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성주 롯데주류 와인영업부문장
“아시아 최초 자체 천주교 미사주…한식 딱 맞는 토종와인 대명사”
(약력) 1968년생. 전북대 경영학과 졸업. 2002년 2월 롯데주류 와인 지점장 겸 마케팅 팀장. 2014년 2월 롯데주류 클라우드 맥주 지점장. 2016년 12월 롯데주류 와인영업부문장(수석·S1). 사진=서범세 기자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마주앙’은 국내 최장수 토종 와인 브랜드다. 1977년 출시 이후 로마 교황청의 승인 아래 한국천주교의 미사주로도 사용되고 있다. 정성주 롯데주류 와인영업부문장으로부터 마주앙의 장수 비결에 대해 들었다.
▶마주앙의 탄생 배경이 궁금합니다.
“1970년대 초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은 식량 부족에도 많은 양의 곡물이 술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시찰 과정에서 전국에 수없이 펼쳐진 나대지를 접한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수행 중이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고 박두병 두산그룹 창업회장)에게 포도주를 만들어 보라고 권했습니다. 척박한 땅에도 잘 자라는 포도를 심어 곡주를 대신할 한국산 포도주를 만들어 보라는 제안이었죠.
대통령의 권유로 동양맥주(현 오비맥주)가 1973년 와인 개발 작업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독일의 라인·모젤 지방과 유사한 기후·토양을 지닌 경북 영일군 청하면에 포도원을 조성했습니다.
두산은 독일 대학에 기술진을 보내고 현지 기술자를 초빙해 1977년 5월 국산 와인 1호인 마주앙 스페셜 화이트와 레드를 출시하는 데 성공했죠. 이후 2009년 두산주류가 롯데에 인수되면서 현재는 롯데주류가 마주앙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국내 누적 와인 판매량 1위 브랜드죠.
“마주앙은 출시 이후 국내에서만 약 1억 병이 팔렸습니다. 7개 국내산 제품과 6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 등 총 13종을 판매 중입니다. 1만원에서 2만원대 초반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소비자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제품명이 주는 친근함도 장수 비결 중 하나인데요. 마주앙은 마주 앉아서 즐긴다는 의미를 담은 ‘마주’에 프랑스풍의 ‘앙’을 결합해 만들어졌습니다. 레스토랑은 물론 면세점·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국민 와인’입니다.”
▶한국천주교 미사주로 사용된다고요.
“한국천주교는 1970년대 이전 이탈리아·프랑스 등에서 미사주를 수입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비싼 가격과 운반 도중에 변질되는 문제 등 어려움이 많았죠.
한국천주교는 국내 포도로 빚은 마주앙이 나오자마자 제품을 미사주로 활용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1977년 로마 교황청의 승인을 획득하면서 미사주의 국산화 시대가 열렸죠.
당시 아시아 국가 중 자체 미사주를 개발한 첫 사례였습니다. 이후 교황 방문 때 공식 미사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진) 정성주 롯데주류 와인영업부문장. /서범세 기자
▶프리미엄 와인도 있다죠.
“지난해 11월 출시한 ‘마주앙시그니처 코리아 프리미엄’입니다. 마주앙이 처음으로 선보인 프리미엄급 레드 와인으로 3000병 한정 판매 중인 제품입니다. 양질의 국내산 포도만을 선별한 후 100% 오크통 숙성 과정을 거친 순수 국산 와인이죠.
경북 영천에서 재배된 ‘머스캣베일리 에이’ 품종의 포도만 사용해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머스크향과 레드 와인의 풍부한 보디감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대형마트 기준 2만3000원으로, 훌륭한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농가 상생 와인’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맞습니다. 롯데주류는 올해 1월 국내 최초 농가 상생 와인인 마주앙 영천과 마주앙 영동을 출시했습니다.
마주앙 영천·영동은 롯데주류의 와인 양조 기술과 지역 대표 와이너리가 힘을 모아 생산해 더욱 특별한 의미가 담긴 제품입니다. 두 지역의 우수 와인 원액만 선별해 블렌딩한 와인이죠. 마주앙 영천은 1만4000병, 영동은 8000병 정도 생산했습니다.
마주앙 영천(2만원대)은 머스캣 베일리 에이 품종을 100% 활용해 특유의 산미가 살아있는 레드와인입니다. 매콤하고 기름진 한국 음식은 물론 파스타·피자 등 양식과도 잘 어울리는 제품이죠.
마주앙 영동(2만원대)은 ‘캠벨 얼리’ 품종을 활용한 레드와인으로, 풍부한 과실향과 특유의 달콤하고 산뜻한 맛이 특징입니다. 불고기·갈비 등 양념된 한국식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리죠.”
▶와인 시장 전망과 회사 목표는요.
“지난해 국내 와인 시장 규모는 제조·수입업체 매출을 기준으로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봐야죠.
한국의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근접했다는 통계가 나왔을 때 와인 시장 성장이 두드러졌고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 두 차례 크게 떨어졌습니다. 낙폭을 점차 회복 중이긴 하지만 올해도 지난해와 유사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롯데주류 전체 매출은 약 8000억원 수준이고요, 수입 와인 등 롯데주류 전체 와인(1000여 종)의 매출은 약 600억원 정도였습니다. 올해 와인 사업 매출은 7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롯데주류는 올해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욱 신뢰받는 롯데와인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브랜드를 더욱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입니다. 지역 상생을 위한 마주앙 와인을 꾸준히 확대해 한국 와인 사업 도약에도 기여하겠습니다.”
choies@hankyung.com
“아시아 최초 자체 천주교 미사주…한식 딱 맞는 토종와인 대명사”
(약력) 1968년생. 전북대 경영학과 졸업. 2002년 2월 롯데주류 와인 지점장 겸 마케팅 팀장. 2014년 2월 롯데주류 클라우드 맥주 지점장. 2016년 12월 롯데주류 와인영업부문장(수석·S1). 사진=서범세 기자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마주앙’은 국내 최장수 토종 와인 브랜드다. 1977년 출시 이후 로마 교황청의 승인 아래 한국천주교의 미사주로도 사용되고 있다. 정성주 롯데주류 와인영업부문장으로부터 마주앙의 장수 비결에 대해 들었다.
▶마주앙의 탄생 배경이 궁금합니다.
“1970년대 초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은 식량 부족에도 많은 양의 곡물이 술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시찰 과정에서 전국에 수없이 펼쳐진 나대지를 접한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수행 중이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고 박두병 두산그룹 창업회장)에게 포도주를 만들어 보라고 권했습니다. 척박한 땅에도 잘 자라는 포도를 심어 곡주를 대신할 한국산 포도주를 만들어 보라는 제안이었죠.
대통령의 권유로 동양맥주(현 오비맥주)가 1973년 와인 개발 작업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독일의 라인·모젤 지방과 유사한 기후·토양을 지닌 경북 영일군 청하면에 포도원을 조성했습니다.
두산은 독일 대학에 기술진을 보내고 현지 기술자를 초빙해 1977년 5월 국산 와인 1호인 마주앙 스페셜 화이트와 레드를 출시하는 데 성공했죠. 이후 2009년 두산주류가 롯데에 인수되면서 현재는 롯데주류가 마주앙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국내 누적 와인 판매량 1위 브랜드죠.
“마주앙은 출시 이후 국내에서만 약 1억 병이 팔렸습니다. 7개 국내산 제품과 6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 등 총 13종을 판매 중입니다. 1만원에서 2만원대 초반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소비자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제품명이 주는 친근함도 장수 비결 중 하나인데요. 마주앙은 마주 앉아서 즐긴다는 의미를 담은 ‘마주’에 프랑스풍의 ‘앙’을 결합해 만들어졌습니다. 레스토랑은 물론 면세점·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국민 와인’입니다.”
▶한국천주교 미사주로 사용된다고요.
“한국천주교는 1970년대 이전 이탈리아·프랑스 등에서 미사주를 수입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비싼 가격과 운반 도중에 변질되는 문제 등 어려움이 많았죠.
한국천주교는 국내 포도로 빚은 마주앙이 나오자마자 제품을 미사주로 활용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1977년 로마 교황청의 승인을 획득하면서 미사주의 국산화 시대가 열렸죠.
당시 아시아 국가 중 자체 미사주를 개발한 첫 사례였습니다. 이후 교황 방문 때 공식 미사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진) 정성주 롯데주류 와인영업부문장. /서범세 기자
▶프리미엄 와인도 있다죠.
“지난해 11월 출시한 ‘마주앙시그니처 코리아 프리미엄’입니다. 마주앙이 처음으로 선보인 프리미엄급 레드 와인으로 3000병 한정 판매 중인 제품입니다. 양질의 국내산 포도만을 선별한 후 100% 오크통 숙성 과정을 거친 순수 국산 와인이죠.
경북 영천에서 재배된 ‘머스캣베일리 에이’ 품종의 포도만 사용해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머스크향과 레드 와인의 풍부한 보디감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대형마트 기준 2만3000원으로, 훌륭한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농가 상생 와인’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맞습니다. 롯데주류는 올해 1월 국내 최초 농가 상생 와인인 마주앙 영천과 마주앙 영동을 출시했습니다.
마주앙 영천·영동은 롯데주류의 와인 양조 기술과 지역 대표 와이너리가 힘을 모아 생산해 더욱 특별한 의미가 담긴 제품입니다. 두 지역의 우수 와인 원액만 선별해 블렌딩한 와인이죠. 마주앙 영천은 1만4000병, 영동은 8000병 정도 생산했습니다.
마주앙 영천(2만원대)은 머스캣 베일리 에이 품종을 100% 활용해 특유의 산미가 살아있는 레드와인입니다. 매콤하고 기름진 한국 음식은 물론 파스타·피자 등 양식과도 잘 어울리는 제품이죠.
마주앙 영동(2만원대)은 ‘캠벨 얼리’ 품종을 활용한 레드와인으로, 풍부한 과실향과 특유의 달콤하고 산뜻한 맛이 특징입니다. 불고기·갈비 등 양념된 한국식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리죠.”
▶와인 시장 전망과 회사 목표는요.
“지난해 국내 와인 시장 규모는 제조·수입업체 매출을 기준으로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봐야죠.
한국의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근접했다는 통계가 나왔을 때 와인 시장 성장이 두드러졌고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 두 차례 크게 떨어졌습니다. 낙폭을 점차 회복 중이긴 하지만 올해도 지난해와 유사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롯데주류 전체 매출은 약 8000억원 수준이고요, 수입 와인 등 롯데주류 전체 와인(1000여 종)의 매출은 약 600억원 정도였습니다. 올해 와인 사업 매출은 7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롯데주류는 올해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욱 신뢰받는 롯데와인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브랜드를 더욱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입니다. 지역 상생을 위한 마주앙 와인을 꾸준히 확대해 한국 와인 사업 도약에도 기여하겠습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