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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코인·결제까지…‘투자 슈퍼앱’ 전쟁[디지털 금융 대전환①]

증권사와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비트코인을 사고파는 중개 플랫폼을 넘어 주식과 가상자산, 결제, 자산관리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금융 슈퍼앱’의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해외에서는 이미 증권사와 가상자산 거래소가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금융 플랫폼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기업결합 심사와 규제 체계 마련이 장기화하면서 디지털자산 산업 재편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거래소 품은 미래에셋…슈퍼앱 밑그림올해 하반기 들어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두나무의 희비가 엇갈렸다.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7월 9일 미래에셋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지분 92.06% 취득을 승인했다. 인수 금액은 약 1334억원이다. 공정위는 코빗의 시장점유율이 약 0.5%에 불과하고 거래소 간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이번 승인으로 미래에셋은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를 계열사로 확보하게 됐다. 현재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거래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곳뿐이다. 업비트가 약 69%의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빗썸(28%), 코인원(2%), 코빗(0.5%), 고팍스(0.1%)가 뒤를 잇는다.미래에셋은 향후 제도 정비에 맞춰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수탁(커스터디), 실물연계자산(RWA)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이 내건 비전은 주식, 채권, 펀드, 가상자산, 실물자산 토큰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거래·결제·수탁·투자가 동시에 이뤄지는 글로벌 종합 플랫폼을 선보이는 것이다.다만 모든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국회와 정부가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에는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율을 제한하는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은 법인의 최대 지분율을 34%로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경우 미래에셋컨설팅은 향후 지분 구조를 손질해야 할 수도 있다.다만 실제 지분 매각이 당장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법 시행까지 준비 기간이 남아 있는 데다 시행 이후에도 최대 3년의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서다. 코빗처럼 점유율이 낮은 거래소에는 추가 유예를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멈춰 선 네이버·두나무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국내 최대 플랫폼 네이버의 기업결합은 여전히 공정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네이버는 최근 종속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의 두나무 주식교환일을 기존 9월 30일에서 12월 31일로 연기했다고 공시했다. 주주총회 일정도 8월 18일에서 11월 19일로 미뤘다.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일정 변경이다.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전체 일정도 함께 늦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오는 8월 20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도 변수다. 지금까지는 거래소 신고 과정에서 대표자와 임원의 결격 사유를 중심으로 심사가 이뤄졌지만 개정안은 심사 대상을 대주주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대주주가 공정거래법이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경우 신고나 변경 신고, 갱신신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네이버는 부동산 정보 서비스와 관련한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이 전력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당초 두 회사는 개정 특금법 시행 이전인 8월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주식교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업계에서는 개정 특금법 시행 전 기업결합 절차를 마치려는 일정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해외는 이미 ‘원앱’ 경쟁미국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매매 플랫폼을 넘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다.코인베이스는 최근 몇 년 사이 거래 수수료 의존도를 크게 낮추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했다. 전체 매출에서 거래 수수료 비중은 57%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스테이블코인과 스테이킹, 결제 인프라 등 거래 외 사업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가상자산 가격과 거래량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리던 기존 거래소 모델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려는 전략이다.사업 영역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와 손잡고 정치·경제·스포츠 등 다양한 이벤트 결과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미국 외 이용자를 대상으로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테슬라 등 주요 종목의 무기한 선물 거래도 시작했다. 투자자는 USDC 스테이블코인을 증거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맥스 브랜즈버그 코인베이스 소비자·비즈니스 제품 부문 총괄은 “이제 코인베이스에서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며 “가상자산 기술을 기반으로 전 세계 어디서나 연중무휴로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시장도 이러한 변화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는 약 70조원을 웃돈다. 지난해 영업이익(2조1323억원)의 33배가 넘는 대접을 받고 있다. 코인베이스가 거래소에 금융서비스를 붙이고 있다면 로빈후드는 금융 인프라 자체를 구축하며 사업을 넓히고 있다. 미국 주식거래 플랫폼으로 출발한 로빈후드는 최근 아비트럼(ARB) 기반 레이어2 퍼블릭 블록체인인 로빈후드 체인을 공개했다. 주식과 가상자산을 하나의 앱에서 거래하는 수준을 넘어 토큰화 자산과 디파이를 직접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예를 들어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토큰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빌린 뒤 이를 디파이 등 다양한 투자 서비스에 활용해 추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기존 증권사에서는 주식을 사고파는 데 그쳤다면 블록체인에서는 하나의 자산을 여러 금융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이는 기존 증권사가 제공하지 못했던 기능이다. 요한 케르브라트 로빈후드 가상자산 부문 수석부사장은 “디파이는 기존 금융이 제공하지 못했던 새로운 활용 방식을 가능하게 하지만 지금까지는 기술적 장벽이 높았다”고 설명했다.시장 반응은 빨랐다. 로빈후드 체인에는 현재까지 약 1억4100만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이 유입했고 하루 거래량은 이더리움 메인넷과 베이스를 웃돌았다. ETH를 보유한 지갑 수도 50만 개를 넘어섰다. 출시 초기임에도 이용자와 유동성이 빠르게 모이고 있다는 의미다.업계에서는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의 전략이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본다. 거래 수수료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주식과 가상자산, 토큰화 자산, 스테이블코인, 디파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투자 슈퍼앱’ 경쟁이 본격화됐다.이 같은 사업 확장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미국의 제도 정비도 있다. 미국 역시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을 논의 중이지만 산업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한다는 정책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이에 맞춰 기업들도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사업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또 규제 논의의 초점이 산업을 제도권 안에서 어떻게 운영할지에 맞춰져 있다. 반면 한국은 디지털자산기본법과 업권 규제, 거래소 지배구조 등 제도 전반을 동시에 설계하는 단계다. 사업의 방향성과 규제 체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기업들도 공격적인 사업 확장보다는 제도 변화를 지켜보는 분위기다.◇용어설명스테이킹: 내가 가진 코인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적금’처럼 묶어두고 그 대가로 이자를 받는 서비스다.실물연계자산(RWA): 부동산, 미국 국채, 금, 예술품 등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가치 있는 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한 것이다. 거대한 자산을 잘게 쪼개어 토큰으로 만들기 때문에 소액으로도 글로벌 우량 자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다.토큰화 자산: 현실의 유형 자산이나 디지털의 무형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거래와 소유권 증명이 가능한 토큰 형태로 변환한 모든 자산을 통칭한다. 자산에 디지털 바코드를 입히는 과정과 같으며 금융 거래의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주식 토큰 : 실제 주식을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 형태로 발행해 소유권을 나타낸 자산이다. 기존 증권시장의 영업시간 제한 없이 365일 24시간 언제든 전 세계 투자자와 거래할 수 있으며 다른 디파이 서비스와 유기적으로 결합해 담보로 쓰거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디파이: 은행, 증권사, 카드사 같은 전통적인 금융기관의 중개 없이 컴퓨터 코드와 스마트 계약만으로 수수료를 아끼며 대출, 거래, 투자 등을 처리하는 탈중앙화 금융 생태계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전 세계 누구나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24시간 자유롭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스테이블코인: 달러 같은 실제 화폐와 가치가 일대일로 고정돼 가격 변화가 거의 없는 가상자산이다. 변동성이 큰 블록체인 세상에서 가치를 안정적으로 저장하고 대출이나 결제의 기준점으로 쓰이는 디지털 화폐 역할을 한다.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행장 바뀌자 '제일' 유산 지우는 SC제일은행 실적은 '후진'

영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SC)그룹의 한국법인 SC제일은행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광희 행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순이익은 전임 박종복 행장 시절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이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영업 현장’ 최우선을 제시했지만 1년 새 직원 수는 오히려 200명 넘게 줄었다. 실적 악화에도 해외 본사로 빠져나가는 배당성향은 90%에 육박한다. 국내 금융지주(40~50%)의 두 배에 달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매금융 사업을 운영하는 외국계 시중은행임에도 한국 사회에 대한 기여는 인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박종복 전 행장 ‘하이브리드’ 전략 성공SC제일은행의 모태는 1929년 조선저축은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5년 광복 이후 시중은행으로 전환해 1958년 제일은행으로 이름을 바꾸고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로 불리며 한국 금융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여파로 기업대출이 부실에 빠지면서 2000년 미국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털을 거쳐 2005년 SC그룹에 인수됐다. 인수 직후엔 국내 금융시장을 이해하지 못한 외국인 행장들이 경영을 맡아 2015년 3000억원 가까운 순손실을 내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한국인 행장인 박종복 행장이 경영을 맡아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박 행장은 “한국에서 소매금융을 하려면 전통을 가진 ‘제일’이라는 이름을 써야 한다”며 SC그룹 이사회를 설득했다. 결국 2016년 은행 이름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SC제일은행’으로 변경했다. 글로벌 은행이 진출한 지역에서 현지 이름을 쓰는 첫 사례로 꼽힌다. 박 행장은 SC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제일’이라는 토착 브랜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추진했다. 박 행장 취임 이듬해인 2016년 223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C제일은행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매년 3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알짜은행으로 거듭났다. 박 행장은 2025년 1월 7일 10년(4연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이광희 행장 취임 이후 뒷걸음질박 행장의 뒤를 이은 이광희 행장(아래 사진)은 기업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미국 웨슬리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 이력도 화려하다. 메릴린치인터내셔널 뉴욕·홍콩·싱가포르 등에서 근무한 뒤 UBS증권 투자은행 전무를 거쳐 2010년 SC제일은행에 입행했다. 기업금융그룹장(부행장) 시절엔 박종복 행장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하지만 이 행장이 취임 첫해 받아 든 성적표는 초라하다. SC제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415억원으로 2024년(3311억원)에 비해 57.3% 급감했다. 작년 4분기 특별퇴직금 비용 880억원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 충당금 1510억원 등 일회성 비용이 2390억원에 달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올 들어서도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SC제일은행의 1분기(1~3월) 순이익은 104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 감소했다. 은행의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자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SC제일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1조207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 감소했다. 대출을 통해 벌어들인 이자수익도 2조4739억원으로 전년보다 6.1% 줄었다. 총여신 증가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자산운용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순이자마진(NIM)이 0.16%포인트 하락한 탓이다. SC제일은행의 NIM은 2024년 1.57%에서 2025년 1.41%로 낮아졌고 올 1분기에는 1.30%로 더 떨어졌다. 1분기 이자이익도 291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14% 감소했다.주요 경영 지표들도 뒷걸음쳤다. SC제일은행의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0%로 전년 동기보다 0.11%포인트 떨어졌다. ROA가 0.40%라는 것은 은행이 1000원은 굴려 연간 4.0원의 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8.23%에서 7.81%로 하락했다. ROE는 투입한 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내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건전성 지표도 하락세다. 3월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7.23%로 집계됐다. 2023년 22.80%, 2024년 19.73%, 2025년 18.59% 등 떨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덩치(자산 규모)는 커졌지만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는 악화되고 있다”며 “장기적인 추세에 따라가는 은행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배당성향 높이면서 사회적 책임은 외면이 행장은 고액 자산가 대상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에 집중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올 1분기 비이자이익은 11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1% 늘어나는 등 성과도 냈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외국계 은행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혔던 글로벌 네트워크는 국내 은행들의 WM 역량 강화 등으로 예전만 못하다. 국내 기업대출 시장이 ‘금리 싸움’으로 펼쳐지고 있는 점도 몸집이 작은 SC제일은행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은 “중견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대출금리를 1bp(0.01%포인트)까지 깎는 ‘금리 쇼핑’에 나서고 있다”며 “외국계 은행은 대기업의 해외 투자와 조달 정도만 경쟁력이 있을 뿐 국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실적 악화에도 SC제일은행의 배당성향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2025년 결산 배당액은 1250억원으로 전년(232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순이익 감소를 감안한 배당성향은 70.1%에서 88.3%로 오히려 높아졌다.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런던과 싱가포르 등의 SC그룹 계열사에 ‘경영자문 등 용역수수료’(판매비와 관리비) 명목으로 1760억원을 지급했다. 반면 한국 사회에 대한 책임은 뒷걸음쳤다. 2024년 144억4000만원이었던 기부금은 작년엔 2억6900만원으로 98.1% 급감했다. 고용 인원도 특별퇴직 등으로 3542명에서 3340명으로 1년 새 202명 줄었다.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이 기간 이광희 행장 등 SC제일은행의 연봉 상위 5명의 보수 총액은 87억4300만원에서 104억3700만원으로 19.3%(16억9400만원) 증가했다. 특히 이 행장의 작년 보수는 18억8600만원으로 이호성 하나은행장(9억900만원)과 이환주 KB국민은행장(7억1200만원) 등 주요 시중은행장보다 10억원 넘게 많았다. 여기에 SC제일은행은 정부가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청년미래적금 취급 기관에서 빠지는 등 정책금융의 책임도 회피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과거에도 전산개발 어려움 등을 이유로 청년희망적금, 청년도약계좌 등을 취급하지 않았다. SC제일은행은 서울 공평동 본점 건물 외벽 간판을 SC제일은행에서 ‘Standard Chartered’로 바꿔 달았다. ‘제일은행’이란 이름을 지운 것.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이해관계자와의 호흡을 중요하게 여겼던 박종복 전 행장과 달리 이광희 행장은 모기업(SC그룹) 중심의 경영을 펼치고 있다”며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은행답게 사회적 책임부터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K-AI 3사” 이재용·최태원·이해진, 24일 젠슨 황과 회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다는 것으로 알려졌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미국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삼성, SK, 네이버, 엔비디아 리더간의 라운드테이블 회동이 추진되고 있다.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의 참석 가능성도 거론된다.이번 회동은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성형 AI 서비스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글로벌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례적인 자리다.황 CEO는 지난달 초 한국 방문에 이어 한 달여 만에 삼성·SK·현대차·LG·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다시 만나 파트너십을 강조하게 된다.삼성과 SK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가속기 ‘베라 루빈’에 고대역폭메모리(HBM4)공급을 앞두고 있으며 삼성은 엔비디아 및 앤트로픽과의 파운드리 협력도 확대 중이다.네이버는 AI 팩토리 구축 사업 협력을 논의할 전망이다.업계에서는 이번 연쇄 회동이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AI 피크아웃’ 우려를 불식시키고, 메모리 공급 부족 속에서 강력한 글로벌 AI 합종연횡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제1599호 - 2026.7.20

제1598호 - 2026.7.13

제1597호 - 202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