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간 인간의 평균수명은 35세에서 65세로 늘어났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인구가 약 9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19세기 후반 이후 지구의 온도는 섭씨 0.6도 정도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약적인 산업화에 따른 결과다. 이산화탄소(CO₂)와 같은 온실가스 사용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인류가 성장과 발전이란 미명 아래 환경을 훼손해 온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인류가 오래도록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필수적이다.

현재 많은 국가와 기업이 ‘녹색 성장’, 혹은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해 여러 연구와 실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유럽은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60∼80% 정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한 바 있으며 일본은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60∼80%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리 정부도 선진국 기조에 발맞춰 지난해 12월 ‘저탄소 녹색 성장 기본법’을 마련하고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을 통해 한국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 전망치(BAU) 대비 30%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지멘스 역시 환경 친화 기술과 서비스를 위해 오래전부터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산업·에너지·헬스케어 분야에서 최첨단 제품과 솔루션 및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지멘스의 ‘그린 호스피털(Green Hospitals)’ 솔루션은 특히 병원에 친환경에 대한 인식을 새로 심어주고 있다.

원래 병원은 분야별로 세분화된 다양한 의료 장비들 때문에 전력 소모가 크다. 또한 재활용이나 폐기물의 처리량도 방대하다. 따라서 환경을 위한 3R인 발생 억제(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의 관점에서 총체적인 포트폴리오를 통한 최적화된 솔루션을 필요로 한다.

헬스케어 장비도 친환경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 제품인 컴퓨터단층촬영 장치는 기존 모델에 비해 소모 전력을 30% 줄이고 피폭량 또한 절반으로 줄여 방사선 차단에 필요한 납을 무려 80% 이상 절감했다. 또한 자기공명 영상 스캐너는 재활용률 93%를 기록하는 제품으로 제조 과정에서 사용과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환경을 고려해 만든다.

친환경 헬스케어 솔루션과 산업, 그리고 에너지 솔루션은 각각의 분야가 시너지를 이뤄 고객의 욕구를 통합적으로 반영했을 때 한층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단순히 CO₂ 배출을 감축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을 넘어 의료 서비스의 품질과 효율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최근 친환경 의료의 트렌드다. 의료 서비스, 에너지 솔루션, 빌딩 자동화, 정보기술(IT) 등이 종합적으로 결합돼야 하는 것이다.

독일의 브라머하펜 병원이 좋은 예다. 1976년 설립 당시에는 가장 현대적인 병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건물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져 2004년에는 200만 유로의 에너지 비용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 그런데 지멘스의 솔루션을 통해 지금 이곳은 1년에 25%의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아울러 52만 유로의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고 있으며 CO₂ 배출량을 3200톤 감축했다.

국내 사례도 있다. 부산 해운대백병원은 전력·조명·출입통제·CCTV·엘리베이터·주차·소방 등의 개별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계획 및 운영함으로써 효율적인 관리와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인류를 생각하고 환경을 지키는 ‘친환경 의료’는 일부 병원에 국한된 청사진만은 아니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친환경적으로 접근하고 고민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그린 호스피털’의 출발점이다. 인류는 머지않은 미래에 건강한 삶뿐만 아니라 행복한 환경까지 동시에 누리게 될 것이다.

이제 의료도 ‘친환경’ 시대
박현구 지멘스 헬스케어 대표

약력 :
1953년생. 동국대 식품공학과 졸업. 1984년 삼성&GE 합작 판매사업본부. 1992년 삼성&GE 합작 판매사업본부장. 1997년 GE 메디컬코리아 사업본부장. 2002년 지멘스 헬스케어 대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