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눈’ 역할하는 카메라 센서 강자…6월 코스닥 상장 도전

[마켓 인사이트]
차량용 반도체 생산 기업 '넥스트칩' 사진=넥스트칩
차량용 반도체 생산 기업 '넥스트칩' 사진=넥스트칩
차량용 반도체 개발사인 넥스트칩이 6월 코스닥 시장 상장에 나선다. 이 기업은 자동차의 전방·후방 카메라에 들어가는 영상 인식 시스템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곳이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차와 기아, 르노코리아, 중국 BYD, 일본 도요타 등이다. 자율 주행차 시대를 맞이해 고화질 차량용 카메라와 센서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더욱 큰 성장이 기대된다.

자율 주행차의 핵심, 차량의 눈 ‘카메라’

최근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두 가지 핵심 축은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과 자율 주행(AD)이다. ADAS 기능이 확대되고 자율 주행 차량의 개발이 시작되면서 차량 주변의 환경, 사물이나 장애물을 인지하기 위한 카메라·라이다(Lidar)·레이더(Radar)·초음파 등 다양한 센서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카메라는 차량의 ‘눈’ 역할을 하며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자율 주행을 위해 라이다와 레이더의 기능을 카메라 센서를 기반으로 구현하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업계는 자율 주행차에 향후 24대의 카메라가 장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스트칩은 차량용 카메라에 들어가는 센서를 전문적으로 개발한다. 2019년 1월 코스닥 상장사인 앤씨앤의 오토모티브 사업부가 물적 분할해 설립됐다. 올해로 설립 4년 차이지만 연구·개발(R&D) 경력은 10년 차다.

모회사인 앤씨앤이 2012년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세웠을 때부터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고 검증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설립 이후 연구·개발비로 791억원을 투자했고 국내외 지식재산권 69건 등 독자적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ISP)와 아날로그 하이 데피니션(AHD)이다. ISP는 차량용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로부터 발생한 신호를 영상 신호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AHD는 CCTV가 HD급 이상 화질을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발된 영상 전송 기술을 말한다. 이 두 제품이 지난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41.1%, 32.1%로 70% 이상이다.

넥스트칩의 ISP는 별도 칩을 사용하지 않고 고화질 영상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카메라는 단순히 영상을 보여주는 기능만 수행했지만 자율 주행차 카메라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는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카메라의 ISP는 촬영한 영상의 노이즈를 최소화하고 색상과 명확한 영상으로 구현하는 등 실시간으로 영상을 처리하고 보정하는 역할이 중요해졌다.

최근 카메라가 사이드미러를 대체하고 전방 카메라가 블랙박스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신호등·후미등·전광판 등 발광다이오드(LED) 물체를 촬영할 때 LFM 기능을 적용해야 한다. LED는 맨눈으로는 계속 켜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1초에 수십에서 수백 번 깜빡인다. 이때 카메라가 촬영하면 불빛이 꺼져 있는 것처럼 나타나는 문제가 생긴다.

LFM 기능을 적용하면 사람이 눈으로 보는 것과 유사하게 자연스러운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이 회사가 공급하는 후방 카메라용 ISP에는 렌즈 왜곡 보정 기능(LDC), 주차선 지원(PGL), 다양한 뷰모드 등의 기능이 있다.

후방 카메라는 아래로 향하는 하나의 카메라로 광각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 190도 어안렌즈가 사용된다. 이 렌즈는 주차 시 넓은 영역을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왜곡이 심하다. 넥스트칩의 ISP는 영상 보정을 통해 운전자가 실제와 비슷하게 사물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24년간 ISP 개발을 진행한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우수한 품질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차량용 반도체 개발사 넥스트칩, 자율 주행차 시대 성장 기대
연평균 60% 매출 성장 기대

최근 차량에 장착되는 카메라의 해상도는 HD급 이상부터 8M(UHD)까지 구현된다. 차량 1대에는 여러 대의 카메라가 장착되는 만큼 영상 인식과 함께 고해상도·고품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넥스트칩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고해상도 영상을 전송하는 기술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활용해 차량용 AHD 양산에 성공했다. 이 회사의 AHD는 디지털 전송 방식 대비 어떤 종류의 전송 케이블이든 송·수신이 가능하고 영상 끌림, 컬러 정보 손실, 열화 현상 등 영상 품질 저하 없이 최대 300m까지 전송할 수 있다.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완성차 업체에서 주목하고 있다.

넥스트칩은 완성차 업체에 아파치(APACHE) 시리즈를 공급하고 있다. 아파치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숫자처리장치(NPU) 등을 하나의 반도체로 재구성한 고부가 가치 제품군이다. 카메라로 촬영된 차량 사람 사물 등 다양한 객체를 실시간으로 구분하고 딥러닝 기술을 접목해 스스로 영상을 분석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어안렌즈 및 주변 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영상 왜곡과 조도 변화를 스스로 인식해 보정하는 기능도 장착했다.

해외 기업과의 원활한 협업을 위해 중국·독일·미국에 해외 지사도 설립했다. 회사 측은 2024년까지 확정된 수주량 기준으로 ISP는 연평균 64.9%, AHD는 69.9%의 매출 증가율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압도적인 그래픽 연산 속도와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 아파치 6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파치 6는 부분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던 기존 제품과 달리 ADAS 핵심 처리 장치 역할을 진행할 수 있는 고밀도 기술 집약적 반도체다.

운전자가 없는 차량이 자동으로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 주차했다가 호출하면 주차장 밖으로 나오는 자동 대리 주차(AVP), 무인 주차에 특화된 반도체 제품이다. 아파치 6은 동급 대비 최고의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고 NPU, GPU 코어가 내장돼 영상 분석에 탁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기존 동급 성능 제품 대비 50% 단가가 낮고 전력 소비량도 낮다.

아파치 6 외에도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 개발에도 착수한다. 2차전지 내 각 셀의 전압·전류·온도 등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BMIC를 국산화해 수입 제품을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넥스트칩은 6월 총 260만 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격은 9900~1만1600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302억원을 조달한다. 공모 자금은 주력 제품 시리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상장 후 시가 총액은 1721억~2017억원이다. 주간사 회사인 대신증권은 어보브반도체·엠씨넥스·칩스앤미디어·텔레칩스 등 4개 사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하고 평균 주가수익률(PER) 24.55배를 곱해 이 회사의 기업 가치를 3150억원으로 평가했다. 2024년 추정 순이익 282억원에 연 할인율 30%를 적용한 결과다. 여기에 32.5~42.4% 할인해 공모가를 도출했다. 6월 21~22일 일반 청약을 마치고 6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