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력발전소 건설하는 라오스

[라오스]태국 등 수출…빈곤 국가 탈피 돌파구
라오스는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들을 대상으로 전기 공급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오스는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인데, 그중 메콩강의 수력자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메콩강이 라오스를 가로지르고 있고 산악 지대로 이뤄진 라오스의 지리적 특성상 수력발전을 일으켜 전기를 생산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라오스는 수력발전으로 2만MW 이상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고 이를 개발하기 위해 현재 수력발전소 건설 작업이 분주히 진행 중이다. 이미 10군데 정도가 건설을 완료, 현재 운영 중이고 수력발전 개발이 가능한 조사 대상 지역만 수십 곳에 달한다.

라오스가 생산한 전기는 대부분 태국에 수출되고 있다. 대부분의 수력발전 사업은 태국 기업과 라오스 정부 간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설립 완료돼 운영 중인 남테우른(Nam Theun)2 발전소가 대표적이다. 남테우른2 발전소는 라오스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소인데,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기 중 대부분은 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앞으로 25년간 남테우른2 발전소로 라오스 정부가 얻게 될 수익은 2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베트남 및 캄보디아는 라오스의 이러한 수력발전 사업에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발전소 건설로 메콩강의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메콩강의 자원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인근 주민들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프로젝트는 메콩강 하류에 건설될 예정인 사야부리 발전소다. 라오스는 작년 10월 메콩강위원회에 사야부리 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통지한 후 곧바로 건설 작업에 착수했다.

메콩강위원회는 메콩강 자원의 지속적인 관리 및 유지를 위해 1995년에 라오스·태국·캄보디아·베트남이 함께 설립한 기구인데, 메콩강위원회의 지침상 메콩강에 발전소를 건설하려는 회원국은 메콩강위원회의 다른 회원국들과 일정 기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라오스는 이러한 지침에도 불구하고 협의 기간이 종료되기 이전부터 컨소시엄 파트너인 태국 투자자와 함께 사야부리 발전소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국제대댐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n Large Dams) 및 세계자연보호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 등 비정부 국제기구들 또한 라오스의 수력발전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세계자연보호기금에서는 사야부리 발전소 건설을 10년간 연기할 것을 권고했고 메콩강위원회가 발간한 ‘전략적 환경 평가 보고서’에도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메콩강위원회의 결정은 회원국을 상대로 한 강제적 효력이 없다. 만약 라오스 정부 측에서 사야부리 발전소 건설 작업을 계속 추진한다면 주변 국가들 간의 국제분쟁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오스는 2020년을 목표로 세계 최대 빈민 국가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는데, 현재 상당히 난처한 처지에 놓여 있다. 태국을 대상으로 한 수력발전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인프라를 개선해야 하는 시급한 시기인데 다른 주변 국가들, 특히 정치·사회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베트남이 강력한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라오스가 주변 국가들과의 이러한 복잡한 이해관계를 과연 어떤 방향으로 풀어 나갈지 주목된다.

반기일 법무법인 지평지성 뉴질랜드변호사·라오스 사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