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 일정과 3기 신도시 본청약 일정이 맞물린다. 1기 신도시는 주민제안 방식을 통해 사업 속도를 올리고 있고, 3기 신도시는 대규모 본청약을 앞두고 있다.

[커버스토리] 2026 신도시 타임라인, 1기 재건축 vs 3기 신도시
지난 2024년 9월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에 참여한 성남시 분당구 한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4년 9월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에 참여한 성남시 분당구 한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2026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개의 신도시 프로젝트가 동시에 가동되면서다. 1기 신도시 재건축과 3기 신도시 분양 일정이 맞물리며 ‘신도시 타임라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후화된 1기 신도시의 재건축 선도지구가 본격적인 이주와 철거를 준비하는 사이, 서울 인근 3기 신도시는 본청약과 입주를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같은 신도시라도 출발선과 속도, 투자 공식은 다르다. 30년 세월을 견뎌낸 1기 신도시인지, 백지 위에 미래를 그리는 3기 신도시인지, 수도권 주거 지도를 바꿀 도시의 시간표가 촘촘하게 돌아가고 있다.

준공 30년 경과…신도시 재건축 첫 사례

신도시는 공급 정책의 핵심 축이다. 신도시 건설은 단순한 베드타운을 넘어 ‘생활권 확장’의 의미를 갖는다. 공급 구조 전환·주거 수요 변화·정책 대응이 맞물린 결과다.

1기 신도시는 서울 수요 분산 목적으로 1980년대 말 추진된 사업이다. 당시 민간 분양 위주의 공급을 통해, 1991년 첫 입주까지 2년여 만에 초고속으로 완료됐다. 당시로선 획기적인 계획도시였지만, 시간이 흘러 물리적 노후화가 진행됐다.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은 1990년대 초 입주를 시작해 대부분의 단지가 ‘준공 30년’ 재건축 가능 연한을 채우게 됐다. 또한 가구당 주차 대수가 0.5~0.8대 수준으로 주차난이 심각하고, 에너지 효율, 층간소음 등 문제도 현실화됐다.

무엇보다 서울 시내 신축 아파트 공급이 재개발·재건축 규제와 공사비 상승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정부는 기존 신도시의 고밀 개발로 눈을 돌렸다. 2023년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을 제정해 용적률 상향, 안전진단 완화, 패스트트랙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놨다. 기존 재건축 절차로는 사업성과 속도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공급 부족 해소 ‘최후의 보루’

특히 1기 신도시는 입지 경쟁력이 증명된 곳이다. 이미 완성된 인프라와 광역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신규 택지를 조성하는 것보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재건축으로 가구 수를 늘리는 것이 서울 집중 수요를 분산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여기에 제도적 엔진이 장착됐다. 과거에는 낮은 용적률과 엄격한 안전진단 때문에 재건축이 쉽지 않았지만, 특별법을 통해 사업 여건을 개선했다. 또한 개별 단지 단위가 아닌 블록 단위의 ‘통합 재건축’을 유도해 도시 기능을 종합적으로 재편하는 구조도 담았다. 계획대로 탈바꿈할 경우 1기 신도시는 입지와 신축이라는 희소 조합을 갖게 된다. 로드맵에 따르면, 1기 선도지구는 2027년 ‘첫 삽’을 뜨고, 2030년 입주를 시작한다.

올해는 선도지구를 중심으로 정비계획 수립과 행정 절차가 본격화되는 구간이다. 정부도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노후계획도시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정비사업 추진 절차가 전반적으로 간소화됐다. 사업자금 지원을 위해 수천억 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됐다.
2024년 11월 선도지구 지정 이후 5개 신도시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15개 선도지구 중 8곳이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마쳤다. 가장 빠르게 움직인 곳은 분당이다. 분당 4개 선도지구(샛별마을·양지마을·시범단지·목련마을)가 특별지정구역 지정을 마친 데 이어 일부는 재건축 사무실의 문을 열었다. 평촌·산본도 일부 구역은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마치고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1기 신도시, ‘주민 제안’으로 속도전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주민 제안’ 방식을 통해 추진 속도를 앞당긴다. 1차 선도지구가 공모 절차를 통해 선정된 데 이어, 2차 정비사업부터는 주민 제안 방식을 도입한다. 기존의 개별 정비사업과 달리, 주민 동의를 확보한 구역이 정비계획안을 제안하면, 지방자치단체 평가를 거쳐 선도지구로 지정된다. 주민들은 통합 재건축 구상을 마련해 용적률 계획과 공공 기여 방안을 담은 정비계획안을 제안할 수 있다. 관 주도의 행정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이 직접 밑그림을 그려 절차를 압축한다. 기존 방식 대비 최소 6개월 이상 기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중 2차 지구 선정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1기·3기 신도시 ‘골든타임’…부의 지도가 바뀐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지역별로 사업성 판단이 엇갈리면서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분담금과 사업성으로 꼽힌다. 추가분담금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가 재건축 추진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용적률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분담금 부담이 커지고, 반대로 공공 기여 요구가 높아질 경우 조합원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사비 상승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예상 분담금 규모는 주민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구체적 숫자가 가시화될수록 지역별 온도차는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이주 대책이 변수로 꼽힌다. 선도지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이주 수요가 특정 시기에 집중될 경우, 착공 시점이 2028년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2025년 12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평촌신도시 선도지구 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해 사업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지난 2025년 12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평촌신도시 선도지구 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해 사업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3기 신도시 본청약 잇따라

3기 신도시는 2018~2019년, 서울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던 시점에 발표됐다. 대규모 공공 택지 공급으로 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였다. 남양주 왕숙, 하남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5개 지구가 선정됐고 총 약 17만 가구 공급이 계획돼 있다. 서울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광역교통망과 연계한 ‘자족형 스마트 시티’를 지향한다는 점이 기존 신도시와 다른 설계다.

3기 신도시 공식 일정은 올해 분기점에 들어선다. 첫 입주가 시작되고 주요 지구 본청약이 이어지며, 청약 대기 수요의 이동이 가시화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인천 계양이다. 인천 계양 A2·A3블록은 3기 신도시 최초로 본청약을 시작했으며, 2026년 12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3기 신도시 주거지구 가운데 첫 입주다. 2021년 사전청약 당시 A2블록은 약 52대1, 본청약은 8,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A3블록은 사전청약 12.8대1, 본청약은 3.14대1을 나타냈다. 사전청약 때와 비교하면 경쟁률은 낮아졌지만 3기 신도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첫 사례로서, 여전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계양지구는 서울 강서권과 맞닿아 있고, 김포공항과 마곡지구와 인접해 있다. 기존 공항철도와 인천1호선에 더해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이 반영되면서 서울 접근성이 강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서울 서북권과 여의도·마곡 업무지구 접근성이 비교적 우수하다는 점이 실수요층을 끌어들였다.
지난 2025년 9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창릉지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주택지구 건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5년 9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창릉지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주택지구 건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GTX 연계 인프라가 핵심 경쟁력

3기 신도시 분양도 잇따라 예정돼 있다. 올해는 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 부천 대장 등 대기 수요가 두터운 지구들의 본청약이 집중되는 해다. 3월 고양 창릉 S-1블록은 494가구 규모, 인천 계양 A-9블록은 318 가구로 공공분양 물량이 나온다. 올해 3월 분양을 앞둔 남양주 왕숙2 A1블록과 A3블록은 각각 803가구, 686가구 규모다.

3기 신도시는 GTX 연계 인프라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특히 고양 창릉은 GTX-A 노선의 수혜지로 꼽힌다. 2026년 3월과 6월 본청약이 예정돼 있으며, 6월 분양 일정이 잡힌 고양 창릉 S2·S3·S4블록은 총 3387가구 규모다. 올해 창릉력 인근 핵심 블록들이 대거 분양된다. 계획대로 2030년 창릉역이 개통될 경우 서울역까지 10분대, 삼성역 18분대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기·3기 신도시 ‘골든타임’…부의 지도가 바뀐다
송파, 강남과 맞닿아 있어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하남 교산의 경우 본청약을 마친 A-2블록은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호선 연장(송파하남선)이 계획되어 있다.

남양주 왕숙은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 GTX-B 노선과 9호선 연장이 교차하는 왕숙역 주변이라는 입지 경쟁력을 가진다. 여의도·용산 직결, 대규모 자족용지로 ‘제2의 판교’ 가능성이 언급되는 지역이다. 부천 대장은 최근 착공한 대장~홍대선이 개통되면 서울 홍대입구역까지 25분 내외로 연결된다.
지난 2023년 2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접수가 시작된 경기도 고양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고양사업본부 홍보관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3년 2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접수가 시작된 경기도 고양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고양사업본부 홍보관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3기 신도시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 시세 대비 20% 안팎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양 창릉 전용 84㎡의 경우, 인근 원흥·지축지구 시세가 10억~11억 원대라면, 창릉 본청약 분양가는 7~8억 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하남 교산과 고양 창릉의 본청약 분양가가 사전청약 추정치보다 약 15~20%가량 상승한 사례가 있어, 2026년 공급 물량의 최종 분양가 확정 여부가 예비 청약자들의 주요 관심사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부 수석은 "신도시의 분양가와 주변 시세, 인프라, 학군, 자족 기능 등 종합적인 요인이 주거 가치를 결정한다"며 "특히 강남 접근성 우수한 입지가 지역별 수요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라고 분석했다.
1기·3기 신도시 ‘골든타임’…부의 지도가 바뀐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