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베트남 라이징 : 외국인 직접투자]
저렴한 인건비·낮은 법인세 ‘매력’…대기업 이어 중소기업까지 진출 러시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 둔화와 경영 환경 악화로 베트남이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향하는 이유는 인건비가 국내의 10분의 1 수준인 데다 법인세율이 낮고 세금 감면 혜택이 높은 베트남 진출을 통해 향후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있다.
◆ 베트남 속 5400여 한국 기업
실제로 베트남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이 해마다 늘고 있다. 베트남 투자청과 KOTRA가 파악한 베트남 내 한국 기업은 2014년 4042개에서 2015년 4619개, 2016년 6월까지 5400여 개로 급속히 증가했다.
현지인을 내세운 간접투자까지 합치면 베트남으로 달려간 한국 기업은 1만 개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투자도 적극적이다. 베트남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곳은 한국이다. 베트남에 대한 누적 투자 건수·금액 모두 1위다.
지난해 6월 기준 한국 기업의 베트남 누적 투자 건수는 5364건, 금액은 485억1000만 달러(증자 포함)다. 이어 일본(3154건, 402억4000만 달러), 싱가포르(1664건, 381억6000만 달러), 대만(2540건, 319억3000만 달러) 등이 차지했지만 차이는 상당하다.
2016년 1~6월 베트남에 대한 국가별 투자도 한국이 39억9100만 달러(546건)로 가장 많다. 전체 외국인 투자의 32.5%를 차지해 독보적 1위에 올랐다. 일본(10.8%)·싱가포르(10.6%)·대만(8.7%)·홍콩(7.8%)·중국(5.2%)·버진아일랜드(3.5%)가 뒤를 이었다.
베트남 공략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 업체가 선봉에 서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을 베트남에 두고 있다. 소비자 가전 공장도 지어 현지 가전 시장 공략도 준비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하이퐁에 가전 생산 단지를 건설했다. LG디스플레이도 같은 지역에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짓고 있다.
포스코는 1992년부터 현재까지 총 20억 달러를 베트남에 투자했다. 지난해 포스코베트남홀딩스라는 대표 법인을 설립해 철강·건설·무역·에너지 등 분야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효성은 2007년부터 호찌민시 인근 연짝공단에서 스판덱스·타이어코드·전동기·산업용 원사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건설 업체도 베트남에서 제2의 중동 신화를 쓰고 있다. 대우건설·대림산업·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기술집약적 공사나 신도시 개발 등의 분야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 장기화로 한계에 직면한 국내 은행도 베트남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모두 진출해 현지민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롯데·신세계 등 유통업체도 마트나 편의점 수를 늘리며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 ‘우리도 간다’ 중소기업의 진출 가속
베트남이 대기업들에만 기회의 땅인 것은 아니다. 예전엔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동반 투자가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중소기업들도 개별 투자를 통해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에 신규로 진출한 중소기업은 2014년 292개에서 2015년 337개로 늘었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212개가 설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대기업은 2014년 37개, 2015년 39개, 지난해 상반기까지 15개가 진출했다.
중소기업의 베트남 투자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베트남에 대한 신규 투자는 2015년 6억1000만 달러를 기록, 대기업의 신규 투자 금액(8억2000만 달러)에 근접할 정도다.
하지만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소기업의 연평균 신규 투자 증가율은 18.9%로 대기업 7.6%보다 2.5배 이상 빠르다.
중소기업의 베트남 진출 러시는 베트남의 경제성장 과실이 소비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재나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또 다른 기회를 찾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의 가계 지출은 매년 10% 내외로 커지고 있다. 2010년 771억 달러에 불과하던 가계 총지출은 2015년 1315억 달러까지 늘었다. 5~6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소비 수준 향상으로 유통시장도 매년 10% 정도 성장하고 있다. 2010년 434억 달러였던 소매 유통시장 규모는 2015년 871억 달러까지 커졌다. 베트남 소매 유통시장은 2018년 1000억 달러를 돌파해 2020년 1100억 달러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이 밖에 국내 중소기업이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는 이유는 베트남의 경제성장이 안정적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6%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향후 10년 동안도 6%대의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기업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BK기업은행경제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베트남 내에 등록된 한국 국적 기업 5400개 중 1200~1300개 기업이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다가 더 좋은 투자처를 찾아 베트남으로 들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2002년 중국 톈진에 해외 생산 법인을 설립한 바 있는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8월 3억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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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향하는 이유는 인건비가 국내의 10분의 1 수준인 데다 법인세율이 낮고 세금 감면 혜택이 높은 베트남 진출을 통해 향후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있다.
◆ 베트남 속 5400여 한국 기업
실제로 베트남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이 해마다 늘고 있다. 베트남 투자청과 KOTRA가 파악한 베트남 내 한국 기업은 2014년 4042개에서 2015년 4619개, 2016년 6월까지 5400여 개로 급속히 증가했다.
현지인을 내세운 간접투자까지 합치면 베트남으로 달려간 한국 기업은 1만 개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투자도 적극적이다. 베트남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곳은 한국이다. 베트남에 대한 누적 투자 건수·금액 모두 1위다.
지난해 6월 기준 한국 기업의 베트남 누적 투자 건수는 5364건, 금액은 485억1000만 달러(증자 포함)다. 이어 일본(3154건, 402억4000만 달러), 싱가포르(1664건, 381억6000만 달러), 대만(2540건, 319억3000만 달러) 등이 차지했지만 차이는 상당하다.
2016년 1~6월 베트남에 대한 국가별 투자도 한국이 39억9100만 달러(546건)로 가장 많다. 전체 외국인 투자의 32.5%를 차지해 독보적 1위에 올랐다. 일본(10.8%)·싱가포르(10.6%)·대만(8.7%)·홍콩(7.8%)·중국(5.2%)·버진아일랜드(3.5%)가 뒤를 이었다.
베트남 공략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 업체가 선봉에 서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을 베트남에 두고 있다. 소비자 가전 공장도 지어 현지 가전 시장 공략도 준비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하이퐁에 가전 생산 단지를 건설했다. LG디스플레이도 같은 지역에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짓고 있다.
포스코는 1992년부터 현재까지 총 20억 달러를 베트남에 투자했다. 지난해 포스코베트남홀딩스라는 대표 법인을 설립해 철강·건설·무역·에너지 등 분야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효성은 2007년부터 호찌민시 인근 연짝공단에서 스판덱스·타이어코드·전동기·산업용 원사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건설 업체도 베트남에서 제2의 중동 신화를 쓰고 있다. 대우건설·대림산업·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기술집약적 공사나 신도시 개발 등의 분야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 장기화로 한계에 직면한 국내 은행도 베트남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모두 진출해 현지민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롯데·신세계 등 유통업체도 마트나 편의점 수를 늘리며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 ‘우리도 간다’ 중소기업의 진출 가속
베트남이 대기업들에만 기회의 땅인 것은 아니다. 예전엔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동반 투자가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중소기업들도 개별 투자를 통해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에 신규로 진출한 중소기업은 2014년 292개에서 2015년 337개로 늘었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212개가 설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대기업은 2014년 37개, 2015년 39개, 지난해 상반기까지 15개가 진출했다.
중소기업의 베트남 투자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베트남에 대한 신규 투자는 2015년 6억1000만 달러를 기록, 대기업의 신규 투자 금액(8억2000만 달러)에 근접할 정도다.
하지만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소기업의 연평균 신규 투자 증가율은 18.9%로 대기업 7.6%보다 2.5배 이상 빠르다.
중소기업의 베트남 진출 러시는 베트남의 경제성장 과실이 소비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재나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한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또 다른 기회를 찾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의 가계 지출은 매년 10% 내외로 커지고 있다. 2010년 771억 달러에 불과하던 가계 총지출은 2015년 1315억 달러까지 늘었다. 5~6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소비 수준 향상으로 유통시장도 매년 10% 정도 성장하고 있다. 2010년 434억 달러였던 소매 유통시장 규모는 2015년 871억 달러까지 커졌다. 베트남 소매 유통시장은 2018년 1000억 달러를 돌파해 2020년 1100억 달러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이 밖에 국내 중소기업이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는 이유는 베트남의 경제성장이 안정적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6%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향후 10년 동안도 6%대의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기업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BK기업은행경제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베트남 내에 등록된 한국 국적 기업 5400개 중 1200~1300개 기업이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다가 더 좋은 투자처를 찾아 베트남으로 들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2002년 중국 톈진에 해외 생산 법인을 설립한 바 있는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8월 3억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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