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만의 커리어 업그레이드]
- 나만의 삶의 가치관 담아 ‘브랜드’화 해야…세상에 하나뿐인 이력서 만들라
[한경비즈니스 칼럼=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헤드헌팅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력서를 받게 된다.
그런데 받은 이력서 가운데 한눈에 봐도 참 매력적이어서 만나보고 싶은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력서의 주인공들은 대개 자신이 다른 사람과 차별적 경험을 갖고 있는 특별한 존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다른 사람들과 큰 차이가 없다. 마치 과일 시장에 진열돼 있는 과일들이 모두 비슷해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재배한 사람들은 “재배한 장소나 방법이 다르고 모양이나 맛, 향기가 서로 다르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소비자들의 눈에는 모두 같은 과일일 뿐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자꾸 새로운 이력서를 찾게 된다. 그러다가 매력을 발산하는 차별적 이력서를 보게 되면 당장 연락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물론 직장을 얻으려는 사람들도 차별적 이력서가 채용 담당자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력서 작성법을 가르쳐 주는 강좌를 들어가며 자신의 이력서를 남과 다르게 꾸미려고 노력한다.
어떤 사람들은 전문가들에게 많은 돈을 주고 이력서 작성을 부탁하기도 한다. 면접장에 독특한 옷차림이나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타나기도 하고 면접관의 질문에 차별적으로 답변하려고 무던히 애를 쓴다.
이런 노력들이 헤드헌터나 채용 담당자들의 주목을 끄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력서를 차별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 말쑥함과 독특함이 차별화는 아니다
몇 해 전 황당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 최종 면접까지 통과해 근무하고 있는 후보자의 학력과 경력이 모두 가짜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 후보자가 제출한 졸업증명서와 재직증명서는 모두 위조된 것이었다. 더구나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 후보자는 과거에도 여러 번 학력과 경력을 위조했다. 그를 채용했던 곳은 대부분이 내로라하는 한국의 대기업이나 다국적기업이었다.
이들 기업들은 그를 채용했다가 위조 사실이 밝혀지자 책임 문제가 발생할 것을 염려해 조용히 그를 내보냈다.
후보자는 이번에도 이전과 전혀 다른 학력과 경력을 제시해 컨설턴트와 기업의 인사 담당자를 감쪽같이 속였다. 컨설턴트는 후보자가 최종 인터뷰를 통과하자 평판 조회와 각종 증명서를 통해 후보자에 대한 검증 절차를 진행하려고 했다.
그런데 고객 기업은 검증 결과를 기다리지 못했다. 회사의 명운을 가를 만큼 중요한 사업이지만 사업 책임자가 자리를 비운 지 반년이 다 되도록 후임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회사의 경영진은 그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후보자의 학력과 경력이 워낙 화려했고 인터뷰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인사팀은 헤드헌팅 회사의 검증 절차가 끝난 뒤 최종 결정하자고 주장했지만 경영진은 후보자를 곧바로 출근시키라고 지시했다.
헤드헌팅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이렇게 자신의 이력서를 조작하는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배우지도 않은 공부와 경험하지 않은 직무로 이력서를 꾸미는 것이다. 이들이 이렇게 위조라는 위험한 도박을 벌이는 것은 차별화의 효과를 잘 알기 때문이다.
헤드헌터나 채용 담당자들은 차별적 이력서에 환호한다. 그런데 학력이나 경력의 근본적 변화 없이 기술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
아무리 경험이 많은 베테랑 요리사라고 하더라도 원재료의 변화 없이 요리 기술만으로 다른 요리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원재료인 후보자들의 학력과 경력이 비슷하면 요리인 이력서도 비슷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자신만의 차별적 커리어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에 둘도 없이 단 하나만 존재하는 차별적 이력서를 쓰는 방법은 무엇일까.
후보자들의 커리어가 비슷한 이유는 무엇보다 인생관이나 가치관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생관이 같으면 아무리 다른 길을 걸으려고 해도 큰 틀에서 보면 비슷한 길을 걷게 된다.
가려는 곳이 같은데 길이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는가. 대개 목적지가 같으면 누가 더 빨리, 누가 보다 안전한 길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만 남게 된다.
따라서 자신만의 차별적 커리어를 만들려면 우선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야 한다. 삶 자체가 다르지 않으면 학력과 경력이 다르다고 해서 커리어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반대로 삶의 지향이 다르면 학력과 경력이 비슷해도 전혀 다른 커리어가 된다.
그런 점에서 커리어 차별화는 마케팅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인 셈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커리어 차별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 내 커리어를 선택할 수요자를 염두에 두라
한번은 비슷한 시기에 두 사람의 이력서를 접하게 됐다. 하나는 강연회에서 만났던 사람이 보내온 자신의 이력서였고 다른 하나는 지인이 보낸 자기 아들의 이력서였다.
두 사람은 모두 서울의 사립대학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했다. 둘 다 교육 회사를 다니고 있어 언뜻 보기에 두 사람의 커리어는 비슷했다. 하지만 자세히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의 커리어는 완전히 달랐다.
한 사람은 재학 중 이미 교사가 적성에 맞지 않아 사업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대학 때 경영학을 부전공했고 교육 사업과 관련된 동아리 활동을 꾸준히 했다.
인턴도 교육 관련 회사에서 했고 직장도 교육 회사를 선택했다. 그는 내게 교육 사업 전문가로 성장하려면 어떤 회사에서 경험을 더 쌓아야 하는지 조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다른 사람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꿈이었다. 교육과 관련된 공부와 활동을 하면서 대학을 보냈다. 그가 교육 회사에 들어간 것은 교사 자리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시험을 봤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는 직장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보다 못한 아버지가 아들의 직장을 알아봐 달라고 이력서를 보내 왔다.
이렇게 비슷한 학력과 경력을 갖고 있어도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따라 커리어는 전혀 달라진다. 사람은 항상 비전을 향해 나아가기 마련이다.
삶의 방향이 정해지면 관심사가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말과 행동이 달라진다. 같은 직장을 다녀도 다른 직무를 맡게 되고 같은 직무를 담당해도 일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이렇게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커리어가 달라지고 그에 맞는 브랜드가 만들어진다.
둘째, 자신만의 차별적 커리어를 만들려면 그 커리어가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지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아무리 커리어를 차별적으로 만들어도 그것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어진다.
커리어는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존재하는 개념이다. 수요와 공급이 존재하는 ‘잡 마켓(job market)’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자신이 차별적 커리어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커리어를 필요로 하는 곳이 없다면 커리어의 의미는 반감된다. 누군가 자신만의 차별적 커리어를 원할 때 그 커리어가 빛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차별적 커리어를 만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왜 그것을 만들려고 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종종 인터뷰 때 무엇을 위해 그런 커리어를 구축했는지 물으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다”며 당황하는 사람들이 있다.
커리어는 기본적으로 수요자를 염두에 둔 개념이다. 따라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어디에 쓸 것인지, 누가 구매할 것인지 늘 생각해야 한다. 커리어는 팔기 위한 상품이기 때문에 내가 늘 어디에 쓰일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 커리어를 브랜드화하고 널리 알려야
셋째, 차별적 커리어가 강한 매력을 발산하고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려면 브랜드화해야 한다.
윌리엄 아루다와 커스틴 딕슨은 ‘차이의 전략’이라는 저서에서 “명품 인재는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극대화함으로써 남과의 차이를 만들어 낸 사람 그리고 자신을 그 차이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브랜드화한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즉 커리어 차별화는 자신을 그럴듯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가치를 발견해 강력한 브랜드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갖고 있다. 커리어 차별화는 바로 그 고유한 가치를 자신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만의 차별적 커리어를 브랜드로 만들려면 무엇보다 차별을 만드는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단지 자신이 갖고 있는 브랜드가 무엇인지 모르거나 알고도 관심을 두지 않을 뿐이다.
따라서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을 최대한 빨리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자신만이 갖고 있는 강점이나 기술, 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아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어떤 브랜드를 만들지 마음을 정했으면 이것을 강화하고 주변에 알려 남들이 모방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 단 하나의 이력서는 모방이 불가능할 정도로 독특한 것이다. 남들이 모방한다고 해서 쉽게 만들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모든 시간과 노력을 집중해 차별성을 강화해야 한다.
한편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주변에 알려야 한다. 그런데 처음부터 사방에 널리 알릴 필요는 없다. 우선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자신의 차별적 커리어가 필요하고 이것을 원하는 사람들부터 선택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에서 강력한 브랜드는 명쾌함(clarity)· 일관성(consistency)·지속성(constancy)을 지니고 있다. 뛰어난 커리어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은 “기업이 평범한 사람을 채용하던 시절은 옛날에 지나갔다”고 주장한다. 평범한 인재는 이제 쓸모없는 사람이 됐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업들이 독창성과 창의력을 지닌 사람들을 통해 색다른 가치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장인들도 더 이상 차별성 확보에 소극적이어서는 안 된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커리어를 구축하고 단 하나뿐인 이력서를 써야 한다.
다른 사람과 비슷한 커리어의 소유자로 적당히 일 잘하고 평범한 성과를 내는 사람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 나만의 삶의 가치관 담아 ‘브랜드’화 해야…세상에 하나뿐인 이력서 만들라
[한경비즈니스 칼럼=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헤드헌팅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력서를 받게 된다.
그런데 받은 이력서 가운데 한눈에 봐도 참 매력적이어서 만나보고 싶은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력서의 주인공들은 대개 자신이 다른 사람과 차별적 경험을 갖고 있는 특별한 존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다른 사람들과 큰 차이가 없다. 마치 과일 시장에 진열돼 있는 과일들이 모두 비슷해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재배한 사람들은 “재배한 장소나 방법이 다르고 모양이나 맛, 향기가 서로 다르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소비자들의 눈에는 모두 같은 과일일 뿐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자꾸 새로운 이력서를 찾게 된다. 그러다가 매력을 발산하는 차별적 이력서를 보게 되면 당장 연락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물론 직장을 얻으려는 사람들도 차별적 이력서가 채용 담당자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력서 작성법을 가르쳐 주는 강좌를 들어가며 자신의 이력서를 남과 다르게 꾸미려고 노력한다.
어떤 사람들은 전문가들에게 많은 돈을 주고 이력서 작성을 부탁하기도 한다. 면접장에 독특한 옷차림이나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타나기도 하고 면접관의 질문에 차별적으로 답변하려고 무던히 애를 쓴다.
이런 노력들이 헤드헌터나 채용 담당자들의 주목을 끄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력서를 차별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 말쑥함과 독특함이 차별화는 아니다
몇 해 전 황당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 최종 면접까지 통과해 근무하고 있는 후보자의 학력과 경력이 모두 가짜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 후보자가 제출한 졸업증명서와 재직증명서는 모두 위조된 것이었다. 더구나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 후보자는 과거에도 여러 번 학력과 경력을 위조했다. 그를 채용했던 곳은 대부분이 내로라하는 한국의 대기업이나 다국적기업이었다.
이들 기업들은 그를 채용했다가 위조 사실이 밝혀지자 책임 문제가 발생할 것을 염려해 조용히 그를 내보냈다.
후보자는 이번에도 이전과 전혀 다른 학력과 경력을 제시해 컨설턴트와 기업의 인사 담당자를 감쪽같이 속였다. 컨설턴트는 후보자가 최종 인터뷰를 통과하자 평판 조회와 각종 증명서를 통해 후보자에 대한 검증 절차를 진행하려고 했다.
그런데 고객 기업은 검증 결과를 기다리지 못했다. 회사의 명운을 가를 만큼 중요한 사업이지만 사업 책임자가 자리를 비운 지 반년이 다 되도록 후임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회사의 경영진은 그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후보자의 학력과 경력이 워낙 화려했고 인터뷰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인사팀은 헤드헌팅 회사의 검증 절차가 끝난 뒤 최종 결정하자고 주장했지만 경영진은 후보자를 곧바로 출근시키라고 지시했다.
헤드헌팅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이렇게 자신의 이력서를 조작하는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배우지도 않은 공부와 경험하지 않은 직무로 이력서를 꾸미는 것이다. 이들이 이렇게 위조라는 위험한 도박을 벌이는 것은 차별화의 효과를 잘 알기 때문이다.
헤드헌터나 채용 담당자들은 차별적 이력서에 환호한다. 그런데 학력이나 경력의 근본적 변화 없이 기술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
아무리 경험이 많은 베테랑 요리사라고 하더라도 원재료의 변화 없이 요리 기술만으로 다른 요리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원재료인 후보자들의 학력과 경력이 비슷하면 요리인 이력서도 비슷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자신만의 차별적 커리어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에 둘도 없이 단 하나만 존재하는 차별적 이력서를 쓰는 방법은 무엇일까.
후보자들의 커리어가 비슷한 이유는 무엇보다 인생관이나 가치관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생관이 같으면 아무리 다른 길을 걸으려고 해도 큰 틀에서 보면 비슷한 길을 걷게 된다.
가려는 곳이 같은데 길이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는가. 대개 목적지가 같으면 누가 더 빨리, 누가 보다 안전한 길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만 남게 된다.
따라서 자신만의 차별적 커리어를 만들려면 우선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야 한다. 삶 자체가 다르지 않으면 학력과 경력이 다르다고 해서 커리어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반대로 삶의 지향이 다르면 학력과 경력이 비슷해도 전혀 다른 커리어가 된다.
그런 점에서 커리어 차별화는 마케팅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인 셈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커리어 차별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 내 커리어를 선택할 수요자를 염두에 두라
한번은 비슷한 시기에 두 사람의 이력서를 접하게 됐다. 하나는 강연회에서 만났던 사람이 보내온 자신의 이력서였고 다른 하나는 지인이 보낸 자기 아들의 이력서였다.
두 사람은 모두 서울의 사립대학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했다. 둘 다 교육 회사를 다니고 있어 언뜻 보기에 두 사람의 커리어는 비슷했다. 하지만 자세히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의 커리어는 완전히 달랐다.
한 사람은 재학 중 이미 교사가 적성에 맞지 않아 사업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대학 때 경영학을 부전공했고 교육 사업과 관련된 동아리 활동을 꾸준히 했다.
인턴도 교육 관련 회사에서 했고 직장도 교육 회사를 선택했다. 그는 내게 교육 사업 전문가로 성장하려면 어떤 회사에서 경험을 더 쌓아야 하는지 조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다른 사람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꿈이었다. 교육과 관련된 공부와 활동을 하면서 대학을 보냈다. 그가 교육 회사에 들어간 것은 교사 자리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시험을 봤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는 직장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보다 못한 아버지가 아들의 직장을 알아봐 달라고 이력서를 보내 왔다.
이렇게 비슷한 학력과 경력을 갖고 있어도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따라 커리어는 전혀 달라진다. 사람은 항상 비전을 향해 나아가기 마련이다.
삶의 방향이 정해지면 관심사가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말과 행동이 달라진다. 같은 직장을 다녀도 다른 직무를 맡게 되고 같은 직무를 담당해도 일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이렇게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커리어가 달라지고 그에 맞는 브랜드가 만들어진다.
둘째, 자신만의 차별적 커리어를 만들려면 그 커리어가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지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아무리 커리어를 차별적으로 만들어도 그것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어진다.
커리어는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존재하는 개념이다. 수요와 공급이 존재하는 ‘잡 마켓(job market)’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자신이 차별적 커리어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커리어를 필요로 하는 곳이 없다면 커리어의 의미는 반감된다. 누군가 자신만의 차별적 커리어를 원할 때 그 커리어가 빛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차별적 커리어를 만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왜 그것을 만들려고 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종종 인터뷰 때 무엇을 위해 그런 커리어를 구축했는지 물으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다”며 당황하는 사람들이 있다.
커리어는 기본적으로 수요자를 염두에 둔 개념이다. 따라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어디에 쓸 것인지, 누가 구매할 것인지 늘 생각해야 한다. 커리어는 팔기 위한 상품이기 때문에 내가 늘 어디에 쓰일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 커리어를 브랜드화하고 널리 알려야
셋째, 차별적 커리어가 강한 매력을 발산하고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려면 브랜드화해야 한다.
윌리엄 아루다와 커스틴 딕슨은 ‘차이의 전략’이라는 저서에서 “명품 인재는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극대화함으로써 남과의 차이를 만들어 낸 사람 그리고 자신을 그 차이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브랜드화한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즉 커리어 차별화는 자신을 그럴듯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가치를 발견해 강력한 브랜드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갖고 있다. 커리어 차별화는 바로 그 고유한 가치를 자신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만의 차별적 커리어를 브랜드로 만들려면 무엇보다 차별을 만드는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단지 자신이 갖고 있는 브랜드가 무엇인지 모르거나 알고도 관심을 두지 않을 뿐이다.
따라서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을 최대한 빨리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자신만이 갖고 있는 강점이나 기술, 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아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어떤 브랜드를 만들지 마음을 정했으면 이것을 강화하고 주변에 알려 남들이 모방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 단 하나의 이력서는 모방이 불가능할 정도로 독특한 것이다. 남들이 모방한다고 해서 쉽게 만들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모든 시간과 노력을 집중해 차별성을 강화해야 한다.
한편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주변에 알려야 한다. 그런데 처음부터 사방에 널리 알릴 필요는 없다. 우선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자신의 차별적 커리어가 필요하고 이것을 원하는 사람들부터 선택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에서 강력한 브랜드는 명쾌함(clarity)· 일관성(consistency)·지속성(constancy)을 지니고 있다. 뛰어난 커리어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은 “기업이 평범한 사람을 채용하던 시절은 옛날에 지나갔다”고 주장한다. 평범한 인재는 이제 쓸모없는 사람이 됐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업들이 독창성과 창의력을 지닌 사람들을 통해 색다른 가치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장인들도 더 이상 차별성 확보에 소극적이어서는 안 된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커리어를 구축하고 단 하나뿐인 이력서를 써야 한다.
다른 사람과 비슷한 커리어의 소유자로 적당히 일 잘하고 평범한 성과를 내는 사람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