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어리 ‘유령건물’을 가다] ③ 관악 ART백화점, 수분양자 보상 시급

[스페셜 리포트]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유령건물. 공사를 중단하거나 완공 후 버려져 방치된 건물을 말한다. 폐건물이라고도 한다. 유령건물은 도시 미관 저해와 주변 상권 침체 등 크고 작은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는 골칫덩이다.

2016년 12월 기준 전국에 공사가 중단된 유령건물은 387개, 평균 방치 기간은 153개월에 달한다. 국토교통부 통계다. 세계의 중심을 꿈꾸는 서울시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도심 곳곳 우뚝 선 유령건물들이 서울을 찾은 세계 정상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유령건물은 대체 어떤 사연을 갖고 흉물로 남겨진 것일까. 현재 어떤 모습일까. 서울시내 주요 유령건물을 2월 1일 찾았다.

◆ 수분양자 750명 보상이 관건



유령건물은 신림동에도 있다. 신림역 6번 출입구를 나서자 짓다가 만 대형 건축물이 눈에 들어온다. 듬성듬성 채워진 건물 외벽과 앙상하게 올라선 골조는 음산하기 짝이 없다. 건물 주변을 둘러싼 가림막에는 낙서와 먼지가 가득하고 골목길로는 모텔이 즐비하다. ‘ART백화점’ 이야기다.

신림백화점으로 더 잘 알려진 ART백화점은 2006년 지하 7층~지상 12층 규모(총면적 3만9670㎡)로 공사에 착수했다. 당초에는 2009년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시공사인 C&우방이 2008년 법정 관리를 신청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채권단 최대 주주인 농협은 2011년 금호산업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하고 CGV와 임대차 계약을 진행하는 등 활로를 모색했지만 2012년 수분양자 750여 명이 중도금 납부를 거부하면서 또다시 공사가 중단됐다.

농협은 2013년 300억원대 부실채권을 공매에 내놓았고 한 부동산 개발 업체가 인수했다. 이때 백화점 상호가 ART백화점으로 변경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공사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잠시, 사업은 여전히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앙상한 골조도 그대로다. 현장에서 만난 부동산 개발 업체 관계자는 “공사는 진행하지 않고 기본적인 유지·보수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악구청은 인수자가 사업을 계속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되팔아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해당 사업을 재개하려면 수분양자 750명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bh@hankyung.com

[유령건물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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