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국내 첫 ‘퇴직연금 20조’ 돌파

[보험 인사이드]
교보 ‘표준형 DC제도’ 고용부·금감원 승인…한화는 DB 1년 수익률 최고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퇴직연금 시장에서 삼성생명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17일 퇴직연금 사업자 중 최초로 적립금 2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투자협회 비교 공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퇴직연금 사업자로 등록된 45개 금융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47조218억원이다.

이 중 삼성생명의 점유율은 약 14%에 달한다. 퇴직연금의 절대 강자인 은행권도 넘어선 기록이다. 2016년 12월을 기준으로 신한은행은 14조105억원, KB국민은행은 12조542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중에서는 삼성생명의 뒤를 이어 교보생명(5조2768억원)·한화생명(3조5735억원) 순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을 예치하고 있다.

퇴직연금 제도는 2005년 국내에 도입됐다. 기업이 재직 노동자의 퇴직금 재원을 외부 금융회사에 적립해 운용하다가 노동자가 퇴직할 때 연금이나 일시금 형태로 지급하는 기업의 복리후생 제도다.

도입 9년 만인 2014년 처음으로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이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해마다 10조원 이상씩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형)·확정기여형(DC형)·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나뉘는데 DB형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전담 인력’ 절대 강자 비결

금융권 전체로 보면 퇴직연금 시장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역시 은행권이다. 전체 적립금 중 은행권 점유율이 49.8%에 달하며 생명보험 24.5%, 손해보험 6.8%, 증권 18.1% 정도다.

현재 퇴직연금 운용 관리 계약이 있는 45개 금융사는 은행 14곳, 생보 12곳, 손보 6곳, 증권 13곳 등이다.

금융권을 통틀어 업체별 적립금 규모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생명은 2016년 12월 말 운용 기준으로 20조6265억원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예치 중이다. 2013년 10월 말 기준 적립금 10조원을 넘어선 이후 3년여 만에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삼성생명의 강점은 ‘금융권 최대 규모의 전담 인력’과 ‘차별화된 부가 서비스’다.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전담 인력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213명이다. 그만큼 고객들에게 밀착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10년 이상 축적된 노하우가 퇴직연금 사업 경쟁력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특히 DB·DC형 상품 구조를 가입 기업에 맞게 설계하는 등 맞춤형 컨설팅과 퇴직급여 관련 회계 처리를 도와주는 연금 계리 서비스는 가입 기업의 담당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 밖에 사이버 창구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잘 운영되고 있다”며 “가입 기업의 인사 담당자가 언제라도 손쉽게 퇴직연금 운용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DB형 수익률 비교, 승자는?

삼성생명과 함께 ‘생보 빅3’로 꼽히는 교보생명과 한화생명도 퇴직연금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 다음으로 적립액을 가장 많이 늘린(6821억원) 교보생명은 최근 국내 최초로 회사와 노동자가 퇴직연금에 보다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표준형 DC제도’에 대해 고용노동부 규약 승인에 이어 금융감독원 계약서 승인을 획득했다.

표준형 DC제도는 하나의 표준화된 규약으로 다수의 기업이 동일하게 참여하는 복수 사용자 DC제도를 말한다.

기존에는 각 회사별로 개별 규약을 맺고 이를 관할 노동 관청에 신고한 후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표준화된 규약을 통해 제도 설계, 규약 승인 등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교보생명은 이를 통해 중소 규모 사업자들이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전담팀은 170여 명 규모다. 이들은 각각의 기업의 특성에 맞는 퇴직연금 도입을 위해 도입 준비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철저한 맞춤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도입 단계의 컨설팅도 중요하지만 퇴직연금의 장기적인 특성상 지속적인 유지 서비스에 더욱 역점을 두고 있다”며 “만족한 기업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실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종업원퇴직보험부터 퇴직연금까지 40년의 오랜 노하우와 안정성을 갖춘 퇴직연금 전문가 조직으로 인정받고 있다. 100여 명의 퇴직연금 전담 인력을 갖추고 있는 한화생명은 1977년부터 시작해 40년 동안 노동자의 퇴직금을 관리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노동자가 효과적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퇴직연금 자산 운용 전문가가 고객사를 직접 찾아가 노동자와 일대일로 퇴직연금 자산 운용을 상담하는 클리닉 데이를 실시하고 있는데, 퇴직연금은 물론 개인적인 재테크 상담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동자의 은퇴 준비를 위한 최신 이유와 투자 정보를 담은 계간지 ‘해피(happy) 100’을 발간해 기업 및 노동자에게 제공한다.

금융투자협회 비교 공시를 통해 ‘생보 빅3’의 DB형 상품 7년(2010~2016년) 수익률을 비교하면 교보생명이 3.51%로 가장 높고 한화생명이 3.21%, 삼성생명이 3.05%다. DB형 직전 1년 수익률은 한화생명이 1.87%, 삼성생명이 1.76%, 교보생명이 1.73%를 기록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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