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베트남’, 글로벌 효성 이끄는 효자로

[커버스토리=베트남 라이징 : 한국 기업의 힘 ‘철강·소재’]
매출 1조 돌파…‘효성 동나이’에선 스판덱스 일관생산 체제 구축


(사진) 효성의 베트남 현지 직원이 스판덱스 생산시설에서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효성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1990년대 봉제 산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한국 섬유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은 이제는 첨단·신소재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섬유 기업들은 국내 기업들 중 일찌감치 베트남 진출을 완료한 ‘터줏대감’이다.

섬유 기업들이 과거 베트남을 주목한 이유는 인건비다. 2014년 일본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에 종사하는 베트남 노동자들의 평균 급여는 249달러로 중국 임금의 3분의 1 수준이다.

섬유산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산업으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중국의 인건비가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베트남이 ‘넥스트 차이나’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략적 판단은 당연했다.

◆TPP 우려 딛고 다양한 혜택 누려

이 때문에 국내 섬유 기업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 시장 진출을 서둘러 왔다. 효성은 조현준 사장을 중심으로 베트남법인을 해외사장 개척의 전초 기지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효성의 베트남법인은 글로벌 효성을 이끄는 효자으로 자리 잡았다. 효성 베트남은 2008년 매출이 60억원에 불과했지만 2009년부터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의 대폭적인 상승으로 2014년에는 1조원을 돌파했다.

효성은 2007년 베트남법인을 설립한 후 스판덱스·타이어코드·스틸코드 등을 생산하며 지속적으로 생산 시설을 확대해 왔다. 2015년 4월에는 베트남법인 바로 옆에 효성 동나이법인을 설립해 스판덱스·타이어코드 증설은 물론 전동기·나일론·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PTMG) 등의 생산 시설을 추가했다.

효성 동나이법인은 지난해 세계 1위 스판덱스인 크레오라의 원료가 되는 PTMG의 생산 시설 건립을 완료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효성의 스판덱스는 원료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일관 생산 체제를 구축해 생산은 물론 차별화 제품 개발 및 판매에 이르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으로 섬유업계가 최대 고객인 미국으로의 수출에서 세금 혜택을 받지 못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섬유 기업들은 이러한 걱정에 대해 ‘기우’라고 말하고 있다. 이미 2000년대 중반 베트남으로 생산 기지를 옮기며 베트남 정부로부터 세금 혜택을 많이 받아 이득을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역시 대비에 나서고 있다.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동남아대양주팀 연구위원은 “TPP 불발에 대비해 베트남 정부가 외국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을 잘 준비해 놓고 있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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