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사장의 관점에서 생각하라}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미국 암흑가 마피아의 세계를 그린 영화 ‘대부(The Godfather)’는 만들어진 지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영화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피아 수장의 부상과 몰락, 승계를 그린 대서사시다.
이 영화에서 막내아들 마이클은 아버지 비토에 이어 마피아 조직의 수장이 된다. 마이클은 처음에 아버지 일에 관심이 없었다. 대학생으로 해군이었던 그는 순진한 엘리트 청년이었다. 아버지 일을 싫어했고 절대 가담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경쟁자에게 피습당하고 조직이 위기에 처하자 아버지와 가족들을 위해 복수 살인에 가담하게 된다. 그는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받은 뒤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마피아 보스로서의 역량을 키웠고 마침내 아버지를 뛰어넘는 암흑가의 제왕으로 자리 잡는다.
비록 마피아 세계의 이야기지만 이 영화에서 감독은 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묘사하고 있다. 유약해 보였지만 마이클에겐 분명 조직 수장의 DNA가 있었다. 하지만 그를 살인과 폭력이 난무하는 암흑가에서 아버지를 뛰어넘는 조폭의 두목으로 만든 것은 혹독한 경험이었다. 아무도 믿을 수 없고 누구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자신을 업신여기는 조직원이나 경쟁자들과 맞서야 했다.
◆리더도 경험과 학습이 필요하다
세상에 연습 없이 잘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어떤 일이든 연습을 통해서만 발전할 수 있다. 물론 유전적 요소 없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타고난 능력도 훈련으로 그 자질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빛나기 어렵다.
특히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은 대부분이 태생적으로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역량을 키워야만 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대체로 다른 사람도 원하기 때문에 경쟁은 필연적이다. 이런 경쟁을 뚫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오랜 기간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보스’가 그렇다. 우리는 가끔 “저 친구 보스 기질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기질’이 있다고 모두 탁월한 보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위대한 보스가 되려면 수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실제 보스 경험을 해봐야지만 보스로 성장할 수 있다. 보스의 자질은 조직의 책임자를 거치면서 개발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사장이 되려거든 사장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장은 전면에서 회사를 이끄는 사람이다. 기업의 비전을 만들어 실현해 나간다. 직원들은 사장이 제시하는 비전과 목표는 물론 이것을 실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회사를 신뢰하게 된다.
따라서 유능한 사장이 되려면 경영전략을 짜는 것은 물론이고 그 전략을 실제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 지식을 넘어 실행력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행력은 경험하지 않고는 얻기가 어렵다. 유능한 경영자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유능한 경영자가 되는 꿈을 꾼다. 승진해서 또는 창업해서 사장을 하겠다는 꿈을 키워 간다. 특히 일정한 직장 생활을 거치며 조직과 사업에 대한 지식을 쌓은 30대 직장인들 가운데 경영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당장이라도 자신에게 임원은 물론 사장을 맡겨줘도 잘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사장은 경험하지 않고도 충분히 잘해 낼 수 있는 자리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조직의 리더는 경험한 사람이 잘한다. 작은 조직이라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직을 훨씬 잘 이끈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운영 책임을 맡아 본 사람이 더 잘한다. 기본적으로 리더십의 절반은 경험이 좌우한다. 따라서 조직 운영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기업을 이끌기가 쉽지 않다.
사장도 마찬가지다. 조직 운영 경험 없이 기업의 사장 역할을 잘 수행하기가 어렵다. 경영의 성과는 기본적으로 조직력에 달려 있다. 사장은 업무에 적합한 조직원들을 모아 그들이 자발적으로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조직 운영 능력이 부족한 경영자가 좋은 경영 성과를 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기업의 수장을 맡아 경영을 총괄하는 부인 경영자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수적인 한국 가족 문화에서 부인은 경영에서 한 발 물러서 있다.
이 때문에 남편의 유고로 순식간에 최고경영자가 된 부인들은 대개 경영 경험이 부족하다. 특히 조직을 운영하는 능력은 바닥 수준이다. 임직원들이 무엇을 원하고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 가고 있는지 잘 모른다.
따라서 부인 경영자들이 조직 운영을 이해하고 기업 경영의 경험을 쌓으려면 최소한 몇 년이 걸린다. 아무리 압축적으로 경험해도 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데 절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수많은 실수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계속되는 판단 실패는 조직원들의 기를 꺾는다. 결국 유능한 임직원들이 이탈하면서 회사는 순식간에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최근 부인들이 이끌어 왔던 한국의 대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것도 기본적으로 이들의 조직 운영 경험 부족 때문이다.
이렇게 사장 경험이 없는 사장, 사장 연습을 하지 않은 사장이 기업 경영을 책임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사장을 꿈꾸는 직장인들, 창업해서 기업을 일구고 싶은 미래의 청년 사업가들은 미리 사장 연습을 해야 한다.
임원이 되고 싶다면 임원 경험을 쌓아야 한다. 회사는 가능성이 아니라 사장이나 임원의 틀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발탁한다. 유능한 직원이 아니라 사업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업 책임자를 원하는 것이다.
◆‘자기 인식’이 인생의 성패 갈라
“사장이나 임원이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연습을 하라는 말인가?”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30대 직장인들이 사장이나 임원이 되려면 최소한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 한다.
정상적으로 사장과 임원을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직접 경험만이 경험은 아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직접 경험하는 것은 아주 미미하다. 그 수많은 일들을 어떻게 다 경험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종종 간접경험을 통해 그 일들을 이해하고 때로 직접경험한 사람 못지않은 수준의 내공을 쌓은 사람들을 접한다.
기업에서 30대가 되면 이미 임원의 싹이 보인다. 아직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이런저런 작은 조직을 이끄는 경험을 하면서 그 자질이 나타난다. 어떤 사람은 이런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역량을 발휘한다. 실패도 하지만 계속 도전한다.
반대로 어떤 직장인들은 이런 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소극적으로 대처한다. 귀찮아하고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겉으로 보기에 두 사람의 차이는 크지 않다. 작은 조직을, 그것도 잠깐 이끌면서 리더십이 눈에 띄게 성장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내면에 큰 차이가 생긴다. 조직을 이끌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는 ‘자기 인식’이다.
조직에 부여된 목표를 인식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조직원들을 움직여 그것을 실현하는 경험을 하면서 조직원이 아니라 조직의 책임자로서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다.
직장인으로 생활하다가 창업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가 있다. 직원을 다루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는 것이다. 직원으로 지낼 때 동료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상사가 어떤 입장에 서 있는지 알 수 없다. 하물며 한없이 멀리 떨어져 있는 사장의 고민은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이 때문에 순전히 자기 입장에서 판단하고 행동한다. 그런 생활에 익숙해 있다가 창업해서 사장의 자리에 서면 자기만 알고 자신만 생각하는 임직원들 때문에 속이 탄다. ‘조직은 그렇게 운영되는 게 아닌데, 성과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게 아닌데, 경영자나 상사는 그런 존재가 아닌데…’라고 답답해한다. 임직원들이 왜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지 야속하기만 하다.
◆직장은 ‘창업’을 위한 최고의 시험대
사장 연습, 사장 훈련의 핵심은 사장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사장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사장과 직원의 차이는 능력이 아니라 관점이다. 작은 조직이라도 이끌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관점이 달라져 있다.
리더 연습을 한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것이지 때가 돼서, 나이가 들어서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리더의 관점을 갖추지 못한다면 절대 리더가 될 수 없다. 영화 ‘대부’의 원작자인 마리오 푸조는 “위대한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위대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성장하면서 그렇게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많은 경영자들이 사장감이, 임원감이 없다고 답답해한다. 직원은 많지만 조직을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프로젝트를 잘해 내고 고객 관리를 잘하는 ‘프로젝트형 인재’나 ‘어카운트형 인재’는 많지만 사업을 주도하고 조직을 이끄는 ‘사업가형 인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사업가형 인재가 되려면 무엇보다 사업 책임자의 관점에 서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그런 직원이 많지 않은 것이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직장은 최고의 연습장이라고 강조한다. 회사는 실전으로 나가기 전 자신의 기량을 갈고닦는 학습장이고 돈벌이를 시험하는 실험장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직장 생활을 잘해야 창업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애초부터 창업을 염두에 두고 회사를 연습장으로 삼은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23년 직장 생활이 창업을 위한 훈련이었다고 회고한다.
김 회장은 직장인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월급쟁이 생활을 하더라도 이게 정말 내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집중하고 몰두해야 자기 자산이 된다. 깊게 파고들어가 디테일까지 다 파악하면 자산이 더 커진다. 그러려면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남의 일을 가지고 어떻게 집중하고 몰두할 수 있겠나.”
나는 경영자나 임원을 꿈꾸는 직장인들이스스로에게 늘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사장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미국 암흑가 마피아의 세계를 그린 영화 ‘대부(The Godfather)’는 만들어진 지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영화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피아 수장의 부상과 몰락, 승계를 그린 대서사시다.
이 영화에서 막내아들 마이클은 아버지 비토에 이어 마피아 조직의 수장이 된다. 마이클은 처음에 아버지 일에 관심이 없었다. 대학생으로 해군이었던 그는 순진한 엘리트 청년이었다. 아버지 일을 싫어했고 절대 가담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경쟁자에게 피습당하고 조직이 위기에 처하자 아버지와 가족들을 위해 복수 살인에 가담하게 된다. 그는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받은 뒤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마피아 보스로서의 역량을 키웠고 마침내 아버지를 뛰어넘는 암흑가의 제왕으로 자리 잡는다.
비록 마피아 세계의 이야기지만 이 영화에서 감독은 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묘사하고 있다. 유약해 보였지만 마이클에겐 분명 조직 수장의 DNA가 있었다. 하지만 그를 살인과 폭력이 난무하는 암흑가에서 아버지를 뛰어넘는 조폭의 두목으로 만든 것은 혹독한 경험이었다. 아무도 믿을 수 없고 누구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자신을 업신여기는 조직원이나 경쟁자들과 맞서야 했다.
◆리더도 경험과 학습이 필요하다
세상에 연습 없이 잘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어떤 일이든 연습을 통해서만 발전할 수 있다. 물론 유전적 요소 없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타고난 능력도 훈련으로 그 자질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빛나기 어렵다.
특히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은 대부분이 태생적으로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역량을 키워야만 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대체로 다른 사람도 원하기 때문에 경쟁은 필연적이다. 이런 경쟁을 뚫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오랜 기간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보스’가 그렇다. 우리는 가끔 “저 친구 보스 기질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기질’이 있다고 모두 탁월한 보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위대한 보스가 되려면 수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실제 보스 경험을 해봐야지만 보스로 성장할 수 있다. 보스의 자질은 조직의 책임자를 거치면서 개발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사장이 되려거든 사장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장은 전면에서 회사를 이끄는 사람이다. 기업의 비전을 만들어 실현해 나간다. 직원들은 사장이 제시하는 비전과 목표는 물론 이것을 실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회사를 신뢰하게 된다.
따라서 유능한 사장이 되려면 경영전략을 짜는 것은 물론이고 그 전략을 실제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 지식을 넘어 실행력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행력은 경험하지 않고는 얻기가 어렵다. 유능한 경영자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유능한 경영자가 되는 꿈을 꾼다. 승진해서 또는 창업해서 사장을 하겠다는 꿈을 키워 간다. 특히 일정한 직장 생활을 거치며 조직과 사업에 대한 지식을 쌓은 30대 직장인들 가운데 경영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당장이라도 자신에게 임원은 물론 사장을 맡겨줘도 잘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사장은 경험하지 않고도 충분히 잘해 낼 수 있는 자리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조직의 리더는 경험한 사람이 잘한다. 작은 조직이라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직을 훨씬 잘 이끈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운영 책임을 맡아 본 사람이 더 잘한다. 기본적으로 리더십의 절반은 경험이 좌우한다. 따라서 조직 운영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기업을 이끌기가 쉽지 않다.
사장도 마찬가지다. 조직 운영 경험 없이 기업의 사장 역할을 잘 수행하기가 어렵다. 경영의 성과는 기본적으로 조직력에 달려 있다. 사장은 업무에 적합한 조직원들을 모아 그들이 자발적으로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조직 운영 능력이 부족한 경영자가 좋은 경영 성과를 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기업의 수장을 맡아 경영을 총괄하는 부인 경영자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수적인 한국 가족 문화에서 부인은 경영에서 한 발 물러서 있다.
이 때문에 남편의 유고로 순식간에 최고경영자가 된 부인들은 대개 경영 경험이 부족하다. 특히 조직을 운영하는 능력은 바닥 수준이다. 임직원들이 무엇을 원하고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 가고 있는지 잘 모른다.
따라서 부인 경영자들이 조직 운영을 이해하고 기업 경영의 경험을 쌓으려면 최소한 몇 년이 걸린다. 아무리 압축적으로 경험해도 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데 절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수많은 실수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계속되는 판단 실패는 조직원들의 기를 꺾는다. 결국 유능한 임직원들이 이탈하면서 회사는 순식간에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최근 부인들이 이끌어 왔던 한국의 대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것도 기본적으로 이들의 조직 운영 경험 부족 때문이다.
이렇게 사장 경험이 없는 사장, 사장 연습을 하지 않은 사장이 기업 경영을 책임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사장을 꿈꾸는 직장인들, 창업해서 기업을 일구고 싶은 미래의 청년 사업가들은 미리 사장 연습을 해야 한다.
임원이 되고 싶다면 임원 경험을 쌓아야 한다. 회사는 가능성이 아니라 사장이나 임원의 틀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발탁한다. 유능한 직원이 아니라 사업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업 책임자를 원하는 것이다.
◆‘자기 인식’이 인생의 성패 갈라
“사장이나 임원이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연습을 하라는 말인가?”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30대 직장인들이 사장이나 임원이 되려면 최소한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 한다.
정상적으로 사장과 임원을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직접 경험만이 경험은 아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직접 경험하는 것은 아주 미미하다. 그 수많은 일들을 어떻게 다 경험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종종 간접경험을 통해 그 일들을 이해하고 때로 직접경험한 사람 못지않은 수준의 내공을 쌓은 사람들을 접한다.
기업에서 30대가 되면 이미 임원의 싹이 보인다. 아직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이런저런 작은 조직을 이끄는 경험을 하면서 그 자질이 나타난다. 어떤 사람은 이런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역량을 발휘한다. 실패도 하지만 계속 도전한다.
반대로 어떤 직장인들은 이런 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소극적으로 대처한다. 귀찮아하고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겉으로 보기에 두 사람의 차이는 크지 않다. 작은 조직을, 그것도 잠깐 이끌면서 리더십이 눈에 띄게 성장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내면에 큰 차이가 생긴다. 조직을 이끌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는 ‘자기 인식’이다.
조직에 부여된 목표를 인식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조직원들을 움직여 그것을 실현하는 경험을 하면서 조직원이 아니라 조직의 책임자로서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다.
직장인으로 생활하다가 창업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가 있다. 직원을 다루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는 것이다. 직원으로 지낼 때 동료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상사가 어떤 입장에 서 있는지 알 수 없다. 하물며 한없이 멀리 떨어져 있는 사장의 고민은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이 때문에 순전히 자기 입장에서 판단하고 행동한다. 그런 생활에 익숙해 있다가 창업해서 사장의 자리에 서면 자기만 알고 자신만 생각하는 임직원들 때문에 속이 탄다. ‘조직은 그렇게 운영되는 게 아닌데, 성과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게 아닌데, 경영자나 상사는 그런 존재가 아닌데…’라고 답답해한다. 임직원들이 왜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지 야속하기만 하다.
◆직장은 ‘창업’을 위한 최고의 시험대
사장 연습, 사장 훈련의 핵심은 사장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사장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사장과 직원의 차이는 능력이 아니라 관점이다. 작은 조직이라도 이끌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관점이 달라져 있다.
리더 연습을 한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것이지 때가 돼서, 나이가 들어서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리더의 관점을 갖추지 못한다면 절대 리더가 될 수 없다. 영화 ‘대부’의 원작자인 마리오 푸조는 “위대한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위대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성장하면서 그렇게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많은 경영자들이 사장감이, 임원감이 없다고 답답해한다. 직원은 많지만 조직을 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프로젝트를 잘해 내고 고객 관리를 잘하는 ‘프로젝트형 인재’나 ‘어카운트형 인재’는 많지만 사업을 주도하고 조직을 이끄는 ‘사업가형 인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사업가형 인재가 되려면 무엇보다 사업 책임자의 관점에 서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그런 직원이 많지 않은 것이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직장은 최고의 연습장이라고 강조한다. 회사는 실전으로 나가기 전 자신의 기량을 갈고닦는 학습장이고 돈벌이를 시험하는 실험장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직장 생활을 잘해야 창업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애초부터 창업을 염두에 두고 회사를 연습장으로 삼은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23년 직장 생활이 창업을 위한 훈련이었다고 회고한다.
김 회장은 직장인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월급쟁이 생활을 하더라도 이게 정말 내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집중하고 몰두해야 자기 자산이 된다. 깊게 파고들어가 디테일까지 다 파악하면 자산이 더 커진다. 그러려면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남의 일을 가지고 어떻게 집중하고 몰두할 수 있겠나.”
나는 경영자나 임원을 꿈꾸는 직장인들이스스로에게 늘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사장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