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1인당 국민소득이 2020년까지 2배로 늘어나 약 3만70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매년 6% 이상의 성장률을 요구하는 상당한 목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7~10%의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거대 경제를 껴안고 가는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한국은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무역을 잘 유지해 왔다. 더욱이 중국과의 컨테이너 운송 사업 협약은 컨테이너 수송에 큰 효율을 가져다줄 것이고, 이에 따라 2010년에는 1560억 달러 이상의 무역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0년 전 한국의 25번째 무역국이었던 인도는 최근 9번째 순위에 오를 정도로 교역이 활발해졌다. 2009년에 체결된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은 한국과 인도 간의 교역을 지속적으로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은 2009년 중국으로부터 320억 달러, 인도로부터 40억 달러 정도의 흑자를 남겼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그리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인도와 중국의 사업가·정치인·대학생들과 이야기한 경험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은 좋은 값으로 훌륭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세련된 기술과 사업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현지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시설 투자와 고용 창출에 매우 적극적이라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도 한국의 경제성장과 한국인들의 복지 향상, 한국 기업을 위한 시장 개척, 한국 기업과 경제가 미래에 필요로 할 자원을 보호하려고 노력한다고 평가했다.

단편적으로 보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비쳐지겠지만 장기적이고 입체적인 시각에서는 다소 옳지 않다. 이러한 한국 기업과 정부의 태도를 교역 파트너가 볼 때는 너무 한쪽에서만 이익을 내는 것처럼 보이고 일방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한국 기업들은 현지 투자와 일자리 공급 외에도 현지 수출을 통해 외화를 해당 국가에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을 교역 파트너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인도에서 생산되는 수많은 자동차를 수출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또한 중국에서 텔레비전과 휴대전화를 생산, 수출하고 있다.

이렇게 벌어들인 외화는 인도와 중국의 국민들이 다른 나라의 상품과 서비스를 살 수 있도록 만든다. 그러나 인도와 중국이 더 원하는 것은 스스로 부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그들의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의 기술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훈련과 성장 가능성 있는 인재들이 경영학 석사(MBA)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기업이 한국의 고용인을 대하듯이 현지 고용인들을 동일하게 대해야 한다.

한국은 중국과 경제 관계를 넘어 더욱 건설적인 파트너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상호간 수십만 명의 관광객과 수천 명의 유학생들이 교류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 유명 가수 및 게이머와 같은 문화 아이콘이 중국의 우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프트 파워’로 이뤄지는 한국·중국 간의 관계가 아직 인도와는 미진한 상태다.

필자는 한 인도인 중역으로부터 인도에 있는 삼성과 LG가 성공한 중요한 이유에 대해 크리켓 게임의 가장 큰 광고주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한국인들은 크리켓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지만 인도인들이 열광하는 크리켓을 어떤 식으로든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인도인과 공감할 수 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들은 현지의 노동자들이 그들의 글로벌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계발시킬 수 있을까. 현지 공장을 세계적인 수준의 공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현지 거래처와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도록 할 수 있을까.

한국의 경영이 진정한 세계화를 이루고,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고, 문화를 넘어 진정한 신뢰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까. 한국이 스스로의 미래를 보장 받기 위해서는 인도·중국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이런 능력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경제산책] 인도의 코끼리와 중국의 용을 타고
라비 쿠마르 카이스트 경영대 학장


1952년생. 74년 인도공대(IIT) 기계공학과 졸업. 76년 미국 텍사스대(알링턴) 오퍼레이션리서치, 통계학 석사. 81년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과학 및 산업공학 박사. 2003년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 부학장. 2009년 KAIST 경영대학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