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 개최하는 라오스

내년 11월 제9회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가 라오스의 수도이자 최대 상업 도시인 비엔티안에서 개최된다. ASEM은 규모나 관여 범위에서 다른 정상급 회담과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회의가 단순히 경제 및 무역 분야에 중점을 두는 반면 ASEM은 정치·교육·문화교섭·국가보안 등 다루는 주제가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

이와 함께 ASEM은 EU의 27개국, 아시아의 16개국(한국·중국·일본 등)과 유럽위원회 및 아세안사무국을 포함해 총 45개 회원이 참여하는 회담이다. 이런 중대한 이벤트를 아시아의 최대 개발도상국인 라오스가 책임지기로 한 것이다.

라오스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국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수력발전을 이용한 전력 생산과 광산업 및 관광 사업에 대한 투자를 기반으로 연평균 8% 이상의 고도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남부 국경에서 비엔티안을 잇는 400km가 넘는 고속철도 공사가 착수됐다. 2020년까지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경유해 싱가포르까지 철도를 확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라오스가 동남아시아의 유일한 내륙 국가라는 단점을 역이용해 주변 국가들을 이어주는 허브(Hub)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다. 라오스의 최대 한상기업 코라오디벨로핑의 모기업인 코라오홀딩스가 작년 말 한국 증시에 상장되면서 한국에서도 라오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ASEM 개최 후 외국인 투자 급증할 듯
[트렌드] 라오스 역량 입증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
라오스가 ASEM을 준비하면서 기존 인프라를 개선하고 ASEM을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면 라오스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급증할 것이 분명하다. ASEM 개최에 필요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라오스 정부는 라오스·중국 합작 투자 기업에 양여권을 부여하는 1억8000만 달러 규모의 건설 사업을 승인했다.

또한 이번 ASEM을 계기로 메콩강을 따라 서 있는 돈찬팰리스호텔 인근에 쇼핑몰·레스토랑·의료시설·호텔·아파트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급증하는 비엔티안 중심부의 관광 시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라오스 정부의 가장 큰 과제는 비엔티안 국제공항을 확장하는 일이다. 일본 정부로부터 자금 일부를 차관으로 제공받아 우선적으로 확장 공사에 들어간 뒤 추가로 확장하기 위해 중국계 기업을 통해 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2012년 말까지는 공사를 완공할 계획이지만 시간이 상당히 촉박한 상황이다.

국제사회는 라오스가 과연 ASEM을 개최할 만한 역량이 충분한지 그리고 2012년 11월까지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라오스는 공식적으로 약속한 기한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켜내는 의지와 국민성을 보여왔다.

2009년 동남 아시안 게임(South East Asian Game)을 개최할 때에도 그랬고 작년 말 한국거래소와 라오스중앙은행이 합작으로 설립한 라오스증권거래소 출범때에도 그랬다. 이번 ASEM 또한 라오스의 역량을 국제사회에 입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기일 법무법인 지평지성 뉴질랜드 변호사, 라오스 사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