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매출 감소 불가피, PG 사업 강화·해외 진출 안간힘

'카드 수수료 정률제' 먹구름…생존경쟁 나선 밴(VAN)업계
부가가치통신망(VAN, 이하 밴) 사업자들의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무서명 거래 확산, 간편 결제의 등장으로 밴 시장이 성장 저하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 정률제의 전면 시행으로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구책 마련에 나선 밴 업체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신사업 구축, 해외 진출 등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건당 카드 결제 금액 감소 추세
'카드 수수료 정률제' 먹구름…생존경쟁 나선 밴(VAN)업계
밴 사업은 카드사와 가맹점 간에 통신망을 구축해 결제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업을 뜻한다. 밴 사업자들은 오프라인 가맹점과 카드사를 중개해 주고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아 왔다.

국내 밴 시장은 나이스정보통신·한국정보통신·케이에스넷(KSNET)·스마트로·KIS정보통신 등 상위 업체 5곳이 시장점유율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7~8개의 밴 사업자가 나눠 가지는 구조로 그동안 시장점유율 변동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카드 수수료 정률제' 먹구름…생존경쟁 나선 밴(VAN)업계
밴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정률제 시행’이다. 내년부터 밴 업체들이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 체계가 현재의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밴 업체들은 카드 결제 승인 중개와 카드 전표 매입 등을 대행하는 업무를 하며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왔다. 현재 카드사들의 수수료 부과 방식은 대부분이 정액제다. 정액제는 카드 승인 건수를 기준으로 일정액의 수수료를 책정하는 방식이다.

건당 카드 결제 금액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승인 건수와 상관없이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 ‘정률제’로의 전환은 밴 사업자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카드사들은 당초 내년부터 ‘수수료 정률제’를 본격 적용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시행으로 정률제 도입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최근 하나카드는 밴사에 대해 정액제·정률제를 혼용하는 기존의 카드 결제 수수료 방식을 올해 말까지 정률제로 바꾸기로 했다. 다른 카드사들 또한 정률제로의 전환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결제를 대행해 온 전자 지급 결제 대행(Payment Gateway, 이하 PG) 사업자들의 시장 진출로 향후 시장 판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PG업계 1위 사업자인 KG이니시스가 밴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KG이니시스는 올해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밴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나이스정보통신, 인도네시아에 교두보

업계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대표 밴 업체들은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신사업 구축에 나서는가 하면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밴 시장 1위 사업자인 나이스정보통신은 지난 7월 PG 사업부문을 분할해 자회사 ‘나이스페이먼츠’를 설립했다. 이번 분할을 통해 독자적인 전문 PG 사업으로 매출을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나이스페이먼츠는 기업 간 거래(B2B)는 물론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영역까지 지급 결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나이스정보통신은 2015년 7월 인도네시아 PG 사업자인 이온페이에 지분을 투자해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후 지난 4월 이온페이의 PG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나이스페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였다.

나이스정보통신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을 기반으로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글로벌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4위인 스마트로 역시 글로벌 시장 진출과 신사업 개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로는 최근 KT그룹 계열사인 비씨카드와 함께 인도네시아 카드 프로세싱 시장에 동반 진출하며 매입을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 및 운영 업무 분야 사업자로 참여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전자 고지 결제(EBPP) 사업자 등록을 완료하고 통신료와 아파트 관리비 수납 사업을 새롭게 준비 중이다.

한경비즈니스=조현주 기자 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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