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삼성동 GBC 통해 “글로벌 초일류 도약

[3위 현대자동차]
{질적 성장 전략…“친환경·고급車로 승부”}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2016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에서 현대차의 순위가 한 계단 하락하며 3위를 기록했다. 2015년 조사 때 3위를 차지했던 한국전력공사(한전)에 2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현대차가 받아든 성적표는 시가총액 부문 2위(약 39조6048억원), 매출액 부문 3위(약 44조4397억원, 개별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 부문 4위(약 5조4355억원, 개별 재무제표 기준)다.

지난해 조사 당시 시가총액 부문 2위(약 37조2267억원), 매출액 부문 3위(약 43조459억원), 순이익 부문 2위(약 4조9137억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올해 성적이 더 좋았다. 시가총액 약 2조3781억원, 매출액 약 2조3781억원, 순이익 약 5218억원 등 모든 부문에서 상승했다. 결국 2위를 차지한 한전의 성적이 더 좋았을 뿐이다.

하지만 현대차로서는 자존심이 상한다. 그동안 대한민국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장세를 보여 왔던 글로벌 기업의 체면이 구겨진 것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경영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기존 성장 전략이었던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으로 전략을 바꿨다. 특히 유가 하락, 미국 금리 인상 예고, 환율 전쟁 등 세계경제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질적 변화 없이는 향후 몇 년간의 위기를 넘기 힘들고 미래도 준비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 긴축 대신 미래 대비에 역량 집중

현대차는 올해 경영전략의 핵심 키워드를 ‘산업 혁신 선도, 미래 경쟁력 확보’로 정했다. 자동차 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미래 기술 개발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그룹의 성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올해 자동차 산업은 기존 메이커 간의 경쟁 심화와 함께 자동차의 전자화에 따른 산업 구조적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해 자동차 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올해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해 자동차 산업 기술 혁신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가속화되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할 기술력을 확보하고 제네시스 브랜드를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는 지난해(801만 대)보다 12만 대 늘어난 813만 대로 설정했다.

우선 현대차의 친환경차 전략은 친환경 전용차를 통해 글로벌 환경차 시장에서 판매 외연을 확대하고 경쟁 우위 핵심 기술력을 확보해 환경차의 대중화를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그 중심에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차 전용 모델 아이오닉(IONIQ)이 있다.

아이오닉은 현대차가 지난해 발표한 ‘2020 연비 향상 로드맵’에 맞춰 개발된 차량으로,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다른 친환경차의 특성을 고려해 설계한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모델이다. 현대차는 지난 1월 국내시장에 최초로 하이브리드(HEV)를 선보인 데 이어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까지 3종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지난해 말 고급화 브랜드로 출범한 ‘제네시스 브랜드’를 고급차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국내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낸 EQ900를 비롯해 기존 제네시스 DH(G80)를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1월에는 마케팅 전략을 담당하는 ‘제네시스전략팀’과 상품성 강화를 담당할 ‘고급차 상품기획팀’ 등 전담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세계시장에 조기 안착시키고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전사적 노력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차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지난 1월 열린 현대차 시무식에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미래 100년 터전 ‘GBC’ 준공 박차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컨트롤타워가 될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준공 또한 주요 추진 과제다. 서울시와 사전 협의를 마치고 공개한 개발안에 따르면 GBC는 7만9342㎡ 부지에 지상 및 지하를 합쳐 총면적 92만8887㎡ 규모로 조성된다.

현대차그룹 통합 사옥으로 사용될 105층 타워를 비롯해 시민과 소통을 위한 시설인 공연장, 전시 시설, 컨벤션, 호텔·업무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시가 올해 안에 도시계획 변경과 건축 인허가 등을 마치면 내년 1월 GBC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1년여에 걸친 개발 계획 수립 과정에는 그룹 안팎의 각 분야 전문가와 글로벌 전략 컨설팅 업체 등이 참여했고 ‘개발 계획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28명의 국내외 석학 및 오피니언 리더 인터뷰, 100여 건에 달하는 국내외 초고층 빌딩 벤치마킹 등이 진행됐다.

GBC가 건설되면 그룹 계열사 임직원 1만3000여 명이 근무하는 공간인 동시에 전 세계 10개국 34개 완성차 공장과 197개국 1만3000여 판매 딜러망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글로벌 컨트롤타워’가 구축된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서울 동남권의 글로벌 업무·상업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시의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 실현과 현대차그룹의 초일류 기업 도약을 위한 글로벌 컨트롤타워 건립 염원이 반영된 GBC는 시민과 소통하며 24시간 살아 움직이는 대한민국 서울의 랜드마크로 건설될 것”이라고 말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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