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영입된 CEO가 성공하려면

[저널 리뷰]
{논문 : 성공하는 외부 CEO의 역량은 무엇인가? CEO가 가진 이사회 경험의 중요성}

[한경비즈니스=조민주 삼정KPMG 경제연구원 연구원] Why Do Some Outside Successions Fare Better Than Others· The Role of Outside CEO’s Prior Experience with Board Diversity(2016,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Vol. 37, pp.2695~2708)


(사진) 스위스 브베에 있는 네슬레 본사. 네슬레는 94년 만에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했다. /연합뉴스


◆연구 목적

최근 몇 년간 최고경영자(CEO) 사임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평균 임기 또한 현저히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더욱 복잡해지고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이사회와 주주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교체되는 CEO 중 3분의 1이 외부 인사로 새로 임명되고 있다. 외부에서 영입된 소수의 CEO들은 이사회의 견제와 감시하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이끌어 내며 이른 시간 안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과를 보여주며 기업을 성장시킨다. 그들의 어떤 역량이 성과를 이끌어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일까.

미국 애리조나대 데이비드 주 교수와 웨이 쉔 교수는 전략적 경영(trategic Management) 저널에 ‘성공하는 외부 CEO의 역량은 무엇인가? CEO가 가진 이사회 경험의 중요성’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새로운 CEO와 이사회와의 긍정적인 관계가 성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하고 CEO가 부임 전 경험한 이사회의 다양성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주제

첫째, 연구진은 현 이사회의 인구통계학적 다양성이 신임 CEO의 전 이사회의 다양성보다 높을수록 CEO의 사임률이 높다는 가설을 수립했다. 상대적으로 현 이사회의 다양성이 더 높을수록 신임 CEO와 이사회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이는 신임 CEO가 이사회의 지지를 받는 데 어려움을 주며 결과적으로 CEO가 사임할 확률을 높인다.

둘째, 현 이사회의 인구통계학적 다양성이 신임 CEO의 전 이사회의 다양성보다 높을수록 이사의 사임률이 높다는 가설을 수립했다. 상대적으로 현 이사회의 다양성이 더 높을수록 CEO와의 마찰을 겪을 확률이 높아지며 이는 이사의 사임으로 이어질 확률을 높인다.

셋째, 현 이사회의 인구통계학적 다양성이 신임 CEO의 전 이사회의 다양성보다 높을수록 기업 성과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수립했다. CEO와 이사회의 관계가 부정적일수록 이사회의 조언을 얻기가 어려워지며 CEO는 제한된 시간 안에 전략적 결정을 내리거나 특정 지식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신임 CEO의 현 이사회의 인구통계학적 다양성이 높을수록 이사회와의 마찰이 증가하고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이는 곧 기업 성과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연구 방법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1995년 미 포천이 선정한 상위 500대 기업 리스트를 기준으로 1994년부터 2007년 사이에 임명된 CEO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임명된 CEO의 정보를 분석하기 위해 컴퓨스탯(Compustat)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외부에서 부임한 CEO와 내부에서 선출된 CEO를 구분했고 최근 2년 내에 해당 기업에 입사했다면 외부에서 부임한 CEO로 정의했다.

또한 기업 인수·합병(M&A)에 따라 CEO를 승계했다면 제외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부임한 외부 CEO 188명이 분석 대상으로 선정됐다. 기업 정보는 총자산·매출·임직원 규모 등으로 구성했고 성과 측정을 위해 기업의 총자산이익률(ROA)·자기자본이익률(ROE)·매출액수익률(ROS) 등을 사용했다.

◆연구 결과

연구 결과 이사회의 다양성 변화와 CEO의 사임률은 정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첫째 가설과 같이 현 이사회의 인구통계학적 다양성이 높을수록 CEO의 사임률 또한 높다는 부분과 일치했다. 이사회의 다양성과 이사의 사임률 상관관계에서 이사회의 다양성 표준편차가 1씩 증가할 때 이사의 사임 확률 역시 6.9% 증가했다.

이는 둘째 가설인 현 이사회의 인구통계학적 다양성이 높을수록 이사의 사임 확률이 증가한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이뿐만 아니라 이사회의 다양성 표준편차가 1씩 증가할수록 기업의 ROA는 산업 평균 대비 7.2%씩 낮아졌고 이는 셋째 가설을 뒷받침한다.

추가적인 분석에 따르면 CEO의 사임은 이사회의 성별·인종·연령·산업적 배경 측면에서의 다양성이 증가할 때 사임률이 높아졌고 이사의 사임은 이사회의 인종·직무배경·학력·아이비리그 출신 여부에 따라 사임률이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점

이 논문에 따르면 이사회는 신임 CEO의 평가와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사회와 보다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CEO가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외부에서 부임한 CEO가 가지고 있는 경험, 특히 다양한 배경의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와의 경험 유무가 성공하는 CEO의 주요 역량으로 꼽을 수 있다.

이 연구는 다양한 구성원의 이사회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사점을 기업에 제시하고 있다. 이사회의 인구통계학적 다양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면 CEO가 최고의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minjoocho@kr.kpm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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