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웃음’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섞여 들면 커피를 블렌딩해 적절한 조화를 이룬 커피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좀 더 밝은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9년 양평, 2010년·2011년 태안, 2012년 횡성. 이디야커피 전 직원이 함께한 가을 야유회 목록이다. 가을 야유회는 해외 워크숍과 함께 2010년 이후 매년 열리는 이디야의 대표적인 행사다.

2011년 태안 야유회는 ‘야생 버라이어티 서바이벌, 이디야가 간다!’, 2012년 횡성 야유회는 ‘이디야愛 빠지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진행됐다. 재치 있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야유회 내내 ‘웃음’을 유발하는 프로그램들이 즐비했다. ‘1박 2일’을 패러디한 도시락 복불복, 직원들과 신명 나는 추격전을 벌인 서바이벌 게임, 이디야의 전통적인 신고식, 신입 직원 장기 자랑 등 온 임직원이 어울려 야유회를 즐기며 ‘웃음’을 공유했다.

이처럼 나는 이디야 야유회의 특징을 ‘웃음’에서 찾는다. 웃음 없는 하루는 낭비한 하루다. 미국의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이 한 말이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인류에게는 정말로 효과적인 무기가 하나 있다. 바로 웃음이다”라고 말했고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은 “웃을 수 있을 때 언제든 웃어라. 그것은 공짜 보약이다”라고 말했다. 또 웃음은 사람의 수명을 연장하고 질병을 예방하며 인상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웃음은 삶의 중요한 요소다.

나는 웃음의 힘을 믿는다. 비웃음이나 냉소가 아닌 따뜻한 웃음,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웃음,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웃음, 슬픔을 이겨내는 웃음, 공동체를 위한 웃음…. 이런 웃음들은 우리 삶의 활력소가 된다. 웃음이라는 단어 하나가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커피의 맛을 다양하게 하는 블렌딩에서도 웃음의 다양한 의미를 가져 올 수도 있다.

나는 웃음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블렌딩을 떠올린다. 블렌딩은 여러 가지 커피를 섞어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것을 말한다. 스트레이트 커피에 없는 다양한 맛과 향기는 블렌딩을 통해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개성 있는 여러 가지 커피를 섞어 다른 하나의 새로운 맛을 탄생시키는 블렌딩 커피 말이다. 단종 커피가 내는 맛이 고유한 맛이라면, 블렌딩 커피는 조화된 맛과 향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웃음’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섞여 들면 커피를 블렌딩해 적절한 조화를 이룬 커피가 만들어 지는 것처럼 좀 더 밝은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에도 ‘웃음 블렌딩’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웃음은 기업의 경직된 상하 관계를 풀어주고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창조하는 힘이 있다. 웃음은 기업 문화 곳곳에 스며들어 그 기업을 블렌딩된 커피처럼 다양한 맛을 내는 창조적인 조직으로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더군다나 이디야커피 같은 서비스 업종에서 ‘웃음’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건 웃음을 기초로 한 서비스다. 웃음이 깃든 서비스 정신만 갖춘다면 고객에게 불쾌감을 주는 일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디야커피는 올가을에도 제주도 야유회를 계획 중이다. 작년 겨울 대규모 신입 공채를 실시하는 등 본사 가족들이 불어난 만큼 규모와 방식이 변할 것이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웃음’이다.
[CEO 에세이] ‘웃음’의 블렌딩
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이사

1962년생. 1981년 서울 영일고 졸업. 1988년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1988년 (주)동화은행 근무. 1999년 삼성증권 지점 근무. 2000년 (주)유레카벤처스 대표이사. 2004년 (주)이디야 대표이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