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생활 습관 점검


부자 지수를 통해 부자가 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했다면 그 다음으로는 생활 습관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수입 대비 지출이 지나치다든가 하는 단순한 소비 성향만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부자들은 그들만의 라이프스타일이 있다. 부자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엄격하고 생활 습관 또한 철저히 ‘원칙’에 따른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생활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부자학연구학회 회장이자 ‘신한국의 부자들’을 펴낸 한동철 서울여대 교수는 “부자 되는 ‘마법의 단어’를 기억하라”고 말한다.


목표

부자들은 목표가 뚜렷하다. 그것도 아주 구체적이다.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한 여러 책의 저자들도 한결같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라”고 조언한다. ‘5년 후쯤 내 집 마련을 한다’는 식이 아니라 1개월 혹은 1년 단위로 정확한 저축 액수와 방법을 정하고 마련할 주택 유형, 원하는 지역까지 구체화하는 식이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며 사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가 있다. 1953년 하버드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가 그 예다. “목표를 명확하게 써두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만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20년이 지난 후 그들을 대상으로 다시 조사해 본 결과 목표를 정확히 써두었다고 답한 3%의 부가 나머지 97%의 부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물론 구체적으로 목표만 세운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목표를 세운 후 그 목표에 집중해 실현해 내려는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다만 구체적인 목표는 실천을 이끌어 내는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자 되는 전략] 부자 되는 ‘마법의 단어’를 기억하라
절약

부자들이 무너지는 두 가지 이유는 낭비와 무리한 투자 때문이다. 대부분의 부자들은 절약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꼭 필요한 곳에는 아끼지 않되 불필요한 지출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부자들이 절약하는 이유는 돈 버는 과정을 즐기고 돈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소비에 따른 즐거움은 한순간이지만 돈을 불려나가는 ‘맛’은 오래간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다.

한 교수는 “고급 펜을 가지고 외출했다가 서명을 요청하면 무의식중에 자기 펜을 꺼냈다가 고급 펜이라는 것을 생각한 뒤 다시 품 안에 넣고 볼펜을 요청해 서명할 만큼 아끼는 사람들이 부자”라고 말했다.

실제 부자들의 절약 사례를 보면 지독할 정도다. 국내에서 현금 부자로 손꼽히는 A 씨는 집에서 필요한 볼펜 하나, 메모지 하나를 제 돈 주고 산 적이 없다. 큰돈 드는 것도 아니지만 꼭 돈을 들여 구입할 필요가 없는 품목이기 때문이다. 메모지는 집에 있는 이면지를 활용하고 그나마 없을 때는 주거래 은행에서 고객 사은품으로 주는 메모지와 볼펜 등을 받아온다. 기업 회장인 B 씨는 밖에서 식사한 후 2점 남은 불고기도 싸갈 정도로 절약을 생활화한다. 수천억 원을 번 C 회장은 양복 한 벌을 제대로 구입하는 적이 없어 늘 위아래 짝이 맞지 않는 양복을 입고 다닌다.

신용카드는 절약 습관을 위해 반드시 이별해야 할 존재다. 전 세계 부자들 중 상당수는 신용카드를 소지하지 않는다고 한다. 부자들은 계획 소비를 하는 것이 부를 계속 유지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터득하고 있다. 어떤 부자는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 그날 쓸 돈을 계산해 딱 그만큼만 가지고 나온다”고 말한다. 절대 불필요한 곳에 돈이 새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몰입

돈 버는 재미가 들린 부자들은 일할 때 아파도 아픈 걸 모른다고 한다. 그만큼 자신이 하는 일에 완전히 빠져 신이 나 일하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신 나서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간적·정신적 몰입은 기본이고 인간관계도 몰입이 필요하다. 부자들은 네트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면서도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만난다. 하지만 일반인은 사람을 만날 때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따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건 좋지만 도움이 되는 사람들에게 ‘몰입’해 인간관계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


가족

‘가화만사성’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가족은 무한 신뢰의 존재이자 무한 협력의 상대다. 부자가 되는 길 앞에는 많은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어떤 위험이 있을지 예측 불가한 것이 부자의 길이다. 될듯하다가 안 되고 실패와 고난이 연속되기도 한다. 그럴 때 가장 큰 힘이 되고 또 함께 견뎌가는 존재가 바로 가족이다. 부자가 되고 싶은 동기부여가 되는 것도 가족이다. 내 가족을 위해, 자녀를 위해 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독신자보다 가족을 꾸린 사람이 부자가 될 확률이 높다. 실제로 이 세상 부자의 90% 이상은 결혼한 사람이다.



학습

부자들 중에는 독서광이 많다. 책을 통한 폭넓은 간접경험과 정보 축적을 통해 합리적 사고 능력과 판단력을 기르는 것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끊임없이 공부하라.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 경제 뉴스를 챙겨 읽고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늘 오픈 마인드로 깨어 있어야 한다.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통해 통찰력을 키우고 자기 분야에 정통한 것은 물론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 한다. 기회는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르는 법이다.

부자들이 어떻게 해서 부자가 됐는지 학습하는 것도 필요하다.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일부 ‘날 때부터 부자’인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자수성가형 부자들은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게 아니다. 부자들의 스토리를 끊임없이 찾아 접하는 것도 부자가 될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시간

부자들에게 시간은 곧 돈이다. 부자들은 대부분 부지런하다. 성공한 기업가나 부자들 중에 아침형 인간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다. 남들이 24시간을 쓸 때 부자들은 한 시간이라도 더 쓰려고 애쓴다. 지난해 5월 코스닥협회에서 100명의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56명이 오전 6시에서 6시 30분 사이에 기상한다고 답했다. 5시 이전에 일어난다는 CEO도 15명이나 됐다.

새벽 4시 기상으로 유명했던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을 비롯해 재벌가 회장님들 중에도 ‘새벽형’ 인간이 많다. 사람의 신체는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저온을 유지하며 잠자리에 들도록 유도한다고 한다. 그 시간에 잠들어 다음 날 새벽 5시에 일어나는 8시간 수면은 밤 10시 이후 잠들어 12시간 잠을 자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런 생체 리듬에 맞춰 사람의 두뇌도 아침 6시부터 8시 사이에 가장 명석해진다. 아침형 인간이 보다 효과적으로 하루를 쓸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여기에 있다.
[부자 되는 전략] 부자 되는 ‘마법의 단어’를 기억하라
인내

부자가 되는 가장 기본은 인내심이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될 때까지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기업 ‘국대 떡볶이’는 현재 가맹점만 60개가 넘는 기업이 됐지만 초기에는 이대 앞 노점으로 시작했다. 창업자는 처음 5~6번의 실패를 겪었지만 그 과정을 참아낸 결과 성공한 젊은 CEO의 표상이 됐다.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부자의 실패 스토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실패를 딛고서야 비로소 부자라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큰일을 이루려면 10~20년을 인내하며 기다려야 한다. 하다못해 음식점 하나를 하더라도 자리를 잡으려면 3년을 인내를 갖고 버텨야 한다.


생략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그 목표와 관계없는 모든 것은 생략, 즉 버려야 한다. 부자가 되는 길을 택한 사람들은 자신의 앞길에 중요하지 않은 것은 전부 생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불필요한 생활 습관도 생략하고 절차도 생략하라. 하다못해 사업을 하려면 사무실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 직원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생략한 채 시작해 보라. 생략은 목표에 빨리 접근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효율적인 사고의 시작이기도 하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