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생산성 둔화는 ‘달러 약세’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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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비즈니스 =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물가는 양면성을 가진다. 너무 낮거나 높은 물가 상승률은 소비를 이연시키거나 약화시킨다. 그야말로 적당한 수준의 물가가 필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1~3%(선진국 기준)의 상승률이 합리적이다.

물가 상승률이 1~3%에 안착하기 위해선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생산성 향상이다. 둘째는 생산성 향상에 기준한 적절한 임금 상승이다. 생산성 개선이 부진하면 임금 인상이 힘들어져 1~3%의 물가 상승률도 버겁다.

반대로 생산성 향상 제한에도 임금을 올려주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약화되고 투자 활동이 저해돼 생산성 둔화가 심화된다. 생산성·임금·물가는 복잡한 사슬처럼 얽혀 있어 단순화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시작은 생산성이다.

그런데 최근 생산성이 둔화되고 있다. 기업과 정부가 투자에서 손을 뗀 지 수년이 지나면서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가파르게 하락 중이다. 달러 약세 요인이다.

생산성은 잠재성장률 및 기대 인플레이션율과 연관돼 장기금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0.4%(전년 대비 증가율의 2년 이동 평균 수치)에 불과해 장기물 금리의 최근 급등을 지탱하기 힘들다. 금리 상승세가 약화되면 달러 상승세도 꺾인다.

생산성과 쌍둥이 적자(도널드 트럼프 당선으로 급증 예상)를 함께 고려하면 달러 약세 전환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생산성 증가율에서 쌍둥이 적자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을 차감한 수치는 달러를 5개 분기 선행한다. 상관계수는 0.88이다. 이 수치는 최근 하락했고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시행되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달러 약세 전환을 뜻한다.

과거에도 미국 대통령 선거 전후 달러가 요동쳤다.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월 중 달러의 약세 전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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