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내기 물량 돌아와 19년 만에 최대…입주 폭탄에 ‘깡통 전세’ 주의보
(사진) 올해와 내년 입주 아파트 물량이 급증하면서 건설사들이 입주 리스크 줄이기에 비상이 걸렸다. 1월 5일부터 입주하기 시작한 서울 강동구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아파트. / 현대건설 제공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국내 건설·부동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3년 전 글로벌 금융 위기(2008년) 이후 오랜만에 살아난 주택 경기를 맞아 너도나도 분양에 나선 뒷수습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올해만 37만771가구. 내년까지 합치면 75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다. 단기 물량으로는 1기 신도시가 조성된 1999년 이후 최대 물량이다. 일산·분당·평촌 등 1기 신도시의 대규모 입주가 몰렸던 1999년(36만9544가구) 이후 최대치다. 이 중 3월 16일 현재까지 6만6549가구가 입주를 완료했다. 하지만 아직도 30만4222가구가 남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입주대란’을 우려한다. 아직 불안한 국내 정국과 경제 상황,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수가 산적한 상황에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 전세 물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전세금을 통해 잔금을 마련하려던 실수요자들이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분양자가 입주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입주를 앞둔 건설사들은 입주 리스크 대비책을 강구하느라 분주하다. 계약 포기, 잔금 납부 지연 등 입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등 행여나 벌어질 수 있는 입주대란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 최대 입주 물량과 함께 온 미국 금리인상
부동산 리서치 업체 부동산114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7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7만771가구로, 입주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2년 18만 가구에 비해 두 배가 넘는 물량이 대기 중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권에 가장 많은 12만2544가구가 몰렸다. 이어 경남 3만8497가구, 서울 2만5839가구, 충남 2만4878가구, 경북 2만3971가구, 대구 2만2679가구, 부산 1만9090가구, 인천 1만6690가구, 세종 1만5432가구, 충북 1만2094가구, 광주 1만1494가구, 울산 9892가구, 전남 7167가구, 대전 6480가구, 전북 6193가구, 강원 5249가구, 제주 2582가구 순이다.
입주 물량이 워낙 많다 보니 일각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지난 3월 15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기존 0.50~0.75%에서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은 악재가 더 늘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오래전부터 예고된 만큼 국내 주택 담보대출 금리 등에 이미 선반영되긴 했지만 올해 두 차례 더 이뤄질 Fed의 금리 인상 계획을 과연 국내 부동산 시장이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국내 주택 시장 침체의 악몽이 다시 반복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2008년에는 2005~2007년 사이에 분양된 연평균 입주 물량 약 33만 가구가 쏟아지면서 준공 후 미분양이 2~3배 급증했고 할인 분양과 이에 따른 반발로 기존 계약자 입주 거부, 청약 경쟁 미달 사례, 역전세난 등이 속출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고된 악재로 평가됐지만 앞으로 국내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투자 수요가 줄어 시장 분위기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외부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까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칫 잘못하면 2008년과 같은 입주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하반기다. 5월 9일 대통령 선거 후 출범할 차기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시장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부동산114가 2월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8개월 동안 물량 쏠림이 가장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동안 월평균 입주 물량은 3만8899가구에 달한다. 올해 월평균 입주 물량이 2만4311가구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1.6배 많은 수준이다. 특히 2017년 12월엔 4만9662가구가 입주할 예정인데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물량이다.
8개월 동안 입주 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총 12만5735가구가 예정돼 있다. 인천(2만904가구)과 서울(1만2723가구)도 1만 가구 이상 입주 물량이 예정돼 총 15만9362가구가 수도권에 쏟아진다.
◆ 공급초과에 역전세난·전세가율 상승
역전세난 가능성도 예상된다. 입주 물량 급증 때문에 전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공급 물량이 늘어난 서울 지역 전세 시장이 최근 진정되면서 역전세난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감정원 분석에도 지난해 12월 서울 지역 전셋값은 1.83% 오르는데 그치며 2015년(7.25%)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실제로 2008년 하반기에는 서울 강남에서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단기간에 1만 가구 이상 입주를 진행했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이 발생하며 전셋값이 1년 동안 18.29%나 하락했다.
깡통 전세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위험 요소다. 보통 아파트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깡통전세 가 될 위험이 크다.
KB국민은행의 주택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73.3%로, 지난해 12월(73.2%)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서울 전세가율은 2014년 64%에서 지난해 6월 75.1%로 고점을 찍은 후 6개월 연속 약세를 보이더니 지난 2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는 전세가율이 80~90%에 육박해 매매가격 수준에 근접했다.
전셋값이 집값을 뛰어넘은 곳도 있다. 전북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1억4000여만원이었는데, 전셋값은 1억2000여만원으로 2000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전세가율이 100%가 넘는 아파트도 전북에는 45곳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로 전세 보장 보험 가입이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새로 가입한 가구는 3만4258가구로 전년(3941가구)보다 9배 가까이 늘었다. 민간 기업인 SGI서울보증보험의 ‘전세금 보장 신용보험’도 2015년 1만4156건에서 지난해 1만5705건으로 늘었다.
◆ 긴장한 건설사, 입주 지원 마케팅 활발
이러한 위기감 때문인지 입주를 앞둔 건설사들은 올해 입주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2010년을 전후해 건설업계를 강타했던 입주대란 경험 때문이다.
분양 호황기인 2006~2007년 아파트가 대거 분양됐지만 2008년 금융 위기를 지나면서 계약자들의 입주 포기가 잇따랐다. 잔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상당수 건설사는 존폐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입주민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분양가 대비 시세와 프리미엄 시세 등락을 매주 체크해 그에 맞는 입주 대책을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18개 단지에서 2만237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GS건설도 입주 전담 파트를 추가 신설하고 인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물론 고객만족(CS) 관련 인력을 추가로 늘려 입주민의 불만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셔틀버스 운영 등 차별화된 입주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 양주신도시의 ‘옥정센트럴파크 푸르지오’에서는 셔틀버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단지는 앞으로 수년간 5만80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양주신도시의 첫 민간 아파트 입주 단지다.
아이들의 통학과 쇼핑, 출퇴근 등을 돕는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했지만 단지 내 초등학교가 올 2학기에나 개교할 예정이어서 입주 단지 내 아이들의 통학을 돕는다.
이 단지는 카셰어링(자동차 공유)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서비스 업체와 협약을 맺고 승용차 3대를 입주민 공용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단지 안팎의 대기 질을 체크해 입주민 애플리케이션으로 시간별 공기 질 상황을 알려주는 ‘대기 질 체크 시스템’도 운용 중이다.
현대건설은 입주대란이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입주 3~6개월 전에 리스크 점검 프로세스를 가동해 대응할 예정이다. 입주 촉진 방안으로 이사비용 지원, 입주 청소 지원, 상담 사무실 지원, 대출 주선 등을 준비하고 있다.
대림산업도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입주대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내년 1만655가구가 입주해 작년보다 입주 물량이 60%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현황을 파악해 보니 대부분의 단지에서 최초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입주 지역 또한 다산·위례·한강신도시 등 인기 지역 및 실수요자 계약률이 높은 지역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되지는 않지만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cwy@hankyung.com
(사진) 올해와 내년 입주 아파트 물량이 급증하면서 건설사들이 입주 리스크 줄이기에 비상이 걸렸다. 1월 5일부터 입주하기 시작한 서울 강동구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아파트. / 현대건설 제공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국내 건설·부동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3년 전 글로벌 금융 위기(2008년) 이후 오랜만에 살아난 주택 경기를 맞아 너도나도 분양에 나선 뒷수습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올해만 37만771가구. 내년까지 합치면 75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다. 단기 물량으로는 1기 신도시가 조성된 1999년 이후 최대 물량이다. 일산·분당·평촌 등 1기 신도시의 대규모 입주가 몰렸던 1999년(36만9544가구) 이후 최대치다. 이 중 3월 16일 현재까지 6만6549가구가 입주를 완료했다. 하지만 아직도 30만4222가구가 남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입주대란’을 우려한다. 아직 불안한 국내 정국과 경제 상황,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수가 산적한 상황에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 전세 물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전세금을 통해 잔금을 마련하려던 실수요자들이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분양자가 입주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입주를 앞둔 건설사들은 입주 리스크 대비책을 강구하느라 분주하다. 계약 포기, 잔금 납부 지연 등 입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등 행여나 벌어질 수 있는 입주대란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 최대 입주 물량과 함께 온 미국 금리인상
부동산 리서치 업체 부동산114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7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7만771가구로, 입주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2년 18만 가구에 비해 두 배가 넘는 물량이 대기 중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권에 가장 많은 12만2544가구가 몰렸다. 이어 경남 3만8497가구, 서울 2만5839가구, 충남 2만4878가구, 경북 2만3971가구, 대구 2만2679가구, 부산 1만9090가구, 인천 1만6690가구, 세종 1만5432가구, 충북 1만2094가구, 광주 1만1494가구, 울산 9892가구, 전남 7167가구, 대전 6480가구, 전북 6193가구, 강원 5249가구, 제주 2582가구 순이다.
입주 물량이 워낙 많다 보니 일각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지난 3월 15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기존 0.50~0.75%에서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은 악재가 더 늘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오래전부터 예고된 만큼 국내 주택 담보대출 금리 등에 이미 선반영되긴 했지만 올해 두 차례 더 이뤄질 Fed의 금리 인상 계획을 과연 국내 부동산 시장이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국내 주택 시장 침체의 악몽이 다시 반복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2008년에는 2005~2007년 사이에 분양된 연평균 입주 물량 약 33만 가구가 쏟아지면서 준공 후 미분양이 2~3배 급증했고 할인 분양과 이에 따른 반발로 기존 계약자 입주 거부, 청약 경쟁 미달 사례, 역전세난 등이 속출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고된 악재로 평가됐지만 앞으로 국내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투자 수요가 줄어 시장 분위기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외부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까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칫 잘못하면 2008년과 같은 입주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하반기다. 5월 9일 대통령 선거 후 출범할 차기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시장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부동산114가 2월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8개월 동안 물량 쏠림이 가장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동안 월평균 입주 물량은 3만8899가구에 달한다. 올해 월평균 입주 물량이 2만4311가구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1.6배 많은 수준이다. 특히 2017년 12월엔 4만9662가구가 입주할 예정인데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물량이다.
8개월 동안 입주 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총 12만5735가구가 예정돼 있다. 인천(2만904가구)과 서울(1만2723가구)도 1만 가구 이상 입주 물량이 예정돼 총 15만9362가구가 수도권에 쏟아진다.
◆ 공급초과에 역전세난·전세가율 상승
역전세난 가능성도 예상된다. 입주 물량 급증 때문에 전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공급 물량이 늘어난 서울 지역 전세 시장이 최근 진정되면서 역전세난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감정원 분석에도 지난해 12월 서울 지역 전셋값은 1.83% 오르는데 그치며 2015년(7.25%)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실제로 2008년 하반기에는 서울 강남에서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단기간에 1만 가구 이상 입주를 진행했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이 발생하며 전셋값이 1년 동안 18.29%나 하락했다.
깡통 전세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위험 요소다. 보통 아파트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깡통전세 가 될 위험이 크다.
KB국민은행의 주택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73.3%로, 지난해 12월(73.2%)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서울 전세가율은 2014년 64%에서 지난해 6월 75.1%로 고점을 찍은 후 6개월 연속 약세를 보이더니 지난 2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는 전세가율이 80~90%에 육박해 매매가격 수준에 근접했다.
전셋값이 집값을 뛰어넘은 곳도 있다. 전북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1억4000여만원이었는데, 전셋값은 1억2000여만원으로 2000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전세가율이 100%가 넘는 아파트도 전북에는 45곳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로 전세 보장 보험 가입이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새로 가입한 가구는 3만4258가구로 전년(3941가구)보다 9배 가까이 늘었다. 민간 기업인 SGI서울보증보험의 ‘전세금 보장 신용보험’도 2015년 1만4156건에서 지난해 1만5705건으로 늘었다.
◆ 긴장한 건설사, 입주 지원 마케팅 활발
이러한 위기감 때문인지 입주를 앞둔 건설사들은 올해 입주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2010년을 전후해 건설업계를 강타했던 입주대란 경험 때문이다.
분양 호황기인 2006~2007년 아파트가 대거 분양됐지만 2008년 금융 위기를 지나면서 계약자들의 입주 포기가 잇따랐다. 잔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상당수 건설사는 존폐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입주민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분양가 대비 시세와 프리미엄 시세 등락을 매주 체크해 그에 맞는 입주 대책을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18개 단지에서 2만237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GS건설도 입주 전담 파트를 추가 신설하고 인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물론 고객만족(CS) 관련 인력을 추가로 늘려 입주민의 불만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셔틀버스 운영 등 차별화된 입주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 양주신도시의 ‘옥정센트럴파크 푸르지오’에서는 셔틀버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단지는 앞으로 수년간 5만80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양주신도시의 첫 민간 아파트 입주 단지다.
아이들의 통학과 쇼핑, 출퇴근 등을 돕는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했지만 단지 내 초등학교가 올 2학기에나 개교할 예정이어서 입주 단지 내 아이들의 통학을 돕는다.
이 단지는 카셰어링(자동차 공유)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서비스 업체와 협약을 맺고 승용차 3대를 입주민 공용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단지 안팎의 대기 질을 체크해 입주민 애플리케이션으로 시간별 공기 질 상황을 알려주는 ‘대기 질 체크 시스템’도 운용 중이다.
현대건설은 입주대란이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입주 3~6개월 전에 리스크 점검 프로세스를 가동해 대응할 예정이다. 입주 촉진 방안으로 이사비용 지원, 입주 청소 지원, 상담 사무실 지원, 대출 주선 등을 준비하고 있다.
대림산업도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입주대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내년 1만655가구가 입주해 작년보다 입주 물량이 60%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현황을 파악해 보니 대부분의 단지에서 최초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입주 지역 또한 다산·위례·한강신도시 등 인기 지역 및 실수요자 계약률이 높은 지역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되지는 않지만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cw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