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DAQ

코스닥 시장이 연초부터 상승세를 타며 전고점 돌파, 개인 투자자 복귀, 테마주, 초두효과 등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연초 코스닥시장의 분위기가 좋다. 코스닥지수는 새해 첫 장이 열린 1월 3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0년 12월 30일 510.69포인트로 마감했던 코스닥지수는 1월 13일 현재 534.27포인트까지 올랐다. 2주간 4.61% 상승으로 같은 기간 2.78% 오른 코스피지수보다 상승 폭이 컸다. 코스닥시장에 모처럼 돌기 시작한 온기가 계속 이어질까.

2010년 하반기 일찌감치 상승세에 시동을 건 유가증권시장과 대형주를 지켜보며 냉가슴을 앓았던 코스닥 투자자들은 올해 어떤 이슈에 주목해야 할까. 네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점검해봤다. 전고점 돌파 가능성, 개인투자자 복귀 여부, 테마주 형성, 초두효과에 대한 기대감 등이 그것이다.

코스닥지수, 전고점 돌파할까

코스피지수가 일찌감치 사상 최고치를 찍고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닥은 언제쯤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까. 연초에 코스닥지수가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기대감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주가가 달아올랐던 2007년에는 코스닥지수가 코스피지수보다 한발 앞서 최고점을 밟았다. 코스피지수가 10월 10일 818.26으로 최고점을 밟은 뒤 20일 뒤인 10월 31일에야 코스피지수는 2064.85를 기록했다.

전고점을 정복한 코스피지수는 2100 선까지 뚫고 상승하고 있지만 코스닥지수는 여전히 고점 대비 300포인트 가까이 낮은 상태다. 일단은 코스피지수와의 격차를 좁혀가면서 코스닥지수 역시 2011년에는 새로운 기록을 수립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경기회복세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외국인과 기관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코스닥시장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과는 별개로 코스닥지수의 상승 폭은 제한될 거라는 의견도 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량 코스닥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2009년부터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장폐지 종목이 코스닥지수 상승을 가로막을 것”이라며 “코스닥지수 상승 여부는 투자자들에게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돌아올까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 얼마나 유입될지도 관심이다. 전통적으로 코스닥시장이 달아오를 때는 개인투자자가 대거 가세했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미 개미들의 귀환이 시작되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가 2100 선을 돌파하던 1월 18일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801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1437억 원 매도하고 기관계의 순매수세도 19억 원으로 약한 상황에서 주식을 사들여 더욱 돋보였다. 전날인 17일에는 6839억 원을 사들여 2010년 1월 22일(7610억 원) 이후 가장 강도 높은 매수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를 코스닥에서는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10거래일 중 7거래일 동안 주식을 내다 팔았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2010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자문형 랩에서 찾고 있다.

자문형 랩을 통해 들어온 매수세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들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기아차, 삼성물산 등 국내 대형 투자자문사들이 선호하는 종목과 겹친다.

결국 유가증권시장에서 보이는 개인투자자의 강한 매수세는 자문형 랩의 흥행에 따른 착시효과로 분석된다. 코스닥시장에서 ‘개미의 귀환’을 볼 수 있기까지는 좀 더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MARKET ISSUE] 올해 코스닥시장의 4대 이슈
올해 코스닥을 움직일 테마는

코스닥 지수가 제자리걸음을 하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오를 종목은 오르는 법. 올해 코스닥시장을 관통할 테마주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일단은 연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애그플레이션(농작물 등 식품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과 이상기후가 몰고 온 농작물 수확 감소로 관련 종목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코스닥에서는 국내 1위 닭고기업체인 하림과 비료생산업체 효성오앤비, 종자업체인 농우바이오 등이 애그플레이션 수혜주로 꼽힌다.

인플레이션도 수반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산주도 주목해 볼 만하다. 화폐가치가 하락하면서 보유자산의 가치가 상승해 자본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일대에 3000억 원이 넘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해성산업을 비롯해 동원개발, 신원종합개발, 무림에스피, 삼아제약 등이 시가총액에 비해 순자산이 많은 종목으로 꼽힌다.

태양광 및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바이오산업 등은 2011년에도 계속 각광받을 전망이다. 특히 삼성그룹과 LG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해당 산업을 꼽으면서 투자가 늘어나는 것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특히 풍력 관련 종목은 전방산업인 조선업의 턴어라운드로 올해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거라는 전망도 많다.

차기 대선 주자와 관련된 테마주도 서서히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 4년차에 접어들면서 국민의 시선이 자연히 차기 정권의 향방에 쏠릴 수밖에 없어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친인척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EG,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최대주주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초록뱀,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코엔텍이 주목을 받고 있다.

‘초두효과’에 기대

아직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를 망설인다면 ‘초두효과’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초두효과는 먼저 제시된 정보가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는 심리학 개념으로 연초에 주가 흐름이 좋으면 나머지 1년간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새해 첫 5일간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면 연간수익률도 좋았다. 1980년부터 2010년까지 31년간의 주가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다. 31개 연도 중 23개 연도에서 1월 첫째 주 주가 움직임과 연간 주가 움직임의 방향이 일치했다.

첫째 주에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했다면 그해 증시도 비슷한 방향성을 보일 가능성이 74%에 이르는 것이다. 2001년 이후 최근 10년간도 2002년과 2007년을 제외하고는 방향성이 일치했다. 주가가 상승하면 상관관계는 더 높아졌다. 첫째 주 코스피지수가 상승한 17개 연도 중 15개 연도에서 연간 주가도 올랐다. 확률로는 88%다.

코스피지수를 근거로 한 통계지만 코스닥에서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을 비롯한 투자자들은 새해부터 새로운 전략을 갖고 투자에 임한다”며 “1월 첫째 주 증시 흐름은 한 해의 투자심리가 선반영된다는 점에서 연간 수익률과 상관관계가 높다”고 설명했다. 새해 첫째 주 5일간 쉬지 않고 오른 코스닥시장은 2010년과 다른 올해를 예감하게 한다.

노경목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