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화요·일품진로 2강 구도에 롯데주류·국순당 가세…지난해 100억 시장 형성
전통 ‘증류식 소주’ 판 커진다
(사진) ‘화요’ 5종. /광주요그룹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증류식 소주’ 시장이 커지고 있다. 증류식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물을 타 농도를 낮춘 ‘희석식 소주’와 달리 쌀 등 곡물을 발효하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다.

증류식 소주는 희석식 소주에 비해 제조 방식이 까다로워 대량생산이 어렵다. 하지만 곡물 원액을 발효해 뒷맛이 깔끔하고 높은 알코올 도수에도 숙취는 오히려 덜하다는 게 애주가들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증류식 소주 시장은 약 7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는 롯데주류와 국순당이 가세하면서 시장이 100억원 규모(세금 제외)로 커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이트진로, 판매 채널 넓혀 화요 맹추격

국내 증류식 소주 시장은 광주요그룹의 ‘화요’와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로 대표된다. 2015년 세금을 제외한 순매출 기준으로 화요가 58억원, 일품진로가 약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통 도자로 유명한 광주요그룹은 2005년 1월 ‘한식에 어울리는 명품 술’을 목표로 ‘화요 41도’와 ‘화요 25도’를 선보이며 희석식 소주와 맥주로 양분된 주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화요는 국내산 쌀 원액과 지하 150m 암반수를 사용한다. 낮은 온도에서 끓게 하는 ‘감압증류’ 방식을 거친 증류 원액을 6개월간 숙성해 뛰어난 맛과 향을 지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화요는 출시 이후 해외에서 인정받으며 점차 인지도를 높여가기 시작했다. 화요는 2007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 주류 품평회(IWSC)’에서 동상을 받은 데 이어 2008년 세계적 주류 경연 대회인 ‘몽드셀렉션’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주)화요는 2015년 출시 10년 만에 109억2045만원(제세금 포함)의 매출을 올리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화요는 알코올 도수를 17~53도로 다양화한 5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광주요그룹 관계자는 “화요는 2014년 주한미군에 납품하기 시작해 세계 9개국에 수출되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25% 성장한 14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전통 ‘증류식 소주’ 판 커진다
(그래픽) 송영 기자

후발 주자인 하이트진로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2006년 4월 출시된 일품진로는 순쌀 증류 원액을 참나무 목통에서 10년 이상 숙성한 제품으로, 숙성 원액을 100% 사용한 최고급 프리미엄 소주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일품진로는 2013년 7월 패키지와 내용물을 새롭게 구성한 이후 판매량이 대폭 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23도에서 25도로 높였다. 기존 제품의 다소 강한 향과 진한 뒷맛은 목통 숙성의 부드러운 향과 은은한 맛으로 개선했다.

일품진로는 2015년 44만 병이 팔리며 연간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49.5% 증가하며 출시 10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병을 넘어섰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일품진로는 세계 명주들과 견줄 만한 최고급 증류식 소주”라며 “하이트진로의 92년 양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일품진로를 국내외에 더욱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 ‘증류식 소주’ 판 커진다
(사진) ‘일품진로’. /하이트진로 제공

◆롯데, 가격 낮춰 증류식 소주 대중화 나서
전통 ‘증류식 소주’ 판 커진다
(사진) ‘대장부 21도’. /롯데주류 제공

롯데주류는 기존 증류식 소주보다 알코올 도수와 가격을 크게 낮춘 제품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5월 ‘대장부(25도, 출고가 8250원)’를 선보이며 증류식 소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대장부는 100% 국산 쌀의 외피를 3번 도정한 속살을 원료로 한다. 청주를 빚을 때 사용하는 ‘고향기 효모’를 넣어 일반 증류식 소주보다 더 깊고 은은한 향이 특징이다.

롯데주류는 대장부에 이어 증류식 소주의 대중화를 위해 개발한 ‘대장부 21도’를 지난해 9월 출시했다. 대장부 21도는 대부분의 증류식 소주가 전용 병에 담긴 것과 달리 일반 희석식 소주와 동일한 360mL 용량의 녹색 공용 소주병에 담아 출고가(1600원)를 크게 낮췄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부산 지역에서만 한정 판매하던 대장부 21도에 대한 긍정적 반응에 힘입어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등 수도권까지 판매 지역을 넓혔다”며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인 25도 제품과 합리적 가치를 제공하는 21도 제품의 투 트랙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 ‘증류식 소주’ 판 커진다
(사진) ‘려’. /국순당 제공

국순당도 증류식 소주 ‘려’를 지난해 11월 내놓으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려는 100% 여주산 고구마와 쌀을 원료로 한다. 고구마 증류 원액과 쌀 증류 원액을 최적의 비율로 혼합해 만든 게 특징이다. 입 안에 머금으면 고구마의 짙은 향과 쌀 소주의 감칠맛이 강하게 느껴지고 목으로 넘길 때 부드럽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순당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추석 선물 세트로 한정 판매한 제품의 반응이 좋아 11월부터 본격 판매에 나섰다”며 “한식 전문 식당과 우리 술 전문 주점 등 프리미엄 업소와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처를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