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 진화한다 (3) ‘에너지 제로’에 도전한다

화석연료의 고갈, 심각한 수준의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등은 이제 한 국가를 넘어 글로벌 환경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여름철 에어컨 사용, 겨울철 난방 등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원 역시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주택에서 속속 저에너지 실현 기술이 적용되는 배경이다.

주거용 건축 기술이 집약된 아파트는 특히 다양한 에너지 저감 기술이 적용된다. 이러한 최신 기술들은 온난화 방지라는 지구적 의제 실현은 물론 입주민들의 관리비나 에너지 사용 비용 등을 절약,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주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 한경비즈니스의 ‘아파트가 진화한다’ 시리즈 세 번째 순서로 친환경 에너지 저감 기술을 통해 ‘제로 에너지’에 도전하는 브랜드를 소개한다.
[부동산 뉴 트렌드] 친환경·저에너지…주거 문화의 ‘틀’ 바꾸다
GS건설, 그린 홈 기술…입주민 관리비 줄여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한 ‘청라자이’는 그린 홈 기술이 적용된 GS건설의 대표적인 친환경 아파트로 손꼽힌다.

‘청라자이’는 인천광역시 청라지구 1-1단계 A-21 블록 일대에 대지 면적 7만8614㎡, 지하 2층, 지상 10~20층짜리 19개 동 규모로 건설됐다.
[부동산 뉴 트렌드] 친환경·저에너지…주거 문화의 ‘틀’ 바꾸다
▷123㎡(37평형) 72가구 ▷131㎡(39평형) 96가구 ▷145~147㎡(44평형) 568가구 ▷180㎡(54평형) 136가구 ▷243㎡(74평형) 4가구 ▷278㎡(84평형) 8가구 등 총 884가구다.

‘청라자이’에는 지열 시스템과 태양광을 이용한 태양광 미디어 퍼걸러 등 에너지 저감을 위한 다양한 그린 홈 기술이 적용된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지열 시스템이다. 연중 내내 섭씨 영상 15도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지중 온도를 이용해 냉난방하는 시스템으로, 입주 후 주민 공동 시설에 적용해 냉난방비 절감 및 에너지를 저감할 수 있다.
[부동산 뉴 트렌드] 친환경·저에너지…주거 문화의 ‘틀’ 바꾸다
청라자이는 지열 시스템을 통해 주민 공동 시설의 냉난방 수요를 지열로 대체함으로써 넓게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살리고, 좁게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저감으로 입주민들의 관리비를 줄여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단지 중앙 광장에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전기 발전 및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태양광 미디어 퍼걸러와 주간에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축전, 야간에 조명으로 사용하는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를 통해 공용 시설 운영비를 절감해 입주자들의 관리비를 실질적으로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GS건설 주택기술 담당 원종일 상무는 “공용 시설에 적용하는 에너지 절약형 기술뿐만 아니라 각 가구 단위로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한 연구·개발에도 힘써 입주민들에게 보다 경제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림산업, 에코 하우스…에너지 소비량 제로에 도전
[부동산 뉴 트렌드] 친환경·저에너지…주거 문화의 ‘틀’ 바꾸다
대림산업은 2008년 7월 대덕 연구단지 내 건축환경센터에서 “2012년까지 냉난방 에너지 소비량을 제로 수준으로 만들 수 있는 ‘에코 하우스(ECO House) 개발을 완료’한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에코 하우스’는 ㎡당 연간 3리터의 연료만으로 냉난방을 온전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3중 유리 및 슈퍼 단열재, 폐열 회수형 환기 시스템 등의 신기술이 적용돼 있는 3리터 하우스 기술이 핵심인데, 냉난방 에너지 소비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열, 빛, 음, 공기 질 등의 요인들을 제어할 수 있다.

에코 하우스는 최고 수준의 친환경·저에너지 건축 기술들이 적용된 에너지 자립형 주택 기술의 집약체로 불린다.

대림산업은 2005년 12월 국내 최초로 용인 대림산업 연수원에 패시브(Passive) 하우스 개념의 3리터 하우스(단독주택)를 건립했고 2006년 9월에는 국내 최초로 3리터 하우스(공동주택)를 대덕연구단지 내에 건립했다.

현재 3리터 하우스 기술은 대구 수성, 오산 세마 e편한세상 등의 단지 내 관리동 및 커뮤니티 시설에 상용화됐다.

대림산업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0년 4월 이후 사업 승인을 신청하는 모든 확장형 아파트에 국내 최고 수준의 지능형 친환경·저에너지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 에코(SMART ECO) e편한세상 모델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2010년 5월 분양한 광교 e편한세상은 스마트 에코 e편한세상 모델로는 국내 최초로 2008년 개정된 표준주택 대비 냉난방 에너지를 50%까지 저감할 수 있는 초에너지 절약형으로 시공되며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를 절약할 수 있는 다양한 지능형 시스템이 함께 적용된다.

우리나라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24%가량이 건축물의 냉난방·조명 등 건물의 운영 과정에서 소비되고 있다. 또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과 함께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압박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냉난방 에너지 소비량이 거의 없고 태양광발전 시스템과 풍력발전 시스템으로 전기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에코 하우스가 고유가와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우건설, 제너하임…에너지 소비율 ‘제로’ 실현
[부동산 뉴 트렌드] 친환경·저에너지…주거 문화의 ‘틀’ 바꾸다
대우건설은 1995년 업계 최초로 주택에 환경 개념을 도입해 주거 환경을 최적의 자연 상태로 유지시켜 쾌적하고 건강한 공간으로 만들어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된 살아 있는 아파트라는 ‘그린홈·크린아파트’를 개발했다.

이후 20 03년 탄생한 ‘푸르지오’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기술을 바탕으로 건강을 유지, 발전시키는 건강 아파트를 지속적으로 개발, 적용해 왔다.

2007년에는 공동주택으로는 국내 최초로 민간 아파트 단지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선보였다. 2007년 3월 준공해 입주를 시작한 목포 옥암 푸르지오에 태양광발전 모듈 682장을 설치하고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5%에 달하는 하루 최대 600㎾의 전력을 생산해 아파트 단지 내 복도와 주차장 등의 공용 전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단지 내 엘리베이터 8~10대가 사용하는 전력량으로 입주민들에게 전기요금 절감 혜택이 직접 돌아가게 되며 공동 전기료 부문에서 연간 1700만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태양광발전은 기존 태양열발전과 달리 태양의 빛에너지를 태양광발전 모듈을 통해 직접 전기로 전환하는 발전 방식으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미래의 친환경 대체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2008년에는 동탄 신도시 블록형 단독주택인 ‘푸르지오 하임’에 ‘태양광 집채광 시스템’을 적용해 고유가 시대에 적합한 에너지 절약형 주택을 선보였다. ‘태양광 집채광 시스템’은 건물의 대형화 및 지하화 추세로 햇빛이 없는 공간이 늘어남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자연 채광을 설치해 에너지 저감과 함께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입됐다.

‘태양광 집채광 시스템’은 타운하우스 및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부위 등에 선별적으로 적용되고 이후 기술 개발 및 디자인 개발을 통해 단위 가구 화장실, 후면 주방 발코니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2010년 8월 에너지 소비율이 0%인 제로 에너지 하우스 ‘제너하임(ZENER HEIM)’을 선보였다. 제너하임은 외부 에너지 소비량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제로 에너지(ZERO ENERGY)’와 집을 뜻하는 독일어인 ‘하임(HEIM)’의 합성어로 대우건설의 총 70가지 ‘그린 프리미엄’ 요소 기술이 적용된 제로 에너지 하우스다. 현재 입주 중인 동탄 ‘푸르지오 하임’ 타운하우스의 189.85㎡(57평형) 한 가구를 제로 에너지 하우스로 설계해 건설했는데, 국내 최초로 실제 거주가 가능한 친환경 주택이다.

래미안, 입주자 스스로 탄소 배출량 인지
[부동산 뉴 트렌드] 친환경·저에너지…주거 문화의 ‘틀’ 바꾸다
2393가구 규모의 용인시 동천동 ‘래미안 이스트 팰리스’는 삼성물산 래미안의 친환경 에너지 저감 기술을 집약된 랜드마크 아파트다.

래미안 이스트 팰리스에는 태양광발전을 비롯해 지열 시스템, 광덕트 및 반사거울 등 자연 에너지를 단지의 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노력을 그대로 담고 있다. 먼저 태양광발전 시스템은 단지 곳곳에 설치되는 수경 공간에 필요한 전력을 대체한다.

래미안 이스트 팰리스에는 친환경 단지에 걸맞게 국내 최대 인공 폭포, 생태 동굴 등 다양한 수경 공간이 조성됐는데 이런 시설을 실행하는데 드는 비용을 태양광이 대신하는 셈이다.

총 255RT(단위 시간에 냉각하는 냉각열량(kcal/hr)을 냉동 능력이라 하고 그 단위가 냉동톤. 1RT는 섭씨 영상 0도의 물 1톤을 24시간 동안에 0도의 얼음으로 만들 때 냉각해야 할 열량) 규모의 지열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지열 시스템은 커뮤니티 건강 시설의 냉난방 용량 100%를 충당하게 된다. 지열 시스템을 단지 내 도로에도 적용해 겨울철 단지 내 도로가 얼지 않도록 유지해 준다.
[부동산 뉴 트렌드] 친환경·저에너지…주거 문화의 ‘틀’ 바꾸다
지하 주차장 같은 실내 깊숙한 공간도 인공조명이 아닌 자연 채광이 가능하다. 광덕트(빛이 흐르는 통로 또는 구조물)와 반사거울을 이용해 태양빛을 끌어오면 어두운 지하 공간에서도 자연 채광이 가능해진다.

옥상에 마련된 2000톤 규모의 빗물 저장 탱크도 단지 내 공용 용수를 대체한다. 빗물 처리 활용 시스템을 통해 역시 연간 공용 상수도 요금 약 3000만 원 정도를 절감한다.

입주 후 입주민의 에너지 저감형 생활 패턴은 삼성물산이 독자 개발한 래미안 에너지 관리 시스템(REMS)이 담당하게 된다. 래미안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각 가구에 공급되는 전기·가스·수도 등에 대한 에너지 소비 현황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쌍용건설, 싱가포르 주거 건물 최고 등급 친환경 인증
[부동산 뉴 트렌드] 친환경·저에너지…주거 문화의 ‘틀’ 바꾸다
2009년 9월 ‘수도권 동북부의 판교’로 불리며 하반기 부동산 시장 최고 관심 프로젝트였던 ‘별내 신도시 쌍용 예가’는 평균 11.84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 1순위 100% 마감, 분양까지 완료했다.

129~174㎡(39~52평형) 총 652가구로 조성되는 이 아파트 경로당에는 홈네트워크와 연동해 에너지 사용량을 사전에 입주민에게 알려줌으로써 에너지 절약 유도 효과가 있는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EMS)을 시범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 각 사업 가구별로 확대 적용할 것을 검토 중인 이 시스템은 가구 내 홈 네트워크에 입주민이 사용한 전기·수도·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표시해 주고 같은 평형 전달 평균치 사용량과 우리 집의 에너지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비교해 80~90%가 됐을 때 알람이 울리게 된다.

입주민 스스로 에너지 절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에너지 절약을 유도해 주는 것이다. 별내 신도시 쌍용 예가는 고효율 단열재와 외부로 유출되는 에너지를 반사시키는 특수 유리(Low-E Glass)를 설치하고 폐열 회수형 환기장치를 적용함으로써 난방 에너지를 30%까지 낮췄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인 경로당은 진공 3중 유리(유리+공기+유리+공기+유리) 시스템을 적용해 난방 에너지를 60%까지 저감했으며 나머지 40%의 에너지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함으로써 제로 에너지 건축물로 설계됐다. 또 경로당 주변은 풍력과 태양광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하이브리드 발광다이오드(LED) 가로등이 설치되는 것이 특징이다.

쌍용건설은 ‘해외 고급 건축 시공 실적 1위 기업’의 명성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친환경 주택 건설을 선도하고 있다. 건설 관련 규제 및 제도가 까다롭고 엄격하기로 유명한 싱가포르에서 주거 건물 최초로 최고 등급의 친환경 인증을 받은 아파트를 2010년 3월 완공한 것.

21~15층 5개동 264가구 규모의 오션 프런트 콘도미니엄은 에너지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옥상에 수영장과 정원을 도입하고 각 발코니에 화단을 조성했으며 광투과율이 높고 열전도율이 낮은 특수유리(Low-E Glass)를 사용하는 등의 친환경 설계만으로 건물 온도를 3~4도 내렸다.

별도의 냉방 설비 없이도 내부 온도를 섭씨 영상 29~30도로 유지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내부 냉방 기준 온도인 24도를 유지하기 위해 일반 아파트에 사용되는 냉방 전력량의 약 80%만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한편 이 아파트는 시공 중에도 태양열을 이용한 전력 공급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30.3% 저감하고 매월 올림픽 규격 수영장 11개 분량(2만7510㎥)의 빗물을 정화해 청소 용수 등으로 사용함으로써 물 사용량을 40% 줄이는 등 연간 약 2600만 원(3만2000싱가포르 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