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 사망률 1위는 폐암이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암 사망자 수는 폐암이 30명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폐암의 발병률은 전체 암 중 4위다. 폐암이 상대적으로 낮은 발병률에도 사망률이 1위인 이유는 그만큼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흡연·매연·석면 등 환경오염과 생활 변화로 발암 원인이 도처에 널려 있다. 하지만 폐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병세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빨리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폐암은 진료과 중심의 일반적인 진료 체계에서는 증상 발견과 진단·치료까지의 시간이 지체돼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 어떤 때는 환자가 각 과들 사이에 단절적인 진료를 제공받다 보니 이 과 저 과를 옮겨 다니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환자가 갖는 두려움과 걱정, 극심한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헬스 칼럼] ‘폐암 명의(名醫)팀’ 떴다 유명 교수들, 환자 직접 만나 집중 치료
이러한 문제의 대안적 해결책이 바로 ‘리얼 협진 시스템’이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폐암전문센터는 최근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집중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리얼(real) 협진 폐암 전문 센터를 도입했다. 폐암 정복은 의사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의료진 팀워크를 통한 협력 치료가 지름길이다. 이에 따라 분야별 대표 교수들로 ‘명의(名醫)팀’을 구성, 폐암 환자 한 사람의 정밀 검사와 진단, 협력 진료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한자리에 직접 모이는 진정한 협진을 실현한다. 분야별 10년 이상 활약한 6개과 교수 및 관련 의료진이 탄탄한 팀워크를 구성했고 참여 임상과는 호흡기내과·혈액종양내과·흉부외과·영상의학과·핵의학과·병리과 등 6개과다.

폐암 전문 센터의 리얼 협진 시스템의 장점은 각 분야별 핵심 교수들이 대거 참여해 각 임상과의 노하우·경험·학술 정보를 공유, 정확한 논스톱 검사와 진단 후 폐암 완치를 위한 최적의 복합 치료와 협진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자에게는 결과를 기다리면서 갖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여러 과를 배회하듯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폐암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는 최초 호흡기내과에 입원해 조직 검사를 포함한 전산단순촬영, 기관지 내시경,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검사를 우선 진행한다. 그 결과에 따라 각 임상과 간의 사전 협진 후 환자 및 보호자에게 호흡기내과·혈액종양내과·흉부외과 전문의가 함께 모여 수술과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등에 대해 폭넓게 설명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한 명의 폐암 환자를 위해 교수 여러 명이 직접 만나 진단과 치료에 임하는 리얼 협진 시스템은 당장의 병원 수익보다 환자 치료를 최우선으로 하는 가톨릭병원의 진료 철학이 중요한 밑거름이다. 폐암 치료는 스타 의사도 중요하지만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역량이 하나로 모아진 팀워크가 필수적이며 팀워크를 이룬 교수들은 향후 새로운 복합 치료법 연구 등 폐암 정복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다.



권순석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폐암전문센터 교수(호흡기내과 교수, 진료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