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수직 하강하고 있다. 반면 초콜릿 가격은 9년 새 78% 가까이 뛰며 원재료와 완제품 간 가격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국제상품거래소(ICE)에서 초콜릿 선물 가격이 3월 13일 톤당 196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13일 톤당 1889달러로 사상 최저점을 찍은 뒤 소폭 오른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1900달러 선에 머무르고 있어 2000달러 선을 넘기에는 요원한 상황이다.
◆“밸런타인데이 전날 톤당 1889달러로 하락”
코코아 시세가 2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초콜릿 수요가 급증하는 ‘밸런타인데이(2월 14일, 연인 간 사랑의 증표로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를 며칠 남기지 않은 지난 2월 8일부터다.
낙폭을 거듭하던 코코아 선물 값은 운명의 장난처럼 밸런타인데이 바로 전날인 2월 13일 1800달러 선까지 떨어지며 사실상 9년여 만에 사상 최저점을 찍었다.
코코아 가격이 2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7년 11월 1966달러 이후 처음이다. 9년여 만에 2000달러를 밑돈 것이다.
불과 1년 전인 2016년 2월 13일 코코아의 값은 2969달러였다. 7개월여 전인 지난해 6, 7월에는 3000달러 초반 대에서 움직이며 고점을 찍기도 했다.
코코아 가격의 하락은 공급량의 증가가 주도했다.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아프리카 서부의 코코아 풍작으로 공급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가뭄으로 작황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환경이 개선되면서 코코아가 풍작을 거뒀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당 줄이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초콜릿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줄었다.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IRI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초콜릿과 캔디의 대량 판매가 0.6% 증가했지만 2015년에는 대량 판매가 2.8% 감소했다.
이 때문에 코코아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월 코코아 상품 가격을 높이기 위해 입찰가를 매기는 수출업자들이 이를 팔지 않고 보유하면서 창고와 항구에 코코아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코코아연맹(ICCO) 역시 현재 세계 생산량의 약 15%가 공급과잉이라고 진단했다.
피터 무세스 RJO선물 애널리스트는 “작년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수요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현재 가격이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면서 “초콜릿의 아시아 수요 증가로 가격이 소폭 상승할 수 있지만 끌어올리기엔 충분한 수요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초콜릿 소비자물가지수 9년 새 77.6% 상승”
반면 국내 시장 상황은 다르다. 초콜릿 완제품 가격은 2007년부터 작년까지 9년 연속 상승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초콜릿 가격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7년 연속으로 꾸준히 하락하다가 2007년 전년보다 5.5% 상승하며 반등, 2008년에는 1년 전보다 23.4% 올랐다.
이후 초콜릿 가격은 2009년 13.3%, 2010년 2.8%, 2011년 0.3%, 2012년 0.2%, 2013년 0.6% 각각 상승했다. 2014년에는 16.7%로 훌쩍 뛰어오른 뒤 2015년 4.6%, 작년 0.1% 각각 전년 대비 상승했다.
2015년 가격을 100으로 놓고 환산한 초콜릿 소비자물가지수는 2007년 56.372에서 2016년 100.14까지 올랐다. 9년 새 초콜릿 가격이 77.6% 상승한 셈이다.
poof34@hankyung.com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수직 하강하고 있다. 반면 초콜릿 가격은 9년 새 78% 가까이 뛰며 원재료와 완제품 간 가격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국제상품거래소(ICE)에서 초콜릿 선물 가격이 3월 13일 톤당 196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13일 톤당 1889달러로 사상 최저점을 찍은 뒤 소폭 오른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1900달러 선에 머무르고 있어 2000달러 선을 넘기에는 요원한 상황이다.
◆“밸런타인데이 전날 톤당 1889달러로 하락”
코코아 시세가 2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초콜릿 수요가 급증하는 ‘밸런타인데이(2월 14일, 연인 간 사랑의 증표로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를 며칠 남기지 않은 지난 2월 8일부터다.
낙폭을 거듭하던 코코아 선물 값은 운명의 장난처럼 밸런타인데이 바로 전날인 2월 13일 1800달러 선까지 떨어지며 사실상 9년여 만에 사상 최저점을 찍었다.
코코아 가격이 2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7년 11월 1966달러 이후 처음이다. 9년여 만에 2000달러를 밑돈 것이다.
불과 1년 전인 2016년 2월 13일 코코아의 값은 2969달러였다. 7개월여 전인 지난해 6, 7월에는 3000달러 초반 대에서 움직이며 고점을 찍기도 했다.
코코아 가격의 하락은 공급량의 증가가 주도했다.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아프리카 서부의 코코아 풍작으로 공급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가뭄으로 작황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환경이 개선되면서 코코아가 풍작을 거뒀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당 줄이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초콜릿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줄었다.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IRI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초콜릿과 캔디의 대량 판매가 0.6% 증가했지만 2015년에는 대량 판매가 2.8% 감소했다.
이 때문에 코코아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월 코코아 상품 가격을 높이기 위해 입찰가를 매기는 수출업자들이 이를 팔지 않고 보유하면서 창고와 항구에 코코아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코코아연맹(ICCO) 역시 현재 세계 생산량의 약 15%가 공급과잉이라고 진단했다.
피터 무세스 RJO선물 애널리스트는 “작년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수요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현재 가격이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면서 “초콜릿의 아시아 수요 증가로 가격이 소폭 상승할 수 있지만 끌어올리기엔 충분한 수요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초콜릿 소비자물가지수 9년 새 77.6% 상승”
반면 국내 시장 상황은 다르다. 초콜릿 완제품 가격은 2007년부터 작년까지 9년 연속 상승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초콜릿 가격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7년 연속으로 꾸준히 하락하다가 2007년 전년보다 5.5% 상승하며 반등, 2008년에는 1년 전보다 23.4% 올랐다.
이후 초콜릿 가격은 2009년 13.3%, 2010년 2.8%, 2011년 0.3%, 2012년 0.2%, 2013년 0.6% 각각 상승했다. 2014년에는 16.7%로 훌쩍 뛰어오른 뒤 2015년 4.6%, 작년 0.1% 각각 전년 대비 상승했다.
2015년 가격을 100으로 놓고 환산한 초콜릿 소비자물가지수는 2007년 56.372에서 2016년 100.14까지 올랐다. 9년 새 초콜릿 가격이 77.6% 상승한 셈이다.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