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리포트-가치관] 통일에 영향 미치는 나라 ‘중국’ 51.5%

가장 큰 삶의 가치는 ‘가정’ 37.1%
40대 싱글 여성 “자유로운 삶 좋아 미혼 선택”


오늘날 대한민국에 사는 40대의 삶은 만족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한경비즈니스가 전국의 4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불만족'(33.2%)’이거나 ‘매우 불만족(9.5%)’이라고 답한 이가 전체 응답자의 42.7%를 차지했다. ‘만족(11.6%)’하거나 ‘매우 만족(0.8%)’한다고 답한 비율은 12.4%에 그쳤다.

조사 결과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여성 응답자의 14.4%가 만족스럽다고 답해 8.8%를 기록한 남성보다 5.6% 포인트 높았다. 불만족스럽거나 매우 불만족스럽다고 답한 비율은 5.8% 포인트 낮았다.

지역별로는 강원·제주에 거주하는 40대가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강원·제주 지역은 ‘만족’ 20.8%, ‘매우 만족’ 8.3%를 기록했다. 반면 대구·경북에 사는 40대는 46.5%로 집계돼 전국에서 가장 낮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삶의 만족도 지수에서 한국은 5.8점을 기록하며 OECD 회원국 34개국 중 하위권인 27위를 차지했다. 또한 같은 해 유엔 ‘세계 행복의 날’에 맞춰 미국 갤럽이 실시한 ‘행복도 조사’에서도 143개 국가 중 118위에 머물렀다. 이는 대한민국에서의 삶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 기혼자 50.8% “결혼 생활에 만족”

40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정적인 가정이다. 안정적인 가정은 전체 응답자 중 37.1%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여성 40.2%, 남성 34%로 여성이 남성보다 안정적인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뒀다. 이어 경제적 성공(27.1%), 미래를 위한 노후 준비(17.6%), 건강(12.2%)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기혼이 차지한 비율은 77.8%로, 이들 중 자녀를 가진 비율은 91.1%였다. 결혼 생활 만족도는 ‘매우 만족한다(6.3%)’와 ‘만족한다(44.5%)’는 답변이 총 50.8%로 집계돼 대체적으로 결혼 생활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이 36.9%였고 ‘불만족(9.6%)’이나 ‘매우 불만족(2.7%)’이라는 답변은 소수에 그쳤다.

안정적인 가정을 꿈꾸지만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는 40대 이혼 관련 뉴스는 위기의 40대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서울시가 지난 4월 25일 발표한 ‘2015년 서울시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만8176쌍이 이혼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성 48.2세, 여성 45.2세로 집계됐다. 특히 이혼한 서울 남성 가운데 40대 후반(45~49세)의 이혼율이 17.8%로 가장 높았고 40대 초반(40~44세)은 16.8%를 기록해 우울한 40대 부부의 자화상을 그려냈다.

최근 소셜 네크워크 서비스(SNS)에서는 ‘비혼’이 화제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결혼을 못하는 ‘미혼’이 아니라 스스로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택하는 것을 ‘비혼’이라고 한다. 국내 한 빅 데이터 분석 업체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SNS에서 비혼의 언급량은 5년 전에 비해 70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싱글 남녀는 대체로 자신들의 삶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만족(5.0%)’과 ‘만족(36.0%)’이 41%였다.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37.4%에 달해 굳이 결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해당 설문에서도 여성 응답자의 만족도가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미혼 여성의 48.8%는 ‘현재의 삶을 즐긴다(만족, 매우 만족)’고 답한 반면 미혼 남성은 36.3%에 머물렀다. 싱글에 불만이거나 매우 불만족스럽다는 견해도 남성은 27.9%인데 비해 여성은 11.9%에 그쳤다.

미혼의 삶을 선택한 이유는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가 39.6%로 1위에 올랐다. ‘자유로운 삶이 좋다’는 답변이 36.0%를 차지해 2위에 올랐고 ‘경제적인 이유’가 21.6%,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답변이 2.7%를 기록했다. 남성은 ‘좋은 사람을 못 만났기 때문(39.1%)’이란 응답이 많았고 여성은 ‘자유로운 삶이 좋아 미혼을 택했다(48.8%)’는 비율이 높았다.


◆ “하루빨리 통일돼야” 14.7% 불과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한 만큼 통일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과 함께 그해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출범했다. 민간이 주도하는 통일나눔펀드가 출시됐고 통일나눔지원사업도 첫발을 떼는 등 멀게만 느껴졌던 통일은 어느덧 대한민국 국민의 실생활에 성큼 다가섰다. 하지만 40대의 생각은 달랐다.

‘하루빨리 통일돼야 한다’는 의견은 전체 14.7%에 불과했다. 통일을 반대하는 의견도 14.7%를 기록했다. 대다수의 40대는 ‘장기적으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강원·제주 지역의 절반이 ‘하루빨리 통일돼야 한다’고 답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대구·경북 지역은 19.8%가 통일에 반대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 후반(45~49세)이 40대 초반(40~44세)보다 5% 포인트 높은 수치를 나타내며 통일에 적극 찬성했다.


◆ 통일 위해선 미국보다 중국이 중요

40대가 느끼기에 ‘통일에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는 중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전체 응답자의 51.5%를 차지하며 45.7%를 기록한 미국을 5.8% 포인트 앞섰다. 일본을 꼽은 응답은 1.7%에 그쳤고 기타 의견으로 북한(0.9%)과 한국(0.2%)을 꼽기도 했다. 러시아나 유럽이라고 답변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성별로 보면 전체 남성의 58%가 중국을 꼽은 반면 여성 응답자의 51.8%는 미국을 선택했다. 40대 초반은 중국(48.5%)과 미국(48.3%)을 서로 엇비슷하게 택했고 40대 후반은 중국(55.5%)에 더 많은 표를 던졌다.

한경비즈니스 김현기 기자 henr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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