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는 북미·선진 유럽 주식…일부 남유럽 국가들은 ‘주의’

글로벌 자산 선택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은행예금과 한국 투자만으로는 더 이상 원하는 수익률을 달성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어떤 자산을 선택해야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까.
<YONHAP PHOTO-0288> Holiday lights hang from trees to illuminate Champs Elysees in Paris as rush hour traffic fills the avenue leading up to the Arc de Triomphe November 23, 2009.  REUTERS/Charles Platiau   (FRANCE CITYSCAPE SOCIETY)/2009-11-24 05:52:33/
<저작권자 ⓒ 1980-200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Holiday lights hang from trees to illuminate Champs Elysees in Paris as rush hour traffic fills the avenue leading up to the Arc de Triomphe November 23, 2009. REUTERS/Charles Platiau (FRANCE CITYSCAPE SOCIETY)/2009-11-24 05:52:33/ <저작권자 ⓒ 1980-200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2014년 글로벌 경제는 완만한 회복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 완화 규모 축소가 시작됐지만 예측 가능하고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지역별로 온도 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민간 부문의 부채 조정(디레버리징)을 마무리하고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있는 미국이나 재정 위기를 벗어나 플러스 성장으로 복귀하고 있는 유로존,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등 선진국 경제의 회복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에도 선진국에 투자하는 것이 신흥국보다 유리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하는 지역별 경기 선행 지수를 기준으로 최근의 경기 흐름을 살펴보자. 북미, 선진 유럽, 선진 아시아 및 태평양은 확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반면 고정 투자 과잉, 원자재 가격 하락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 남미와 신흥 아시아는 경기 하강의 마무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나마 신흥국 내에서는 유로존 회복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신흥 유럽·중동·아프리카(EMEA)의 반등이 주목된다. 그러나 아직 기준선 부근에 있어 추세를 좀 더 확인해야 한다.


미국 주식, 한 번 가면 5년 간다
이에 따라 향후 3~6개월 정도의 성과를 목표로 할 때 경기 회복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선진국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경기가 확장하는 구간에서 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미와 선진 유럽이 최우선 투자 지역으로 적합하다. 반면 최근 경기선행지수가 기술적으로 과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일본·스페인·이탈리아 등 일부 남유럽 국가들은 다소 주의가 필요헤 보인다.
[글로벌 투자 따라잡기] ‘선진국 투자’가 부자 되는 지름길
장기적으로는 경기순환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주식 등 위험 자산의 선호도가 높아진다. 다만 선진국 주식에 투자하려고 할 때 첫째 걱정거리는 ‘작년에 너무 많이 올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 주식이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꽤 있다. 작년 미국 주가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준으로 29.6%가 상승했다.

역사적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이듬해의 성과는 어땠을까. 1927년 이후 주식(S&P 500)의 연간 상승률이 30% 이상인 경우는 총 9번 있었다. 그중에서 그다음 해에도 주가가 상승한 경우가 6번, 하락한 경우가 3번이었다. 이듬해에도 평균적으로는 21.5%가 올랐다. 최근 글로벌 경제는 선진국이 경제를 주도했던 1990년대 중반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다. 1995년 이후 미국 주가는 1995년 34.1% 상승을 시작으로 1999년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당시에도 지금과 같이 “작년에 많이 올랐으니 올해는 쉬어갈 것”이라는 주장이 매년 제기됐지만 시장은 5년 연속 연평균 26.3%의 상승률을 이어 갔다.

주가를 기업 이익과 함께 고려하는 밸류에이션이 과열 구간에 진입해 있지는 않지만 과거 평균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상승기를 살펴보면 밸류에이션이 평균을 돌파한 이후에도 상승세는 더 이어졌다. 그리고 과거 데이터를 보면 밸류에이션의 상승·하락 사이클의 평균 길이는 약 7년이다. 2011년 중반부터 밸류에이션이 상승세를 시작했고 미국 경제가 탄탄하게 올라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락 전환을 예상하고 서둘러 미국 주식을 피할 필요는 없다.

유로존 역시 경기 흐름 측면에서는 양호하다. 다만 작년 4분기에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급격한 자금 유입으로 밸류에이션이 단기 급등했다는 점은 부담이다. 향후 Fed의 양적 완화 규모 축소에 따른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은 작년에 선진국 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지역이지만 기대 수익률 대비 위험이 높아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일본은 위험성 커 조심스럽게 접근할 때
글로벌 경기 회복과 Fed의 양적 완화 규모 축소가 시작된 이상 채권 투자에 대한 선호도는 낮아졌다. 그나마 해외 채권보다 기준 금리 인하 논쟁이 시작된 한국 채권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글로벌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국 금리는 7개월째 좁은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가 배경이다. 금리 인하는 원화 강세 속도를 늦춰 수출 기업의 숨통을 틔워 주고 내수 회복까지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는 기대다. 금리 인하 논쟁이 시작된 이상 채권 금리는 상승하기보다 상반기까지 현재의 박스권(국고 3년 2.8~3.0%)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선진국 경기 회복의 정도와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감안할 때 올해 기준 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 금리를 인하하게 되더라도 환율의 속도 조절 차원에서 한차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채권 금리는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상반기까지는 예금보다 이자가 높은 채권 투자가 유리해 보인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Fed의 양적 완화 규모 축소로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이 예상된다. 이는 전반적인 해외 채권 투자의 매력을 낮출 것으로 판단된다. 투자 기회를 찾는다면 상반기에는 독일 국채 대비 금리 차이가 축소될 여력이 남아 있는 남유럽 채권과 고금리 위안화 예금 관련 상품들이 유망하다.

펀더멘털 개선에 시간이 필요한 브라질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신용 평가 기관들은 고금리이며 디폴트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브라질 국채 투자는 장기적으로 매력적이다. 그러나 Fed의 양적 완화 규모 축소의 부정적 영향과 경기 둔화, 추가 환차손 위험이 남아 있어 단기 투자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한국 예금 대비 고금리를 얻고자 하면서도 환율 변동을 감내할 수 있는 장기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 대상으로 판단된다.

미국 투자 등급 대비 하이일드 채권의 스프레드는 장기적인 적정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1920년 이후 연도별 투자 등급 회사채와 투기 등급 하이일드 간의 부도율 차이 평균은 2.67%다. 통상적으로 회수율이 40% 수준이라고 봤을 때 최종 손실률은 1.6%[2.67%×(1-0.4)]다. 즉 투기 등급의 추가 수익률이 1.6% 이상은 돼야 높은 부도 손실률에 따른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것이다. 2013년 말 현재 투자·투기 등급 수익률 스프레드는 1.62%다. 지금의 스프레드 수준은 장기적으로 적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4% 포인트가 넘는 하이일드 스프레드로 금리 수준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지역별로는 신흥국보다 선진국 하이일드가 유리하며 투자 만기는 금리 상승 위험에 대비해 중·단기물로 축소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 크레디트는 구조조정 부담으로 스프레드가 소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위 등급 간 차별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부 이사 djshin@hana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