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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2.0 시대…가입보다 효과적인 ‘인출’이 중요”
[머니토크]지난 3월 13일 열린 머니토크 좌담회에서는 퇴직연금 제도 도입 20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집중 조명해봤다. 현장에서 퇴직연금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전문가 3인이 고견을 나눴다.조영순 하나은행 연금사업본부 부행장, 송상은 KB증권 연금본부장(전무), 박신규 미래에셋증권 연금혁신부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연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며 “퇴직연금 2.0 시대에는 수익률 제고와 고객 맞춤형 연금 관리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5년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올해로 20년 차가 됐다.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나.박신규 미래에셋증권 연금혁신부문 대표(이하 박 대표)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게 도입된 측면이 있지만, 퇴직연금의 적립금은 연평균 약 15%의 상승률을 보이며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간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각각 연평균 17.2%와 29.4%의 성장률을 보이며 놀라운 성장세를 만들고 있다. 퇴직연금의 적립금이 늘어나는 것은 퇴직금의 사외 예치를 통해 근로자의 수급권이 강화된다는 것이므로, 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혀 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렇게 양적으로는 훌륭한 성과를 달성했으나 질적 측면에서는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가장 큰 것은 역시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이다. 퇴직연금의 전체 수익률은 지난 5년간 연환산 2.35%에 불과하고, 10년의 장기 수익률에 있어서도 연환산 2.07%에 그쳤다.”송상은 KB증권 연금본부장·전무(이하 송 전무) "최근 주목할 만한 변화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시행이다. 실
2025.04.01 09: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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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평가의 시간이 도래한 유럽
[투자 인사이트]지난 2024년 9월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럽의 현 상황과 정책 대안을 다룬 ‘유럽 경쟁력의 미래(The future of European competitiveness)’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 발표 이후 유럽의 구조적 저성장, 미국 및 중국과의 격차 확대 등 유럽 경제와 사회가 직면한 문제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함께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그러나 유럽 주식 시장의 성과를 살펴보면 이러한 비관적 전망과는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 연속해서 경제가 역성장하며 ‘유럽의 병자’ 취급을 받아 온 독일 증시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20% 넘게 상승하며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영국을 제외한 유럽 주식 전체로 보더라도 연초 이후 미국 및 선진국 주식 대비 성과 우위가 이어지고 있다.유럽 증시 강세, 과거와 닮은 점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능성과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중국 딥시크 출현 이후 인공지능(AI) 외 부문으로의 주식 시장 관심 확산 등이 유럽 주식의 재평가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대외적으로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유럽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극에 달하며 ECB 및 각국 정부의 정책 지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점이 유럽 주식의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현재 유럽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최근 10년 평균 수준을 회복한 국면이다. 유럽 주식의 과거 강세 시기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서 유럽 주식의 추세적 강세를 위한 요건을 점검해본다.1999년 유로존 정식 출범으로 현재의 유럽 경제 모델이 구축된 이후, 글로벌 주식 대비 유럽이 강
2025.04.01 09: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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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금리에 사활 건 트럼프, 주가엔 무덤덤
[마켓 리더의 시각]최근 ‘트럼프 풋(Trump put)’이라는 말이 지면을 통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풋옵션을 매수한 투자자가 자산 가격의 하락 위험에서 보호받는 것처럼, 증시가 하락할 때 도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의 하방을 지지하며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트럼프 1기 때 등장했던 용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 시장의 성과를 자신의 성과와 연동시키려는 듯 시장이 빠질 때마다 말로써, 또 글로써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그런데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그는 주식 시장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당선 이후 주식 시장 랠리가 모두 반납될 만큼 최근의 하락세는 매섭지만 ‘트럼프 풋’은 도통 나오지 않았다. 바클레이에 따르면 트럼프 1기에서 그는 증시에 대해 156번 트윗을 했고, 그중 60번이 첫해에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 11월 이후 트루스 소셜에 올린 126개 게시물 중에 주식 시장 언급은 단 한 번에 그쳤다. 그렇다면 지금 트럼프의 관심사는 무엇일까.관세, 물가보다 성장에 영향아마도 채권이 아닐까 싶다. 트럼프 2기의 핵심 인물인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트럼프가 장기 금리 하락을 원한다”라고 밝힌 바 있고,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 역시 “채권 숏 포지션은 잘못된 베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증시 하락에는 무덤덤하지만 금리 상승에는 비교적 기민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현재 미국 정부의 관심이 ‘채권 금리’에 쏠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2025년 만기가 도래하는 정부 부채 규모가 굉장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저렴한 이자에 차환하기 위해서는 시장금리를
2025.04.01 09: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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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 메모] 다시 ‘선부론’으로?
[에디터스 메모]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대안 찾기가 한창입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미국 기술주가 유일한 선택지였습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투자자들은 아침마다 상쾌한 마음으로 주가 창을 확인했습니다.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한 ‘관세 폭탄’이 실제 상황임이 분명해진 후 평온은 깨졌습니다.바로 이 미묘한 시기에 딥시크가 등장해 한동안 논외로 취급되던 중국 빅테크 다시 보기에 불을 붙였습니다. 중국 토종 인재들이 모인 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은 고가의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를 둘러싼 ‘쩐의 전쟁’으로 변질된 AI 산업의 경쟁 구도를 단숨에 흔들어 놓았습니다. 카피캣 취급받던 중국 테크 기업이 어느새 미국의 허를 찌를 정도로 성장했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홍콩 항셍테크 지수는 연초 이후 30%가 넘게 상승했습니다.이런 증시 훈풍 뒤에는 중국 정부가 있습니다. 지난 5년간 이어진 중국 증시의 빙하기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의 ‘현대판 숙청’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2020년 9월 정부 정책을 공개 비판한 마윈은 하루아침에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습니다. 그가 추진하던 기업공개(IPO)는 취소되고 알리바바는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는 우연한 사건이 아닙니다. 등소평의 ‘선부론(先富論)’ 이후 중국은 민간 대기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모델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3연임을 준비하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새롭게 ‘공동부유론’을 제창하고 나섭니다. 빈부 격차 해소를 내걸고 민심을 다잡겠다는 뜻입니다.지난 2월 17일 시 주석이 주재
2025.04.01 09: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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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효과…삼양식품 주가 “불타오르네”
[종목 집중탐구] 삼양식품 주가가 연일 강세다.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불닭볶음면’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올렸다.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삼양식품 주가가 연내 1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5년 8월 주가가 최고 146만 원을 찍은 오뚜기 이후 약 10년 만에 식품음료업종에서 또다시 '황제주'(주당 100만 원 이상 고가주)가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3월 7일 장중 52주 최고가인 94만 원을 찍었다. 불닭볶음면 수출이 호조를 보인 지난해 주가가 254% 급등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20% 이상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올해 들어 두 달간 개인과 기관이 각각 800억 원, 500억 원어치를 매도한 사이 외국인은 약 1500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3월 들어 일부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주가는 85만 원대로 소폭 조정됐다. 그러나 기관투자가가 유입되며 하방이 지지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외국인 매수세에 신고가 경신올해 들어 삼양식품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실적 덕분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300억 원, 34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5%, 133% 급증했다.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당기순이익은 115% 늘어난 27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인기 상품인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며 실적을 뒷받침했다.삼양식품 수출 비중은 2023년 68%에서 2024년 3분기 기준 77%로 1년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났다. 수출 비중 상승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12.4%에서 지난해 19.9%로 대폭 상승했다. 고
2025.04.01 09: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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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사용자까지 중독시킨 듀오링고
[글로벌 종목탐구]“듀오가 죽었습니다.”언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듀오링고는 지난 2월 마스코트인 올빼미 ‘듀오’가 사망했다는 내용의 트윗을 게재했다. “당국이 현재 그의 사망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솔직히 말해 아마도 그는 당신이 여러분이 학습하러 돌아오길 기다리다가 죽었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뭘 알겠어요?”라는 농담이 담긴 해당 게시물은 약 1억500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넷플릭스 등 여러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 이에 재치 있게 응답하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독특한 마케팅 방식으로 유명한 듀오링고에는 매일 4000만 명 이상이 접속해 40개 이상의 언어를 공부한다. 이들 중 70% 이상은 최소 일주일 이상 연속 학습을 이어가고 있으며, 가장 긴 연속 학습 기록은 4100일을 넘는다. 또한 5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1년 이상 연속 학습을 유지하고 있다.게으른 사람도 빠져든다…‘알림의 심리학’전체 사용자의 절반이 영어를 배우고 있고, 국제공영어 에스페란토어, 미국 원주민 나바호족 언어, 하이발리리아(영화 <왕좌의 게임> 속 가상의 언어) 같은 특이한 언어도 학습할 수 있다. 최근에는 수학과 음악 코스도 추가되며 학습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듀오링고가 성공한 이유는 성실한 사람들을 포섭했기 때문이 아니다. 심리적 장치를 활용해 게으른 사람도 꾸준히 학습하도록 만드는 전략 덕분이다. 그 핵심 비결은 바로 '다중 슬롯머신 알고리즘'이다. 이 알고리즘은 다양한 알림 메시지를 테스트한 뒤 사용자가 가장 반응할 확률이 높은 메시지를 적절한 시점에 발송한다. 일반적인 앱이 무작위로 스팸성 알림을
2025.04.01 0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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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바닥 멀었다”…지하실行 나오는 이유
[마켓 트렌드]2차전지주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바닥론'이 제기됐는데도 여전히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삼성SDI는 올해 들어 20만 원까지 추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찍었고, 지난해 말 40만 원 선을 넘나들었던 LG에너지솔루션도 33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올 1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상반기까지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증권가에선 올 1분기 2차전지 업종의 실적이 전 분기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해 2분기부터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OEM)들이 본격적인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수요 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배터리셀 및 소재 등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누적된 악성 재고도 걸림돌로 지적된다.상반기까지 재고 조정 영향권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절벽의 정점을 1분기로 예상하지만, 파급 효과의 시차를 고려하면 재고 조정 영향권을 상반기까지 열어 둘 필요가 있다"며 "기업별 최대 전 분기 대비 20% 매출액 감소가 예상되며, 상당수 기업의 배터리 관련 사업 부문을 영업 손실로 추정한다"고 밝혔다.다만 재고 조정 기간이 2년 이상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이번 재고 조정이 경기 순환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수요 예측 실패로 인한 능동적 조정의 성격이 강하는 점에서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 특성상 2차전지의 재고 조정 기간은 일반적인 4년 주기의 제조업 재고 사이클보다 단축될 수 있다"며 "올 2분기부터 재고 조정의 중간 성과가 확인되면 반등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투자 업계는 2차전지
2025.04.01 06: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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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버리 ‘딥시크 랠리’ 놓쳤나…소비주는 저가 매수
[대가들의 포트폴리오]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이자 ‘역발상 투자’로 이름난 마이클 버리 사이언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4분기 중국 빅테크 주식 비중을 줄이고 소비재 종목들을 새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화장품 회사 에스티로더, 미국 종합 의류 회사 VF 코퍼레이션 등이 사이언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에 추가됐다. 지난해 말에 이미 알리바바, 징동닷컴 주식 일부를 매도한 만큼, 올해 초 중국 기술주 급등을 유발한 ‘딥시크 효과’는 누리지 못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버리 CEO가 이끄는 사이언자산운용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난해 4분기 말 주식 보유 현황 공시(13F)에 따르면 사이언자산운용은 해당 분기에 알리바바(-5만 주), 징동닷컴(-20만 주), 몰리나 헬스케어(-5000주)의 주식 수를 줄였다. 특히 징동닷컴과 알리바바는 보유 주식의 각각 40%와 25%를 줄여 주목받았다. 럭셔리 헤어 케어 브랜드 올라 플렉스, 결제 처리 업체 시프트4페이먼츠, 중고 명품 온라인 거래 플랫폼 운영사 리얼리얼은 전부 매도했다.징동닷컴 주식 절반가량 매도빈자리는 또 다른 중국 테크 기업이 채웠다. 사이언자산운용은 지난 4분기에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 주식 7만5000주를 매수했다. 사이언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비중 9.39%로 적지 않다.사이언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에서 중국 테크 기업은 여전히 큰 존재감을 드러낸다. 사이언자산운용은 2022년 4분기에 알리바바와 징동닷컴 주식을 처음으로 사들임으로써 중국 기업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마이클 버리는 월가에서 몇 안 되는 중국 강세론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지난해 4분기
2025.04.01 06: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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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전략 비축, 미국 외 주요국 가능성 주목
[가상자산 따라잡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7일 백악관에서 ‘가상자산 서밋(Crypto Summit)’을 개최하고, 가상자산 전략 비축(Strategic Bitcoin Reserve)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금이나 석유 같은 기존의 전략 비축 자산과 유사한 형태로 국가 차원의 준비자산으로 보유하겠다는 의미다. 미국 정부가 가상자산을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하기 앞서 전략 비축 자산(strategic reserve)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전략적 비축 자산 개념은 국가의 핵심 자원을 정부가 직접 보유해 경제·안보적 위기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대표적인 전략 비축 자산으로 전략 원유 비축, 전략적 금 보유(US gold reserves) 등이 있다. 비트코인 추가 매입 배제한 트럼프전략 원유 비축은 국제 원유 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완화하고 전쟁, 자연재해, 경제위기 등 비상 상황에서 석유 공급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금의 경우 과거 금본위제에서 비롯된 제도로 국제 금융위기 시 신뢰를 유지하고, 달러 가치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금본위제는 폐지됐지만 약 8133.5톤(2023년 기준)을 비축하고 있어,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의 금 보유국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비트코인 전략 비축은 이러한 전략 비축 개념을 가상자산에 적용한 것이지만, 기존 원유나 금과 같은 필수 자원과는 차이점이 있다.이에 따라 가상자산에 대한 전략적 비축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형사 또는 민사 재판 과정에서 몰수한 약 20만 개의 비트코인만을 전략 비축 자산으
2025.04.01 06: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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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강달러’가 아닌 ‘달러의 안정화’를 원한다”
[머니 토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초 예상대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는 앞으로 미국 중앙은행(Fed)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문제로 보인다.지난 2월 13일 머니 토크 좌담회를 열고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경제 분야의 주요 석학들을 통해 이 문제를 짚어봤다. 김인철 성균관대 경제대학 명예교수,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경제학과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가 통찰을 전했다. 미국에 있는 손 교수는 서면을 통해 의견을 보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대로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이하 신 교수) “트럼프 1기와 이번 2기의 관세 정책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트럼프 1.0 시대의 관세 정책은 핀포인트 식으로 중국을 겨냥했고, 여기에 한국과 몇몇 국가가 포함됐다. 하지만 트럼프 2.0 시대의 관세 정책은 대(對)중국이 아닌 전 세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적 관세에서 글로벌 관세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서 25% 관세 부과 정책이 등장한 것이 이러한 변화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제 단순히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불공정 무역’이라는 명목하에 관세 또는 비관세 장벽을 강화할 것이다. 우리가 그 부분을 유념해봐야 할 것이다.”김인철 성균관대 경제대학 명예교수(이하 김 교수)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를 보면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예상할 수 있다. 관세 쪽으로만 초점을 맞추면, 메시지가 잘못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꾸고, 양도된 파마
2025.03.18 14: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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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실수’에서 대륙의 승자로…샤오미의 질주
[글로벌 종목탐구]가성비가 뛰어나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을 얻은 샤오미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성공에 이어 전기차 사업까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중국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샤오미는 올해 초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한 한국 시장에서 저가 틈새시장을 파고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샤오미는 지난 2월 14일 44.70홍콩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조200억 홍콩달러(약 208조 원)를 돌파했다. 최근 1년간 주가 상승률은 256%에 달해 같은 기간 엔비디아(81.81%)와 테슬라(82.87%)를 크게 앞질렀다.1년 새 256% 상승, 엔비디아 앞질러실적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샤오미의 매출은 1011억 위안(약 20조1000억 원), 영업이익은 62억 위안(약 1조2000억 원)으로 각각 38%, 33% 증가했다. 앞선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0.5% 증가한 925억 위안(약 18조4000억 원), 영업이익은 4.4% 늘어난 63억 위안(약 1조3000억 원)이었다.샤오미의 급성장 배경에는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사업이 있다. 지난해 샤오미의 스마트폰 매출 증가율은 27%로, 모든 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점유율은 17.2%로, 1위 화웨이(18.1%)를 바짝 추격했다. 애플(17.1%)과는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샤오미의 점유율 확대는 출하량 증가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샤오미는 지난해 7월 베이징에 24억 위안(4700억여 원)을 투자해 스마트폰 공장을 건립하고, 주
2025.03.04 09: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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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수혜주를 찾아라…국내 반도체주는 ‘휘청’
[마켓 트렌드]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증시를 뒤흔들었다. 글로벌 AI 투자 열풍과 중국의 소비 촉진 정책인 ‘이구환신’에 힘입어 호황이 예상됐던 반도체 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딥시크가 미국 빅테크 대비 약 10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유사한 성능의 AI를 개발했기 때문이다.중국의 추격에 대한 위기감과 AI 반도체 수요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종의 주가는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종목에 대한 투자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엔비디아·SK하이닉스 ‘휘청’설 연휴 이후 일주일 만에 개장한 증시는 딥시크의 충격에 휘청거렸다. 엔비디아에 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1월 22만7000원까지 올랐으나 2월 들어 20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1월 31일에는 9.85% 하락한 19만9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HBM 핵심 장비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와 테크윙, HPSP 등 주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 주가도 이날 하루 6~8% 하락했다.삼성전자 역시 5만1000원까지 밀리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증권사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을 밑돈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조8000억 원, 6조5000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각각 2.1%, 18.5% 하회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약 1조 원어치 순매도했다.미국 증시는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사상 처음 150달러를 돌파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딥시크 쇼크’ 이후 120달러 선이 무너졌다. AI 반도체 시장을 이끌어 온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2025.03.04 09: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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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 메모] 머스크는 왜 이럴까?
[에디터스 메모]요즘 미국 연방정부는 벌집을 쑤셔 놓은 분위기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폭주 때문입니다. 내일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이메일과 함께 부처가 문을 닫고 20대 정보기술(IT) 엔지니어로 구성된 머스크의 최측근팀이 재무부와 국세청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민감한 정보들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정부 내에 만연한 사기 행위를 막아 1조 달러를 절감하는 게 이들의 목표입니다. 몇 년 전 트위터 인수 이후 벌어졌던 ‘대학살’이 200만 명의 연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벌어지면서 머스크를 멈추게 하라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기업가는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는 게 현명하다는 상식에서 보면 머스크의 행보는 많은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합니다. 정치권과 적당한 관계를 유지해야 정권이 바뀌어도 사업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친환경 전기차를 파는 기업 수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브로맨스는 더더욱 이해 불가입니다. 테슬라 전기차를 자랑스러워하던 구매자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이미 판매량이 급감했습니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 관세 폭탄 등 트럼프 정책은 테슬라에 유리할 게 없어 보입니다.도대체 머스크는 왜 이러는 걸까요. 흥미롭게도 머스크의 트럼프 밀착이 테슬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미래를 로보택시에 걸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DOGE 수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테슬라에 필요한 자율주행 관련 규제 완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감입니다. 테슬라는 6월 오스틴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로보택시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테슬라에
2025.03.04 06: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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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간 밸류업 1년…신뢰 축적 없이는 백약이 무효
[투자 인사이트]기업의 주주 가치 제고 노력을 독려하고 지원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도입된 지 1년의 시간이 흘렀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주가 상승을 이끌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가 1년 안에 2850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그러나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오히려 밸류업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은 ‘국장 탈출’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미국 주식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5100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으며 일본과 대만 등 이웃 국가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실망으로 바뀐 기업 밸류업가치투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은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은 인기투표 기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밀한 저울과 같다”고 했다. 이는 주식 시장의 본질적인 역할 중 하나가 바로 가격 발견 기능을 수행하는 것임을 의미한다. 시장은 참여자 간 수요·공급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보를 반영하고, 자산의 공정한 가치(fair value)를 결정한다.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기업들은 적절한 시점에 자본조달(IPO·유상증자 등)을 할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공정한 가격에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러나 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이러한 기능은 왜곡된다. 대표적으로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 문제로 인해 신뢰가 흔들릴 경우, 주가는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지속적인 저평가 상태에 머물 가능성
2025.03.04 06:0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