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D램 호황 타고 매출 증가율 2위…삼성그룹 CEO 교체 ‘빈번’

올해 ‘100대 기업·CEO’에 선정된 업종은 모두 20개다. 세부적으로 보면 화학과 유통이 각각 14개, 서비스 12개, 운수장비가 10개였으며 보험, 음식료, 철강·금속, 전기·전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음식료가 8개로 2배 늘었고 금융·운수창고·증권은 절반 이상 줄었다.


매출액 증가율
올해 100대 기업 중 매출액 증가율 1위에 오른 것은 한국타이어다. 이 회사는 매출액이 2012년 1조3654억 원에서 2013년 3조9125억 원으로 무려 186.55% 증가했다. 참고로 한국타이어는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으로 인적 분할되면서 2012년 10월부터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존속회사)와 한국타이어(신설 회사)로 증시에 분할 상장됐다. 따라서 한국타이어의 매출액 증가율이 유독 높은 이유는 한국타이어월드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한국타이어에 넘겨주면서 ‘회계상 착시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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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작년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S-클래스, BMW 5시리즈, BMW X5를 포함한 독일의 3대 명차 브랜드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했고 북미 지역의 판매량 ‘톱10’에 들어가는 일본 3대 자동차 브랜드에도 신차용 타이어를 납품한 게 한국타이어의 매출 성장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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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증가율 4위에 오른 SK하이닉스도 주목할 만하다.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은 D램 호황에 힘입어 2012년 10조 17억 원에서 2013년 13조8963억 원으로 껑충 뛰며 창사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수익성 중심의 제품 운영으로 사업 역량이 강화된 데다 시장 구도의 재편 등으로 우호적 가격 환경이 지속되면서 D램, 낸드플래시, CMOS 이미지 센서(CIS) 등 거의 모든 제품의 매출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고 주력 제품인 D램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6월 19일 주가가 상장 이후 17년 만에 5만 원(종가 기준)을 돌파하기도 했다. 음식료 업종에서는 롯데푸드(2위), 운수장비 업종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6위), 금융 업종에서는 신한금융지주(15위)가 매출액 증가율 톱 20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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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증가율
올해 조사에서 당기순이익 증가율 1위에 오른 곳은 농심이다. 2012년 2억 원이던 당기순이익이 2013년 926억 원으로 4만400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농심의 드라마틱한 순이익 상승에는 그만한 속사정이 있다. 2012년 라면 값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1080억7000만 원을 납부하는 바람에 한시적으로 이익이 감소됐었기 때문이다.

2위에 오른 현대하이스코의 순이익도 563%나 뛰었다. 현대하이스코 측은 지난해 말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이 현대제철에 합병되면서 자산이 이동한 데 따른 회계상 수치 증가라고 이유를 밝혔다.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4위)와 엔씨소프트(8위)도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우선 네이버는 2012년 5361억 원에서 지난해 1조9606억 원으로 265% 증가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해외시장에서 돌풍을 이어가며 순이익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 6월 라인의 전 세계 가입자 수는 4억5000만 명을 돌파했다. 엔씨소프트의 순이익은 107% 증가했다. 엔씨소프트는 효자 게임인 ‘리니지’와 ‘길드워 2’의 실적 호조 덕을 톡톡히 봤다. 또한 지난해 말 중국에 진출한 ‘블레이드&소울’의 로열티가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과 매출액이 모두 상승했다.


시가총액 증가율
올해 100대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증가율 1위는 네이버가 차지했다. 네이버는 분할 이후 1년 사이 시가총액이 10조 원에서 약 23조 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네이버는 시장이 모바일로 빠르게 재편되자 인터넷 검색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던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분할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네이버(구 NHN)는 지난해 8월 인적 분할로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게임 부문)로 분리됐고 이후 모바일·검색 등의 사업을 강화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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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채널 가운데 국내 홈쇼핑 업계 ‘빅3’인 GS홈쇼핑(2위)·현대홈쇼핑(9위)·CJ오쇼핑(12위)이 대거 순위에 오른 것도 눈길을 끈다. GS홈쇼핑은 시가총액이 2012년 1조 원에서 지난해 약 2조 원으로 2배 이상 불었다. 2012년 말 15만 원이던 GS홈쇼핑의 주가는 홈쇼핑 모바일 부문 급성장에 힘입어 2013년 말 30만5000원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 최근 이 회사의 주가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 침체 등의 영향으로 23만 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홈쇼핑 역시 주가가 11만 원(2012년 말)에서 18만5000원(2013년 말)으로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은 2조2320억 원을 기록 중이다. CJ오쇼핑은 시가총액 증가율 톱 20위권 내 유통주 중 가장 고가다.
2013년 말 기준 주당 40만 원을 웃돌기 때문이다. 2013년 시가총액도 2조5750억 원으로 가장 높다. 음식료 업종인 오뚜기(3위)·대상(13위), 건자재 업종인 LG하우시스(4위)·KCC(8위)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CEO 인사이동
지난해에는 유독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의 교체가 잦았다. 김창수 삼성화재 전 사장은 삼성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안민수 삼성생명 전 부사장은 삼성화재 사장에 선임됐다. 원기찬 삼성전자 전 부사장은 삼성카드 사장으로 이동했다. 최치훈 삼성카드 전 사장은 삼성물산 사장으로 새롭게 선임되기도 했다. 그에 앞서 3월엔 삼성중공업 사장에 현장통인 박대영 전 거제조선소장(부사장)이 올랐고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사장에서 제일기획 사장으로 승진했던 임대기 사장도 지난해 3월부터 제일기획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권오준 신임 포스코 회장 선임은 올 상반기 재계의 빅 뉴스였다. 권 회장은 선임 절차가 막바지에 달할 때까지도 별다른 하마평이 없었던 만큼 정치적 외압과도 거리가 먼 ‘깜짝 인사’라는 평을 받았다. 권 회장은 1986년 포스코에 입사한 이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을 거쳐 2012년부터 기술총괄장(사장)을 맡았고 기술통 출신답게 회장 취임 이후 주 종목인 ‘철강 사업’ 위주로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

유통 업계에도 굵직한 변화가 있었다. 올 초 롯데홈쇼핑 납품 횡령 비리 혐의로 물러난 신헌 롯데쇼핑 대표의 후임으로 이원준 롯데면세점 전 대표가 새롭게 선임됐고 허인철 이마트 대표의 사의 표명으로 공석이던 이마트 영업 총괄부문 신임 대표에는 이마트 내 대표적 영업·마케팅 전문가인 이갑수 전 부사장이 취임했다.


김민주 기자 vit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