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중국 보복 조치에 화장품도 불안불안…항공·여행은 비교적 안전
(사진)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 이후 한산해진 명동의 환전소 모습. /한국경제신문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국방부가 군용지인 남양주 부지와 롯데그룹(롯데상사)의 경북 성주군에 자리한 성주골프장 부지 교환 계약 체결을 밝힌 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 국가여유국의 한국 관광 전면 금지에 이어 중국 소재 롯데마트(롯데쇼핑) 영업정지 조치, 롯데 제품 불매운동 등의 소식이 연일 날아들고 있다.
향후 중국인 관광객이 얼마나 줄어들지 가늠하기 힘들다. 하지만 약 8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중국인 관광객 규모로 볼 때 관련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수 있다. 관련 산업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어떨지 짚어봤다.
◆면세점 “유커 30% 줄면 이익 48% 감소”
중국인 매출 비율이 높은 국내 면세점 사업은 직접적 타격이 예상된다. 2016년 국내 면세점 매출 규모는 12조3000억원이다. 이 중 외국인 매출액은 67%에 달했다. 특히 서울 시내면세점은 중국인 매출 기여도가 70% 이상으로 추정된다.
중국인의 1인당 구매액이 타 국적 고객 대비 많기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이 30% 감소하면 국내 면세점의 영업이익은 48% 감소할 수 있다.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알선 수수료율 등이 추가 상향되면 이익 감소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중국인 면세점 매출액 비율을 85% 수준으로 가정할 때 중국인 관광객이 30% 줄면 올해 면세점의 영업 적자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면세점의 영업 적자는 2016년 439억원, 2017년 기존 추정치는 304억원이다.
◆카지노 “파라다이스, 타격 제일 커”
한때 70%에 달했던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중국인 매출액 비율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와 영업 직원 단속 이후 50%로 하락했다.
카지노업계 중에서도 파라다이스는 중국인 매출 의존도가 경쟁사 대비 높아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타격이 제일 클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 복합 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가 올 4월 오픈할 예정인데 카지노 방문객이 예상에 미치지 못한다면 초기 고정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상대적으로 국적별 고객군이 다각화돼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의 영향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방한 중국인이 30% 감소하면 GKL의 전사 매출액은 12% 감소가 예상된다.
◆여행 “중국인 관광객 줄어도 거뜬~”
국내 주요 여행사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와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여행 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지만 아웃바운드 사업의 실적 기여도가 절대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규제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다. 중국인 방한객이 감소하면 비즈니스호텔과 인바운드 여행업에서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전사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나투어는 SM면세점의 적자 폭 개선이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 인터파크는 ‘쇼핑·도서·엔터테인먼트·투어’ 등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 내수 중심이어서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영향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화장품 “단기 부정적, 장기는 글쎄”
화장품은 이번 중국인 관광객 금지 조치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장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국내 중국인 관광객이 약 30% 하향된다고 가정할 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약 10%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관광객이 급감하면 다른 채널도 영향을 받으면서 실제 영향은 이보다 클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번 조치에 이어 중국의 수입 규제 강화와 불매운동이 확산된다면 중국 현지 사업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 및 이익 비율은 약 23%로 추정되며 LG생활건강의 중국 현지 매출 및 이익 비율은 각각 7%, 약 9%로 추정된다.
2012년 일본의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의 관광객 금지 조치로 약 6개월간 관광객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1년 후 온전하게 회복되는 흐름을 겪었다. 당시 일본의 대표적 화장품 3사인 시세이도·카오·코세 중 시세이도의 주가가 하락했지만 바로 회복된 바 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2012년 당시 일본 회사들에 비해 중국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항공 “동남아 수요 급증으로 만회 가능”
항공 업종의 실적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실적 기여도가 낮고 최근 국내 항공사들의 성장 전략이 동남아와 일본 노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중국 노선의 여객 매출 비율은 아시아나항공이 21%로 가장 높았고 장거리 노선이 다각화돼 있는 대한항공은 14% 수준이다. 중국 노선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이보다 낮은 5~10% 수준으로 추정된다.
항공 공급 자체를 막지 않는 이상 여행 수요의 자생력에 기대를 걸 수 있고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와 일본 중심의 노선 개발로 중국 수요 이탈을 만회할 전망이다.
하지만 향후 중국 관련 불확실성 확대는 불가피하다. 중국인의 해외여행 경험률은 한국 대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여전히 성장성이 높다. 이러한 중국 시장을 향한 아시아 항공업계의 경쟁에서 국내 업체들이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vivajh@hankyung.com
중국 보복 조치에 화장품도 불안불안…항공·여행은 비교적 안전
(사진)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 이후 한산해진 명동의 환전소 모습. /한국경제신문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국방부가 군용지인 남양주 부지와 롯데그룹(롯데상사)의 경북 성주군에 자리한 성주골프장 부지 교환 계약 체결을 밝힌 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 국가여유국의 한국 관광 전면 금지에 이어 중국 소재 롯데마트(롯데쇼핑) 영업정지 조치, 롯데 제품 불매운동 등의 소식이 연일 날아들고 있다.
향후 중국인 관광객이 얼마나 줄어들지 가늠하기 힘들다. 하지만 약 8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중국인 관광객 규모로 볼 때 관련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수 있다. 관련 산업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어떨지 짚어봤다.
◆면세점 “유커 30% 줄면 이익 48% 감소”
중국인 매출 비율이 높은 국내 면세점 사업은 직접적 타격이 예상된다. 2016년 국내 면세점 매출 규모는 12조3000억원이다. 이 중 외국인 매출액은 67%에 달했다. 특히 서울 시내면세점은 중국인 매출 기여도가 70% 이상으로 추정된다.
중국인의 1인당 구매액이 타 국적 고객 대비 많기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이 30% 감소하면 국내 면세점의 영업이익은 48% 감소할 수 있다.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알선 수수료율 등이 추가 상향되면 이익 감소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중국인 면세점 매출액 비율을 85% 수준으로 가정할 때 중국인 관광객이 30% 줄면 올해 면세점의 영업 적자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면세점의 영업 적자는 2016년 439억원, 2017년 기존 추정치는 304억원이다.
◆카지노 “파라다이스, 타격 제일 커”
한때 70%에 달했던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중국인 매출액 비율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와 영업 직원 단속 이후 50%로 하락했다.
카지노업계 중에서도 파라다이스는 중국인 매출 의존도가 경쟁사 대비 높아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타격이 제일 클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 복합 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가 올 4월 오픈할 예정인데 카지노 방문객이 예상에 미치지 못한다면 초기 고정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상대적으로 국적별 고객군이 다각화돼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의 영향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방한 중국인이 30% 감소하면 GKL의 전사 매출액은 12% 감소가 예상된다.
◆여행 “중국인 관광객 줄어도 거뜬~”
국내 주요 여행사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와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여행 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지만 아웃바운드 사업의 실적 기여도가 절대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규제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다. 중국인 방한객이 감소하면 비즈니스호텔과 인바운드 여행업에서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전사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나투어는 SM면세점의 적자 폭 개선이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 인터파크는 ‘쇼핑·도서·엔터테인먼트·투어’ 등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 내수 중심이어서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영향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화장품 “단기 부정적, 장기는 글쎄”
화장품은 이번 중국인 관광객 금지 조치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장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국내 중국인 관광객이 약 30% 하향된다고 가정할 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약 10%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관광객이 급감하면 다른 채널도 영향을 받으면서 실제 영향은 이보다 클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번 조치에 이어 중국의 수입 규제 강화와 불매운동이 확산된다면 중국 현지 사업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 및 이익 비율은 약 23%로 추정되며 LG생활건강의 중국 현지 매출 및 이익 비율은 각각 7%, 약 9%로 추정된다.
2012년 일본의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의 관광객 금지 조치로 약 6개월간 관광객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1년 후 온전하게 회복되는 흐름을 겪었다. 당시 일본의 대표적 화장품 3사인 시세이도·카오·코세 중 시세이도의 주가가 하락했지만 바로 회복된 바 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2012년 당시 일본 회사들에 비해 중국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항공 “동남아 수요 급증으로 만회 가능”
항공 업종의 실적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실적 기여도가 낮고 최근 국내 항공사들의 성장 전략이 동남아와 일본 노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중국 노선의 여객 매출 비율은 아시아나항공이 21%로 가장 높았고 장거리 노선이 다각화돼 있는 대한항공은 14% 수준이다. 중국 노선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이보다 낮은 5~10% 수준으로 추정된다.
항공 공급 자체를 막지 않는 이상 여행 수요의 자생력에 기대를 걸 수 있고 빠르게 성장하는 동남아와 일본 중심의 노선 개발로 중국 수요 이탈을 만회할 전망이다.
하지만 향후 중국 관련 불확실성 확대는 불가피하다. 중국인의 해외여행 경험률은 한국 대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여전히 성장성이 높다. 이러한 중국 시장을 향한 아시아 항공업계의 경쟁에서 국내 업체들이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vivajh@hankyung.com