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셰일가스 등장으로 석탄 산업 붕괴 위기…중국 특수도 끝물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이충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익숙한 것과의 이별(6)-글로벌 클린테크 스타트업 21선’을 선정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세계 석탄 산업은 프래킹(수압 파쇄) 기술 발전으로 붕괴됐다며 이차전지 성능 향상으로 태양광발전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OCI 연구원들이 주력 제품인 폴리실리콘을 살펴보고 있다. / 한국경제신문
정유·석유화학 산업은 매우 보수적인 산업이다. 1차, 2차 세계대전 당시 시작된 정유·석유화학 산업은 7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설비 대형화와 에너지 효율 개선, 품질과 수율 향상을 위한 촉매·첨가제 개발 외에는 큰 변화를 겪지 않았다.
다른 산업에 비해 기술 발전에 따른 충격이 가장 적은 산업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정유·석유화학 산업도 기술의 발전에 따른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세계 석탄 산업은 프래킹 기술(수압 파쇄 공법) 보편화에 따른 천연가스 생산량 증가와 가격 하락으로 8년 만에 완전히 붕괴됐다.
세계 석탄 산업의 붕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석탄 수요 감소나 중국·인도·브라질의 석탄 생산량 증가에 따른 공급초과가 아니라 ‘기술 발전’의 결과다.
프래킹 기술을 개발, 상용화한 조지 미첼은 자신으로 인해 세계 석탄 산업이 붕괴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에서 셰일가스 생산량이 늘어나고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2001년 미국 전체 전력 생산의 50%를 담당하던 석탄은 이제 20%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미국 최대의 석탄 업체인 피보디에너지도 결국 지난 4월 석탄 수요 감소와 환경 규제 강화로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클린테크’가 정유·화학 산업 바꾼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한국의 정유·석유화학 업체들은 중국의 경기 부양과 이에 따른 전례 없는 수요 증가로 수익이 크게 늘어났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공급 차질로 한국 업체들은 높은 수익성을 계속 이어 나갔다.
그리고 지금은 2015년으로 예상했던 북미 에탄 크래커 증설 지연에 따른 공급 차질로 석유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2000년 중반 이후 현재까지 지난 10년간 전 세계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수요 성장을 주도한 것은 중국뿐이다.
문제는 중국이 더 이상 과거처럼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1년 8.1% 늘어난 중국의 국가 에너지(primary energy) 소비 증가율은 2015년 1.5%로 떨어졌다.
영국 석유 회사의 전임 최고경영자(CEO)인 존 브라운은 지난 6월 28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투자를 늘리지 않는 석유·천연가스 회사들은 피보디에너지처럼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운 전 CEO가 강조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클린테크(cleantech)’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화석연료 없이 휘발유·경유·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이나 재생에너지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인 전력 저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배터리 성능 개선을 위한 기술 등을 들 수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 관련 투자는 정보기술(IT) 관련 분야에 치중돼 있지만 2015년 세계적으로 벤처캐피털에서 클린테크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100억 달러에 달한다. 2010년 이후 투자된 금액 중 자동차와 관련된 분야의 비율이 34%로 가장 높고 에너지 효율 개선이 20%, 태양광발전 분야가 11%다.
◆클린테크 선두 주자 ‘태양광발전’
정유·화학 산업의 변화를 이끌 기술 혁신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태양광발전이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세계 태양광발전 수요는 유럽 재정 위기가 발생했던 2012년을 제외하고는 연평균 40%씩 늘어났다.
태양광 산업이 발전하는 데는 태양광 셀의 원료 물질인 폴리실리콘의 가격 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때 400kg당 400달러에 거래되던 폴리실리콘은 이제 kg당 17달러면 살 수 있다.
소재 가격 하락으로 경제성이 개선되면서 세계 태양광발전 수요도 2007년 2.7GW에서 2015년 55GW까지 늘어났다. 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에서는 태양광발전이 전체 전력 수요의 5~1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태양전지·모듈의 효율 개선도 태양광발전의 경제성을 크게 높였다. 현재 태양전지의 효율은 24%까지 개선됐다. 태양전지의 형태가 변하거나 추가 장치를 하지 않는 이상 더 이상 효율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이제 태양광발전의 경제성을 높이려면 폴리실리콘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한 직류 전력을 우리가 쓰는 교류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손실을 낮추는 방식이 돼야 한다.
국내 정유·석유화학 기업 중에서는 OCI가 신재생에너지 기술 발달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실리콘을 주력 제품으로 하는 OCI는 태양광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판매량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태양광발전 수요는 매년 10~15%씩 늘어나고 있지만 설비 폐쇄 등을 고려할 때 오히려 폴리실리콘 생산 설비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셰일가스 등장으로 석탄 산업 붕괴 위기…중국 특수도 끝물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이충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익숙한 것과의 이별(6)-글로벌 클린테크 스타트업 21선’을 선정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세계 석탄 산업은 프래킹(수압 파쇄) 기술 발전으로 붕괴됐다며 이차전지 성능 향상으로 태양광발전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OCI 연구원들이 주력 제품인 폴리실리콘을 살펴보고 있다. / 한국경제신문
정유·석유화학 산업은 매우 보수적인 산업이다. 1차, 2차 세계대전 당시 시작된 정유·석유화학 산업은 7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설비 대형화와 에너지 효율 개선, 품질과 수율 향상을 위한 촉매·첨가제 개발 외에는 큰 변화를 겪지 않았다.
다른 산업에 비해 기술 발전에 따른 충격이 가장 적은 산업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정유·석유화학 산업도 기술의 발전에 따른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세계 석탄 산업은 프래킹 기술(수압 파쇄 공법) 보편화에 따른 천연가스 생산량 증가와 가격 하락으로 8년 만에 완전히 붕괴됐다.
세계 석탄 산업의 붕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석탄 수요 감소나 중국·인도·브라질의 석탄 생산량 증가에 따른 공급초과가 아니라 ‘기술 발전’의 결과다.
프래킹 기술을 개발, 상용화한 조지 미첼은 자신으로 인해 세계 석탄 산업이 붕괴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에서 셰일가스 생산량이 늘어나고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2001년 미국 전체 전력 생산의 50%를 담당하던 석탄은 이제 20%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미국 최대의 석탄 업체인 피보디에너지도 결국 지난 4월 석탄 수요 감소와 환경 규제 강화로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클린테크’가 정유·화학 산업 바꾼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한국의 정유·석유화학 업체들은 중국의 경기 부양과 이에 따른 전례 없는 수요 증가로 수익이 크게 늘어났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공급 차질로 한국 업체들은 높은 수익성을 계속 이어 나갔다.
그리고 지금은 2015년으로 예상했던 북미 에탄 크래커 증설 지연에 따른 공급 차질로 석유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2000년 중반 이후 현재까지 지난 10년간 전 세계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수요 성장을 주도한 것은 중국뿐이다.
문제는 중국이 더 이상 과거처럼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1년 8.1% 늘어난 중국의 국가 에너지(primary energy) 소비 증가율은 2015년 1.5%로 떨어졌다.
영국 석유 회사의 전임 최고경영자(CEO)인 존 브라운은 지난 6월 28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투자를 늘리지 않는 석유·천연가스 회사들은 피보디에너지처럼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운 전 CEO가 강조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클린테크(cleantech)’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화석연료 없이 휘발유·경유·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이나 재생에너지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인 전력 저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배터리 성능 개선을 위한 기술 등을 들 수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 관련 투자는 정보기술(IT) 관련 분야에 치중돼 있지만 2015년 세계적으로 벤처캐피털에서 클린테크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100억 달러에 달한다. 2010년 이후 투자된 금액 중 자동차와 관련된 분야의 비율이 34%로 가장 높고 에너지 효율 개선이 20%, 태양광발전 분야가 11%다.
◆클린테크 선두 주자 ‘태양광발전’
정유·화학 산업의 변화를 이끌 기술 혁신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태양광발전이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세계 태양광발전 수요는 유럽 재정 위기가 발생했던 2012년을 제외하고는 연평균 40%씩 늘어났다.
태양광 산업이 발전하는 데는 태양광 셀의 원료 물질인 폴리실리콘의 가격 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때 400kg당 400달러에 거래되던 폴리실리콘은 이제 kg당 17달러면 살 수 있다.
소재 가격 하락으로 경제성이 개선되면서 세계 태양광발전 수요도 2007년 2.7GW에서 2015년 55GW까지 늘어났다. 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에서는 태양광발전이 전체 전력 수요의 5~1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태양전지·모듈의 효율 개선도 태양광발전의 경제성을 크게 높였다. 현재 태양전지의 효율은 24%까지 개선됐다. 태양전지의 형태가 변하거나 추가 장치를 하지 않는 이상 더 이상 효율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이제 태양광발전의 경제성을 높이려면 폴리실리콘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한 직류 전력을 우리가 쓰는 교류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손실을 낮추는 방식이 돼야 한다.
국내 정유·석유화학 기업 중에서는 OCI가 신재생에너지 기술 발달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실리콘을 주력 제품으로 하는 OCI는 태양광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판매량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태양광발전 수요는 매년 10~15%씩 늘어나고 있지만 설비 폐쇄 등을 고려할 때 오히려 폴리실리콘 생산 설비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