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내륙수로 경인 아라뱃길이 10월 개통된다. 아라뱃길은 김포와 영종도 앞바다를 한 번에 잇는 18km의 바다 뱃길이다. 관광객을 실은 유람선과 자동차를 실은 화물선이 오간다.

뱃길 주변 관광지와 레포츠 시설엔 관광객들과 지역 주민들로 북적댈 것으로 보인다. 생산 유발 효과가 약 3조 원에 달할 정도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꿈의 운하’로 불리는 경인 아라뱃길을 자세히 소개하고 경제 효과 등을 알아본다.
미리 가보는 아라뱃길
미리 가보는 아라뱃길
아라뱃길의 ‘아라’라는 말은 ‘바다’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경인 아라뱃길은 2009년 6월 공사를 시작해 9월 초 현재 96%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초의 ‘내륙 뱃길’인 만큼 총 2조2500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정부가 경인 아라뱃길을 조성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홍수 피해 방지와 효율적인 물류 운송로를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1987년 경기도 김포 일대를 지나는 굴포천에 대홍수가 발생하자 치수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굴포천 유역 40%가 한강 홍수위 이하 저지대로, 해마다 상습적 수해가 발생하는 곳이다.

이에 따라 1992년 국가 사업으로 굴포천 방수로 사업이 시작됐고 1995년 이 방수로를 확장해 평상시에는 운하로 활용하는 ‘경인 아라뱃길 사업’ 계획이 발표됐다. 이 사업 계획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6년 넘게 실시됐고 마침내 2008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놓으면서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경인 아라뱃길은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을 잇는 수로다. 뱃길에 해당하는 주운수로는 서해에서 서울시 강서구 개화동까지 약 18km로 폭이 80m, 수심이 6.3m로 설계됐다.

2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244개 적재할 수 있는 4000톤급 선박 두 척이 교차해 지나갈 수 있다. 화물선과 함께 5000톤급 여객선도 운항되는데 10노트 정도의 정상 속도로 운항하면 1시간 30분에 편도 운항을 마칠 수 있다.

경인아라뱃길사업본부 측은 “생산 유발 효과 약 3조 원, 고용 효과 약 2만5000명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편익뿐만 아니라 도로에서 뱃길로의 전환에 따른 저탄소 녹색 실현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아라뱃길로 연간 얻게 된 이산화탄소(CO₂) 저감 효과는 약 6만2095톤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소나무 한 그루에 연간 5kg의 CO₂ 저감 효과가 있다고 보면 약 1000만 그루를 심는 효과다.

아라뱃길이 완공되면 주변 볼거리가 한층 늘어난다. 뱃길 주변과 지형을 고려해 만든 8개의 테마 공원인 ‘수향8경’이 들어선다. 파크웨이(Parkway) 개념을 도입해 운전자가 경관 도로를 달리면서 친수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라뱃길 양방향으로 36km짜리 자전거도로도 조성했다. 아라마리나 개장도 빼놓을 수 없다. 마리나는 요트를 보관할 수 있는 정박 시설과 클럽하우스 등의 편의 시설 및 요트의 수리·급유 등을 위한 부대 지원 시설을 총칭하는 용어다. 아라마리나는 수상 136척, 육상 60척 규모의 계류 시설과 클럽하우스 등을 갖춘 수도권 최대 규모다.

한국수자원공사 경인아라뱃길사업본부는 각종 교육과정도 개설해 놓고 있다. 요트아카데미는 일반인들이 요트를 배울 수 있는 과정이다. 내년 4월부터 시작된다. 역사·문화교실은 인천 지역 및 아라뱃길 유역에 얽힌 역사·문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항만물류교실은 화물선과 유람선을 직접 승선해 체험할 수 있다. 자전거·인라인을 배우고 싶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전거·인라인교실도 연다.

아라뱃길을 만들기 위한 최초의 시도는 800년 전인 고려 고종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각 지방에서 거둔 조세는 김포와 강화도 사이에 있는 ‘염하’, 즉 지금의 강화해협을 거쳐 중앙정부로 들어왔다.

그런데 염하는 만조 때만 운항이 가능했고 손돌목은 뱃길이 매우 험했다고 한다. 고종은 안정적인 조운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손돌목을 피해갈 수 있도록 인천 앞바다와 한강을 직접 연결하는 굴포운하 조성을 시도했다. 하지만 암석층을 뚫지 못해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러니 무려 800년 만에 열리는 아라뱃길인 셈이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
사진=서범세·김기남·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