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전자가 매출 52% 차지, 현대차·SK·LG는 비교적 균형 이뤄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은 위기 상황에서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이들 그룹이 2013년 보유한 자산 총액은 1650조 원에 이른다. 한국 경제는 삼성·현대차·SK·LG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에도 4대 그룹의 계열사가 다수 포진돼 있다. 이들 계열사들은 그룹의 매출 및 총자산에 얼마만큼 기여하고 있을까.


삼성
삼성그룹의 계열사 중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중공업·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카드·삼성테크윈·에스원·제일기획 등 10개가 100대 기업 안에 안착했다. 삼성그룹의 총 매출액 중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기업은 예상대로 삼성전자였다. 전체 303조 원의 52.31%를 차지해 2013년 그룹의 성장을 홀로 견인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반면 타 계열사의 매출 현황은 10%가 채 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매출에 기여하는 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9.71%)·삼성생명(6.34%)·삼성물산(6.22%)·삼성중공업(4.86%)·삼성엔지니어링(2.72%) 등이 꼽힌다.

삼성그룹의 총자산에선 예상과 달리 삼성생명이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총 569조 원의 자산에서 삼성생명은 33.5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그다음으로 전체 자산의 27.22%였다. 그 뒤는 삼성화재가 8.58%, 삼성디스플레이가 6.29%, 삼성물산이 3.86%, 삼성증권이 3.43%, 기타가 17.04%를 차지했다.
[COVER STORY_그룹별 분석] 4대 그룹, 100대 기업 중 32개 휩쓸어
삼성그룹은 전자계열과 비전자계열사 간의 불균형 현상이 수년째 개선되지 않으면서 그룹의 삼성전자 의존도가 부쩍 높아지고 있다. 계열사에서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와 삼성‘후자’로 나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삼성그룹은 이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의 패션 사업을 삼성에버랜드로 넘기고 전자재료, 소재사업은 삼성SDI와 합병했다. 사업 재편은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성격과 함께 앞으로 닥칠 경기 하강에 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건재했다. 부침 없이 2013년 100대 기업에 오른 모든 계열사가 올해도 100위권 내에 진입했다. 현대차그룹의 8개 계열사들은 그룹 전체의 매출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총 155조 원에 달하는 현대차그룹의 매출액 비중은 현대차(26.93%)와 기아차(18.3%)가 가장 많이 차지했다. 이어 현대모비스(11.31%)·현대제철(8.28%)·현대건설(6.84%)·현대글로비스(6.57%)·현대위아(4.06%)·현대하이스코(0.85%)가 뒤를 이었다. 이들 계열사는 100대 기업·CEO의 매출액별 순위 역시 모두 30위권 내로 높은 수준이었다.
[COVER STORY_그룹별 분석] 4대 그룹, 100대 기업 중 32개 휩쓸어
현대차그룹은 그룹 계열사 사업 구조의 정점에 있는 완성차 판매가 늘면서 연관 사업을 하는 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위아 등 다른 계열사의 실적도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모비스는 차량 주요 부품과 모듈을 만들어 현대차와 기아차에 납품하고 있으며 현대제철은 차량 강판 등 소재를 만든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자동차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강화하는 그룹의 체질 개선 차원으로 지난해 10월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 강판(냉연)사업부문을 흡수했다.

219조 원의 총자산 구성비는 현대차 26.36%, 현대제철 13.21%, 기아차 12.27%, 현대캐피탈 10.21%, 현대모비스 9.08%, 현대건설 5.44%, 기타 23.43%였다.


SK
100대 기업에 SK그룹의 계열사는 총 7곳(SK텔레콤·SK이노베이션·SKC&C·SK·SK가스·SKC·SK하이닉스)이 포진됐다. 157조 원에 달하는 SK그룹의 총 매출액 구성비를 살펴보면, 기존에 그룹을 이끌던 SK텔레콤은 8.21%로 규모가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반면 2014년 100대 기업·CEO 순위권에 들지 못한 SK에너지가 27.84%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SK종합화학(9.95%)과 SK하이닉스(8.87%)도 비슷한 수준으로 그룹의 매출에 기여했다. 그룹 총자산은 전체 149조 원에서 SK텔레콤이 15.33%, SK하이닉스 13.37%, SK에너지 10.42%, SK이노베이션 9.73%, SK 7.62%, SK네트웍스 5.49% 등으로 구성된다.
[COVER STORY_그룹별 분석] 4대 그룹, 100대 기업 중 32개 휩쓸어
이를 통해 SK그룹의 사업 구조는 기존 에너지·화학과 통신에 반도체가 더해지면서 안정적인 4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뒤를 이어 SK그룹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SK하이닉스의 2013년 시가총액은 26조1354억 원으로 100대 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네이버와 기아차를 제치고 5위에 올라섰다.

하이닉스 인수로 수출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제고, 확실한 캐시카우 확보,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라는 3가지 긍정적 효과를 얻은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수출액은 13조 원에 달한다. 또 올 영업이익은 4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화려하게 도약하는 배경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정확한 판단, 과감한 투자라는 ‘절묘한 두 수’가 있었다는 평가다.


LG
LG그룹은 총 7개의 계열사가 100대 기업에 안착했다. 2013년부터 100대 기업에 든 LG화학·LG디스플레이·LG생활건강·LG상사에 더해 올해 LG유플러스·(주)LG·LG하우시스가 새롭게 등장했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소비재와 산업재의 균형이 잘 맞춰져 있어 안정적인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즉 LG전자의 TV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은 LG화학에서 공급하고 화면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만들고 LG이노텍은 부품을 공급하는 식이다.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그룹이 골고루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LG전자가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불균형적인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다.
[COVER STORY_그룹별 분석] 4대 그룹, 100대 기업 중 32개 휩쓸어
LG그룹의 2013년 총 매출액은 116조 원으로 LG전자가 24.14%, LG디스플레이 22.23%, LG화학 17.41%, LG유플러스 9.85%, LG상사 4.78%, LG이노텍이 4.73%를 차지했다. 102조 원에 달하는 LG그룹의 총자산은 LG전자 24.48%, LG디스플레이 20.24%, LG화학 15.09%, LG유플러스 11.52%, (주)LG 7.72%, LG이노텍 4.18%순으로 고른 비중을 차지한다.

2009년 LG화학은 어느새 LG그룹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LG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이차전지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1위에 우뚝 섰다. LG화학의 2013년 매출액은 20조2559억 원, 순이익은 1조1744억 원을 기록했다.

LG화학에서 분할 출범한 LG하우시스 역시 고공 행진 중이다. 2013년 글로벌 경기 침체와 건설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2조2860억 원, 순이익 708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 10.22%, 64.30% 오른 수치다. 특히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해 6863억 원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20만 원을 돌파했다. LG하우시스의 매출이 아직 그룹 전체 매출의 1.97%로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로 꼽히는 이유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