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17 글로벌 기업 지배구조 : '잇단 악재' 롯데, 다음 행보는]
호텔롯데 상장 필수이지만 시간 걸릴 듯…중단했던 M&A 재시동
(사진) 소공동 호텔롯데에서 지난 6월 진행된 호텔롯데 기업공개 설명회에 신동빈(왼쪽 첫째) 롯데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지난 4개월여에 걸쳐 실시된 검찰의 전 방위적 수사에 롯데그룹은 뿌리째 흔들렸다. 롯데그룹 수사는 지난 6월10일 정책본부와 계열사 등에 대한 검찰의 동시다발적 수사로 본격화됐다.
17개 계열사가 압수수색을 받았고 소환된 임직원만 400명이 넘는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 짓고 ‘개혁 롯데’로 새 출발하려던 신동빈 회장의 의지는 검찰 수사로 전면 보류됐다.
경영 전반은 ‘올 스톱’ 상태에 이르렀다. 호텔롯데 상장(IPO)이 무기한 연기된 데다 롯데케미칼이 추진하던 미국 엑시올 인수도 중단됐다. 그뿐만 아니라 하반기 롯데면세점의 영업권 취득과 연말 오픈을 목표로 하던 롯데월드타워의 완공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롯데의 이미지 추락은 말할 것도 없다. 작년부터 이어진 롯데 초유의 경영권 분쟁에 각종 비리 의혹이 덧입혀지면서 대외 이미지는 고꾸라졌다.
향후 롯데가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다시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 가더라도 이미지 훼손은 큰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최우선 과제로 흐트러진 그룹을 추스르고 자체 개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 호텔롯데, 日 L투자회사 지분이 72.56%
중점 추진 과제는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순환 출자 해소, 지주회사 전환, 경영 투명성 제고 등 총 4가지다. 복잡해 보이지만 목표는 하나다.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다.
지난해 7월 불거진 ‘형제의 난(신동주·동빈)’과 ‘부자 갈등(신격호·동빈)’ 그리고 올해 시작된 검찰 수사의 불씨가 됐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만이 그룹의 최대 위기를 돌파할 근본적 해법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국내 기업 최다인 복잡한 순환 출자(417개)가 지배구조상 약점으로 부각돼 왔다. 여기에 지배구조 최상단에 일본 기업의 지분이 존재한다는 것까지 밝혀지며 국내에서 입지가 줄어든 상황이었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공고한 1인 지배 체제하에 대부분의 회사를 비상장사로 유지해 왔다.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대주주는 일본 국적의 ‘L투자 회사’들이다.
일종의 특수목적법인성격으로 1번부터 12번까지 번호가 매겨진 회사들의 통칭이다. 그동안 그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이 L투자회사 12개사가 호텔롯데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와 광윤사(5.45%)가 쥐고 있다.
다시 말해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일본 측 지분율이 99.3%에 달해 호텔롯데가 주주 배당을 하거나 기업공개에 나서 자금을 마련하면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일본으로 흘러들어 가게 되는 구조인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 등으로 내홍을 겪으면서 순환 출자 구조 해소와 호텔롯데 IPO를 통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 회장은 당초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해 일본 주주 지분 매입 재원 등으로 활용하는 한편 구주 매출(기존 주주 보유분 매각)을 통해 일본 롯데계열사의 호텔롯데 지분율을 65%까지 끌어내릴 계획이었다.
실제로 신 회장은 2015년 10월까지 약 3개월 만에 순환 출자 중 84%(349개)를 해소했다. 이를 통해 롯데그룹은 2016년 4월 기준 자산 103조3000억원, 계열사 86개로 구성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음식료(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롯데리아), 부동산과 유통(호텔롯데·롯데쇼핑·롯데하이마트), 화학(롯데케미칼·롯데정밀), 건설(롯데건설)을 중심으로 광고(대홍기획)·금융(롯데카드·롯데캐피탈·롯데손해보험) 등이 지원하는 구조다.
한편 신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일단락되면서 그동안 중단됐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와 비자금 의혹 사건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검찰 수사로 철회했던 호텔롯데의 기업공개가 제1 과제로 꼽힌다.
◆ 횡령 등 드러나면 3년간 상장 어려워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현재의 구조를 깨지 못하면 신 회장의 경영권이 일본 주주들의 뜻에 좌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상장이 계획대로 성공하면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현재 99.3%에서 56%까지 낮출 수 있다. 물론 공모가에 따라 최종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상장 과정에서 신 회장과 그가 지배하는 일본 L투자회사들은 기존 보유 지분을 시장에 매각해 막대한 자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신 회장은 현재 12개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고 일본 롯데홀딩스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를 통해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종적으로 신 회장이 얻을 수 있는 것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일본 롯데로부터의 경영권 분리다. 둘째는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갈등과 상관없이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L투자회사 매각 자금을 활용해 롯데그룹의 지분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지난해 미처 다 털어내지 못한 순환 출자 고리를 완벽하게 털어낼 자금이 마련된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월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조사해 공개한 결과를 보면 롯데그룹의 국내 86개 계열사 중 78곳(90.7%)이 비상장사이며 여전히 67개의 순환 출자 고리가 남아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이 롯데리아의 지분 38.7%를 보유한 것을 시작으로 대홍기획과 롯데제과·롯데칠성·후지필름으로 출자 구조가 연결돼 있다. 이들 순환 출자 계열사의 또 다른 지분은 롯데알미늄·롯데물산·부산롯데호텔 등 일본 계열사 출자 비율이 높은 비상장사들이 갖고 있다.
재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L투자회사의 구주 매출로 수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면 이를 롯데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 재추진은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르면 분식회계나 배임·횡령 등의 혐의가 드러나면 3년간 상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가 무죄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상장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한국거래소 측은 “만약 호텔롯데가 신 회장의 재판 중에 상장을 신청하면 선례가 없기 때문에 검토 과정이 매우 복잡할 것”이라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호텔롯데는 예비 상장 심사부터 전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거쳐야 한다. 우량 기업으로 상장 간소화 절차(패스트 트랙)를 밟더라도 상장까지 최소 4개월이 넘게 걸린다.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시내 면세점 전체 매출 3위)의 면세점 영업권이 지난 6월 만료됐기 때문에, 12월 신규 면세점 허가를 받지 못하면 공모가도 기대보다 낮아질 우려가 있다.
◆ 주력 계열사의 신용 등급은 ‘우량’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그동안 중단됐던 인수·합병(M&A)에 다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롯데면세점 세계 1위 확보’, ‘아시아 톱3 호텔’, 롯데월드의 ‘글로벌 톱5 테마파크 도약’ 등의 그룹 비전을 이루기 위해 해외 면세점과 명품 브랜드 등 해외의 우량 기업에 대한 조사와 인수 시너지 효과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은 석유·화학 분야도 해외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검찰 수사로 미국 석유화학 회사 엑시올 인수를 철회한 바 있는 롯데케미칼은 추가적인 M&A 추진으로 이를 만회한다는 복안이다.
롯데는 신 회장이 정책본부 본부장으로 취임해 한국 롯데를 실질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총 36건의 M&A로 몸집을 키워 왔다. 2012년 하이마트(인수 대금 1조2480억원), 2010년 GS리테일 백화점·마트 부문(1조3000억원), 2010년 바이더웨이(2740억원), 2009년 두산주류BG(5030억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호텔롯데 상장 추진의 공백기 동안 기업 이미지 제고 작업도 준비 중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호텔롯데를 앞세워 국내 최고급 요양 병원인 보바스기념병원의 인수 우선협상권을 따냈다.
보바스기념병원은 노인 요양 전문 병원으로, 2006년 영국 보바스재단으로부터 명칭 사용 인증을 받아 늘푸른의료재단이 개원했다. 하지만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9월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간 곳이다. 재계에서는 보바스기념병원 인수를 두고 이미 롯데의 이미지 쇄신 작업이 시작됐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편 롯데그룹 주력 회사들은 ‘AA+’의 높은 신용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창업자인 신 총괄회장이 보수적 경영전략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주력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실적과 보유 부동산의 가치 등을 바탕으로 계속되는 M&A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 차입금 의존도 등의 재무 안정성 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5년 말 기준 금융 부문을 포함한 그룹의 부채비율은 122.9%, 차입금 의존도는 35.8%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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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지난 4개월여에 걸쳐 실시된 검찰의 전 방위적 수사에 롯데그룹은 뿌리째 흔들렸다. 롯데그룹 수사는 지난 6월10일 정책본부와 계열사 등에 대한 검찰의 동시다발적 수사로 본격화됐다.
17개 계열사가 압수수색을 받았고 소환된 임직원만 400명이 넘는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 짓고 ‘개혁 롯데’로 새 출발하려던 신동빈 회장의 의지는 검찰 수사로 전면 보류됐다.
경영 전반은 ‘올 스톱’ 상태에 이르렀다. 호텔롯데 상장(IPO)이 무기한 연기된 데다 롯데케미칼이 추진하던 미국 엑시올 인수도 중단됐다. 그뿐만 아니라 하반기 롯데면세점의 영업권 취득과 연말 오픈을 목표로 하던 롯데월드타워의 완공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롯데의 이미지 추락은 말할 것도 없다. 작년부터 이어진 롯데 초유의 경영권 분쟁에 각종 비리 의혹이 덧입혀지면서 대외 이미지는 고꾸라졌다.
향후 롯데가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다시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 가더라도 이미지 훼손은 큰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최우선 과제로 흐트러진 그룹을 추스르고 자체 개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 호텔롯데, 日 L투자회사 지분이 72.56%
중점 추진 과제는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순환 출자 해소, 지주회사 전환, 경영 투명성 제고 등 총 4가지다. 복잡해 보이지만 목표는 하나다.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다.
지난해 7월 불거진 ‘형제의 난(신동주·동빈)’과 ‘부자 갈등(신격호·동빈)’ 그리고 올해 시작된 검찰 수사의 불씨가 됐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만이 그룹의 최대 위기를 돌파할 근본적 해법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국내 기업 최다인 복잡한 순환 출자(417개)가 지배구조상 약점으로 부각돼 왔다. 여기에 지배구조 최상단에 일본 기업의 지분이 존재한다는 것까지 밝혀지며 국내에서 입지가 줄어든 상황이었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공고한 1인 지배 체제하에 대부분의 회사를 비상장사로 유지해 왔다.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대주주는 일본 국적의 ‘L투자 회사’들이다.
일종의 특수목적법인성격으로 1번부터 12번까지 번호가 매겨진 회사들의 통칭이다. 그동안 그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이 L투자회사 12개사가 호텔롯데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와 광윤사(5.45%)가 쥐고 있다.
다시 말해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일본 측 지분율이 99.3%에 달해 호텔롯데가 주주 배당을 하거나 기업공개에 나서 자금을 마련하면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일본으로 흘러들어 가게 되는 구조인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 등으로 내홍을 겪으면서 순환 출자 구조 해소와 호텔롯데 IPO를 통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 회장은 당초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해 일본 주주 지분 매입 재원 등으로 활용하는 한편 구주 매출(기존 주주 보유분 매각)을 통해 일본 롯데계열사의 호텔롯데 지분율을 65%까지 끌어내릴 계획이었다.
실제로 신 회장은 2015년 10월까지 약 3개월 만에 순환 출자 중 84%(349개)를 해소했다. 이를 통해 롯데그룹은 2016년 4월 기준 자산 103조3000억원, 계열사 86개로 구성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음식료(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롯데리아), 부동산과 유통(호텔롯데·롯데쇼핑·롯데하이마트), 화학(롯데케미칼·롯데정밀), 건설(롯데건설)을 중심으로 광고(대홍기획)·금융(롯데카드·롯데캐피탈·롯데손해보험) 등이 지원하는 구조다.
한편 신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일단락되면서 그동안 중단됐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와 비자금 의혹 사건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검찰 수사로 철회했던 호텔롯데의 기업공개가 제1 과제로 꼽힌다.
◆ 횡령 등 드러나면 3년간 상장 어려워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현재의 구조를 깨지 못하면 신 회장의 경영권이 일본 주주들의 뜻에 좌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상장이 계획대로 성공하면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현재 99.3%에서 56%까지 낮출 수 있다. 물론 공모가에 따라 최종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상장 과정에서 신 회장과 그가 지배하는 일본 L투자회사들은 기존 보유 지분을 시장에 매각해 막대한 자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신 회장은 현재 12개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고 일본 롯데홀딩스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를 통해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종적으로 신 회장이 얻을 수 있는 것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일본 롯데로부터의 경영권 분리다. 둘째는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갈등과 상관없이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L투자회사 매각 자금을 활용해 롯데그룹의 지분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지난해 미처 다 털어내지 못한 순환 출자 고리를 완벽하게 털어낼 자금이 마련된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월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조사해 공개한 결과를 보면 롯데그룹의 국내 86개 계열사 중 78곳(90.7%)이 비상장사이며 여전히 67개의 순환 출자 고리가 남아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이 롯데리아의 지분 38.7%를 보유한 것을 시작으로 대홍기획과 롯데제과·롯데칠성·후지필름으로 출자 구조가 연결돼 있다. 이들 순환 출자 계열사의 또 다른 지분은 롯데알미늄·롯데물산·부산롯데호텔 등 일본 계열사 출자 비율이 높은 비상장사들이 갖고 있다.
재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L투자회사의 구주 매출로 수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면 이를 롯데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 재추진은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르면 분식회계나 배임·횡령 등의 혐의가 드러나면 3년간 상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가 무죄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상장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한국거래소 측은 “만약 호텔롯데가 신 회장의 재판 중에 상장을 신청하면 선례가 없기 때문에 검토 과정이 매우 복잡할 것”이라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호텔롯데는 예비 상장 심사부터 전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거쳐야 한다. 우량 기업으로 상장 간소화 절차(패스트 트랙)를 밟더라도 상장까지 최소 4개월이 넘게 걸린다.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시내 면세점 전체 매출 3위)의 면세점 영업권이 지난 6월 만료됐기 때문에, 12월 신규 면세점 허가를 받지 못하면 공모가도 기대보다 낮아질 우려가 있다.
◆ 주력 계열사의 신용 등급은 ‘우량’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그동안 중단됐던 인수·합병(M&A)에 다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롯데면세점 세계 1위 확보’, ‘아시아 톱3 호텔’, 롯데월드의 ‘글로벌 톱5 테마파크 도약’ 등의 그룹 비전을 이루기 위해 해외 면세점과 명품 브랜드 등 해외의 우량 기업에 대한 조사와 인수 시너지 효과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은 석유·화학 분야도 해외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검찰 수사로 미국 석유화학 회사 엑시올 인수를 철회한 바 있는 롯데케미칼은 추가적인 M&A 추진으로 이를 만회한다는 복안이다.
롯데는 신 회장이 정책본부 본부장으로 취임해 한국 롯데를 실질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총 36건의 M&A로 몸집을 키워 왔다. 2012년 하이마트(인수 대금 1조2480억원), 2010년 GS리테일 백화점·마트 부문(1조3000억원), 2010년 바이더웨이(2740억원), 2009년 두산주류BG(5030억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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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바스기념병원은 노인 요양 전문 병원으로, 2006년 영국 보바스재단으로부터 명칭 사용 인증을 받아 늘푸른의료재단이 개원했다. 하지만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9월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간 곳이다. 재계에서는 보바스기념병원 인수를 두고 이미 롯데의 이미지 쇄신 작업이 시작됐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편 롯데그룹 주력 회사들은 ‘AA+’의 높은 신용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창업자인 신 총괄회장이 보수적 경영전략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주력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실적과 보유 부동산의 가치 등을 바탕으로 계속되는 M&A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 차입금 의존도 등의 재무 안정성 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5년 말 기준 금융 부문을 포함한 그룹의 부채비율은 122.9%, 차입금 의존도는 35.8%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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