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다 신지 스프레드 사장 “누구나 손쉽게 식량 생산하는 시대 열 겁니다”
입력 2016-09-08 09:33:14
수정 2016-09-08 09:33:14
[새로운 미래 금맥, 첨단 농업의 최전선을 가다 ①]
이나다 신지 스프레드 사장 인터뷰
"내년 간사이 과학도시에 로봇 식물공장 완공"
[글·사진 교토(일본) = 차완용 한경비즈니스 기자,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농사꾼은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농사를 잘 짓는다. 굴지의 대기업조차 실패했던 식물 공장을 조그만 중소 유통기업이 성공을 이뤄냈다. 바로 일본의 대표적 식물 공장 스프레드(Spread) 이야기다.
스프레드를 이끄는 이나다 신지 스프레드 사장은 농사를 지어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정보기술(IT)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보석감정사 일을 했고 상사에서 근무하다가 거품 경제 붕괴로 실직자 신세가 되기도 했다.
이때 이나다 사장은 한 가지 결심한 것이 있다. 바로 경기에 좌우되지 않는 회사에서 근무해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취업한 곳이 바로 청과 유통회사다.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한결같고 일본인의 식재료 문화에 대한 애착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나다 사장의 이러한 판단은 채소 생산 기업 스프레드를 설립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 청과 유통회사에 근무하며 기후변화에 따라 들쑥날쑥해지는 가격을 보며 ‘어떻게 하면 1년 내내 똑같이 공급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직접 청과 유통회사를 차리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민감한 채소를 막상 유통해 보니 쉽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식물 공장이다.
이나다 사장이 바람을 이루는 데는 수년이 걸렸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기술적 한계에 직면해야만 했다. 이나다 사장은 이러한 경험이 지금의 스프레드와 자신이 있게 된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내가 처음부터 상추를 잘 심을 수 있었으면 아무 생각 없이 땅을 사서 재배했을 것이다. 농작에 대한 기술이나 노하우가 없기에 조금 더 쉽게 재배하는 방법을 생각했고 농작에 대한 원리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기에 1년 내내 기후변화에 상관없이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의 연구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단순한 이윤 추구가 목적이 아니라 미래의 안정적인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나다 사장은 말한다. “세계 어디서나 누구나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며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처럼 일본 아니 더 나아가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며 이끌어 가는 이나다 사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 8월 22일 2000km를 날아 일본 교토 가메오카시에 있는 스프레드를 방문해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사진) 이나다 신지 스프레드 사장. /교토=차완용 기자
▶회사 설립 초기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무엇이었나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그중 첫째가 식물 공장에 대한 소비자나 거래처의 인식이었습니다. 공장에서 채소를 재배한다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둘째는 상품에 대한 의문점이었습니다. 과연 안전한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물음이었지요.
하지만 이 두 가지 문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해결됐습니다. 어떤 상추보다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수년 동안 계속 제공하니 자연스레 소비자와 거래처로부터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스프레드 식물 공장의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우선 생산력과 재배에 대한 노하우를 꼽을 수 있습니다. 현재 97%라는 수확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상추 100포기를 심어 97포기를 상품화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상당히 높은 수확률입니다. 여타 다른 식물 공장의 수확률은 70~80%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또한 스프레드는 생산·개발·물류·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두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식물 공장은 1년 내내 질 좋은 작물을 풍부하게 생산하고 있습니다. 비결이나 기술이 있나요.
“외부에서 해충이나 먼지 등이 들어오지 못하게 재배 공장을 밀폐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작업자 역시 에어샤워를 통과한 청결한 상태로 들어가게끔 운영 중입니다. 또한 생육 도중의 양상추(레터스)의 균수를 새워 확인하는 등의 관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식물 공장을 더욱 늘릴 계획입니까.
“일단 목표는 일본 국내에서는 1일 2만~3만 포기 생산 규모의 식물 공장을 20개소 늘릴 계획입니다. 당장 내년 완공을 목표로 교토부 기즈가와시 간사이 과학도시에 4400㎡ 규모의 로봇 식물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도 계획 중입니다.”
▶로봇 식물 공장은 어떤 곳입니까.
“로봇이 파종부터 수확까지의 재배 공정을 책임집니다. 상추 재배 전 과정을 통틀어 사람이 하는 일은 맨 처음 씨를 뿌리는 작업과 수확 후의 솎음질, 포장 작업뿐입니다. 이러한 로봇의 활용은 인건비 절감 효과를 가져 올 것입니다. 이는 수익성을 보장해 주는 큰 주춧돌이 될 전망입니다.”
▶한국에선 농민들이 대기업 자본의 참여에 적대적입니다. 사업 초기에 농민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물론 대규모 식물 공장에 대한 농민들의 반대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역 고용 창출이나 세계 최대 규모의 레터스(양상추) 공장의 사례들을 농민들에게 알렸습니다. 또한 식물 공장 산업의 활성화가 가져오는 이점과 미래 농업 환경의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속적으로 설명한 끝에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cwy@hankyung.com
[첨단 농업 기사 인덱스]
(1) 식물 공장 : 일본 편
- 씨만 뿌리면 상추가 무럭무럭 ‘24시간 불 켜진 식물공장’
- 이나다 신지 스프레드 사장 인터뷰
(2) 식물 공장 : 미국 편
(3) 식물성 고기
(4) 스마트 팜 : 유럽 편
(5) 스마트 팜 : 미국 편
(6) 국내의 미래 농업
이나다 신지 스프레드 사장 인터뷰
"내년 간사이 과학도시에 로봇 식물공장 완공"
[글·사진 교토(일본) = 차완용 한경비즈니스 기자,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농사꾼은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농사를 잘 짓는다. 굴지의 대기업조차 실패했던 식물 공장을 조그만 중소 유통기업이 성공을 이뤄냈다. 바로 일본의 대표적 식물 공장 스프레드(Spread) 이야기다.
스프레드를 이끄는 이나다 신지 스프레드 사장은 농사를 지어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정보기술(IT)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보석감정사 일을 했고 상사에서 근무하다가 거품 경제 붕괴로 실직자 신세가 되기도 했다.
이때 이나다 사장은 한 가지 결심한 것이 있다. 바로 경기에 좌우되지 않는 회사에서 근무해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취업한 곳이 바로 청과 유통회사다.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한결같고 일본인의 식재료 문화에 대한 애착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나다 사장의 이러한 판단은 채소 생산 기업 스프레드를 설립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 청과 유통회사에 근무하며 기후변화에 따라 들쑥날쑥해지는 가격을 보며 ‘어떻게 하면 1년 내내 똑같이 공급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직접 청과 유통회사를 차리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민감한 채소를 막상 유통해 보니 쉽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식물 공장이다.
이나다 사장이 바람을 이루는 데는 수년이 걸렸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기술적 한계에 직면해야만 했다. 이나다 사장은 이러한 경험이 지금의 스프레드와 자신이 있게 된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내가 처음부터 상추를 잘 심을 수 있었으면 아무 생각 없이 땅을 사서 재배했을 것이다. 농작에 대한 기술이나 노하우가 없기에 조금 더 쉽게 재배하는 방법을 생각했고 농작에 대한 원리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기에 1년 내내 기후변화에 상관없이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의 연구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단순한 이윤 추구가 목적이 아니라 미래의 안정적인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나다 사장은 말한다. “세계 어디서나 누구나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며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처럼 일본 아니 더 나아가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며 이끌어 가는 이나다 사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 8월 22일 2000km를 날아 일본 교토 가메오카시에 있는 스프레드를 방문해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사진) 이나다 신지 스프레드 사장. /교토=차완용 기자
▶회사 설립 초기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무엇이었나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그중 첫째가 식물 공장에 대한 소비자나 거래처의 인식이었습니다. 공장에서 채소를 재배한다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둘째는 상품에 대한 의문점이었습니다. 과연 안전한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물음이었지요.
하지만 이 두 가지 문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해결됐습니다. 어떤 상추보다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수년 동안 계속 제공하니 자연스레 소비자와 거래처로부터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스프레드 식물 공장의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우선 생산력과 재배에 대한 노하우를 꼽을 수 있습니다. 현재 97%라는 수확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상추 100포기를 심어 97포기를 상품화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상당히 높은 수확률입니다. 여타 다른 식물 공장의 수확률은 70~80%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또한 스프레드는 생산·개발·물류·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두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식물 공장은 1년 내내 질 좋은 작물을 풍부하게 생산하고 있습니다. 비결이나 기술이 있나요.
“외부에서 해충이나 먼지 등이 들어오지 못하게 재배 공장을 밀폐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작업자 역시 에어샤워를 통과한 청결한 상태로 들어가게끔 운영 중입니다. 또한 생육 도중의 양상추(레터스)의 균수를 새워 확인하는 등의 관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식물 공장을 더욱 늘릴 계획입니까.
“일단 목표는 일본 국내에서는 1일 2만~3만 포기 생산 규모의 식물 공장을 20개소 늘릴 계획입니다. 당장 내년 완공을 목표로 교토부 기즈가와시 간사이 과학도시에 4400㎡ 규모의 로봇 식물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도 계획 중입니다.”
▶로봇 식물 공장은 어떤 곳입니까.
“로봇이 파종부터 수확까지의 재배 공정을 책임집니다. 상추 재배 전 과정을 통틀어 사람이 하는 일은 맨 처음 씨를 뿌리는 작업과 수확 후의 솎음질, 포장 작업뿐입니다. 이러한 로봇의 활용은 인건비 절감 효과를 가져 올 것입니다. 이는 수익성을 보장해 주는 큰 주춧돌이 될 전망입니다.”
▶한국에선 농민들이 대기업 자본의 참여에 적대적입니다. 사업 초기에 농민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물론 대규모 식물 공장에 대한 농민들의 반대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역 고용 창출이나 세계 최대 규모의 레터스(양상추) 공장의 사례들을 농민들에게 알렸습니다. 또한 식물 공장 산업의 활성화가 가져오는 이점과 미래 농업 환경의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속적으로 설명한 끝에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cwy@hankyung.com
[첨단 농업 기사 인덱스]
(1) 식물 공장 : 일본 편
- 씨만 뿌리면 상추가 무럭무럭 ‘24시간 불 켜진 식물공장’
- 이나다 신지 스프레드 사장 인터뷰
(2) 식물 공장 : 미국 편
(3) 식물성 고기
(4) 스마트 팜 : 유럽 편
(5) 스마트 팜 : 미국 편
(6) 국내의 미래 농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