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켄지’

최고경영자(CEO)는 어떤 사람인가, CEO의 역할은 무엇인가, 바람직한 CEO상(像)은 무엇인가. CEO에 대해 직장인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CEO형 인재로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 생존 경쟁력을 키우려는 목적일 것이다. 이럴 때 CEO에 대해 ‘유사 체험’해 보면 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Book Review] 말단 과장, 퇴출 회사를 살리다
소설 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36세의 켄지 요스케 과장은 회사의 협력업체 중 퇴출이 결정된 기업 도요아스트론의 기술적 가치와 가능성을 발견한다.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그룹 임원들과 달리 켄지의 의견에 동감한 자이쓰 회장은 켄지를 도요아스트론의 CEO로 전격 발탁한다.

켄지는 누적된 적자의 원인이 영업부·제조부·개발부 사이의 의사소통 부재로 원가 산정이 주먹구구식인 것을 발견한다. 직원 41명의 작은 기업에서조차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경영이 어떤 것인지 손에 잡히듯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나는 구성은 ‘드래곤볼’, ‘슬램덩크’같은 일본 만화를 떠올리게 한다.

경영은 차가운 것이지만 때론 훈훈한 감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사옥을 매각해야 하지만 그곳은 회사가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우려가 있었다.

문제가 있을 때마다 나타나 멘토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던 자이쓰 회장은 사옥을 모회사가 매입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자네를 돕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야. 투자 가치가 있기 때문에 사는 것이라고. 대신 임대료는 확실히 받겠네”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3년 만에 적자에서 탈출한 회사는 다시 3년 동안 초고속 성장을 이룬다. 이때 저자는 CEO가 성공에 도취됐을 때의 부작용을 경고한다. 너무 빠른 성장으로 조직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삐걱거리게 되는 것. 켄지는 회사에서 손을 떼라는 자이쓰 회장의 말을 들은 후에야 비로소 성숙한 경영자로 거듭나게 된다.

현직 경영자인 저자의 자전적 경험을 정교하게 재구성한 줄거리를 보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일본 콘텐츠의 힘을 느낄 수 있다.


한국의 개미들을 위한 워런 버핏 따라하기
[Book Review] 말단 과장, 퇴출 회사를 살리다
조용준 지음/288쪽/부키/1만4000원

주식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워런 버핏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버핏은 주식 투자만으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경이로운 존재다.

한국의 개미 투자자들이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이 딱 하나 있다고 저자인 조용준 신영증권 전무 겸 리서치센터장은 말한다.

그것은 그가 항상 손해 보지 않는 안전한 투자를 해 왔다는 사실이다. 버핏의 투자 원칙은 첫째, 투자 원금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는 첫 번째 원칙을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장의 자격
[Book Review] 말단 과장, 퇴출 회사를 살리다
서광원 지음/312쪽/걷는나무/1만4000원

‘사장의 자격’은 우리나라 사장들 10명 중 1명이 읽었다는 ‘사장으로 산다는 것’의 저자 서광원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사장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경영의 핵심 원칙들을 네 가지 질문을 통해 정리한 책이다.

세계적인 경영 이론이 해결해 줄 수 없는 대한민국 리더들의 불안과 고민을 생생한 사례와 날카로운 통찰로 속 시원하게 풀어준다. 그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5년간 국내 대기업 CEO들의 신년사와 사내 메시지를 분석하고 인터뷰했다.


전설 일본
[Book Review] 말단 과장, 퇴출 회사를 살리다
모로 미야 지음/김경아 옮김/356쪽/일빛/1만8000원

애니메이션 ‘토토로’,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을 제작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너구리와 원령의 전설을 소재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세계 최고의 문화 콘텐츠로 만들었다.

일본적 상상력의 화수분은 바로 ‘민간 전설’이었다. 일본 전국의 47개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대표적인 민간 전설을 화려한 풍속화 우키요에(浮世繪)와 희귀한 사진과 그림을 곁들여 볼 수 있다.


오리진이 되라
[Book Review] 말단 과장, 퇴출 회사를 살리다
강신장 지음/276쪽/쌤앤파커스/1만4000원

지난 8년간 삼성경제연구소 SERICEO를 진두지휘한 저자가 그동안 갈고닦은 창조의 원천들을 갈무리해 풀어놓았다. SERICEO는 자타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비즈니스 허브로, 인문학·사진·영화·음악·미술 등 다양한 방면을 통해 CEO들에게 창조적 영감을 불어넣어 왔다.

대한민국 기업들이 벤치마킹으로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면 이제 보고 베끼는 경영이 절대 불가능해진 현실에서 유일한 선택지는 ‘오리진(origin)’이 되는 것뿐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경제·경영 베스트셀러(5.27~6.2)


1. 스위치/칩 히스 외 지음/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5000원
2. 마켓 3.0/필립 코틀러 지음/안진환 옮김/타임비즈/1만4000원
3. 유머가 이긴다/신상훈 지음/쌤앤파커스/1만3000원
4. 화폐 전쟁2/쑹훙빙 지음/홍순도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2만5000원
5. 김미경의 아트 스피치/김미경 지음/21세기북스/1만5000원
6. 삼성을 생각한다/김용철 지음/사회평론/2만2000원
7. 혼창통/이지훈 지음/쌤앤파커스/1만4000원
8.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샘 혼 지음/이상원 옮김/갈매나무/1만2000원
9. 화폐 전쟁/쑹훙빙 지음/차혜정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2만5000원
10.결정적 순간, 나를 살리는 한마디 말/마티아스 뇔케 지음/장혜경 옮김/갈매나무/1만2000원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