적 조합인 ‘스위트 스폿(sweet spot)’ 기간을 누려왔다. 중국의 생산가능인구가 세계 고용시장에 본격적으로 편입되기 시작했던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고성장-저물가’라는 종전의 경제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경제’ 국면이 나타났다. 특히 미국 경제는 1990년대 후반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이후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정보기술(IT) 혁명과 함께 값싼 중국 인구의 유입으로 신경제 신화를 톡톡히 누렸다. 1980년대 초 2차 오일쇼크로 닥친 스태그플레이션을 래퍼 곡선을 토대로 한 세금 감면

    2023.11.12 06:00:13

    인구절벽 원년이 될 2024년…복합 불황 빠질까[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2024년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 변화는[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본격적인 예측 시즌이 돌아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 3대 예측기관이 내년 세계경제 전망보고서를 발표했다. 엔데믹의 실질적인 첫해가 될 내년에 세계경제는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기보다 또 다른 디스토피아 문제로 커다란 어려움이 닥칠 것으로 예상했다.지경학적 위험 최고조로올해만큼 이상기후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체감한 적도 없다. 홍수, 가뭄, 산불, 태풍, 쓰나미 등이 ‘대(大‧great)’가 붙어야 할 정도다. 슈퍼 엘리뇨의 위력이 발생 2년 차에 더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접두어를 한 단계 격상시켜 ‘초(超‧hyper)’ 자를 붙여도 부족할지 모른다는 경고가 유난히 눈에 띈다. 지경학적 위험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최근처럼 안보와 경제 간 분리가 어려울 때는 지정학적 위험보다 지경학적 위험이 더 중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 이어 내년에는 한국이 속한 동북아 지역에서 지경학적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각종 선거가 많이 잡혀 있는 내년에는 정치적 거버넌스 문제가 세계와 각국 경제에 의외로 큰 복병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더 우려되는 것은 체제와 관계없이 최고통수권자의 장기 집권 야망까지 겹치면서 갈수록 이 문제가 국수주의로 흐르고 있어 이미 여야 간 극한 대립이 경제에 부담되고 있는 우리에게는 체감적으로 와닿는 지적이다. 국제통상 환경도 국가 간 관세와 비관세 장벽 철폐를 통해 시장개방을 추구하는 세계무역기구(WTO)와 자유무역협정(FTA)보다 유사 입장국(like minded country) 간 협력과 연대에 맞추는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나 경

    2023.10.29 06:00:01

    2024년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 변화는[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3高 현상에 완충능력 취약한 한국 경제, 해법은[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한국 경제가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유가 상승발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지난 7월 중순 이후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불과 2개월 반 만에 110bp(1bp=0.01%p) 급등했다. 같은 기간 중 코스피 지수는 10%, 코스닥 지수는 15% 넘게 급락해 그 폭이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한다. 특정국 경제가 3고 현상과 같은 대외가격변수에 얼마나 잘 버틸 수 있는지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개발한 금융스트레스지수(FSI‧Financial Stress Index)로 파악한다. 물리학의 피로도 개념을 응용한 FSI의 핵심은 완충 능력에 있다. 한국 경제가 3고 현상에 취약하다는 것은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완충장치가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완충장치 없는 한국 경제첫째, 경제주체를 가릴 것 없이 부채가 너무 많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는 108.1%, 기업부채는 124.1%로 위험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다. 더 우려되는 것은 국내 금융사들이 마치 유행처럼 해외 부동산 투자 과정에서 급증한 달러 레버리지 부채다. 이달부터 만기가 집중적인 시기에 고금리와 맞물리면서 ‘수요 파괴’까지 일고 있다. 이 현상이 나타날 때는 리스케줄링과 투자자산 처분이 어렵고 처분하더라도 국내 금융사처럼 중후순위로 밀려난 조건에서는 회수하기가 어렵다. 둘째, 펀더멘털 면에서는 저성장 고착화가 우려될 정도로 약하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아시아 4룡 가운데 마지막 남은 대만에 추월당했다. 단순생산함수(Y=f(L,K,A), L=노동, K=자본, A=총요소생산성)로 추정한 중장기 성장기반은 더 취약하다. 노동 섹터는 ‘저출산‧고령화’, 자본 섹터는 해외 위주의 신규

    2023.10.18 06:00:01

    3高 현상에 완충능력 취약한 한국 경제, 해법은[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 김정은-푸틴 정상 회담으로 보는 북한 돈과 채권 투자[한상춘의 국제 경제 심층 분석]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 회담이 끝났다. ‘무기 거래 협상’이라는 직접적인 목적이 있었지만 초청했던 푸틴 대통령보다 초청받았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둘렀던 것은 날로 악화되는 경제로 최고조의 이른 북한 인민들의 불만을 돌리기 위한 목적도 강했다는 것이 서방 측의 시각이다. 북한 경제는 농업·광업 등 1차 산업에 좌우되는 천수답(天水畓) 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오히려 최근 들어서는 고착화되는 추세다. 한때 기상 조건이 좋아 이례적으로 풍작을 기록했던 해도 있었지만 극심한 가뭄 피해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경제의 앞날은 지금보다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시장 경제 도입 등의 획기적인 개혁 조치가 없으면 북한 경제가 살아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공포 정치로 치닫고 있는 김정은 체제도 조만간 붕괴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의 움직임이 더 주목되는 상황이다.북한의 전략, 죄수의 딜레마북한이 경제 사정에 따라 남한과의 관계를 모색할 때 전통적인 게임 이론의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를 가장 잘 활용한다. 다른 참가자들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관점에서 최대 이익이 되는 경우의 수를 선택하면 최악의 게임 결과(pay off)를 낳는 것이 이 법칙의 골자다. 이미 북한에 대한 외국인 투자와 각종 국제 사회 지원 등이 중단돼 경제 고립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갈라파고스 함정에 빠진 지 오래됐다. 남북한 간의 관계 진전이 있을 때마다 간헐적으

    2023.10.07 06:00:02

    김정은-푸틴 정상 회담으로 보는 북한 돈과 채권 투자[한상춘의 국제 경제 심층 분석]
  • 파월 잭슨홀 발언으로 본 주가·환율 시나리오[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미국 와이오밍 주 작은 휴양 도시에서 열렸던 ‘2023 잭슨홀 미팅’이 끝났다. 금리 변경 적정성 평가, 중립 금리 추정, 물가 목표치 상향 등 새로운 통화 정책을 모색하기 위한 이론적 근거를 놓고 세계적인 석학과 각국 중앙은행 총재 간에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런 만큼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에 더 집중됐다. 파월 의장의 잭슨홀 발언을 여름휴가철 이후 Fed의 통화 정책 방향과 관련해 의미가 큰 것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골 주제인 경제 전망은 “경기가 괜찮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수치는 9월 전망으로 넘겼다. 양대 책무와 관련해 고용 시장은 “건전하다”는 종전의 방침을 반복했고 물가 안정 문제는 말을 아꼈다.금리 변경 방향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시장 참여자가 바라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여부는 어떤 신호를 주지 못함에 따라 금리 변경 방향과 증시 앞날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나오고 있다. 1년 전에는 파월 의장의 강한 매파 발언으로 1%포인트 금리 인상안이 부각되면서 9월 Fed 회의 때까지 다우존스지수가 40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잭슨홀 악몽’이 나타났다. Fed와 파월 의장의 의향을 알 수 있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잭슨홀 발언을 토대로 올해 9월 Fed 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는 방안은 세 가지다. 1안은 금리 0.5%포인트 인상과 양적 긴축(QT) 475억 달러, 2안은 금리 0.25%포인트 인상과 QT 475억 달러, 3안은 금리 동결과 QT 475억 달러 혹은 폐지하는 시나리오다. 9월 19일부터 양일간 열리는 Fed 회의까지 최악 시나리오인 1안이 부각되면 올해 잭슨홀 악몽은 1년 전보다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3.09.02 06:00:03

    파월 잭슨홀 발언으로 본 주가·환율 시나리오[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