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인공지능 활용에 집중}
(사진) 고윤화 기상청장. /서범세 기자
[한경비즈니스=김태헌 기자] 최근 1주일 사이 대한민국은 집중호우와 지진을 통해 다시금 ‘자연의 힘’을 실감했다.
이미 황사와 미세먼지 등을 통해 기후 환경은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협조와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도 여실히 느꼈다. 자연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전 세계적 기후 문제 해결의 중심에 선 고윤화 기상청장을 7월 6일 만나봤다.
▶ 지난 7월 5일 울산에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1978년 지진 관측 이후 리히터 규모 5.0 이상은 총 7회로, 내륙에서 발생한 것은 홍성 지진과 지리산 지진이며 주로 한반도 해역에서 발생했습니다.
이번 울산 지진도 울산 앞바다 52km 해역에서 발생해 많은 사람이 지진을 느꼈지만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지진은 현대과학으로는 시기나 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진 피해 대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 지진에 대한 국제 공조는 잘되는 편입니까.
“기상 분야의 국제 협력은 크게 전 세계 공유, 기상 과학 기술 공유, 지구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노력 등 3가지로 구분됩니다.
전 세계가 각국의 기상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지진 역시 전 세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있습니다. 우리 정보 역시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제공됩니다.”
▶ 국제 협력 소식이 많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중국·몽골과의 국제 협력을 10년 이상 지속했고 중국 기상국과는 ‘한중 황사공동관측망’ 10개 지점과 중국기상국이 자체 운영하는 5개 지점까지 총 15개 지점의 자료를 실시간 수신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몽골과는 고비사막 2개 지점에 황사 감시 기상탑을 설치해 예보에 활용 중입니다.
다만 북한과는 직접적 대화가 없는 상태입니다. 우리는 지원해 주겠다고 하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중국 등 다른 국가에는 기상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를 통해 북한 지역 27곳의 기상 관측 자료를 들여오고 이를 기반으로 북한 지역의 기상 현황을 축적해 한반도 전체의 위험 기상에 대한 예측 능력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고윤화 기상청장
1981년 한양대 기계공학과 졸업
1995년 영국 리즈대 공학박사
2001년 환경부 대기보전국장
2008년 국립환경과학원 원장
2013년 기상청장(현)
▶ WMO와 기상 교육 훈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지금도 국가 간 양자 협력으로 도와달라는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산 문제와 인력 문제 등이 발생합니다.
기상청은 개도국 기상청 직원들을 초청해 연평균 3~4개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또 아프리카 기상청장 등 고위직 공무원의 정책 과정을 개설할 예정입니다.
여러 기관과 협력해 개도국 기상청 직원들의 석사 양성을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입니다. 사업이 완료되면 30명의 석사를 양성해 개도국 기상청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최근 날씨 정보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기상 예측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고 봅니다. 국지적인 부분, 단기적 발생, 집중호우 등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상당히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돌변하는 기후에 대한 예측은 아직 부족해 더 노력해야 합니다.”
▶ 한국의 기상 예측 수준은 어떻습니까.
“WMO에는 총 191개 회원국이 소속돼 있습니다. 한국은 이 중 의장단을 포함해 37인만으로 구성된 집행이사회에 속해 있습니다.
즉, 리더 그룹의 일원으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미국·일본·유럽이 우리보다 기상 기술이 앞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국 역시 전 지구 수치 예보 모델을 가동하는 13개국 안에 들어 있고 국내 기상 예보 수준은 5~6위권입니다.”
▶ 영향 예보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기상청 예보는 강수량·기온·풍속 등의 현상에 대해 수치 데이터만 제공했습니다.
기상청은 기상 현상으로 유발되는 사회·경제적인 영향까지 함께 예보해 위험 기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는 8월부터 제주도청과 협력해 태풍에 대한 영향 예보를 할 예정입니다. 현재 영국과 미국 등 주요국에서 영향 예보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최장수 기상청장이신데요.
“9월이면 만 3년이 됩니다.
기상청의 신뢰와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애썼습니다. 이런 것이 빨리 정리됐더라면 본연의 업무에 더 역량을 발휘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 아쉽습니다.
한편으로는 빅 데이터를 통한 예보를 준비해 왔습니다. 점차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을 도입할 계획도 세웠습니다. 최근 인공지능날씨연구회도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과학기술적으로 예보 정확도를 더 높이는 데는 지금 한계에 왔습니다. 숨어 있는 2%를 찾아야 합니다.
인공지능 분야에 2~3년만 집중하면 충분히 전 세계 1위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됩니다. 물론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입니다. 그래도 해볼 만하고 안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kth@hankyung.com
(사진) 고윤화 기상청장. /서범세 기자
[한경비즈니스=김태헌 기자] 최근 1주일 사이 대한민국은 집중호우와 지진을 통해 다시금 ‘자연의 힘’을 실감했다.
이미 황사와 미세먼지 등을 통해 기후 환경은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협조와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도 여실히 느꼈다. 자연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전 세계적 기후 문제 해결의 중심에 선 고윤화 기상청장을 7월 6일 만나봤다.
▶ 지난 7월 5일 울산에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1978년 지진 관측 이후 리히터 규모 5.0 이상은 총 7회로, 내륙에서 발생한 것은 홍성 지진과 지리산 지진이며 주로 한반도 해역에서 발생했습니다.
이번 울산 지진도 울산 앞바다 52km 해역에서 발생해 많은 사람이 지진을 느꼈지만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지진은 현대과학으로는 시기나 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진 피해 대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 지진에 대한 국제 공조는 잘되는 편입니까.
“기상 분야의 국제 협력은 크게 전 세계 공유, 기상 과학 기술 공유, 지구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노력 등 3가지로 구분됩니다.
전 세계가 각국의 기상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지진 역시 전 세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있습니다. 우리 정보 역시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제공됩니다.”
▶ 국제 협력 소식이 많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중국·몽골과의 국제 협력을 10년 이상 지속했고 중국 기상국과는 ‘한중 황사공동관측망’ 10개 지점과 중국기상국이 자체 운영하는 5개 지점까지 총 15개 지점의 자료를 실시간 수신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몽골과는 고비사막 2개 지점에 황사 감시 기상탑을 설치해 예보에 활용 중입니다.
다만 북한과는 직접적 대화가 없는 상태입니다. 우리는 지원해 주겠다고 하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중국 등 다른 국가에는 기상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를 통해 북한 지역 27곳의 기상 관측 자료를 들여오고 이를 기반으로 북한 지역의 기상 현황을 축적해 한반도 전체의 위험 기상에 대한 예측 능력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고윤화 기상청장
1981년 한양대 기계공학과 졸업
1995년 영국 리즈대 공학박사
2001년 환경부 대기보전국장
2008년 국립환경과학원 원장
2013년 기상청장(현)
▶ WMO와 기상 교육 훈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지금도 국가 간 양자 협력으로 도와달라는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산 문제와 인력 문제 등이 발생합니다.
기상청은 개도국 기상청 직원들을 초청해 연평균 3~4개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또 아프리카 기상청장 등 고위직 공무원의 정책 과정을 개설할 예정입니다.
여러 기관과 협력해 개도국 기상청 직원들의 석사 양성을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입니다. 사업이 완료되면 30명의 석사를 양성해 개도국 기상청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최근 날씨 정보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기상 예측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고 봅니다. 국지적인 부분, 단기적 발생, 집중호우 등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상당히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돌변하는 기후에 대한 예측은 아직 부족해 더 노력해야 합니다.”
▶ 한국의 기상 예측 수준은 어떻습니까.
“WMO에는 총 191개 회원국이 소속돼 있습니다. 한국은 이 중 의장단을 포함해 37인만으로 구성된 집행이사회에 속해 있습니다.
즉, 리더 그룹의 일원으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미국·일본·유럽이 우리보다 기상 기술이 앞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국 역시 전 지구 수치 예보 모델을 가동하는 13개국 안에 들어 있고 국내 기상 예보 수준은 5~6위권입니다.”
▶ 영향 예보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기상청 예보는 강수량·기온·풍속 등의 현상에 대해 수치 데이터만 제공했습니다.
기상청은 기상 현상으로 유발되는 사회·경제적인 영향까지 함께 예보해 위험 기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는 8월부터 제주도청과 협력해 태풍에 대한 영향 예보를 할 예정입니다. 현재 영국과 미국 등 주요국에서 영향 예보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최장수 기상청장이신데요.
“9월이면 만 3년이 됩니다.
기상청의 신뢰와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애썼습니다. 이런 것이 빨리 정리됐더라면 본연의 업무에 더 역량을 발휘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 아쉽습니다.
한편으로는 빅 데이터를 통한 예보를 준비해 왔습니다. 점차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을 도입할 계획도 세웠습니다. 최근 인공지능날씨연구회도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과학기술적으로 예보 정확도를 더 높이는 데는 지금 한계에 왔습니다. 숨어 있는 2%를 찾아야 합니다.
인공지능 분야에 2~3년만 집중하면 충분히 전 세계 1위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됩니다. 물론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입니다. 그래도 해볼 만하고 안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k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